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2021/05/15
- ou_topia
- 2021
-
- 2021/03/10(1)
- ou_topia
- 2021
-
- 2021/03/09
- ou_topia
- 2021
-
- 2021/03/08
- ou_topia
- 2021
-
- 2021/02/06
- ou_topia
- 2021
"흰 고개
검은 고개"
이 추상의 길에 하얀 점으로 사라진 이모와 함께 고개 넘어 서울로 향했던 모든 사람들이 겹쳐진다.
EU 경계선을 넘으면서 바다 한 가운데서 사막에서 셀 수 없이 죽으면서 몸 팔러 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겹쳐진다.
미국 멕시코 철조망을 넘어 몸 팔러 가는 사람들이 겹쳐진다.
이 길은. “국경을 넘어 인류 전체의 삶의 문제를 끌어안고 두 발로 직접 현장을 뛰며 지구마을 민초들과 가슴으로 통한” 길이 아니다.
갑순이가 넘어가던 흰 고개 검은 고개 길인데, 온 인류가 아니라 인류로 취급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는 길을 담고 있다.
전태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짝지 |
IN MEMORIAM GILLES DELEUZE |
스펙쌓기 |
법과 물 |
전파도둑질과 키보드 워리어 |
ou_topia님의 [IN MEMORIAM GILLES DELEUZE] 에 관련된 글.
잠잘 때 뇌는 무슨 일을 할까. 의식과 함께 김 지하의 <서울길>이 찾아왔다.
간다
울지 마라 간다
흰 고개 검은 고개 목마른 고개 넘어
팍팍한 서울 길
몸 팔러 간다.
…
아침저녁으로 쌀랑해진, 나락 베기가 다 끝난 가을이었다. 아이는 그날 좀 늦게 일어났다. 전날 저녁 늦게까지 먼 길 떠나 다시 오지 않을 이모는 보따리 짐을 쌌다. 저 멀리 산허리에서 하얀 점 하나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계곡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시 시야로 들어왔다 하면서 움직이고 있다. 집은 바래다주려고 사람들이 다 나가있어서 텅 비어있었고 아이는 혼자였다. 아이는 처음으로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얀 점은 고개를 넘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눈물의 원천은 마르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채 <서울길>을 떠 올려본다. 다 떠오르지 않고 <흰 고개 검은 고개>만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흰 고개 검은 고개>할 때마다 눈물이 나온다. 왜 그러지?
율동이 있는 시(!)이기 때문이다. 대상으로 스며들어가 자아와 대상이 일체를 이루고 양자가 오직 운동으로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는 자아[시인]와 대상이 일체를 이룬 운동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적] 공간을 얻었기 때문이다.
흐인 고개
거믄 고개
“ㅡ ㅣ, ㅓ ㅡ”. 엇갈리는 모음에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하얀 점이 지금 여기 내 눈앞에 어른거린다. 다시 아이가 되어, 눈물을 흘린다.
이런 운동을 박노해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자아>의 운동으로 꽉 차있어서 그의 추종자가 되거나 그를 멀리하거나 양자택일 할 수 밖에 없다. 김지하의 <흰 고개 검은 고개>는 추상의 고개지만 <서울>로 가는 구체적인 길인데, 반면 박노해의 <안데스 산맥>은 시공간의 실체이지만, 원천(Arche>와 최후<Eschaton>를 찾아 나서는 형이상학적이고 초월적인 자아의 추상이다.
그리고 호롱불 하나를 들고 있는 께로족 청년이 시인의 다른 자기(alter ego)가 되고 시인은 존재의 망루에서 마치 구원자를 기다리는 듯이 엄숙한 표정을 짖고 있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시인을 향한 말이고,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한 말이다.
엮겹다.
댓글 목록
ou_topia
관리 메뉴
본문
EU 경계선에서 생명을 잃은 난민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Fortress Europe (http://fortresseurope.blogspot.com)의 보고에 따르면 1988년 이후 최소한 14,714명이 철성 유럽의 외곽에서 생명을 잃었다. 6,344명이 바다에서 행방불명이 되었고, 10,740명이 지중해와 대서양을 통해서 스페인 땅을 밟으려다가 땅을 보지도 못하고 바다에 빠져 죽었고, 1,691명이 사하라 사막을 헤매다가 죽었다.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유럽 땅을 밟으려다 생명을 잃게 되는 아프리카 난민은 이보다 훨씬 많다. 유엔은 유럽을 행해 고향을 떠난 아프리카 난민 중 약 60%만이 유럽 땅을 밟게 된다고 추정한다. 이 비율에 근거하여 2008년 단지 스페인 땅을 밟으려다 생명을 잃은 아프리카 난민만 추산해도 3만 6천명 이상이 된다. (스페인 이민관리청은 2008년 스페인에 입국한 아프리카 난민을 54,827명으로 집계했다.) (출처: www.borderline-europe.de/news/news.php?news_id=76)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