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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5
    (8)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7/06/05
    나도 이벤트에 되는구나(3)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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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7/05/15
    [베낀 시] 그 날(2)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7/05/14
    푸념 두 줄(2)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7/04/16
    (2)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7/04/09
    사랑합니다(6)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7/03/27
    ......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7/03/27
    술, 그리고 봄비(3)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7/03/22
    아침 풍경(3)
    손을 내밀어 우리

나는 어떤 타입?

블로거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길래, 나도 해봤다.

 

첨에 나왔던 게 이거였던 것 같다.

=> CABBB 오로지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하는 타입

 

▷ 성격
세상 사람들과 총구를 들이대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되는 생활 신조입니다. 그러기 위해 이상도, 정의감도 버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권력에 아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째서 이런 스타일을 갖기에 이르렀을까? 우선 첫째로 애정이 깊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무언가 부탁을 받으면 싫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른 사람이 곤란해 하는 것도 잠자코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동료의 실패에 관대하고 누구나 챙겨주기를 좋아합니다. 두 번째는 전자의 정반대인 부분입니다 즉 남에게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지 못하고 엄하게 비판하지 못하며 당연한 권리라도 큰소리로 주장하지 못합니다. 이런 점들이 큰 음지를 이루어 이 타입의 생활방식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연인, 배우자 - 이런 상대라면 결혼 후에도 편하게 지낼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세상에 대한 상대방의 태도가 너무나 갑갑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거래처고객 - 이렇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거래처는 흔하지 않습니다.

상사 -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날개를 펼칠 수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자기를 자멸로 이끄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쨌든 세상에는 함정이 가득하니까요.

동료, 부하직원 - 좋은 인격을 높이 사주는 일에 적합한 사람입니다.

 

매번 결과가 똑같은가 싶어서 한번 더 했다.
=>
BBBBB 중용타입

 

▷ 성격
칭찬할 것도 없지만 욕먹을 일도 없는 타입입니다.아무 결점도 없지만 그렇다고 장점도 없습니다. 성격에 이렇다 할 결점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다만 이 타입이 무언가 대업을 수행해야만 하는 입장에 처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마도 망연히 팔짱만 낀 채 아무손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큰 기회가 찾아오더라도 과연 그것이 자신의 성격으로 해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타입에게는 도박과 같은 방식의 재능은 없고 치밀한 노력으로 한 걸음씩 계단을 올라가는 형태의 출세방법이 가장 잘 맞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재능으로 승부를 하는 타입이 아니라 사람들의 격려와 도움, 원조에 의해서만 대를 이룰 수 있는 타입입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연 좋을까?)

연인, 배우자 - 무난하다는 점에서는 천하일품입니다. 그러니 이런 상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거래처고객 - 매우 평범하고 무난한 상대이며 각별히 주의할 일도 전혀 없습니다.

상사 - 아슬아슬한 돌격은 이 타입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견실한 비즈니스만이 이 타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즉 당신이 어떤 타입이냐에 따라 상사에게 귀여움을 사거나 미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동료, 부하직원 - 참모장과 침투대장 외에는 무엇을 맡겨도 좋을 타입입니다.


이번엔 Yes, No로만 대답했더니 다음과 같이 나왔다.

=> CACBA 자상하고 겁많은 만년 평사원 타입

 

▷ 성격
무슨 일에나 우유부단해서 남의 뒤만 붙어 다니기 쉽습니다. 온화한 인간의 대표적인 타입이며 주위 사람들의 동향에 과민하게 반응합니다. 자신의 의견은 입 밖에 내지 않습니다. 남을 생각하거나 빈틈없이 배려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지나쳐 눈치를 보느라 항상 벌벌 떨고 있는 듯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매사에 비판할 줄 모르는 저자세의 생활태도가 어느새 책임감의 결여, 즉 안일함으로 나타나 주위사람들의 격려해주고자 하던 마음을 빼앗아 버리는 원인이 됩니다. 좀 더 기개를 키우지 않으면 길가의 잡초처럼 짓밟히고 남의 눈에 띄지도 않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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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느 별에서 왔니?

개토님의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에 관련된 글.

 

조금 전에

오래된 벗이자 친한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눈이 온다고,

우리는 언제부터 술에 취해야만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냐고?

유쾌하게 웃으며 말하길래,

10년 전에도 그랬지요, 껄껄껄, 그랬다.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뛰어나가려고 했는데

낯선 사람들하고 있다고 해서 그냥 집에 있기로 했다.

웬일로 이 시간에 집에 있냐고?

허허 참, 새벽 1시가 지났네요.

눈길에 잘 들어가시고,

다음 주말께나 술 한잔 하자고 하고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내가 어느 별에서 왔는지 궁금해졌다.

 

...천왕성에서 왔단다.

 

천왕성에서 온 사람
http://www.quizdiva.net/bt/uranus.jpg" alt="천왕성에서 온 사람" style="margin-bottom:5px;"/>
당신은 그냥 별나다고 하기에는 아까운 눈부신 창의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범하고 놀라운 것을 좋아하는 당신은 정말 개성이 넘치고 멋진 사람입니다.

틀을 벗어난 것에 열광하는 당신에게는 거대한 잠재력이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반항아 기질을 조절하지 못하면 외톨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참신한 생각과 행동이 바로 당신 삶의 원동력입니다.

http://heygom.com/blogthings/planet/index.html">너 어느 별에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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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일정

일정이야 많지만

순전히 나 중심으로만 메모해 두면...

 

어제, 12일, 단식 1일차.

-오후 3시 민주노총 집회(국회앞)

-오후 4시 30분, 단위노조 대표자회의(민주노동당 브리핑실): 단식에 대한 안내, 주의사항

-오후 6시 30분, 연맹 단식노숙농성투쟁 결의대회: 투쟁사, 공연, 단식투쟁선포문 등

-오후 9시 원래는 교육; 간단한 회의와 작업...

 

밤에 농성 천막은 어두워

피곤한 동지들 하나씩 둘씩 스르르르 잠들고

나는 한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노트북에 담긴 자료 몇편 꺼내어 읽다가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오늘, 13일, 단식 2일차

-오전  8시 선전전(영등포역, 대방역, 여의도역): 나는 영등포역

-오전 10시 연맹 중집위(투본회의)

-오전 12시 집회

-오후  3시 통합준비위 집행위: 지각생들 기다리고 있음

-오후  7시 통합준비위 운영위: 예정

 

배, 고프다.

 

(....to be continued)

 

다시 오늘, 14일, 단식 3일차

-오전 8시 선전전: KBS 앞

-오전 11시 산재보험개악규탄 기자회견: 노사정위 앞

-오전 12시 사회복지예산 확충 결의대회: 공식 이름은 나중에 확인해 보고...

이 집회가 끝나자 이근원 동지가 안내를 이렇게 했다; 자, 이걸로 단식농성 8회차

집회가 끝났습니다. 9번째 집회는 오후 3시에 있을 예정입니다...

 

8번째 집회와 9번째 집회 사이에,

잠깐 일하러 사무실에 왔다가,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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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오늘 오후부터 

임시국회가 끝나는 15일까지 국회 앞에서 단식을 한다.

 

단식이란게 무작정 밥만 굶고 앉아서 버티는 게 아니라

첩첩으로 쌓인 일들을 해치우면서

한편으로 투쟁은 투쟁대로 소화해야 하는 것이라서

어제 하루도 집회 준비며 갖가지 회의며 다들 분주하고 또 분주했다.

 

아침에 아내한테 말했다.

-나, 주말까지 집에 못올 거야.

=왜?

-오늘부터 단식 들어가.

=뭐야?

-굶는다고...

=이런,  왜?

-노동법...

=그거 다 끝난 거잖아.

-아직은 아니지. 마지막으로 발버둥쳐 봐야지.

=그런다고 뭐가 바뀌냐?

-......

=어떻게 된게 사는 모습이 30년동안 하나도 안바뀌냐? 지들끼리 모여서 떠들기만 하면 세상이 어떻게 될 줄 아니? 그렇게 살려면 혼자 살지, 결혼은 왜 했어?

-에이, 괜히 얘기했네. 밥은 먹으면서 몇일 농성이나 하는 걸로 할 껄...

=(피식...)

 

좀 순화된 표현이 이랬다는 거다.

아내를 아는 사람들은 

짜증과 분노가 뒤엉킨 표정과 날카로운 말투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2주쯤 전에 어이없는 일로

대전교도소에 갇혀버린 한 동지에게 면회하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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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토요일 오후에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지침 7호가 나왔다. 1. 12월 11일(월) 총연맹 위원장의 항의 및 규탄 단식농성투쟁에 돌입한다. 2. 12월 12일(화)~14일(목)은 연맹별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 각 지역은 동시다발 집회투쟁을 전개한다. 3. 노동법 개악안 국회 본회의 처리저지를 위해 12월 15일(금) 전조직이 참가하는 총파업 투쟁(최소 2시간 이상) 및 전국동시다발 집회투쟁을 전개한다. -전조직 총파업투쟁(최소 2시간 이상) -16시 전국동시다발 집회(수도권은 국회앞 집중) 4. 가맹산하조직 및 단위노조의 각종 행사는 12월 15일 이후로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국회 일정에 따라 하루살이처럼 갈팡질팡하던 우리네 투쟁이 몇일 더 이어지게 되었다. 그 몇일 중에 단 하루만이라도 아쉬움과 후회가 남지 않을 피터지는 싸움판 한번 열었으면 하는 맘은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 뭐든지 제대로 한번 해보자. 해보자고.

 

한편으로, 4. 가맹 산하조직 및 단위노조의 각종 행사는 12월 15일 이후로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내 눈에는 특히 유난히 크게 보이는 이 지침은 사실상 12월 15일로 예정된 두 개의 큰 행사를 가리키고 있다. 운수노조 발기인대회(13:00)와 공공연맹, 민주버스노조, 민주택시노조, 화물통합노조준비위 4조직 통합대의원대회(16:00)가 바로 그것이다.

 

9월에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가 11월 30일로 늦춰지고, 다시 우여곡절을 겪으며 12월 15일로 바뀌었던 그 날이, 지금은 어느 날로 연기될지도 모르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내 살아온 날들은, 비슷하지만 끝없이 또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침에 따라 오락가락했던 시간의 묶음이라고 정의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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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가야 하는데...

국민학교 때 참 친했던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오늘 퇴근하면

곧장 김천도립병원 장례식장에 가서 문상도 하고

새벽이라도 김천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도 잠시 뵙고

엄마손맛이 그윽한 된장 좀 가져오려고 계획했는데,

아침 회의부터 다 틀어졌다.

 

1년전부터 4조직(공공연맹, 화물통준위, 민주택시, 민주버스) 통합논의를 해왔는데

그게 지지부진하다가 급기야 통합 날짜를 12월 15일로 잡은 게 지난 주라,

지난 주 토요일까지 논의한 내용을 상집, 사무처 회의에 보고했더니

비판 일색이었다.

회의에 줄곧  참여한 나 스스로도 예상했던 비판이고

줄줄이 다 맞는 얘기들이라서 변명의 여지도 별로 없었다.

 

결국 오늘 더 준비하고

내일 아침부터 다시 회의에 붙이기로 했다.

2시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저녁먹고 8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국회 앞 집회도 연맹 대표자회의도 모두 빼먹고

통합 관련 회의만 거듭했다.

 

그리고 오늘은 일단 끝났다.

김천 갈 차는 사실상 모두 끊어지고

(있다고 해도 내일 이른 아침부터의 일정을 생각하면 지금은 못간다)

할 수 없이 조금 전에 김천에 사는 막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대신 장례식장에 가서

내가 간 것처럼 예를 모두 갖추고 형 친구 만나서 사정 얘기 좀 하라고.

 

금세 달려갔는지 동생을 통해 내 친구랑 전화가 연결됐다.

친구가 하는 말,

"성우야, 니가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게 우리 모두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안와도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나는 과연 그 친구의 말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곰곰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사무실에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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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비정규 개악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처리된다고 해서

사무실 출근하자마자 헐레벌떡 국회앞 집회로 달려갔다.

 

마지막 연사가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는데, 연설 내용중에서

대강 이런 내용이 기억난다.

"미친 듯이 짖는 개새끼는,

 그 자신이 무서워서 짖는다고, 수의사들이 그러더라.

 나지막하게 으르릉거리기만 하고 조용히 노려보는 개새끼를

 진짜로 조심해야 한다.

 그런 개새끼야말로 사람이 걸리면 그냥 물어버린다.

 지금 저 개새끼들이 우리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매도하고

 원천봉쇄하며 광분하는 이유는, 우리의 투쟁이 두렵기 때문이다."

 

내용보다도 개새끼라는 말에 화부터 났다.

이 대목에서 꼭 개 대신에 개새끼라는 말을 쓰면

의미가 더 분명해지고 분노가 더 크게 느껴지는가?

 

집회 끝나고 사무실에 왔다가 다시 3시 청와대 앞 집회로 갔다.

고 하중근 열사 정신계승! 살인경찰 책임자처벌 촉구! 총파업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런 길다란 이름의 집회가

50미터 간격으로 청와대로  가는 길 어귀를 지키고 있던

경찰들의 봉쇄망을 뚫고 들어온 20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생동감있는 연설에 위트와 유머를 잘 섞어 재미를 더하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께서 연설을 하는데,

아아,  X나게 어쩌고 하면서 욕까지 섞어서 노무현과 정부를 질타했다.

재미있게 듣고 있다가 X나게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뒷얘기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구호나 연설 중에 욕설이 등장할 때마다

꼭 저렇게  해야 하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는데

오전에는 총연맹 위원장 오후엔 민중연대 상임대표가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섞어서 연설을 하는 것을 보고는

"집회중 욕설금지 운동"이라도 해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집회중"이 아니면 욕설을 써도 괜찮냐고 

괜시리 누가 시비를 걸지 모르겠는데,

여기에다가 '개새끼'니 'X나게'니 하는 낱말들을

인용하면서도 내 손이 은근히 떨린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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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하다

새벽 3시,

잠도 못자고

일도 못하고

 

내 여정의 한 구간이 또 끝나간다.

새로 시작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

 

내 뜻대로 내 맘대로 살았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았던 것은 또한 아니다.

과정과 논의가 어떠했든지간에

마지막 순간에 내 행로를 결정한 것은 바로 나였기에

나는 나에 대해서 언제나 책임을 질 뿐이다.

 

무얼 하지?

어떻게 살지?

끊임없이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지만

한 구간이 끝날 때면 답하기가 더욱 어렵더라.

 

잘까?

일할까?

가볍게 맥주라도 한잔 할까?

40대도 벌써 중반인데

내 삶의 오랜 버릇은 십년전이나 이십년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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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소리

한 사무실에서 개성 강한 활동가들이 부대끼며 일하다 보면

가끔 언쟁도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어제였나,

그게 내 자리에서 벌어졌다.

 

-아니, 사무처장님, 이건 잘못한 거예요!

=그렇네요.

 

-나 없는 사이에 이렇게 일을 대충 해버리면 나더러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글쎄, 내 딴에는 문서 자체만 보고 사실로 간주했고 사실관계를 따로 확인할 필요는 느끼지 않았는데... 지금 바로 내가 제대로 파악해 보고 처리하도록 할께요.

 

(미안한 얘기지만, 총연맹에서 오는 문서는 가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해야 한다. 이번 문서만 하더라도 회의했던 날짜를 틀리게 기록했더라. 업무에 관한 얘기이니까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암튼, 사무처장 자리에서 큰소리가 나니까 여기저기서 불안스럽게 건너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분이 이렇게 일하시면 안되죠! (담배 한 대 물고 나간다. 그 뒤에다가 나도 큰소리 한번 쳤다.)

=에이, 나이 더 먹었다고 일을 더 잘하나요, 뭐. 그리고  나는 정신연령이 20대야. 자기보다 어리다구!

 

일순 사방에서 긴장이 풀리며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씩 웃었다. 끝.

 

* 이 글은 큰 목소리를 낸 동지를 탓하거나 나무라는 뜻에서 쓴 것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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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장항에 다녀왔다. 밤에 가서 밤에 왔다. 22년 전 여름 나는 혼자서 장항에 간 적이 있다. 군산에서 바지선 비슷한 큰 배를 타고 금강 하구를 가로질러 장항으로 건너던 장면이 내 기억에 남아 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바다는 나에게 짜릿한 환희와 감격의 공간이었다. 그래서 넓다란 물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던 군산과 장항의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뇌리에 남았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진안으로, 진안에서 전주와 군산을 들르고, 장항을 지나 홍성으로, 홍성에서 다시 태안을 거쳐 몽산포와 연포 해수욕장에서 얼마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다시 청주와 제천을 지나 청량리로 이르는 한 달쯤의 여정을 다 끝냈을 때, 나는 가을과 겨울에 내가 소진하고야 말 에너지를 한껏 충전하고 있었다. 그해 가을, 박정희 정권이 만든 학도호국단은 해체되기 시작했고, 학생회가 부활했다. 그 후로 나는 군산에도 여러번 가고 서천에도 여러번 갔지만 장항에 간 적은 없다. 오늘, 잠깐이라도 22년 전의 장항을 추억하며 밤바다라도 가보고 싶었지만, 바다 냄새 대신에 망자에게 바치는 향내음을 안주 삼아 소주 몇잔 나누고 서둘러 돌아 왔다. 언제나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일이다. 낯선 곳이든 추억이 서린 곳이든, 거기에 간 목적(이를테면, 수련회, 교육, 조문...)에만 충실하고 곧바로 되돌아와야 하는 내 처지가 애처롭다고, 오랜만에 그리고 새삼스레, 유난을 떨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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