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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8
    억새(8)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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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7/08/04
    화려한 휴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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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2000년 10월, 마라도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내 기억을 돕기 위해서 사진기와 mp3를 늘 갖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사진을 찍거나 필요한 것들을 녹음한다.

 

관리하기도 쉽지 않고

내가 찍거나 녹음한 메모들을 나중에 다 챙겨보지 못하고 죽게 되겠지만

내가 어디를 다녔는지 내가 누구를 만났는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사진함에는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 중에 일부라도 여기에 풀어보도록 한다.

혹시라도 더 크게 보고 싶은 동무들이 있을까 싶어서

사람이 나오지 않은 사진은 권장크기보다 약간 더 크게 했다.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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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시험 감독

조용하게 학교만 다닐 줄 알았던 가문비가

지난 1학기 초에 난데없이 표 대결까지 해서 3학년 8반 반장이 되었을 때,

가문비 엄마 왈,

"야, 반장 엄마들 학교 와라, 이러는 거 싫은데, 어쩌자고 반장을 했어?"

가문비는,

"그냥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남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왜 그러셔?"

 

그러고 나서 학교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반장이며 회장 엄마들이

서로 전화도 주고받고 하면서 아이들 뒷치닥거리를 하는 낌새는 여러번 봤었다.

 

그 중에 하나가 시험기간에 가서 시험감독을 하는 일인데,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 10월 4일부터 6일까지란다.

아내는 10월 5일(바로 오늘!)에 시험감독을 하는 걸로 턱 하니 이름까지 올랐는데,

이번 주부터 서울로 출근을 하고 있으니

졸지에 그 노릇이 나한테로 넘어왔지.

 

오늘 오전은 여차저차하여 휴가를 청한다고, 사무실에 연락하고 나서

이틀째 스쿼시된 몸을 끌고 학교로 갔다.

 

09:00-09:45 사회

10:00-10:45 기술, 가정

11:00-11:45 수학

 

오늘의 시험시간표는 이랬다.

1학년 8학급, 2학년 9학급, 3학년 10학급, 모두 27학급의

반장, 부반장, 회장, 부회장 등등의 감투를 쓴 아이들의 엄마들이

당번을 정해서 매일 27명이 모이고

선생님들과 짝을 이루어 시험감독에 들어가는 것인데,

오늘도 남자는 나 혼자였다.

안내말씀을 주시던 무슨 주임선생님께서는 나를 보더니

아빠들이 감독을 하면 더 좋겠다고 하고, 엄마들도 맞장구쳤다.

 

시험감독을 맡은 선생님은 자기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년은 제외하고

학부모 감독도 자기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년은 빼고 반 배정을 한다.

나는 1교시 2학년 7반, 2교시 2학년 8반, 3교시 2학년 9반이었다.

 

내신성적을 여러모로 반영하기 때문일까,

시험분위기가 거의 입시와 진배없다.

정해진 45분 동안에 문제를 풀고 답은 OMR카드에 적어서 내는데

문제지에는 연필로만 쓸 수 있고

OMR카드에는 빨간펜으로 표시하고 나서 컴퓨터용수성사인펜으로 최종 표시하고,

주관식은 검정이나 파랑 볼펜으로 쓰도록 정해서 칠판에 인쇄물로 커다랗게 공지해 두었다.

 

우리 때는 답안지 빨리 작성하고 나면 그냥 나가곤 했었는데

그럴 수도 없다. 문제를 일찍 풀면 엎드려 자는 수밖에 없다.

시험지 나눠주고 10분만에 엎드린 아이,

시험시간이 2분 남았는데 OMR카드를 두번이나 새로 청하는 아이,

시험시간 내내 단 5분만 깨어있던 아이,

한 반에서는 OMR카드를 25분 지나고 나서 나누어주었는데

그 사이에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버린 아이,

연신 코를 훌쩍이거나 연필로 장난질을 하거나

여하튼 각자의 개성들이 틈틈이 시험시간의 정적을 깨기도 하고,

그러는 동안에 45분 내내 교실 뒷편에서 서 있는 것이 내 임무였다.

 

그냥 멀쩡하게 서서 45분씩 견디는 거, 이거 중노동이더라.

3교시쯤 되니까 허리도 뒤틀리고 다리도 뻐근한 것이

앞에서 서 있는 선생님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로구나.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학교 식당에서 20여명의 엄마틈에 홀로 끼여서

짬밥까지 먹고 집으로 왔다.

(교장선생께서 밥먹고 가라고 아예 지키고 있더라)

그냥 뻗어서 잠이나 자면 좋겠는데

오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일단 사무실에 가서 출근신고는 하고 보자.

 

참, 쉬는 시간에 교감선생님이 학교 폭력에 관한 짧은 보고/안내를 했는데,

가문비네 학교는 학교폭력이 별로 없고

특히 요즘 여중생들이 담배를 많이 피는데 그것도 덜하다,

다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곳이라서

시험을 앞두고 인근 상가 등지에서 도벽이 발동하여 파출소로 잡혀가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 아빠가 박사라고 10대 아이들까지 박사는 아니니까

아이들 시험치는 기간에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말고

좋은 점수 받으라고 압박하지 말기 바란다,

백일장 같은데 가자고 해도 공부에 영향 있을까봐 조심스러워 하는 게

이 학교 분위기다, 너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것 같다,

대충 이런 얘기였다.

 

학부모 시험감독은 왜 하는지 잘 이해는 안되지만

가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듣는 건

흥미로울 때가 있다.

 

방금 가문비가 뒤이어 집에 왔다.

학부모들이 시험감독을 맡으면 무슨 컨닝예방효과라도 있냐, 물었더니

친구들이 그냥 좀 부담스러워한다고 그런다.

하긴,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데 옆에서 어떤 엄마가 내려다 보고 있으면

선생님이 보고 있는 것하고는 또다른 부담이 될 것 같다.

 

아무튼, 반장 딸 덕에 별 일을 다해 본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아이들 학교 일에는 참 고분고분하단 말이야.

 

(시험 분위기 망칠까봐 사진 하나 못찍었다. 2학년 7반 교실 칠판에

 "지나친 욕설하지 말기"라고 적혀 있었다. 음, 요즘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욕설쯤은 허용된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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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험문제지

2003년도였나...

서울의 어떤 대학에서 두 학기 강의를 한적이 있다.

총학생회가 요구해서 개설한 과목이었는데, "현대사회와 과학"이라고...

 

KTX도 없던 때였으니

강의가 있던 날은 거의 밤새다시피 준비하고

새벽 5시 30분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

2시간 30분쯤 내리 수업하고, 그랬다.

 

지난 월요일에 특강을 한답시고 옛 자료들을 찾다가

내가 그 때 출제했던 기말시험 문제지를 보게 되었다.

내가 가르쳤고 내가 출제했고 내가 채점하고 학점도 매겼는데,

시험문제가 어떤 것은 벌써 낯설기까지 하다.

 

나는, 말하자면 벼락강의를 했던 거다.

정신없이 바쁜 시절에, 위원장이 강의맡아서는

주변 동지들 속을 썩였던 기억이 새롭구만요...헤

 

정보기본권, 과학기술민주화, 생명공학, 과학전쟁 등

쬐금 호기심이 가는 동지들만 첨부 파일을 한번 보고 풀어보세여~.~

 

(원래 편집상태는 무시함)

 



 

1. 다음은 NEIS에 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입니다. 읽고 답하시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는 ( ① )의 운영에 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1. ( ① )의 ( ② )개 개발영역 가운데, 가. 사생활의 비밀침해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 ③ ), ( ④ ) 및 ( ⑤ ) 영역은 입력 대상에서 제외하고, 나. 교원인사 기록 중 별지목록 기재 항목은 사생활의 비밀침해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입력항목에서 제외되도록 ‘교육공무원 인사기록 및 인사사무처리규칙’을 개정하고, 2. 개인정보의 누출로 인한 사생활 비밀침해 등 인권침해가 없도록 학교중앙정보시스템(CS)에 대한 보안체계 강화 조치를 강구할 것을 각 권고한다.


(1) 위 ①은, 모든 교육행정기관 및 초․중․고등학교를 인터넷으로 연결, 단위학교 내 행정정보는 물론 전 교육행정기관에서 처리해야하는 업무를 인사, 예산, 회계, 교무/학사 등의 영역으로 나누어 전자적으로 연계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말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2점)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위 ②, ③, ④, ⑤에 맞는 내용을 채우시오. 단, 순서는 관계없음. (4점)

②__________       ③__________       ④__________       ⑤__________


2. 아래 인용문은 최근에 보도된 신문기사이다. ①, ②에 들어갈 용어는? (2점)

앞으로 수신자의 사전동의를 거치지 않고 광고메일을 보낼 경우 불법으로 규정돼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을 받게 된다. 또 음란물 등 불법 유해정보로부터 어린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 전용 메일'과 `어린이 전용 도메인'(kids.kr)이 주요 포털업체와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도입된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변재일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제1차 민․관 합동 스팸메일 대책위원회'를 열어 `불법 음란스팸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불건전 정보 및 불법 스팸메일 종합대책'을 마련, 강력 추진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수신자의 수신 거부의사가 없는 한 광고메일을 보낼 수 있는 현행 `(  ①  )'방식을 수신자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거친 뒤 광고메일을 발송할 수 있게 하는 `(  ②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②  ) 방식으로 전환되면 사전에 수신동의 없이 광고메일을 발송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돼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을 받게 된다.

①____________________

②____________________


3.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참여의 근거로 관계가 없는 것은?(2점) (    )

① ‘평범한’ 지식의 중요성                ② 기술시민권

③ 과학기술의 사회적 형성론            ④ 기술결정론


4. 다음은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시민참여 모델을 열거한 것이다. 괄호 안에, 간접적인 참여 모델은 A, 직접적인 참여 모델은 B로 표기하시오. 또한 참여의 효과가 매우 높은 것을 골라 밑줄을 치고, 참여의 효과가 낮은 것은 글자 위에 ×표시를 하시오.(5점, 하나 틀릴 때마다 0.25점 감점)


공청회        (   )       사이언스 샵        (   )    정보         (   )

시민조사위원회(   )      시민배심원제       (   )    자문기구     (   )

합의회의      (   )      참여적 기술영향평가(   )   사법수단     (   )

여론조사      (   )       시나리오 워크샵    (   )   국민(주민)투표(   )

대안기술운동  (   )       청문회             (   )


5. 사이언스 샵(과학상점)의 도움을 받기 위한 연구(집단)의 자격 요건이 아닌 것은? (2점) (    )

① 연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재정능력이 없어야 한다.

②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한다.

③ 연구결과를 생산적으로 이용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④ 연구기간 내내 사이언스 샵 활동에 참가해야 한다.


6. 캠브리지 시민조사위원회와 관련이 없는 내용은? (2점) (    )

① 위험한 레벨(P3, P4)의 유전자재조합 실험을 금지시키는 모라토리움을 심의, 통과시켰다.

②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참여의 직접적인 형태로서 유사한 제도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③ 제한된 수의 시민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시민의 일부분만을 대변한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④ 지역사회의 이름난 과학자들로 구성되었다.


7. 다음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린 합의회의에서 다루었던 주제는? (3점) (    )

① 식료품에 대한 방사능 이용

② 승용차 이용의 미래

③ 유전자 치료

④ 유전자 조작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

8. 다음 인용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① 1990년대 들어 드러나는 과학과 공중과의 관계는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의 시기가 종언을 고하고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21세기에는 과학이 종말을 고할 것이라든지, 또는 과학에 대한 지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20세기의 흐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분명한 것은 21세기의 과학과 공중과의 관계는 20세기 후반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라지리라는 것이다. 21세기 과학연구의 정당성은 진리나 장기적 효용과 같은 막연한 가치가 아니라 과학자사회 밖의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원천에서의 자극을 통해 찾아질 것이고, 이렇게 찾아진 정당성은 사회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적으로 체크되고 주시될 것이다.


(1) 20세기 과학활동의 특징이 아닌 것은? (2점) (    )

① 과학활동의 양적 팽창 - 사회의 대대적인 지원

② 과학활동의 성격 변화 - 거대과학

③ 과학과 기술의 관계 밀착화

④ 기초과학에의 대대적이고 집중적인 투자


(2) 위 인용문에서 밑줄친 부분을 대표하는 사건은 과학자사회에 베를린 장벽의 붕괴만큼이나 큰 충격을 주었다. 다음 중 그 사건과 관계없는 것은? (2점)

(    )

① 1993년

② 초전도가속기(Superconducting Supercollider, SSC)

③ 오늘날의 과학은 납세자와 그들이 선출한 의원이 과학의 가치와 기여에 대해 확신을 가질 때에 한해서 지원된다.

④ Human Genome Project


9. 다음 설명에 해당하는 용어는?

(1) 개인이 자기의 이득만을 생각하여 의사결정을 할 때, 사회전체에 손실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모델로서, 경제학에서는 과점(寡占)의 문제, 전략론에서는 핵억지력(核抑止力)의 문제 등에 응용되고 있다. (2점)

____________________

(2) 각종 생물이 생존하는데 꼭 필요한 유전정보들을 간직한 염색체의 1조. 한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모든 유전자의 집합으로서 생명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2점)____________________

(3) 30억개에 이르는 인간 DNA 염기의 배열구조를 판독해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일. (2점)____________________

(4) 어떤 특정한 유형의 조직으로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 배아만이 아니라 태반조직, 탯줄, 성인세포 등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2점)_________________

(5) 유전자조작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생물체. (2점) ____________________

(6) 이것은 한 시대의 과학적 가설, 법칙, 이론, 믿음, 실험의 총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의 전이는 논리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종교적 개종과 흡사한 비합리적인 과정이다. 이것은 마치 안경과 같은 것으로서, 과학자는 이 안경을 바꿔 쓸 수는 있을지언정 벗을 수는 없다. 토마스 쿤은 이것을 이용하여 과학 지식이 누적적으로 진보한다는 믿음에 제동을 걸었으며, 객관성의 아성이었던 과학에 주관론이 개입할 길을 열었다. (3점)____________________


10. 다음 인용문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의 제목은 무엇인가? (3점)________________

이 영화는 세부사항에 꽤나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미래사회를 묘사함에 있어 그저 상상력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사회의 연장선을 찾아 이를 투영해 보려고 애쓴 노력이 보인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이 영화가 그리는 미래사회에서 ‘유전적인 차별’(genetic discrimination)이 불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묘하게 사람들의 유전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저장하고, 또 필요할 때마다 이를 조회할 수 있는 장치가 만들어져 있음이 그려지고 있다. 지금도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출신 지역과 학교에 따른 차별은 불법이지만 이것이 교묘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영화를 통해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개량’(genetic enhancement)과 ‘유전자 결정론’(genetic determinism)은 밀접하게 얽혀 있다. 개량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개량은 오직 이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환경의 중요성은 무시되고, 교육과 훈련은 천대받는다. 허약한 사람에 대한 투자는 가정과 사회의 자산 낭비로 간주된다. 멘델(G. Mendel)의 키작은 유전자의 콩도 양분과 햇빛을 잘 공급하면, 부실하게 키운 키 큰 유전자의 콩보다 더 크게 자랄 수 있다는 유전의 기본적인 진리가 무시된다.


11. 다음 내용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 (3점) (    )

“과학을 포함한 지식생산에서 여성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대안이 되거나 기존의 남성 중심의 관점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입장으로서, 이 이론의 가장 큰 매력은 여성 연대의 실천적 행동을 이끌어내기에 좋다는 점이다.”

① 페미니스트 입장 이론(standpoint theory of feminism)

② situated knowledge

③ 젠더 이데올로기


12. 다음 중에서 프라이버시권의 보호와 관련이 없는 것은? (2점) (    )

① 혼자 있을 권리                       ② 자기정보통제권

③ OECD 개인정보보호의 8원칙                ④ 감시권


13. 과학전쟁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전통적 과학관을 고수하는 과학자들과 사회구성주의적 과학관에 동조하는 과학사․과학철학․과학사회학자들간의 충돌을 일컫는 말이다. 다음 중에서 과학전쟁과 관련이 없는 것은? (3점) (    )

① 소칼의 날조(Sokal's Hoax)           ② 와이즈 사건(Wise Affair)

③ CFC의 오존층 파괴 논쟁             ④ 토마스 쿤(Thomas Kunh)


14. 다음 괄호 안에 알맞은 내용을 넣으시오. (4점)

(1) 비GMO 농산물이나 식품에 의도하지 않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우연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GMO가 포함된 경우에, 비GMO로 인정되는 비GMO농산물과 GMO의 비율을 GMO 비의도적 혼입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적용하고 있는 GMO의 비의도적 혼입율은 (    )%이며, 유럽에서 적용되는 것은 (    )%이다.

(2) 현재 우리나라에서 GMO 표시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    ), (    ), (    ), (    )이다.


15. 아래 인용문을 읽고 싸이버스페이스를 규제하는 4가지 요소를 순서대로 열거하시오. (4점)

( ① )은 싸이버스페이스 속의 행위를 규제한다. 저작권법, 명예훼손법, 음란물규제법은 법적 권리 침해행위에 대하여 소급해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해오고 있다. ( ② ) 또한 싸이버스페이스 속의 행위를 규제한다. 뜨개질을 주제로 한 뉴스그룹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글을 올려보라. 그러면 여러분은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방 메시지를 받게 될 것이다. ( ③ )도 싸이버스페이스상의 행위를 규제한다. 인터넷서비스 요금은 온라인 접속을 제한한다. 끝으로 구조와 흡사한 것, 즉 ( ④  )도 싸이버스페이스의 행위를 규제한다. 싸이버스페이스를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여러분의 행동양식에 대한 일련의 제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제약들의 실체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떤 장소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패스워드를 입력해야만 한다. 한편 신분증명이 필요없는 다른 장소도 있다. 어떤 장소에서 여러분은 단지 수령인만 들을 수 있는 암호화된 언어로 이야기하도록 선택할 수 있는 반면 다른 장소에서는 암호화가 선택사항으로 되어 있지 않다. ( ④  ), 소프트웨어, 구조, 통신규약은 이러한 사양들을 만들어낸다. 이것들은 ( ④  )제작자에 의해 선택되는 사양들이며, 어떤 행위를 가능하게 또는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다른 행위를 제약한다.

①____________________          ②____________________

③____________________          ④____________________


16. 아래 열거된 항목들 중에서 서로 관계있는 것끼리 2-3개씩 묶으시오. 괄호 안에 표시된 숫자는 관련 항목의 수를 가리킴. (각 2점, 따로 표시된 것은 3점)

a. BM 특허(2)               b. COPYLEFT(2)         c. DDT(3)      d. NEIS(3, 3점)

e. 강제실시(2)               f. 결핍모형(3, 3점)      g. STS(2)       h. 디지털도서관(2)

i. 과학대중화         j. 글리벡                 k. 삼성전자 ‘원격교육방법’

l. 자기정보통제권    m. 자유소프트웨어      n. 전송권               o. 침묵의 봄    

p. 과학기술학, 과학기술과 사회               q. 레이첼 칼슨(Rachel Carson)

r. PUS                                      s. 정보수집제한의 원칙

( a )-(    )/( b )-(    )/( e )-(    )/( g )-(    )/( h )-(    )

( c )-(    )-(    )/( d  )-(    )-(    )/( f )-(    )-(    )


17. 인용문을 읽고 괄호 안에 적당한 말을 순서와 관계없이 써 넣으시오.(2점)

테일러주의의 핵심은 노동과정에 있어서 그 동안 통합되어 있던 ( ① )과 ( ② )을 분리시킴으로써 노동자들의 숙련을 제거하고, 이 중 구상 기능을 관리자층의 재량 하에 둠으로써 노동과정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포드주의(Fordism)란 테일러주의적인 ( ① )과 ( ② )의 분리 및 직무의 세분화에 덧붙여 부품의 표준화와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이동식 생산 공정을 도입하여 이를 결합한 생산 방식으로, 1910년대의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비로소 보편화된 것이다.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에 입각한 생산 방식, 그리고 자동화에 근거한 노동 대체 시도는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음이 역사적으로 밝혀졌다. ( ① )과 ( ② )의 분리와 극도의 직무 세분화, 고정된 장소에서의 반복작업에 기초한 포드주의적 노동 방식은 노동의 능률을 급격하게 떨어뜨렸고, 이는 직무에 만족하지 못한 노동자들의 높은 결근률과 이직률이라는 현상으로 드러나게 됨으로써 결국 생산성의 향상 그 자체가 위협받게 되었다. 포드주의적 노동 방식에 내재한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인지되기 시작한 1970년대 이래로 서구 각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①____________________

②____________________


18. 다음은 중간고사를 대신하여 제출하도록 한 보고서의 주제들입니다. 이 중에서 제시되지 않았던 2가지를 고르시오. (4점) (    ), (    )

a. NEIS                     b. 수돗물 불소화 논쟁           c. 소칼의 날조  

d. STS                     e. 대안기술운동                 f. 국가미사일방어체제   

g. 정보기본권               h. 정보격차의 해소방안          i. 소리바다

j. 인터넷 실명제             k. 생명복제


19. 다음 인용문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학에서 어떤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사례이다. 생물학적 성(sex)이 아닌 사회학적인 성을 의미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3점) ____________________

의학이나 생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 및 발생이 시작되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을 보면, 우리의 난자와 정자도 놀라울 만큼 여성과 남성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맞게 행동한다. 난자는 정자가 제때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정자를 만나 수정에 성공한 난자만이 배로 성장할 수 있다. 반면 정자는 힘차게 꼬리를 저어 난자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최근에 연구자들은 수정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 이러한 일반적인 묘사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정자의 꼬리운동은 난자를 뚫고 들어갈 만큼 강력하지도 않고 전진운동보다는 좌우로 움직이게 한다. 또한 난자에는 정자를 붙잡는 강력한 포획능력이 있어 정자에서 방출된 화학물질이 난자막을 녹이는 동안 붙들어둔다.

 

20. 귀하가 써낸 보고서의 제목을 쓰고 결론을 간략하게 서술하시오. (5점)

① 제목: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② 결론: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1. 쉬어가는 페이지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문제를 풀고 마무리합시다. (10점)

(1) 이 강좌의 이름은? (    )

① 현대사회와 과학              ② 현대사회와 과학기술

③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④ 과학기술과 현대문화

(2) 이 강좌의 개강일은? (    )

① 3. 3.          ② 3. 10.       ③ 3. 17.       ④ 3. 24.

(3) 이 강좌에서 끝까지 남은 수강생의 수는? (    )

① 51명         ② 52명         ③ 53명         ④ 54명

(4) 토론을 위한 조편성은 모두 몇 개로 했는가? (    )

① 3            ② 4           ③ 5           ④ 6

(5) 개강일을 제외하고는 조별토론을 몇 회 했는가? (    )

① 2            ② 3           ③ 4           ④ 5

(6) 이번 학기에 예정했던 특강횟수와 실제로 했던 특강횟수는? (    )

① 2-1          ② 3-1          ③ 2-2          ④ 3-2

(7) 강사가 넥타이를 매고 강의했던 횟수는? (    )

① 0            ② 1           ③ 2           ④ 3

(8) 이번 학기 동안에 강사는 몇 번이나 지각을 했는가? (    )

① 0            ② 1           ③ 2           ④ 3

(9) 학기 중에 기말시험 기간을 제외한 휴강일과 그 사유는 무엇인가? (    )

① 4. 21(중간고사)               ② 4. 21(과학의 날)

③ 4. 28(중간고사)               ④ 4. 28(과학의 날)

(10) 수강생 중에는 어느 학과(학부)가 가장 많았는가? (    )

① 미술 전공    ② 법학부       ③ 치의예과     ④ 생활과학부

(11) 수강생이 한명도 없었던 학과(학부)는? (    )

① 기악과       ② 의예과       ③ 한약학과     ④ 외식산업학과

(12) 이 강좌를 수강한 학생 중에서 1학년은 몇 명인가? (    )

① 0            ② 1           ③ 2           ④ 3

(13) 강사가 보낸 이메일의 일련번호[__대/sciclass/?] 끝자리는? (    )

① 6            ② 7           ③ 8           ④ 9

(14) 3월 31일에 실시했던 수업 진행에 관한 설문조사의 문항수는? (    )

① 0            ② 1           ③ 2           ④ 3

(15) 이 과목의 B+ 이상의 비율과 낙제점이 바르게 연결된 것은? (    )

① 30-56         ② 30-59       ③ 40-56       ④ 40-59

(16) 이번 학기에 제출해야 했던 숙제(보고서 포함)는 모두 몇 개인가? (    )

① 0            ② 1           ③ 2           ④ 3

(17) 이번 학기에 강사가 수업 외에 가장 여러 번 강조했던 이슈는? (    )

① 이라크전쟁   ② 대구지하철   ③ 대통령선거   ④ 대동제

(18) 이 강좌에서 제공한 여러 참고자료의 필자가 아닌 사람은? (    )

① 이영희       ② 홍성욱       ③ 김명진       ④ 김정흠

(19) 강의안내 또는 수업 중에 한번도 인용되거나 언급되지 않았던 사람은? (    )

① 장석주       ② 신영복       ③ 정희성       ④ 장정일

(20) 이 강좌의 평가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    )

① 토론참여도   ② 보고서       ③ 기말시험     ④ 이메일 수신율.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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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닯다 - 노랫말

그저께 어떤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려는데

한 동지가 대뜸 나에게 노래를 주문했다.

 

이럴 때는 빼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나오는대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

 

애닯다 세상사람 입들만 성하여서 이러니 저러니 말만 하네~

 

그리고는 아뿔사, 노랫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음에는 제대로 부르겠다고 하고서 그냥 달아났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노래를 온전하게 부른 건

한 이십년은 족히 된 것 같다.

 

지금 그 생각이 나서 옛 노래들을 검색해 보았다.

어떤 친절하고 부지런한 분이

민요가사만 200곡 가까이 모아둔 걸 찾았다.

참 고맙기도 하여라.

 

잊고 있었던 많은 노랫말들이 입가에서 맴돈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첩첩인데, 점심도 안먹고 이러고 있다.

 

<애닯다>

    -중모리

 

1. 애닯다 세상사람 입들만 성하여서 이러니 저러니 말만 하누

    실지사업 전혀없이 어찌타 급한 이 때 말만 하누 말만 하누

2. 애닯다 세상사람 돈이면 만사형통 이 놈도 저 놈도 돈만 아네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나 돈만 아네 돈만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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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복지센터 투쟁이 끝나면 스쿼시를 배우겠노라고 집에다가 큰소리쳤는데

8월에 투쟁이 끝장을 보지 못하고

10월 31일까지 교섭을 계속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었다.

 

그리고 10월, 교섭은 지지부진하고

다시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가문비는 자꾸만 채근을 하고

(아빠, 스쿼시한다며? 언제부터 하는 거야? 하긴 해?)

아내는 놀리기만 한다.

(니네 아빠가 스쿼시를 배우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이러다가는 집에서 신용이 바닥나겠구만,

그럴 수는 없지.

그저께 교섭 끝나고 나서 스쿼시 등록상황을 물었더니

아침  6시 10분반이 2명 비어 있단다.

 

달려가서 곧바로 등록을 했고(20% 할인 64,000원),

오늘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달려갔다.

(새벽 3-4시에 잠자리에 드는 내가 이 시간에 일어나려면

 억지로라도 2시 이전에는 자야 한다)

 

그리고는 50분 수업시간 동안,

그야말로 내 몸을 squash했다.

땀 한 바가지는 족히 흘렸겠다.

간간히 하는 운동이라고는 집회에서 팔뚝질하는 것 밖에 없었으니

달리기도 그렇고 팔동작도 그렇고 둔하기가 그지 없다.

 

강사(우리 조합원이다) 선생 왈,

1달쯤 열심히 하면 몸이 좀 풀리고 활발해 질거라는데

잘 할 수 있으려나, 아니, 열심히 잘 해 봐야지!

 

누군가 그랬지.

스쿼시 하기에는 너무 늙은 나이 아니예요? 무리인데...

두고 보자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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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전근

1.
비가 온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주방의 창을 열어놓고 들으면서 돌솥에 밥을 지었다. 씹히는 질감이 살아나 밥맛이 좋다. 반찬없이 밥만 콕콕 씹어도 될 듯하다. 추석선물로 동생이 보내준 옥돔을 굽고 냉동한 성게알을 찾아서 미역국을 끓인다. 김치, 물김치, 어제 남은 김치찌개와 함께, 제법 풍성한 아침밥상을, 일요일 낮 12시에 차려낸다. 돌솥에서 아주 적당히 눌은 누룽지를 긁어내 아이들의 후식으로 곁들였다.

 

2.
홍차에 레몬조각을 두개 넣어 마시며 오늘 내가 할 일들을 생각한다. 일이 넘치게 밀려 있으면 괜히 딴 생각부터 난다. 컴퓨터 폴더에 비올 때 듣기 좋은 노래가 있다. 되풀이해서 흘러가도록 해두고, 책 한권 집어든다.

 

실직 한 달 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하고 시작되는 시를 읽는다. 김륭,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구름이 없으면 세상이 얼마나 소란스러울까...(동감)...아주 드문 일이지만 콜택시처럼 와 있는 구름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죽은 애인의 머리통이나 쩍, 금간 수박이 발견되기도 해/ 초보들은 그걸 태양이라고 난리법석을 떨지//

 

기타 등등...

 

3.
진보넷에 들어갈 수가 없다. 오전에 메일을 읽으려니 점검중이라고 나오더니, 블로그에 접속하려고 해도 한참을 모래시계만 돌아가다가 알 수없는 메시지가 뜬다. 무슨 문제가 생겼나? 정통부가 엊그제까지 북한 게시물들을 삭제하라고 난리를 쳤는데 혹시 이 시간 그런 문제로 서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온라인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쓰려고 했다가, 그냥 메모장에다가 써내려 간다.

 

4.
아내가 서울로 발령이 났다. 실은, 9년 전에 처음 임용이 되었을 때 아내의 첫 발령지는 서울이었지만, 남편이 대전에 있다고 이래저래 애를 써서 대전으로 왔던 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서울로 올라오라는 요구가 이어지긴 했었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승진이고 뭐고, 이렇게 살다가 죽게 좀 놔두라고 응수했고, 다행히도, 내가 서울로 오가던 2년 동안은 서울로 전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미리 소문은 돌고 있었지만 확실한 것은 미리 알수가 없었다. 아내가 10월 중순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어떤 학회에서 아내가 했던 일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 모든 준비와 행정절차의 마지막 날짜가 금요일이었다. 목요일 오후에 아내가 서울본청의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약에  인사발령이 예정되어 있다면 스위스 출장을 포기해야 하니까 언질이라도 달라고 했을 때, 상대방은 딱 잘라서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인사문제를 미리 얘기해 줄수는 없노라고.

 

금요일 오전에, 아내는 바빴다. 예약한 비행기표에 대해서 결제를 하고, 발표할 내용을 학회에 보내고, 스위스에서 머물 호텔과 거쳐야 할 일정들을 모두 재확인하고, 그리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공문을 만들어서 상급자에게 결재를 올렸다. 그리고 그 날 오후 5시 50분에, 아내는 서울로 발령이 났다. 다시 아내는 그 날 오전까지 했던 모든 일을 취소해야만 했고, 스위스의 학회측에 사정을 설명해야만 했고, 이제 월요일 아침이면 서울로 가야만 한다.

 

5.
처음에 아내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 건데 무얼 그리 힘들어 하시나. 아이들한테 신경쓰지 말고 자기 일만 챙기는 시간으로 삼으면 되겠구만, 하고 말했다. 나처럼 출퇴근하는 일은 힘들테고, 방을 구하든지 기식할 곳을 찾든지 뭔가 수를 내야 할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나 후배들에게 전화도 해보더니, 아내는 좀 차분해졌다. 이왕 가는 거 죽어라고 일만 하다가 빨리 되돌아오도록 해야겠다는 전략을 얘기한다. 아예 1년쯤 외국간 셈 치자고 했다. 아이들은, 엄마의 부재는 간섭이나 참견이 줄어드는 것이니까, 아직은 별다른 걱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나로서는, 주말부부가 되든 월말 부부가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찬모 수준에 머물던 내 역할이 아이들의 교육문제, 이를테면 학교 시험이라든가 아이들의 과외 일정까지 챙기는 것까지 확대되는 것이 좀 걱정이기는 하다. 어쩌면 확실히 직장 가진 주부의 노릇으로 본격 진입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6.
여기까지 쓰고, 다시 진보넷을 클릭했더니, 된다. 그리로 옮겨가야겠다.

 

7.

(블로그로 왔다) 내일 오전에 나는 전북의 어떤 대학의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과학기술자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기로 되어 있다. 어린 학생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지만, 내가 하는 얘기가 그들에게 어떤 작은 울림이라도 줄 수 있을까. 나를 부른 교수는 그랬다.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인데,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대부분이 약국을 개업하려고만 한다, 약국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얘기해 달라. 참, 어려운 주문이다.

 

지난 여러날 동안 틈틈이 읽은 한 권의 새책과 여러권의 오래된 책들을 교재삼아, 그리고 오래된 나의 강의록들을 다시 챙겨보면서, 모처럼 강의안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오늘 중으로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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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1.

일요일은 이상해.

 

아침부터 아무리 부지런하게 움직여봐도

결국엔 또 이렇게 새벽이 와서야 잠자리에 든단 말이야.

 

서울로 출퇴근할 때는

밀린 일들을 주말에 한꺼번에 해치우느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서울행을 멈춘지 벌써 7개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 대단히 고질적인 버릇이 새로 생긴 게 틀림없어.

 

2.

내가 이상해.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밤이면 자리에 눕고 싶지가 않단 말이야.

 

그렇다고 날마다 생산적인 일을 하느냐 하면

하는 일마다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어.

 

올 한해의 자기 평가서를 쓸라치면

참 끔찍한 내용으로 도배가 되고 말 것이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자고.

 

그러면 잠을 자야 될 게 아니겠어?

자자.

자.

날마다 이게 뭐하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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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야 하는데...

오늘 저녁에 청주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비는 마구 내리고 천둥치고 번개치네...우르르쾅쾅 뚜뚜뚜뚜뚜....

 

홍콩 왜 가냐고?

무슨 회읜지 워크샵인지 하나 있는데

자세한 것은 다녀와서 보고드리든지 하리다.

 

지금 일주일치의 아이들 반찬 미리 챙기는 것도 정신없고

짐보따리 싸는 것도 어수선하다.

 

지난 주에 밀린 일들 중에서 아직도 끝내지 못한 것 있어서

어쩔 줄 모르겠고 미안하기도 하고...

 

우리 노조 상황도 하 수상하고

 

하지만 간다. 5박 7일은 그냥 되는대로 흐르다가 돌아오리라.

 

잘들 계시고, 아마 문자는 전달이 될 듯하니

집나간 사람 찾거나 하늘이 무너질 일들 생기면 문자로 연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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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회에서 만난 아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누군가의 아들쯤 되나 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사회자가 보기엔 아무래도 이상타 싶어서 집회 끝무렵에 앞으로 불러냈다.

 

-혼자 왔어요?

=예.

-왜 왔어요?

=혼자 나들이하고 있었는데요, 홈에버 사장 할아버지가 나쁜 짓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하는 거예요.

(율동도 따라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그랬다)

 

똘망똘망하게 생긴 어린 아이가

차분하고 묵묵하게, 행동으로 어른들을 가르쳤다.

 

어떤 중년의 여인네는

경찰과 점주들과 노동자들이 홈에버 주차장 입구에 뒤섞여 있는 곳으로 돌진해서

내가 골프를 쳐야 하는데 왜 길을 가로막고 난리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는데....

 

우리 집 아이들도 언젠가부터 집회에 가자면 절레절레 하는데...

 

어제 홈에버 대전 유성점 앞에는

겨우 100명도 안되는 노동자,  학생들이 모였을 뿐인데...

 

(아이의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네... 이름도 모르고... 허락도 안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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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우리 복지센터 조합원들은

하루의 강습이 끝나고 나면 밤 10시가 된다.

 

그러니까 회의는 주로 밤 10시가 지나서 시작한다.

회의가 끝나면 밤 12시쯤 되니까

술 한잔 나누다 보면 금세 새벽이 온다.

 

오늘 아니 어제도 밤 10시에 회의가 있었다.

파업을 포함한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니

교섭대표인 이모 동지와 교섭위원인 나는 당근 참석했다.

 

끝나고 나서 습관처럼 맨날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차라리 심야영화나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서는

동지들과 함께 "화려한 휴가"를 봤다.

 

어떤 동지는 눈물을 펑펑 쏟다가 나오고

어떤 동지는 영화를 본 것도 오랜만이거니와

광주항쟁에 대해서는 처음 보았다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그 때 철부지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 후로 수없이 봤던 다큐멘타리 필름과

망월동을 장식한 흑백의 영정사진들에 길들여진 나는,

그것 때문에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바꾸기도 했던 나는,

그러면서도 매 순간 눈물을 한없이 쏟았던 나는....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아파트 옥상에서 집단적으로 투신하던 여자들을 보면서

펑펑 울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찔끔찔금 몇 방울 새어나오는 눈물을 훔쳤을 뿐이다.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송재호, 나문희, 이얼(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이얼 맞지?),

거기다가 민주대머리 박철민까지 가세한

배우들의 분장과 구호와 익살과 해학과 풍자와 총격전이 모두

아무래도 어색하고 불편했다.

 

광주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그냥 다큐멘타리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퇴색된 기억일지라도

뇌리에 있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잔혹하고 또한 가혹하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살아있는 듯하지만 기실 실밥이 잘 여며진 박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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