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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5/23
    혼자서 밥 먹기(10)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6/05/09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6/05/08
    흔적(2)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6/04/30
    시켜 보니 잘 한다?(6)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6/04/30
    관료(3)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6/04/25
    다윗과 골리앗(3)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6/04/21
    집권당 의원들의 점거농성(10)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6/04/12
    4월(5)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6/04/09
    밤샘(7)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6/04/05
    (4)
    손을 내밀어 우리

혼자서 밥 먹기

사는 게 워낙 정신이 없어져서

소소한 일상을 적어두는 것조차 게을리했다.

 

구태여 말하자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맡은 일이 좀 늘었다. 한미FTA저지공공서비스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한미FTA저지연맹대책위원회 담당 임원, 공공연대(공공연맹, 공무원노조, 전교조, 교수노조, 대학노조, 보건의료노조) 담당 임원, 공공운수 4조직(공공연맹, 화물통준위, 민주버스노조, 민주택시노조) 통합추진위 집행위원... 회의도 늘었고, 덩달아 일도 늘었다.

 

일이 늘어난다고 낙서 따위 게을리한적 없다. 그런데, 서울 대전을 오가며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노트북 하나 장만한 게 화근이었다. 회의자료며 각종 자료집이며 개인적인 메모등을 모두 노트북에다가 모으고, 틈틈이 파일관리하고 업데이트하고 그러다보니 기차에서 자는 시간까지 빼앗겨 버렸다. 집에 가서 밤늦은 시간에 컴퓨터 앞에서 할일을 오며가며 노트북 앞에서 해치우니까, 블로그에 접속하는 시간도 아주 짧아, 그야말로 남들이 올린 글을 읽어치우기에 급급하다. 일상이 삭막하게 변해 버렸다.

 

암튼 그렇다. 보고 싶은 사람들 있어도 감히 연락하지 못하고 술마시고 싶은 일 있어도 애써 눙치고 만다.

 

그러면서 혼자서라도 잠깐의 여유를 찾는 방법을 하나 마련했다.

그다지 새로운 일은 아닌데,

혼자서 밥먹기이다.

 

맨날 일정에 쫓겨서 사람들과 식당에 허겁지겁 몰려가다 보면

이게 밥을 먹는 건지 식도를 부풀여서 강제로 쑤셔넣는 것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틈도 없고 

집회며, 회의며, 약속이며,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먼저 먹은 사람이 먼저 일어나서 휑 하니 가버리면

참 난감하고 허전하다.

 

그래서 아주 가끔은 혼자서 밥을 먹는다.

동지들이 우르르 몰려 밥먹으러 갈 때는

느긋하게 블로깅을 즐기다가

식당이 얼추 비어있을 시간에 가서는,

식당 아주머니랑 사는 얘기도 주고 받고

아저씨가 하나씩 더 챙겨주는 밑반찬의 숨은 맛도 찾아보고

급하게 살다 놓치고 가는 것들을 떠올리고 추억하면서

밥 먹는 시간이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은 것이다.

 

사무실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디 회의나 출장가는 길에

밥때를 놓쳤다고 간편식으로 때우지 않고

꼭 식당을 찾아 1시간쯤의 애써 확보한 여유를 누리곤 한다.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자주 그럴 수도 없지만

꽤 괜찮은 시간이라고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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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리지 않으려고...

NeoScrum님의 [노무현의 겨울 공화국] 에 관련된 글.

일단 트랙백부터 걸고 본다.

 

네오 동지에게 변함없는 인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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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2006. 5. 7.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군부대 투입, 유혈사태 책임지고 국방장관, 경찰청장 퇴진하라!

우리땅 지키는 정당한 투쟁이다. 연행자를 전원 석방하라!

노무현 정부는 평택 주둔군을 즉각 철수하고, 미군기지확장 즉각 중단하라!

"생명과 평화의 땅, 평택을 지키는 국민촛불문화제"

 

그냥

흔적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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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켜 보니 잘 한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대전에서 보령화력발전소 가는 길에

청양 어드메쯤에서 이런 걸 봤다.

 

"시켜보니 잘 한다 한번 더 시켜보자!"

 

현직 군수가 국민중심당 간판으로 또 출마하는 모양인데,

다른 건 아무 것도 없고 그저 한번 더 하고 싶은 마음만

적나라하게 내걸려 있다. 그냥 웃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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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관료들을 너무도 싫어하는 한 동지가 있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장과 아주 동떨어진 사고와 행동방식으로 고착화된

관료로 전락해버릴까봐 늘 노심초사했고,

그런 마음을 다스릴 작정으로 그랬는지 몰라도

늘 치열했다.

 

그런 그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여러 날이 지나고 있다.

전화는 꺼져 있고

나는 지금 그에게로 가는 길을 모른다.

 

어젠,

그 동지와의 오래된 일들을 생각하면서

서해대교를 건넜다.

그리고 그 동지를 기억하거나 좋아하는

몇 동지들에게 그냥 전화를 했었다.




어제 오전 10시,

보령화력발전본부 강당에서

발전노조 2대 신종승 위원장의 이임식과

3대 이준상 위원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전날에 대의원 수련회가 있었기 때문에

연맹의 양경규 위원장이 달려가

민주노총과 연맹의 투쟁계획과 주요 사업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얘기를 하고 난 뒤였다.

 

바쁜 임원들을 대신하여 내가 달려가기는 했지만,

격려의 말이라고 딱히 할 얘기도 없었다.

늘 하던 얘기야 전날에 위원장이 모두 해치웠을 것이고,

내 앞 순서에서 이준상 위원장이 한미FTA얘기까지 다 했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지금 통신이 두절된 동지에게

2주일 전쯤에 술자리에서 했던 얘기를 떠올리곤

그 얘기를 발전노조 대의원과 간부들에게 했다.

 

"현장의 조합원들을 만날 때

 조합원들의 얘기가 새록새록 늘 새롭고

 조합원의 말뿐만 아니라 표정과 목소리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마냥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어진다면,

 조합원들의 불만 가득한 얘기를 들으면서

 그 얘기들을 갖고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싶어진다면,

 그 동지는 아직 쓸만한 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조합원들의 얘기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합원들이 어렵사리 한마디 꺼낼 때마다

 그 말을 가로채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더 급한 듯하고

 아, 이 조합원들이 노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조합원들의 얘기가 늘 듣던 식상한 것들이며

 이미 나는 그 얘기들을 다 파악하고 있으므로 따로 고민할 것도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 동지는 미안하지만, 낡고 경직되어 떠나야 할 때가 된 간부라고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말해서 될 이야기도 아니고

 노조 간부들마다 저마다의 스타일이 다르기도 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제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간부 그만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동지가 있다면

 그래도 한번쯤은 더 생각해 봐도 됩니다.(무리들 웃음)

 

 발전노조의 새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서 힘을 얻고 조합원들과 더불어 일을 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믿는 마음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저나 연맹의 간부들도

 낡은 간부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뛰고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뭐, 이런 얘기를 짧게 하곤 내려왔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한 나 자신이 찔리는 것도 많지만,

노조만 그렇겠는가,

명색이 조직의 간부며 활동가라면,

심지어 한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제 얘기보다는 남 얘기에 진지하게 귀기울이는 것을

습관으로 삼아야 할 터.

 

그래, 그런 생각을 곱씹으면서

연락도 되지 않는 동지를 떠올리면서

어제, 나는 서해대교를 시속 120킬로미터의 속도로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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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과학의 날에 반가운 선물 하나] 에 관련된 글.

산업기술평가원지부 동지들이

4년 세월 내내 밤낮으로 겪은 일을

원고지 8매에 가두어 내려니 참 버겁다.

 

오늘은 차별없는 서울 대행진 둘째날,

산업기술평가원지부와 조세연구원이 있는

강남지역에서 투쟁대오들이 행진을 하게 되는데,

한미FTA저지 대책위원회와 토론회가  하루 종일 이어지기 때문에

동지들에게 갈 수가 없다.

 

미안해라~



 

역삼동에 가면 한국기술센터라는 번듯한 고층건물이 있다. 산업자원부가 거두어들인 기술료 중에서 500여억원을 사용해서 구입한 것이다. 산자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의 조합원들이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탈법적으로 지출했다고 지적했고, 이 사실은 2002년 봄에 어느 신문에 실렸다. 이로 말미암아 산자부 장관은 예산감시국민행동으로부터 ‘밑빠진 독상’을 받았다.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예산은 8조 9천억원 규모이고, 그 절반 가량을 과학기술부(2조 1700억원, 24%)와 산자부(2조원, 22%)가 집행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산기평)은 연구개발예산이 본래의 목적대로 쓰여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산자부 산하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여기에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산기평지부)가 있다. 2002년 3월에 기술료의 부당한 전용사실이 보도된 후, 산자부는 산기평의 사용자에게 내부 고발자들을 찾아내어 해고하도록 종용하였다.


당시 산기평의 단체협약은 사용자가 임의로 조합원을 해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산자부의 압박은 무위로 돌아가는 듯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산자부는 이성을 잃었다. 2003년에 산자부와 산기평은 근거도 없이 조합원들을 대기발령하고, 직위해제하고, 급기야 정리해고했다. 이러한 일들은 단체협약을 크게 개악하려는 시도와 맞물려 진행되었고, 노사관계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2004년 한해 사용자들이 자행한 대기발령, 직위해제, 정리해고는 (지방, 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에서 모두 부당하다고 판결이 났다.


산자부와 사용자는 집요했다. 정부와의 극한 대립관계를 불안해하는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대거 노조를 이탈하게 하고, 2004년 9월에는 탈퇴한 조합원들이 어용노조를 만들었다. 106명의 조합원이 졸지에 25명으로 줄어든 산기평지부는 쫓겨나서 근처 주택가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산기평지부는 투쟁을 계속하는 한편, 어용노조가 불법이라는 소송에 돌입했다. 2005년 4월 21일 서울지방법원과 2006년 4월 14일 서울고등법원은 똑같이 어용노조 설립이 불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노동위원회와 법원을 두루 거치면서 수많은 법적 다툼이 있었지만 노조가 100% 승소하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반면, 노조 탄압을 저지른 산기평 사용자들은 최근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 사이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산자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고, 산기평의 4년여의 파행운영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으며,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탄압은 이루 열거할 수가 없다. 사용자는 합법적인 산기평지부를 외면하고 어용노조만 인정하고 있다. 파행적인 노사관계를 바로잡고 기관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산기평지부는 지난 2월 7일부터 두 달이 훨씬 넘도록 전면파업을 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우리나라 국가과학기술정책은 공공적 연구의 결과들을 재벌의 사적소유로 귀속시키는 길로 달려왔다. 산기평지부의 투쟁은 민주노조를 지키는 투쟁이며, 거대 자본에 맞서 과학기술의 공공성을 지키는 투쟁이다. 다윗과 골리앗이 따로 있을까, 25명 동지들의 승리를 믿는다.(200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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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의원들의 점거농성

[국회] 열우당 의원 5명 법사위 회의장 점거 후

안에서 봉쇄/ 민노당 의원단 진입못하고 대치

9:18am

 

아침에 민주노총에서  온  문자메시지이다.

 

날치기당한 비정규법안을 법사위에서 저지하기 위해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두차례인가 법사위를 점거했더니

오늘 법사위를 앞두고

점거를 무산시키기 위한 점거농성이

집권당 의원들에 의해 감행된 것이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어서

그걸  저지하겠다고 농성하지 않느냐는 추측도 있다.

아직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그냥 쓴다)

 

이 메시지들을 사무실 동지들에게 읽어주었더니

다들 푸하하하하 웃었다.

코메디같은 현실이다.

 

법사위 회의장은 안에서 걸어잠그면

문을 부수지 않고는 밖에서 들어갈 도리가 없단다.

그야말로 밀실에서 날치기하기 딱 좋은 조건이다.

 

날치기를 하기 위해서 회의장을 점거농성하다,

집권당 의원들로서는 나름대로 발상을 전환한 셈이다.

 

그렇다면 비정규직 법안 날치기를 저지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어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꺼나-?

 

총파업 결정과 지침은 뚜렷히 살아있지만

파업을 실제로 조직하려는 노력은

극히 일각에서만 목격되는 아침에,

나는 이율배반의 중심에 서서 어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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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의하고 술마시고

사람만나 술마시고

회의하고 술마시고

사람만나 술마시고

 

사람이 술을 마시기도 하고

술이 사람을 먹기도 하고

시간도 술처럼 술술 흘러가고

 

황사바람에 눈 부릅뜨고 사방을 살피니

하얀 목련은 어디 가고 누렇게 뜬 꽃잎이 날 불쌍타 보네.

 

- 그래도 생체시계가 아주 죽지는 않았는지

   취해서 쓰러져 자다가 눈을 뜨니 5시 30분이더라,

   오늘은 서울하고도 남산에서 아침 7시 30분에 회의가 있는 날;

   아침에 회의를 하니 술마시는 뒷풀이가 없어 좋구만.

 

- 바빠서 술마실 시간도 없다고 푸념하곤 했는데

  4월은 전혀 아니올시다.

  당분간은 이 기세로 갈 판이니, 하루쯤 휴가나 냈으면 좋겠는데...그게 맘대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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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기막힌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토요일 오후, 소파에 기댄 채 두어시간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날이 저물었다. 콩나물을 씻고 김치와 양배추를 채썰어 콩나물밥을 지었다. 냉이된장국을 끓이고 양념간장을 만들어 저녁밥을 먹었다.

 

7시에 약속이 있었는데, 식구들과 밥먹다가 1시간이나 늦었다. 미리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고, 뒤늦게 달려가니 다들 술집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지역(노동계)의 가장 크고 심각한 현안문제(중의 하나?)에 대해서 이런저런 의견들이 오갔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모임을 파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1시가 지나서야 잠이 들었다. 술을 여러잔 마셨기에 나도 뒤따라 잠들 줄로 알았다. 아니었다. 지난 일주일간 노트북에 업데이트된 이러저러한 파일들을 백업하다 보니 새벽 3시였다. (노트북은 언제라도 분실할 수 있으므로 주말마다 백업하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3시에 누웠다. 곧 잠이 들 것이라고 믿었지만 멀뚱멀뚱 천장만 올려다 보고 한참이 지났다. 낮에 노트북에 받아둔 티비드라마를 틀고 리시버를 귀에 꽂았다. 모든 인간관계가 다 뒤엉키고 어긋나더라도 사랑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란 게 예나 지금이나 티비드라마의 내용인 것을, 왜 갑자기 그걸 틀었을까.

 

보다 말다, 듣다 말다, 안경을 벗었다가 썼다가, 거실에 누운 채 그렇게 시간이 갔다. 그러다가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잠이 들 것이라는 믿음이 처음으로 깨졌다. 5시에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켰더니 인터넷이 점검중이었던지 먹통이다. 다시 누웠다. 6시가 오고 7시가 왔다. 와, 잠도 자지 않고 누워서 4시간을 까먹다니-

 

지난 일주일 생체리듬을 아랑곳않고 쏘다녔더니 벌이 내린 모양이다. 7시 30분이 되었고, 다시 인터넷 연결을 시도했다.

 

결국, 잠을 포기하기로 한다. 뭐할까? 산책이라도 나갈까? 오늘 하루의 식단을 짤까? 가족들이 깨기 전에 내 빈 뱃속이나 채울까? 아, 혼자라도 천복순대 본점에 가서 순대국밥에 청양고추를 겯들이는 건 어떨까?

 

어이없이 밤새고 난 아침에 피같은 밤잠을 놓쳐버린게 너무 억울해서 중얼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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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KTX를 타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오는 1시간 중에

15분쯤 깊이 잠에 빠져든다.

 

늦은 밤에 고속버스를 타면

서울에서 유성까지 오는 1시간 40분 중에

1시간 30분쯤 깊이 잠에 빠져든다.

 

왜 그렇지?

 

기차는 대전역을 지나서 부산까지도 갈 수 있지만

버스는 아무리 달려도 유성에서 끝나는 거니까?

 

아니야.

KTX 막차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종점이 대전역인걸 뭐.

 

모처럼 고속버스를 타고 와서는

잠이 들지 않는 이유를 따지다 보니까

이러이러한 이유들이 달려드는데,

기차나 버스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문제더라

내가 사람들을 하릴없이 좋아한다는 사실이

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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