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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투쟁과 이주노동자 장기농성

  • 등록일
    2004/09/18 02:52
  • 수정일
    2004/09/18 02:52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다시금 불 붙었다.

열린우리당사, 그리고 가두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노동자 하반기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 투쟁이 어찌될지... 난 이 투쟁의 성패를 떠나 가슴졸이며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승리하기를 바램한다.

 

한통비정규직 노동자 절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의 단결투쟁.... 현중 박일수 열사 투쟁을 이끌었던 현중 비정규직 노조... 현자 비정규직 노조.... 무수히 많은 비정규직 노조투쟁... 이와 더불어 특수고용직이라는 딱지를 단 학습지교사, 화물연대 투쟁... 그들의 투쟁은 이 투쟁의 포문이 열리기 이전부터 끝임없이 제기되고 투쟁을 전개하여 왔다. 그러나 보라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사회적 파장력이 적다는 이유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없다는 이유로 얼마나 가슴 졸이며 비정규 노조 사수투쟁을 전개해 왔던가



 

지금 정권과 자본이 비정규직 최대악법을 통과시킨다는 소리가 나오기 이전까지 비정규직노조 투쟁은 끊임없이 투쟁을 전개하여 왔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비정규직 노조가 민주노조 깃발을 접어야 했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비정규직 노조의 향후 방향은 판단키 어렵다.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운동진영에 있어 주요한 화두임에도 운동사회내에서 투쟁을 선도하거나 투쟁을 조직해왔던가(비정규직 노조의 주체역량에 대한 판단의 가늠자를 들이대며, 비정규직노조의 힘겨운 투쟁과 조직화에 힘을 보태었던가... 아니다. 힘을 보태기 커녕 비정규직 노조의 운동성에 가늠자를 판단기준으로 삼아 그들의 고단한 투쟁에 힘을 보태기 보단 그들이 스스로 투쟁을 하라는 무책임한 망말을 우린 서슴없이 하였다. 그들의 조건을 알면서 그들의 처지를 알면서.. 그들의 고단함을 알면서 말이다. 그들이 정녕 투쟁하기 싫어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였던가 아니다. 그들의 조건을 면밀히 보자 조직화하기도 버거운 현장에서 노조 깃발하나 나부끼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그런 노조에게 우린 무엇을 바래야 하는가... 조직직이 왜 필요한가 그들의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 아닌가... 그들이 나서지 못하는 것을 대변해주는 곳이 아닌가... 그러나 비정규직에겐 그러한 조직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민주노조라는 대의에서 민주노총을 선택하였을 뿐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민주노총의 깃발을 든 것이 민주노총이 이땅의 노동자를 대변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라고,,, 그러나 과연 현재 민주노총이 그러한가 반문하고 싶다. 한국노총은 말할 것도 없다. 개혁세력이 집권하여 변화를 도모한다지만... 그 본성이 어디 가겠는가... 그나물에 그밥이지... ) 투쟁이 승리를 한다해도 우린 무엇을 남길 수 있단 말인가... 사안에 힘입어 투쟁을 이끌었다 자임할 것인가... 승리에 자축할 것인가... 비정규직이 철폐되지 않는한 이 땅 모든 노동자는 비정규직의 허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현실....

비정규직이라는 말에서 오는 한자어의 살벌함에 한번 소스라쳐 놀라고,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에서 노동이 분화되고 있음에 놀라고 비정규직이라는 서러움에 우린 목이 타오르고 있다.

이 설움을 어디서 푼단 말인가? 술한잔에 그들의 치떨리는 분노를 떨구어 내보지만 비정규직이라는 낙인은 그들의 삶에 지울수 없는 낙인으로 작용한다. 누가 비정규직이 되고 싶어 비정규직 길에 들어섰단 말인가? 과연 그들이 비정규직이 되고 싶어 선택한 길인가? 아니다. 그들은 굴종된 노동시장에서 강요를 통해 비정규직이라는 덫에 걸려들었다. 청년 실업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축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그러나 자본은 그들의 값싼 노동력으로 치환시켜 버렸다. 언제나 버릴 수 있는 노동자 그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계약 갱신되지 않는 한 그들은 불안정한 노동현실에서 떠돌이... 아니 집시로서 살아가야 한다. 이 어찌 가만히 지켜 볼 일인가...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길.. 그들의 선택이 잘못된 것인가? 그러나 아니다. 이는 자본과 정권이 이들을 철저히 탄압하기 위한 술수이며, 노-노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선택이다. 파견법은 이러하기에 난 차별이라 생각치 않는다, 철폐되어야 할 대상이다.(국가보안법 철폐처럼,,,, 비정규직 철폐이지 차별이라는 단어는 언어 선택에서 잘못된 선택이다. 차별은 그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이러하기에 비정규직은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며, 철폐시켜야 한다. 어느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이 보호받겠는가 지금 노동시장 유연화 속에서....)

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놓은 노동자들이다. 지금 안주하지만 정규직노조는 사측과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리는 순간 자신의 지분을 송두리채 잃어버릴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판결을 기다리는 미결수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사안 투쟁이 아닌 철폐투쟁으로 나가길 바란다. 왜 그들의 투쟁은 지금까지도 건재하였고 향후도 건재할 것이다. 지금 자본과 정권이 내세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족쇄의 사슬을 끊기위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 이 투쟁은 패배할 것이다. 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사안 이후 과연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대해 우린 어떠한 관심을 보일까... 중요하다 말하지만 철저히 비정규직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몫으로 떠넘기지 않겠느냐... 왜 내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이 살아있는 한 우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또다른 비정규직의 자화상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은 비정규직에서도 소외된다. 그들은 엄밀히 말하면 이주노동자이지만 노동현실만을 놓고 본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산별연수생이라는 꼬리표와 불법체류 노동자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는 이주노동자에게 과연 비정규직 정규직노동자의 의미는 어떠할깔... 그들은 노동현실에서 소외되더라도 노동현장에서 떠남을 두려워 한다. 불법 이주노동자 탄속이 한창일때 그들의 처지를 보라... 그리고 지금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투쟁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라... 그들이 단지 자신의 안락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돈에 미친 미치광이 인가? 아니다 그들은 이땅의 노동형제이다... 그러나 노조 가입률이 적고 노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남한사회에서 과연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이번 비정규직 투쟁이 사안별 투쟁이 아닌 장기적 계획하에 갖는 투쟁으로 배치되야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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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천상병] 은하수에서 온 사나이

  • 등록일
    2004/09/18 00:43
  • 수정일
    2004/09/18 00:43

은하수에서 온 사나이

-尹東柱論

 

1

깊은 밤

멍청히 누워 있으면

방안은 캄캄해도

지붕 위에는

별빛이 소복히 쌓인다

그 무게로 살짝 깨어난 것일까?

그 지붕 위 별빛 동네를 걷고 싶어도

나는 일어나기가 귀찮아진다

가만히 귀기울이면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일까?



지붕 위

별빛 동네 선술집에서

누가 한잔 하는 모양이다.

궁금해 그를 쭈빗하면

주정뱅이 천사의 소리 같기도 하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리 같기도 하고

요절한 친구들의 소리 같기도 하고....

아닐 게다

저놈은

내 방을 기웃하는 도적놈이다.

그런데 내 방에는 훔쳐질 만한 물건이 없다.

생각을 달리해야지.

지붕 위에는 별이 한창이다.

은하수에서 온 놈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느 겁이 안 난다.

놈도

이 먼데까지 와서

할일없이 나를 살피지는 않을 것이다.

들어오라 해도

말이 통하지 않을 텐데....

그런데도 뚜렷한 우리말로

한마디 남기고

놈은 떠났다.

"아침 해장은 내 동네에서 하시오"

건방진 자식이었는가보다.

 

2

비칠듯 말듯

아스름히 달아오는

저 별은

은하수 가운데서도

제일 멀다.

이억광년도 넘을 것이다.

그 아득한 길을

걸어가는지

버스를 타는지

택시를 잡는지도 몰라도

무사히 가시오.

 

                                        천상병 시인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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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 공부방 화장실 백시멘트 공사 마무리하다.

  • 등록일
    2004/09/18 00:34
  • 수정일
    2004/09/18 00:34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였답니다.

살면서 도움만 받고 살아온 터라 받는 것에만 익숙했지 배푸는 것을 잘 하지 못한 제가 다솜공부방 컴퓨터에 이어 공부방 화장실 백시멘트 공사를 하였답니다.

 

군대에서 배운 기술을 이곳에서 써먹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간 군대에서 배운게 있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내가 아는 분중에 하나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표현상의 잘못을 지적하였던 적이 있던 터라 저는 병역거부자 양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확히 자신의 신념-종교적, 이념적-따른 병역거부가 타당하는 말에 수긍이 간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하지 못한 미안한 감은 있지만... 어찌하랴... 군대를 도바리 칠 용기가 없었거늘...

 

공부방 화장실 공사를 하루만에 해치웠어야 하는데.... 3일이나 끌었다. 오늘에서야 화장실 타일 주변에 백시멘트로 마무리를 다하고 공부방 주방과 입구를 마감하였다. 내일부터는 타일에 묻어있는 백시멘트를 딱는 작업을 해야겠다.

 

잘 놀고 잘먹고 있지만... 노동 또한 놀이의 한 행위이기에... 밥값은 하면서 놀고 있음....

 

내가 일정정도 기여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장이 편안하기를 기원드려 봅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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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는 이유...

  • 등록일
    2004/09/17 01:06
  • 수정일
    2004/09/17 01:06

술을 왜 먹는지 나도 모르겠다.

술을 잘 먹는 이들은 술 이야기를 하면서 각양각색의 술 이름을 이야기하며 어떤 맛이 난다고 하지만, 난 아직 이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다. 양주는 목넘김이 좋지 않아 먹지 않는다, 술은 목과 혀 중간에서 쓴맛과 가슴속 후려치는 맛이 나야 한다. 그런데 양주는 목넘김이 좋지 않다. 열이난다고나 할까 무신맛이야.... 소주 처럼 캬 소리를 낼 수 있는 술은 지구상에 없다. 소주는 영원한 내가 즐겨마실 술인가 보다... 캬 소주 땡겨.... 그냥 글 쓴 후  또 소주 한잔 해야 겠다.... 소주 생각을 하는데 군침이 돈다... 알코올 중독...

 

양주나 독한술(알코올 25도 이상인 술)에 대한 맛도 모르겠다... 양주를 먹어본 이들은 양주맛이 좋다고 하나 난 양주는 독해서먹지 않는다. 돈도 비싸구 목넘김이 좋지 않아서/// 뭐 먹어볼 기회도 없지만.... 소주가 나에겐 최고의 술이요. 즐기기 위한 술이다.



 

비오는 날은 선술집에서 대포잔에 막걸리 한사발에 파전 한 조각을 먹으면서 비를 즐기기를 좋아한다, 이도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요즘 하지 못하는 행사이다. 막걸리 참 비오는 날 먹는 술로는 제격이다.

 

내가 술먹는 이유는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자리가 좋아서 이다. 술을 매개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이런 저런 세상사를 떠벌리며 가슴속 멍든 조각를 날려버릴 수 있어서 술을 즐긴다. 아마 난 술자리를 내 성격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좀 내성적이여서 술 자리를 통해 사람과의 친화력을 가지기 위한 나만의 관계 형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술을 통해 누군가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난 이런 술자리를 좋아하고 즐긴다... 아니 동경한다.

 

술을 먹는 것보다 안주가 땡기고 안주가 땡기는 것보다 이야기가 있어 좋았던 술자리....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자리를 갖기는 참 힘들다.

 

술자리는 그냥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자리 이상의 의미가 없다. 비오는 날, 술이 땡기는 날  내가 아는 이 누군가에게 전화 또는 손전화를 통해 술한잔 하자고 하고 싶지만 이도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간혹 술이 땡기는 날이면, 난 혼자 술을 사가지고 한강변으로 나간다. 우리집 주변에 까르프가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술과 안주를 살 수 있다.

 

혼자 한강변에서 소주 한잔에 달빛 안주를 삼아 술을 먹는다. 참 운치 좋지... 그러나 주변엔 웬 연인과 가족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은지.... 부럽다. 그래도 난 달빛과 네온사인을 벗삼아 술한잔을 한다. 참 운치 있다. 누군가 부르고 싶지만... 나에겐 이런 사람들이 적다. 다만, 부르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민폐를 끼치지 싫어서 혼자 술을 먹는다. 혼자 생각하며, 혼자 노는 것도 재미있다. 나에게 질문하고 내게 답하는 것도 재미난 행위이다.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요즘에는....

 

오늘 오래된 벗하나 만나 술한잔 하였다. 오래된 벗 마냥 보아도 좋다. 내가 연락안해도 만나기만 하면 정다운 벗... 언제 만날지 기약은 없지만... 살아있음만 확인되면 힘이 되는 벗...

그 벗에게 오늘 엄청 욕 먹었다. 못난 놈이라고... 그래도 어쩌라 그 벗 욕하는 게 무안했던지 술을 먹으면서 나를 위로해 준다. 나를 감싸준다. 나를 아는 이이기에... 나보다 더 힘들게 살지만 나는 그에게 위로를 종종 받는다. 운동이라는 길을 들어서고 아직까지... 그래서 그를 보면 늘 힘이 난다. 나를 추수려 본다. 나를 믿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이니까.... 근 2년만에 만났다. 살아 있음만 확인하던 터라... 내가 지금 무엇하는지 관심하나 없다. 다만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이 그에겐 중요한 일이다.... 나에겐 그래도 벗이 하나 있구나... 내가 위로 받기 위해 찾아 갈....

 

난 벗과 친구와 그리고 아는 이와 술자리를 좋아한다. 술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술을 앞에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가 그리고 운치가 좋다. 그러나 난 그 운치와 분위기를 즐기다 술에 먹히고 만다. 그래도 좋다. 나를 지켜줄 이가 있을때 술에 먹히니까....

 

난 술맛을 모른다. 다만 술은 나와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내가 내성적이라서 그런가 보다. 맨정신엔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술만 먹으면 왜 이렇게 무모한지... 내 몸에 내재된 용기가 분출한다. 아~~~~ 나는 소심맨이다... 그래도 좋다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나를 반성하고 사람과 사람에서 다는 아니지만 나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이런 술자리가 좋다. 술은 매개체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대화를 만드는 창구이다. 술이란 뭐 취하라고 만들어 놓았지만.... 난 그 술자리를 통해 많은 지인을 만들었다. 그래서 술자리는 조직화의 주요한 무기이나 보다. 노조에서 술자리는 조직화 수단이게.... 서로가 서로를 알아나가는 자리... 믿음을 주고 파는 자리.... 그런 술자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마냥 술자리가 좋았던 시절.... 난 대학때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었나 생각난다. 하루도 걸으지 않고 마신 술.... 선배, 후배 밥은 사주지 않아도 담배, 커피, 술은 많이 사주었다. 그래서 늘 저녁은 술집에서 해결하였다. 밥을 먹었냐구 아니 술과 안주로 배를 채웠죠.... 늘 선배와 후배의 구박에 굴하지 않고 안주발을 세우면서 술을 먹었죠... 후배들 내가 오면 선배 안주좀 그만먹어요... 구박주고 선배 야 술먹고 안주먹어라.... 하던 기억들.... 학교 앞 술집은 나의 밥집 아니 내 허기진 배를 체우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나의 술먹는 지론.... 새우깡에 절대 술 안먹기... 안주가 부실하면 술 안먹기.... 술은 안주를 먹기위한 준비 단계라 주장하며.... 선배들에게 구박 받았던 기억들.... 술은 나에게 있어 참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요즘은 혼자 술먹기.... 남들은 자작이라고 하지만.... 난 이런 자작을 즐깁니다. 알코올 중독 초기냐구요... 그럴수도... 그러나 사람과 사람관계 맺기가 소원치 않는 요즘... 자작을 통해 나와의 대화를 한답니다. 대화의 내용은요 독백입니다. 그냥 노래를 들으면... 과거를 떠올리는 거죠... 

 

그래도 요즘 블로그가 있어 이런저런 독백을 써내려갈 수 있어 좋답니다.

술은 나에게 있어 먹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끈입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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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의 재구성

  • 등록일
    2004/09/16 22:17
  • 수정일
    2004/09/16 22:17

파업의 재구성 
‘귀족 노조’ 파업에서 얻은 것과 잃은 것

 

“연봉 7천에 무슨 파업이냐.” 이 한 마디에 사람들은 모두 이성을 잃었다.

통계청 경제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2천3백50만 원, 비정규직은 1천68만 원에 그쳤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49.5%까지 늘어났다. LG칼텍스정유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그래서 언뜻 아주 먼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정규직 직원 2천8백54명의 평균 근속년수는 11.7년, 지난해 평균 연봉은 정확히 6천7백70만 원이다. 탄탄한 직장에 남들 두세 배씩 받고 다니면서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파업을 하는 것일까. LG칼텍스정유 노동자들은 그런 오해와 냉대 가운데서 힘겨운 투쟁을 시작했다.

 

5월 10일, LG칼텍스정유 노조가 내걸었던 협상안은 크게 다음 세 가지였다. 첫째, 4조 3교대를 5조 3교대로 바꾸고 부족한 인원만큼 고용을 늘려 달라. 둘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을 철폐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 셋째,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해 달라. 많은 오해를 낳았지만 이번 LG칼텍스정유 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이 아니었다.

 

쟁점은 임금인상이 아니다!




LG칼텍스정유는 현재 4조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돌리고 있다. 주당 근무 시간은 24시간씩 일주일을 4로 나누면 42시간이 된다. 만약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5조 3교대가 도입되면 주당 근무시간은 33.6시간으로 줄어든다. 하루 8시간씩 일한다면 4.2일만 일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8시간씩 4일 일하고 3일 쉬는 방식도 가능하게 된다.

 

이같은 요구가 과연 지나친 것일까. 먼저 법적으로는 지극히 당연한 요구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천 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은 7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이 원칙이다. 그동안 주당 42시간씩 일했던 LG칼텍스노동자들은 당연히 근무 시간 단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 5조 3교대를 도입하려면 회사는 고용을 더 늘려야 한다. 노조는 1백50명을 추가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6백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1차로 올해 25명, 2006년까지 1백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달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지금처럼 4조 3교대를 유지하고 그만큼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게 바로 문제의 본질이다. 노조는 근무시간 단축과 고용 확대를 요구했는데 회사는 근로조건 유지와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회사는 임금을 조금 더 올려주면서 일을 더 많이 시키고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최소로 하려고 한다. 결국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

 

돈 더 줄 테니 일 더해라

LG칼텍스정유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좀더 절박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산업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여수 산업단지 전·현직 노동자 1만7백74명 가운데 67명이 암에 걸렸다. 역시 지난해 전남환경기술개발센터 발표에 따르면 여수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암 사망률이 12% 이상 높고 어린이들의 기관지 질병 발병률도 13.7%나 더 높다. 2001년에 환경부는 이 지역 주민 1만명 가운데 23명이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0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5천7백67톤 가운데 19.3%, 1천1백18톤이 여수 산업단지에서 배출됐다. 노조는 근무시간 단축의 요구가 생존의 요구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이야 보상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 되겠지만 평생을 이곳에서 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이야기다.

 

지역발전기금의 요구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한다. 노조는 여수 지역의 역학조사와 안전겺》?조치를 위해 해마다 매출액의 0.01%를 기금으로 출연하자고 제안했다. LG칼텍스정유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6천5백43억 원. 0.01%면 11억6천만 원 가량이다. 노조는 SK주식회사가 1996년 1천억 원을 들여 울산에 생태공원을 조성한 것을 거론하며 한 해 11억6천만 원 정도는 결코 큰 부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LG칼텍스정유는 1967년 LG화학, 당시 락희화학공업과 미국 칼텍스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칼텍스가 전체 주식의 40%, 칼텍스의 대주주인 셰브론 텍사코가 10%를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LG주식회사가 49.8%, 나머지 0.2%가량이 개인주주들에게 분산돼 있다. 결국 LG칼텍스정유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셰브론 텍사코인 셈이다.

 

LG칼텍스정유는 지난해 3천8백57억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그 가운데 2천5백50억 원을 배당으로 나눠줬다. 지난 5년 동안 1조2천4백40억 원의 순이익 가운데 5천8백80억 원이 배당으로 나갔고 칼텍스와 셰브론 텍사코가 절반인 2천9백40억 원을 챙겼다. 이렇게 엄청난 배당을 나눠 주고도 6월 말 기준 LG칼텍스정유의 이익 잉여금은 1조9천9백12억 원에 이른다.

 

노조는 이렇게 엄청난 이익이 과연 누구의 몫이냐고 묻는다. 주주들에게 해마다 평균 1천1백76억 원씩 배당을 나눠주는 회사가 노조가 요구하는 지역발전기금 11억6천만 원에는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정규직 직원 25명을 더 뽑더라도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17억 원 가량 늘어나는 정도다.

 

그렇다고 남는 돈으로 설비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다. 유형 자산 증가율은 2000년 13.6%에서 2001년에는 3.4%로 2002년에는 1.0%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9%로 돌아섰다. 돈을 마냥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정작 직원들에게는 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LG칼텍스정유의 문제는 이들의 임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1.7% 밖에 안 된다.

 

이정식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전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이른바 ‘노동 귀족’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수구겫맑淄際隙?논리가 먹혀들고 있다”며 “여기에는 악의적인 왜곡이 개입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노조가 임금을 올려받으면 비정규직의 몫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공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감정을 쉽게 자극하고 지지 기반을 무너뜨려 노조를 고립시키는 수법이기도 하다.

 

이 교수가 보기에 이 문제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드는 비용은 정규직의 몫이 아니라 회사의 늘어난 이익 잉여금에서 배분돼야 한다. 이익이 나는 회사가 앞장을 서는 것은 당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정규직 노동자가 나서는 것도 당연하다. 김정곤 LG칼텍스정유 노조 위원장이 말하는 것처럼 “정규직이라는 울타리에 적당히 머물러 있다가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비정규직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봉이 1억이라도 파업할 수 있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노동자의 요구가 반드시 공익적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설령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라도 노동자들의 요구는 결국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다. 연봉이 1억원이라도 그럴 만하다면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는 끊임없이 노동 조건의 개선을 위해 싸워야 한다.

 

“그게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다른 직장 노동자들과 더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더 좋다. 임금은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돼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점점 더 적게 일하면서 더 잘 사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LG칼텍스정유는 3월 27일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연맹에 임금단체협상 교섭권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LG칼텍스정유를 비롯해 한국바스프와 금호P&B, 삼남석유화학 등 여수지역 18개 화학기업들과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고 공동으로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공동투쟁본부는 산별 노조와 이른바 노동자 정치 세력화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었던 셈이다.

오승헌 노조 부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힘 없는 노동자가 노조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처럼 개별 회사 노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이 산별 노조 아닌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노동자 계급 전체의 더 큰 이익을 위해 단결하자는 거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그게 쟁점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4월 27일 산별 노조 전환을 위한 조합원 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 1천94명 가운데 찬성 6백28명으로 57.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과반수는 넘었지만 3분의 2 정족수에는 못 미쳤고 결국 부결됐다. 노조는 회사의 갖은 방해 공작 가운데서도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를 뒀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60.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산별 노조 전환이 부결된 바 있다.

 

회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근무시간 단축이나 5조 3교대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일정 부분 개선되고 있다는 것, 지역발전기금도 이미 출연한 10억 원이 있으니 용도를 따로 논의하자는 것 정도였다. 결국 6월 23일 임금단체협상 교섭안은 최종 결렬됐다. 급기야 노조는 공동투쟁본부와 함께 7월 14일부터 동맹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다급해진 회사는 1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직권중재를 요청했고 노조는 18일 전면 파업으로 맞섰다. LG칼텍스정유 창사 이래 첫 번째이면서 우리나라 정유업계 사상 첫 번째 파업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를 믿고 노조를 몰아붙였다. 회사는 파업을 조장했고 노조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불법 파업 유도해 노조 지도부 해산

노동법에 따르면 LG칼텍스정유와 같은 필수 공익사업장의 경우 중재에 회부되면 무조건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결국 직권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법 파업이 된다는 이야기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합의를 유도한다며 직권중재를 유예하기도 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만 끌면 결국 직권중재 결정이 나고 정부의 힘을 빌려 노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93년부터 13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정부에 직권중재 제도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직권중재가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실제로 회사가 직권중재와 불법 파업을 유도해 노조 지도부를 해산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필수 공익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사합의 절차를 무시하고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난도 많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3일 기본급 4.5% 인상과 주 40시간 근무, 초과 근무 2시간에 대해 휴가 또는 통상임금 대비 50% 가산 지급 등의 중재안을 마련, 회사와 노조에 통보했다. 이 중재안에는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나 지역발전기금 출연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고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의 사회적 요구를 회사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엉뚱하게도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고 갔고 여론은 급속히 돌아섰다. 상황은 연봉 7천을 받는 귀족 노조의 임금 투쟁으로 단순화됐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서서 “부당한 직권중재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노사의 자율교섭을 막고 있다”며 삭발식과 함께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지만 아무것도 바꿔 놓지 못했다.

 

이후 상황은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에는 공권력이 투입됐고 정부는 노조 집행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 조선대학교에 모여있던 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단국대학교로 옮겨 산개 투쟁을 계속했지만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회사는 날마다 신문 광고까지 내면서 파업 철회와 복귀를 강력하게 종용했고 단국대학교에서는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이탈해 복귀하면서 공장 가동은 재개됐고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과 징계 등 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자칫 지도부가 구속되면 조직의 와해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노조는 결국 파업 20일째, 회사에서 내건 최종 시한을 하루 앞둔 8월 6일, 복귀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조합원들은 개별적으로 복귀 신청을 하고 회사로 돌아갔다. 김정곤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당한 자긍심을 안고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주일 뒤 13일 오후, 김 위원장은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 수감됐다.

 

“두려웠으면 시작도 안 했다”

LG칼텍스정유 노조는 결국 처음의 요구 조건 가운데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고 결국 상처만 끌어안고 회사로 복귀했다. 이번 파업은 과연 실패한 것일까.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변한다.

“석유업계 노동자들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사회적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했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집단 이기주의를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산별 노조로 가는 분위기도 잡았다. 지도부가 상당 부분 구속되고 교체되겠지만 처음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바다. 투쟁은 이미 시작됐고 이런 게 두려웠으면 처음부터 시작도 안 했을 거다.”

 

LG칼텍스정유와 화학섬유연맹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민주노총 금속연맹 산하 자동차 노조, 궤도연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올해 대기업과 공공부문 파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사회공헌기금 등 기업과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선 부분이다.

 

자동차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을 관철했고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끌어올리는 등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에 큰 성과를 거뒀다. 다만 순이익의 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자는 요구는 노사공동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보건의료노조도 처음으로 산별협약을 맺고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최저 임금제 등의 노사 합의를 끌어냈다. 이 밖에도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정규직 보호와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보건연대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궤도연대의 파업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궤도연대 노조는 7월 21일 주당 근무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고 부족한 인원만큼 지하철공사는 3천43명, 도시철도공사는 3천2백5명씩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2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에 나섰으나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LG칼텍스정유의 경우처럼 직권중재는 불법 파업을 불러왔고 동요한 조합원들이 이탈하면서 궤도연대는 결국 3일 만에 파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궤도연대도 역시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여론의 호된 비난에 부딪혔다. 연봉이 1억 원을 넘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 같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종사 노조는 결국 기본급과 수당을 총액 기준 5.4%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11.3%의 요구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 노조는 올해 여름, 그 어느 해보다도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 했다. 전체 노동계급의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부족한 파이를 나눠 먹을 것을 강요당했고 그 과정에서 분열은 불가피했다. 사회적 요구를 내걸었지만 여론의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단순히 연봉을 충분히 많이 받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임금을 올려받아야 사회 전체의 임금이 올라간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임금을 올려받을 수 있는 회사는 올려받아야 한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들의 파업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인다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파업을 사회적 임금의 개념에서 접근한다. 많이 버는 사람이 그만큼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사회적 임금, 이를테면 복지제도를 통해 혜택을 나눠 받는다는 개념이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 그게 결국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그들의 파업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해도 가능하다.

 

허 위원장은 “그동안 노조가 단순히 임금을 올리기 위해 또는 여론을 의식해 안 될 줄 알면서도 패배적으로 사회적 요구를 내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나 사회공헌기금, 지역발전기금 등을 요구할 때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연대의식이다. 광범위한 신뢰와 지지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중요한 것은 파업이 노동 계급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결국은 사회의 진보에 기여한다는 또는 기여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런 장기적인 전망이 없으면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는 결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하종강 소장이 보기에 전망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25년 동안 노동운동 현장에서 깨달은 건 조급하게 생각하면 절망적이라는 거다. 멀리 내다보자. 전교조는 합법화까지 10년이 걸렸고 공무원 노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정규직 문제도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행동에 나선 것만으로도 분명히 의미있는 변화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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