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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1/06
    [시/신경림] 農舞(농무)
    간장 오타맨...
  2. 2004/12/27
    [시/신경림] 비 오는 날
    간장 오타맨...
  3. 2004/12/21
    칼과 물...마르코스 부사령관의 말...
    간장 오타맨...
  4. 2004/12/20
    [시/이문재] 황혼병 4
    간장 오타맨...
  5. 2004/12/20
    [시/백무산] 존재는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다,(2)
    간장 오타맨...

[시/신경림] 산동네

  • 등록일
    2005/01/09 01:16
  • 수정일
    2005/01/09 01:16
--- 삼양동에서 집에서는 왕자처럼 살고 나와서는 잡초로 행세하는 자들이 싫어서 일년 내내 동네 밖을 안 나가는 딸기코 대서방 서사는 내 바둑동무다 난 앞에서는 옳은 소리만 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면서 자기 자식들은 몰래 외국으로 빼돌려 공부시키는 자들이 미워 신문도 방송도 안 본다는 허리 굽은 양복점 주인은 내 술동무다 한 스무 해 징역을 살고 나와보니 온갖 잡짓으로 돈벌고 또 여편네 앞장세워 출세한 것들이 투사가 되고 지사가 된 세상이 어이없어 두문불출 골방에 엎드려 한서나 뒤적이는 이가 다 빠진 늙은이는 내 걸음동무다 그래서 산동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지만 그래서 산동네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보는 줄 알지만 아아 그래서 산동네 사람들은 눈도 코도 없는 줄 알지만..... 신경림 전집 길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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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農舞(농무)

  • 등록일
    2005/01/06 19:10
  • 수정일
    2005/01/06 19:10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담담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쓴는 건 쪼무레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신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신경림 시전집 농무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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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비 오는 날

  • 등록일
    2004/12/27 22:11
  • 수정일
    2004/12/27 22:11
물 묻은 손바닥에 지난 십년 고된 우리의 삶이 맺혀 쓰리다 이 하루나마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아내의 죽음 위에 돋은 잔디에 꿇어앉다


왜 헛됨이 있겠느냐 밤마다 당신은 내게 와서 말했으나 지쳤구나 나는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비틀대는 걸음 겁먹은 목청이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소매 끝에 밴 땟자국을 본다 내 둘레에 엉킨 생활의 끄나풀을 본다 삶은 고달프고 올바른 삶은 더욱 힘겨운데 힘을 내라 힘을 내라고 오히려 당신이 내게 외쳐대는 이곳 국방산 그 한 꼴짜기 서러운 무덤에 종일 구절구절 비가 오는 날 이 하루나마 지쳐 쓰러지려는 몸을 세워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신경림 시전집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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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물...마르코스 부사령관의 말...

  • 등록일
    2004/12/21 22:22
  • 수정일
    2004/12/21 22:22
"개울가의 물에 맞서기 위해 칼이 힘차게 몸을 던졌지. 순간 난장판이 벌어지고 아수라장이 되었다네. 물고기들은 깜짝 놀랐지. 그러나 물은 칼의 공격에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네.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서 물은 조금씩 형태를 갖추더니 칼을 감싸기 시작했지. 물은 자기의 길을 갔지. 칼을 조용히 감싼 채 무관심한 듯 칼을 데리고 계속 흘러갔지."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말-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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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문재] 황혼병 4

  • 등록일
    2004/12/20 21:45
  • 수정일
    2004/12/20 21:45

잠 언저리로 샐비어들
가을, 갈바람은 숫돌 같은 바다를 달려와
날카롭구나 잊혀진 것들
피를 흘린다

잠속에서 울었던 울음들이
생선과 함께 마르고 있구나
저녁의 붉은 갯내음 씻으려
소주를 따르다가 다시
잠든다
추락한다

하찮아지고 싶었다
내 그림자만 해도 무거웠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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