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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EMORIAM GILLES DELEUZE

지난 밤 정말 오랜만에 "IN MEMORIAM GILLES DELEUZE" 들었다.  한때 한밤의 친구가 되어 주었는데.  박노해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란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하고 싶은 말들이  이리저리 교차한다. 지문이 사라진, 자본의 지배에 완전히 예속되어, 오직 근육과 힘줄의 작동으로만 존재하는, 완전히 사물화된 존재가 주체로 일어서는 강인함을 갇다 주었던 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말이 잘 안된다.

 

YouTube에 두 번째 CD 9번째 소리 "Fetischpark" 가 있다.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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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불량거래-§3 상부

(§3) {그럼, 이제 그 필연성에 따라 대상을 전개해 보겠는데, 먼저 감각적 확신이 하는 행위의 결과를 보자.}[1] [감각적 확신이 말하고 지시하는] <이것>은 항상 <이것이 아닌 것>, 달리 표현하면 <이것>을 지양한 것으로[2] 정립된다. 이렇게 지양되기 때문에 이 부정의 결과는 [아무런 둘레 없이 그냥 흩어지는]  무(無)가 아니라, [어디엔가 속했다는 흔적으로 한정되어 자기 정체성을 갖는] 규정된 무[3], 달리 표현하면 한가지 내용, 즉 [지시된] <이것>의 무인[4] 것이다. 이 무(無)는 이렇게 감각적인 <이것>을 지양한 것이기 때문에 이 무에는 감각적인 것이 아직 남아 있다. 다만, [목전에 있는 것에 찰싹 붙어있는] 직접적인 확신이 손가락으로 찍어올리려고 하는[5] 개별적인 것으로 남아있지 않고 보편적인 것으로 남아있게 된다. [나중에 보겠지만] 이런 보편적인 것이 바로 성질로 규정되는 것이다.<거두다/das Aufheben>는 우리가 보았듯이 부정적인 것에서 드러나는 부정행위가 갖는[6] 이중의 의미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표현이다. <거두다>는 <거두어치워 없애버리다>라는 부정임과 동시에 <거두어치워 두다>라는 간직이다.[7] <이것이 아니다>라는 부정행위의 결과로 나타난 무는 <이것>의 직접성을 {소홀히 하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는 것으로서 스스로 감각적인 것이다. 다만, 이 무(無)가 간직하는 직접성은 {모든 <이것>을 품는} 보편적인 직접성일 뿐이다.



[1]원문 <also>

[2]<aufheben>이 갖는 <거두어치워 [없애]버리다, 거두어치워 [선반에] 올려 두다/간직하다,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다>란  세가지 의미로서의 지양.

[3]원문 <ein bestimmtes Nichts>. 부정관사 <ein>을 한가지/하나라는 <자기정체성>으로 받았다.

[4]원문 <ein Nichts von einem Inhalte, nämlich dem Diesen>

[5]원문 <meinen>

[6]원문 <an dem Negativen>

[7]원문 <aufbewahren>. 그냥 <보관하다, 보존하다/konservieren>란 의미가 아니다. 남이 보기야 보잘 것 없는 엄마의 사진을 가려 소중히 간직한다는 의미다. <aufbewahren>란 낱말은 지금은 사라진 <Wahr>라는 명사에서 파생된 낱말인데, <Wahr>는 양치기가 수백의 양을 세세히 구분하는 주의력(Aufmerksamkeit)으로 그들을 품어 보호하는(Obhut) 것과 비교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wahrnehmen/지각하다>의 <Wahr>도 이와 마찬가진데 <in Wahr nehmen/뭔가를 비호하다>란 말이 줄어든 것이다. 이 <비호/보호>란 의미는 <verwahrlosen>이란 낱말에서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Wahr>가 없어서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어린이들을 <verwahrloste Kinder>라고 한다. 그래서 <bewahren>에서 <wahren>은 사실 <in Wahr nehmen>과 같은 의미다. <wahren/비호하다>와 <wahrnehmen/지각하다>는 한속이다. <Wahr>는 또한 영어 <aware>, <to warn>등의 어원이기도 하다. 적이 오는지 구원병이 오는지 경각심을 갖고 망을 보기 위해 세운 <Warte/망루>란 낱말과 친족관계를 이루고, 이들은 다시 <wehren>과 함께 인도게르만어 <uer >에 어원을 두고 있다. <werden/되다>란 조동사에서 살펴보았듯이 <uer>는 <지렁이/Wurm>의 어원이기도 하다. <꼬다, 엮다>란 기본의미에서 <보호하다>란 의미까지 갖는다. 그래서 <bewehren>은 <나뭇가지 등을 꼬아 엮어서 울타리를 쳐서 보호하다>란 의미다. 독어 <Bürger/시민>에는 <citoyen>과 <bourgeois>가 혼탁하게 스며있는데, <Bürger>는 <Burg/성, Ville>를 <보호하는/방어하는/uer)>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다. (Duden, Das Herkunftswoerterbuch, 198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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