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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1/09
    재밌는 광경(5)
    새삼
  2. 2006/11/07
    오늘 하루 브리핑(5)
    새삼
  3. 2006/11/05
    비이잉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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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부로(5)
    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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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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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6/10/28
    우스워(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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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6/10/27
    사람들이 이 얘기를 믿을까?(15)
    새삼
  10. 2006/10/27
    인색한 인사(2)
    새삼

재밌는 광경

얼마 전에 미셀 투르니에의 외면 일기를 읽었다.

재미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고

근데 할아버지 유머 치고는 꽤나 좋아서

막 접어가면서 훗.

내 주변 상황들을 기록해 놓는 건 정말 재미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 제목이 매우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깅의 미니홈피에서 봤었다. ㅋㅋ 그 녀석도 이 책을 읽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후 그 게시판을 만들었더군 ㅎㅎ)

 

그래서 기록.

 

 

 



저녁 때가 돼서 바람이 미친듯이 부는데

삼각대 카메라 가방 내 가방까지 짊어지고 대학로 걷다.

근데 내 앞에 나타난 두 사람.

아로마 향초에 관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니 잠깐만 시간을 내달란다.

이 추운 날, 이 아이들도 참 안 되었군. 도와줘야짓.

되도 않는 오지랖으로 8가지 향초의 향을 다 맡아 보았다.

가장 좋은 향이 뭐냐고 묻기에

민트가 가장 좋아요, 라고 환히 웃으며 답해 주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날아온 대답은 '본인이 화기가 많아서 그래요. 몸이 원하는 걸 고르게 돼 있는 거죠. 그런 얘기 안 들어 보셨어요?' 였다.

엥?

'화기가 많은 사람은 그걸 잘 쓰면 정치하기도 좋고 사람들을 잘 모으는데

지금 본인은 화기가 너무 많이 드러나서 오히려 못 쓰고 있어요.

잘 쓰는 방법만 알면 아주 크게 될 분이세요'

에엥?

'제가 아까 멀리서 볼 때부터 화기가 너무 강해서 눈여겨 봤어요.

제가 음양오행을 공부하고 있는데..소ㅑㄹ 라소ㅑㄹ 라'

 

이런 젝일. 낚였군. 세상 모든 것이 발전하고 변화한다더니 그들도 세상에 발 맞추어 최신 트렌드라는 아로마 향초로 무장을 하고 나온 것이었다.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아니 뭐 도와달라는 건 아니구, 그냥 좋은 말씀이니까 듣고 가시라고..

죄송해요. 급하게 살게 있어서..;;

 

겨우 도망쳐 나왔다.

이제 아로마 파는 사람들마저 조심해야 하는 사회가 왔군.

 

오늘의 일

 

지하철.

간신히 앉아서 사람 구경

나올 때마다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고민하는데

라디오가 듣고 싶은 날은 버스를 타고

사람을 구경하고 싶은 날은 지하철을 탄다.

오늘은 재미난 풍경이 있었다. 후훗.

 

동대문 운동장 역에서 한 할머니 탑승.

굉장히 큰 검은 비닐 봉지를 질질 끌고 지하철을 활보하기 시작하셨다.

검은 봉지는 얼핏 보면 사람이 들어있는 것 같아 보여서

다들 관심 초 집중.

어떤 호기심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는 봉지를 들춰보려고도 하더라만 실패.

여하튼 그 할머닌 찬송가를 부르며 예수를 믿으라 아니하면 지옥을 외치셨다.

흠, 봉지 안에 든 게 뭘까 궁금하군,

하며 한가로운 생각을 하던 찰나.

 

내가 앉은 의자 다음 의자에 스님이 한 분 앉아계신 거 같았다.

여자 분으로 보였는데 약간 멀어서 잘 안 보임.

할머니가 그 스님에게 다가감.

스님은 들고 계시던 껌? 과자? 같은 걸 할머니에게 건네면서 뭐라고 얘기하심.

멀리서 보기엔 되게 다정해 보였는데 엿튼.

할머니는 그 때부터 다시 그걸 스님 손에 쥐어주시면서

하나님을 믿지 않아 이렇게 죄 받으신 거라며 큰 소리로 전도를 시작하셨다.

모든 사람들 완전 초 집중.

두 분이 한참 실랑이 하심.

가장 재밌었던 건

아까 검은 봉지를 들춰보려던, 내 앞에 앉아있던 한 아주머니는

계속 그 쪽을 주시하다가 얘기가 잘 안들리자 짜증이 났는지

자리를 지킬 것인가 얘기를 들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표정으로 잠시 있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그 쪽으로 다가가셨다.

ㅋㅋㅋ

아줌마 완전 귀여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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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브리핑

1. 회의 대략 지각.

부랴부랴 주섬주섬

날이 춥긴 춥군.

오랜만에 미망인 우산을 들고 나섬.

늘 배고픈 회의.

깅과 수다.

전염처럼 울적해져버린 우리들.

우리 둘다 우울했던 생일을 떠올리면서.

 



 

아 정말 더럽게 춥군

슈아 언니와 수다수다.

 

부끄러운 얘기이긴 한데

예전에 언니 임신해 있고 나도 어리버리 일 배우느라 힘들고

둘다 힘들때 둘다 좀 예민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땐 언니가 가끔 밉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엔 그랬던 것들이 이해가 되면서 언니가 무지 좋아졌다. 훗

어쩌면 둘이 어떤 면들에서 닮아있어서

서로의 단점을 빨리 알아차렸을 수도 있고

근데 여하튼 예전엔 언니한테 징징거리거나 뭘 말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막 이렇게 얘기하고 그래서 좋다.

이렇게 성장하는 것일까, 생각함.

 

그래서 오늘 둘이 떤 수다는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관계를 계속 지속해 가는 것들에 관한 거였는데

왜 이리 우리는 깊고 무거운(?) 것일까에 대한 한탄과

가볍고 쿨함에 대한 동경을 털어놓았음.

 

3. 덩도사님과의 만남

덩야핑님의 만화책을 받고저 특별히 밥을 쏘기로 하고 비굴한 만남을 가짐 ㅋ

나루 덕분에 알게 된 구석진 집에서 밥이랑 맥주 마시면서

또 상담.ㅋㅋ

(요즘에 내 모든 이야기는 비슷한 것으로 깔대기처럼 흘러간다)

덩도사님은 모든 이야기를 듣더니 진단 내리시길

프랑스 남자를 만나라고..ㅋㅋㅋ

그것도 머랄까 다정하고 개인적인 남자? 후훗

말씀 받자와 고이 새겼나이다.

 

4. 우끼시네의 울음

덩도사님과 헤어져 추운 길을 걸어 들어와 겨우 몸을 녹이려던 찰나

우끼시네에게 전화.

그녀의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깜딱.

엔간해서는 속감정을 안 보이는 아이라

냉정하기보다는 너무 착하고 순해서 그랬던 아이가

어쩐지 오늘은 이상했다.

데릴러 나오래서 나갔더니 나를 부여잡고 엉엉

어찌나 서럽게 한참을 서서 울던지

내가 다 눈물이 날 뻔했다.

다들 요즘 왜이리 서럽고 힘든 거지?

 

5. 다시 깅

우끼시네를 데려와 겨우 달래고 차도 멕이고 재워놨더니

이번엔 다시 깅의 전화. ㅋ

약간의 용건을 핑계삼아 또 아침 수다의 연장판.

밤이 힘들다, 역시.

오늘은 첫눈까지 내려주시니 그 마음 어이하리.

 

그러고보니 오늘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이

첫 눈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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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잉

오늘 낮이 약간 피크였다.

오랜만에 혼자이기도 했고

마감이 코 앞에 닥친 일도 없었고

그래서 그랬나

엄청나게 울어댔다.

꺽꺽 소리내고 울고나니 어찌나 한심한지.

좀 있다 전화가 온 우끼시네에게 신세한탄을 좀 하고

그러고나니 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어떤 날은 느리게 가고

어떤 날은 빠르게 간다.

서성이는 내 마음이 문제이지만

나는 자꾸만 아니라고 아니라고

 

오랜만에 후원주점가서 나름대로 제대로 후원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얘기도 하고 술도 먹고

재밌고 즐거웠는데

그래도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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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사람들

명랑님의 [우리 심장은 아직 뛰고 있다. 김지태 이장을 담밖으로 꺼냅시다.] 에 관련된 글.
navi님의 [오늘은 나올 줄 알았다.] 에 관련된 글.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히 이장님이 나오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벽까지 들뜬 웃음들을 지었던 건지도 모른다.

소 잡을 거라고 잔칫날일 거라고

아 그럼 나는 그냥 하루 더 눌러앉았다 나갈까

그런 농을 하다 잠들었는데

 

내가 법원앞에 가서 처음 본 풍경은

경찰들로 가로막힌 문 앞에서 김*경 할아버지가 전경들에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이게 뭐지?

너무 어이가 없으니 마땅히 할 말도 없었다.

소리지르는 할머니들과 한숨쉬는 아저씨들..

황*순 할머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화도 났는데 그 순간이 어찌나 억울하고 속상한지 넝쿨과 붙들고 엉엉..

2년의 실형선고.

지태아, 이 에미가 미안하다며 바닥에 누우신 할머니,

그리고 그 앞에서 쫄병들 앞에 세우고 실실 웃고 있는 경찰들.

지금도 그 장면을 떠올리니 화가 치민다. 눈물이 난다.

토할 것 같은 순간이었다.

너희들도 엄마가 있지 않냐고 이게 지금 무슨 짓이냐고 소리를 질러도

우스운 건지 재밌는 건지 그저 실실..

 

진짜.. 그 사람들 나중에 벌 받을 거다.

진심이다. 이런 생각 잘 안하는데, 진짜 그럴거다.

오늘 사람들이 마음 아팠던 거 만큼

딱 그 만큼.

 

 

관련기사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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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얇은 나 같은 소비자

누구누구씨의 부탁으로 뭘 좀 사러 용산에 도착.

그야말로 '상'점의 분위기가 나는 용산의 상가들에

나는 주눅이 들어버렸다.

여하튼 무사히 그 물건을 샀고

발품을 좀 팔아 대략 만원쯤 싸게..ㅋ

근데 역시 아저씨들의 상술은 놀라워...

훗.

 

용산에 간 김에

아부지가 생일선물로 사주겠다던 핸드폰도 질러버리마! 하고

핸드폰 상가에도 들렀는데

끝없이 뭔가를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아저씨 덕분에

나는 어리버리 원래 살려던 게 아닌 다른 걸 덥썩 사버렸다. ㅋ

뭐 마음에 들긴 하지만..후후.

그리고 뭐 또 라이브벨이니 뭐니 그런 거 다운 받아주고

그래서 나도 삼실 와서 이거저거 하다가

벨소리나 하나 더 받아놓을까 해서

노래 하나를 받았더니

한 곡 받고 나니 한곡은 무료라나?

그래서 또 받고.. 뭐 정액제니 뭐니 하는 정보들이 콸콸..

 

-_-

나름 재빠르게 세상에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난 영 아니다.

귀가 얇으니 상술에도 잘 넘어가는데다가

혹하는 것도 많고

귀찮으니까 남들이 해 주는데로 알아서알아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 서울이 싫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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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엄마가 얼마 전 천안으로 강연을 다녀왔다.

서울 올라오는 길에 수원에 들러서 수원인권영화제도 보고,

영화에 감동받았다며 ㅋㅋ 강연료의 절반을 영화제에 후원하기도 하고..훗

 

여하튼 그날 같이 지하철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엄마가 뭔가 설레는 얼굴로 보여준 쪽지.

 

강연 마치고 (강연은 '초등학생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거였는데)

한 반 담임이 아이들이 보고 싶어한다고 잠깐만 시간을 내 줄 수 있냐고 하더란다.

아이들이야 울 엄마라는 개인을 안다기 보다

그냥 작가라는 말에 눈이 똥글똥글 해져 있는 상태.

그래서 어쩌다보니 반 아이들 모두에게 싸인을 해 주게 됐단다.

그런데 말 수도 없고 너무너무 자그마한 아이가 오더니

쪽지를 하나 내밀었는데,

 



 

이런 말이 쓰여있었던 것!

크크크.

지하철에서 한참을 웃었다.

'함부로'라는 단어 선택이,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겐 실수였겠지만

어쩐지 너무 진실 같아서,

그리고 그 쪽지를 내민 조그마한 아이의 손과 빨개진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아서

나는 그만

요런 장면을 떠올리고 말았지.

 


 

귀향을 보면서도 들었던 생각인데,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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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술 먹어도 집 찾아가기

 

 

그런 거였어?

술 먹어도 집 잘 찾아가는 이유가 있었구만.

근데 뭐 기사가 별 내용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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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워

얼마 전 걸려온 전화.

서로 안부 전화 할만큼, 가깝지 않았던 한 선배의 전화였다.

그런데 그 이름이 핸드폰에 뜨는 순간,

난, 그녀가 왜 전화했는지 알 것 같았어.

풋.

예상이 맞다면 더 웃어줘야지, 생각했지.

 

물론, 예상은 맞았어.

날 떠 보고 싶었던 거지.

얼핏 그와 헤어졌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확신할 만한 루트가 아니었거나

혹은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고

 

요즘 그 선배는 어디에 있다며?

뭐 한다며?

이미 다 알고 있는 정보를 확인하듯이 굳이 나에게 계속 물어댔고

나는 정답을 맞추는 기분으로 대답을 해야 했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 말의 행간을 읽으려 애쓰는 그녀의 얼굴이 보일 것 같았거든.

난 그녀가 원하는 답을 해 줄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가 원하는 답을 유추해 낼 만큼의 뉘앙스를 풍겨주었고

그녀는 조금 있다가 전화가 왔다며

"쫌있다가,

아니 나중에 전화할게"

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지.

 

우스웠어.

어떤 사람들에게 나는

그런 사건들로만 존재한다는 게 말이지.

 

이 글을 여기까지 쓰고나니,

이 오픈된 온라인 공간 속에서

그녀가 이 곳을 찾아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뭐, 이제 별 상관없다고 생각해.

그녀는 이미 원하는 답을 얻었을 거고

난 이 곳에라도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으니까

서로 쌤쌤이지 뭐.

 

하지만 위로한답시고 다시 전화가 온다면

그 땐 정말 대 놓고 화를 내 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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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 얘기를 믿을까?

현현님의 [영화보러 가요] 에 관련된 글

현현님의 [2주년 기념, 같이 밥 먹기 이벤트] 에 관련된 글.

알엠님의 [수요일, 함께 해주세요~!!!] 에 관련된 글.

 

1.프롤로그

수요일 저녁에 나루를 만나기로 했다.

나름 동네 친구이니깐 동네에서 만나자고 했고

수요일이 어쩌다보니 자체휴일이 되었던 나는

늦게까지 자다가 늦게 일어나서

뒤적뒤적 빨래를 좀 하고 오랜만에(!!) 씻기도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경찰청 앞에서 대추리 전쟁을 상영한다고 해서

옳다쿠나 조금 일찍 경찰청 앞으로 졸졸졸.

 

2. 내가 얘기하면 사람들은 얼마나 그 얘길 믿을까?

지 얘기만 할 줄 아는 운동권 애가 과장해서 하는 얘기라고 생각할까?

여하튼 그 날 경찰청 앞에 상황은

뭐랄까. 거기 서 있던 나로써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믿지 못한다 해도 할 수 없지 모.

 

조금 빨리 도착한 우리는

어리버리 경찰청 민원실에 들어갔는데

영화 보러 왔다는 말에 갑자기 형사들이 우르르...몰려들더니

한 아저씨의 첫 한 마디.

"늦었는데 집에나 가지.."

 

욘니 띵 받았다. 저런 개시판 같은.-_-

아저씬 왜 안 가세요 라고 무시해 준 뒤

민원실 안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려고 했는데

몇몇 등치 좋은 아저씨들이 나가라고 얘기하기 시작.

우리가 무기 소지자도 아니고

싸움을 건 것도 아니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는데 갑자기 나가라니까,

괜히 또 열받았다.

 

추우니까 여기서 기다리겠다 했더니

지금 여기가 눈비가 내리면 모르지만 견딜만한데 왜 여기서 이러냐..라는 말.

아니 우리가 여기서 뭘 어쨌는데!

이런 씨 베리안...

결국 아저씨들 목소리 조낸 커지시고

알았다고 나간다고 밖으로 나오니 아저씨의 빈정거리는 한 마디

복 많이 받으세요~

저런 개...나리

 

그러고 민원실 문 앞에 서 있으니까

이번에 경찰청 금 밖으로 나가달란다. 하하하

이 땐 너무 웃겨서 웃어버렸다.

아니 왜 그러시냐고 그랬더니

경찰청 건물은 다른 데랑 다르고 통행이 방해된다나?

밖에 인도에 서 있는 전경들이 수백명이었다...걔네보다 단 두명인 우리가 통행에 방해가 된다 이거지...

자꾸 내 몸에 손대려던 개나리 쉐리와 옆에서 바바리 입고 조낸 무시하는 얼굴로 쳐다보던 여자 때문에 결국 나도 목소리 올라가고...

그러다 밖으로 나와서 영화보러 온 다른 사람들과 합류.

 

이 날 영화 보러 온 사람은 기자들을 빼면 30명 내외였던 거 같은데

진짜 닥장차 30대 왔다..-_-

일인당 한대의 고효율 방식인가..

이 멍청한 아저씨들이 뭐가 그리 무서웠는지

결국 횡단보도까지 다 막아서서

추운데 길도 못 건너고

영화도 못 보고

완전 줸.

 

3. 이 날 경찰들의 어록

"야간에 영화 상영은 불법입니다."

-> 이 말 직후 사람들 웃겨서 다 쓰러짐. 그럼 영화를 언제 트냐고오

 

"이 영화는 명백한 불법 영화입니다."

-> 정일건 감독님 대략 상처 받으심

 

왜 길을 막는 거냐고 묻자 이리저리 거짓말들을 하다가 자꾸 추궁하니 한 마디

"저도 잘 몰라요. 지시에요" ㅋㅋㅋ

 

인권운동 사랑방의 경찰 감시팀 사람이 앞에서 불법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자

"저거 다 틀려요. 나 법학과 나왔어요."(앞에서 저도 잘 몰라요라고 말한 그 사람)

뭐냐고...

 

4. 에필로그

결국 영화 못 보고

대략 열받아 나루와 맥주 들이킴.

한 잔만 먹자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결국 한잔더 한잔더를 남발하다 화장실 자주 가는 모습 연출. ㅋ

 

나의 수다를 재밌게 들어준 나루님께 감사~

다음엔 제가 맛있는 거 살게용~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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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색한 인사

나는 고맙다는 말을 잘 할 줄 모른다.

약간 고마운 사람한테는 고맙습니다 감사해요 잘도 말하는데

진짜 마음 속으로 고마워하는 사람에게는

그저 툭툭

퉁명스런 말만 내뱉는다.

 

오늘 이래저래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니

내가 받은 것이 참 많았던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고맙단 인사를 미루기만 했던 게

괜시리 미안해져서.

 

그래서 이제사.

고맙다고.

고마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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