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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 왔는데 일하기가 너무 싫다. 지겹다. 배아픈 척 하면서 십장의 눈을 피해 화장실에 눌러앉아 브레히트의 시 한편을 읽는다.
Entdeckung an einer jungen Frau
Des Morgens nüchterner Abschied von einer Frau
Kühl zwischen Tür und Angel, kühl besehen.
Da sah ich: eine Strähne in ihrem Haar war grau.
Ich konnt mich nicht entschließen mehr zu gehen.
Stumm nahm ich ihre Brust, und als sie fragte,
Warum ich Nachtgast nach Verlauf der Nacht
Nicht gehen wolle, denn so war’s gedacht,
Sah ich unumwunden an und sagte:
Ist’s nur noch eine Nacht, will ich doch bleiben
Doch nütze deine Zeit; das ist das Schlimme,
Daß du so zwischen Tür und Angel stehst.
Und laß uns die Gespräche rascher treiben,
Denn wir vergaßen ganz, daß du vergehst.
Und es verschlug Begierde mir die Stimme.
내키는 대로 번역해 본다.
젊은 여자의 몸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
볼일 다 본 이른 아침, 여자는 썰렁하게 문을 열고 나도 썰렁하게 문턱을 밟으면서 무미건조하게 인사를 나눈다. 잘 가 잘 있어. 그 순간 여자의 머리 한 가닥이 허옇게 새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더 이상 발을 뗄 수가 없다.
말없이 여자의 가슴에 손을 얹는다. 여자가 질문 한다. “이제 밤이 지났으니 한밤의 손님인 그 쪽은 원래 정했던 것처럼 가야하지 않나? 왜 안 가? 뭘 더 원해?” 여자의 눈에 내 눈을 담고 말한다.
“안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야.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 더 있으려고 해도 하룻밤 이상 더 머무를 수 없어. 이 하룻밤만 더 있고 싶다. 근데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네가 더 잘 알지 않니? 내일 밤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 그런 것 기대하지 않고 지금 이 시간을 놓치지 않는 네가 왜 그렇게 문턱에 서서 그런 질문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그리고 이런 앞일에 대한 대화는 얼른 끝내자. 너도 그러고 나도 그러고 우리 둘 다 한 순간 네가 바쁜 사람인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서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자. 네가 더 쇠약해지지 전에.” 그 순간 그녀를 온통 먹고싶은 욕망이 나의 목소리를 덮고 목구멍을 채웠다.
또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아니, 엉뚱한 데로 미끄러졌는지 제대로 미끄러졌는지 알 수 없게 헷갈린다. 이놈의 헤겔.
부럽다. 책 한 권을 마구 던지고 받고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한 줄을 못 넘기고 시달리고 있는데.
글도 혼이 있고 몸이 있는가 보다. 글의 혼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서 뭔가 소통이 된다고 흐뭇해 하는데 가다 보니 그게 아니다. 혼이 아니라 페이크 오르가즘이었다.
글 읽는 즐거움이 <남근>의 쾌감이었다. 앎의 주인이 되는 글읽기가 어쩌면 이렇게 주인이 자신의 지배아래 놓인 대상이 느끼는 쾌감의 주인까지 되는 <남근>의 쾌감과 같은 것일까.
페이크 오르가즘, 이성의 간지?
글의 몸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살펴보자.
근데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추스려서 공장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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