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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호처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광우병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멋쟁이, 라고 봐주기는 커녕 -_-;;;

까칠하고 까탈스럽고 성격 모난 사람의 취급을 받는다.

혹은 브릿지도 바르도 흉내를 내는 동물 애호가로 생각된다.

 

나는 정확히는 채식주의자라기보다는, '고기 공장'에 반대하는 반(anti)육식자로 조개도 먹고

간혹 남들이 남긴 고기도 주워 먹는다.

 

그리고 멍멍이도, 냥이도 키우지 않는다.

간혹 섹스도 피곤해서 못 해 먹겠는, 나 하나 추스리기에도 바쁜 인간이라서 그렇고,

멍멍이나 고양이를 품에 안고 다니며 소녀적 취향을 낭만적으로 간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싫어서 그렇다.

 

그런데

요새 유기견과 유기냥이에게 관심이 간다.

유기 동물을 보살피는 것이 고양이와 테이블에서 홍차를 나눠 마시거나

멍멍이와 네일 케어를 받는 것처럼 '호사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사진의 어진이는 주인에게 버림을 받았고, 먼 길을 돌아 주인을  찾아왔다가 다시 버림을 받았다.

다시 버릴 때는 그냥 버린 것이 아니라  2층 아래로 개를 집어 던졌다고 한다.

그래서 어진이는 구조될 당시 뒷 다리가 부러져 있었다.

 

버티도 새끼 때 버려져 한 겨울을 혼자서 살아남은 멍멍군이라고 했다,

 

잠깐, 입양을 생각했지만 혼자 살고 바쁘고  집에 잘 붙어있지도 않고

개 사료 살 돈을 털어 신발을 기여이 사고 말 (이후 찬밥으로 개밥 만들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겠지)

나에게 그건 참 이기적인 것 같아 관뒀다.

 

멍멍이를 돌보고 계신 분께

유기견들 임시보호는 할 수 있다고 하고 마음을 접었다.

 

이제, 멍멍이들과 냥이들은 임시보호하고

그 동물들을 맡아줄 사람들에게 반육식을 권하는 활동으로 

온갖 귀여븐 동물 사진으로 불싸질러진 이내 마음을 수습해야 쓰겄어.

 

p.s

광우병이라고 난리가 났는데

'30개월 이하의 소' 같은 말 말고(병 걸리기 전에 소를 빨랑 잡으라고?) 

공장식 축산업에 반대하는 피켓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어진이와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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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관계, JIFF

난 전주영화제에 놀러나와 있다. 자랑질이다.

썬그라스를 연신 쓰고 다녀도 '간지'보다는 햇빛을 피하려는 진정성이 더 느껴질만큼 날씨도 뜨겁다. 에헤라디야~~

('간지'용이다, 실은)

금요일 휴가내고 노동절인 목요일부터 내리 놀고 있다. 에헤라디야~~자진방아를 돌려라.

느껴지는 바대로, 팔자 좋은 년이다.

특히 기혼녀들에게는 정말 팔자 좋은 년이다.

 

나와 같은 팀의 혜진은 휴가내고 전주 간다는 내 옆에서 징징대면서 말했다.

"나는 한참 농사 바쁠 때라서 시댁인 전라도 고흥까지 내려가서 일해야 하는데"

그 말을 도돌이표 했다.

뭔가 조금 억울하고, 휴일에 놀러다니는 비혼이 좀 부럽기도 하고, 고흥은 너무 멀고, 그래서 가기는 진절머리 나고,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의 체념도 약간 섞인 그런 표정이었다.

 

이봐, 나는 게이랑 위장결혼하지 않는 한,

받지도 못할 축의금을, 그리고 피같이 애지중지한 휴일을 털어서 니들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곤한다고, 이라는 말이 느자구없이 터져나올 뻔 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낮은 출산율이라는 거국적인 문제를 가져오는 주범에

수유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아서 유방암 걸릴 가능성이 더 많다는 기사에 두려워하고, 그런다고.

이렇게 국제영화제에 팔랑팔랑 놀러다니다보니 생명보험 하나 안 들었는디 말이쥐.

 

하지만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도 고흥 가기 싫은 한 기혼녀의 사정에 공감했으며

무엇보다도,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생각될만한 일말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싶었다.

혜진은 나보다 4살 어리다. 그리고 자알 결혼했다. 남편이 아파트도 샀다. (크헉, 이게 젤 부러) 

거기다대고 비혼녀 운운하면 남들이 나를 인생의 루저, 찌찔이처럼 여길 것이고, 진짜 '노처녀'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집에 놀러와

자기 친구 중 결혼도 잘하고, 남편도 잘 만나고, 재테크도 나름 성공하고, 아이들도 예쁘게 크고 있는데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친구 이야기를 하자,

'노처녀 히스테리'를 왕빵 부렸다.

그 이야기를 한 친구가 우울증에 걸린 결혼 잘 한 여자라도 된 듯 마구 삿대질까지 해 댔다. 

오바, 했다. 열내다가 갑자가 정신을 차리고 족팔려서 뻘쭘했다.  

"넌 애인이 있어도 어째 노처녀 히스테리가 걸리냐?"라고 내 친구가 수상스레 쳐다봤다.  

"배째라, 난 '꼴통 페미'에 노처녀 왕 히스테리야" 라고 대꾸했다.

뭐 꼴리는 대로 대답했지만

나도 궁금했다.

나, 노처녀 히스테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야?

내가 왜?

아파트 때문에??

믿을 건 차곡차곡 모아둔 돈 밖에 없는 비혼여자 주제에 골드미스는 커녕 실버미스도 감지덕지한

'친환경 스댕(steinless)' 미스라서???

 

나는 마치 부르조아를 타도하는 프로레타리아 독재의 투사가 된 것처럼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삼시롱 나름 생의 고통에 시달리고 자신의 자유가 메말라가고 있다고 비통해하는

모든 기혼녀들이 미웠다.

미워요, 미워. 것도 왕창으로다.

내가 남편이 사준 아파트와 가져다주는 월급을 포기하고  '도시 빈민'  비혼녀가 되는 삶을 선택했듯이

국제 영화제를 싸돌아다니고 인생에 대해서 심오하게 번민하는 이 거시기까지 차지하려 드는 것은,

너무 거시기했다.

하다못해 비혼인 나에게  기혼녀의 처지를 불평하는 것은 그렇다.

인생에는 싸가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억하심정까지 들었다.

요는 내가 남편이 없고 집도 없고 월급도 곱하기 1배이고 암이 걸리면 돌봐줄 인간과 돈도 없이

죽어야만 팔자라고, 불평하지 않듯이

적어도 기혼녀들은 내가 누리는 자유에 대해서 그렇게 팔자 좋겠다는 눈빛을 보내서는 안되는 거다.

 

그런데 어제 여기 전주에서  '불편한 관계'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다큐먼터리처럼 아이 둘을 가진 부부의 일상을 소소하게, 일상의 속도로 그려냈다.

베티 프리단이 1963년, '여성의 신비'라는 책에서 중산층 전업주부의 삶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드러냈다면

이 영화는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1980년대 헝가리 부부의 표정과 삶으로 그려냈다.

이 흑백영화 속의 삶을 보고 있자니, 고통스럽고 마음이 부딪껴서 

밖에 나가 초여름 바람에 부유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 마시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알게 되었다.

미국이건, 헝가리건, 1960년대건, 1980년대건,

그리고 여기 2008년의 한국이건,

전업주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결혼해 본적이 없지만 

그들의 빈 곳과 불만과 허전함도 비혼녀의 그것과 형태가 다를 뿐임을.

기혼녀를 절절이 미워하면서 여기 내려와서 처음 본 영화가 그랬다.

 

남의 고통에 몰인정해지지 않기,

내 스스로 '친환경 스댕'  미스의 삶을 살갑게 껴 안기.

그리고 기혼녀를 내 불안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기,

결국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고 기혼녀를 적으로 만든다.

 

나는 전주에서 철이 조금 더 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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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지구의 날

 

서울시청앞 4.20(일) 낮에 놀러오세요

- 행사내용

[1마당]

자연을 생태적으로.... 생명의 강살리기 한마당
(하천 복원 사례, 습지로서의 강의 중요성)

* 녹색미래 - 물순환시스템
* 한국동물복지협회 - 축산업의 오폐수 환경영향
* 여성환경연대

- 강을 살리는 에코 치약 만들기
- 생태미술을 통한 강살리기 캠페인
- 슬로우 카페 "한박자 천천히"

  ->자기 컵을 가져오시면 500원에 무한정 리필이에요. 핸드드립 커피와 네팔 유기농 차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녹색미래 - 물순환시스템 이해하기
* UNEP ANGEL - 물, 에너지, 재활용 전시
*
[2마당]
지구를 시원하게....기후보호 한마당

* 에너지정치센터 - 바람개비 만들기, 태양열조리기등
* 녹색교통 - 자전거이용활성화
* 한국로하스실천협 - 로하스가족 환경신문 전시
* 인드라망 - 짚공예, 농기구전시, 주먹밥 판매
* 녹색자전거 봉사단 - 한강 지천 살리기
- 친환경 교통수단 자전거 타기
* 녹색서울시민위원회 - 녹색위 CAP 홍보부스
* 환경연합 - 1.5℃ Down 캠페인
* 신재생에너지 - 하이브리드카, 태양광차등 전시

[3마당]
사람을 안전하게.... 태안살리기 한마당
(주민 참여 프로그램)

* 태안 살리기 시민 장터
-태안 농산문 직거래 장터
-태안 해산물을 이용한 먹거리 시식회
* 태안 서해안 사진전
* 태안 서해안 100일의 기록
* 100만 자원봉사자의 기념 부스

[기타]

* 에코붓다 : 지구를 살리는 식사 - 빈그릇 체험
* 동물사랑실천협의회 - 유기견 안내, 반려동물 인식표
* 환경연합 - 폐의약품 처리와 환경보호
* 환경연합 (여성위) - 동물 보호 퍼포먼스
*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 수은제로화, 폐형광 등 분리수거
* 에코생협 - 지구를 살리는 먹거리 전시회:


■ 부대행사 및 부스행사 (11:00~17:00)

1마당 : 생명의 강 살리기

2마당 : 에너지절약․ 기후보호

3마당 : 서해안(태안)살리기 시민장터




■ 무대행사

14:00~15:30 기념식 및 기념공연 (사회:홍순관)

- 인사말 (공동대표)

- 축사 (서울시장)

- 2008 지구의 날 선언문 채택

- 기념공연

- 유치원합창단

- 조준호 등 (2007대학가요제금상수상)

- 안치환의 생명의 노래, 평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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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한다는 것

여성환경연대 핸드메이드 화장품 워크샵

 

샤워시간을 줄이고(제니퍼 애니스톤)

채식을 하고(나탈리 포트만)

환경 다큐멘터리를 찍거나 친환경호텔을 짓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할리우드의 ‘에코 셀러브리티’는 참으로 쌈박하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한다면’ 우리 역시 구메구메 쌈박해질 수 있다.

화장품 용기는 작년까지 재활용품목이 아닌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있어서 화장품 성분과 용기 모두 지구에 해를 입혔다.

또한 이것은 플라스틱과 유리의 복합 재료로 만들어져 재활용하기도 어렵다.

실험실에서 토끼를 기계에 끼워 넣고 화장품에 쓰이는 유해화학물질을 집어넣는 것은 어떤가?

나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에 혹 해서 화장품을 고르는 여자들을 존경한다. 그런 여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직하게 자기 몸을 사랑해주고 이 지구와 여린 생명과 작은 것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여자들이,

쌈박하게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안다. ’환경주의자‘의 입바른 소리는 왠지 ’7박 8일‘ 한물간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 든다는 것을.

그래도 이 입바른 소리가 에코 셀러브리티가 사랑해 마지않는 지구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우리의 작은 예의가 되기를, 그리고 일상 속 유해물질이 판을 치는 시대에 나 스스로를 보살펴주는 소박한 자기 사랑법이 되기를. :)

 

 

p.s 점점 많아지고 있는 천연비누, 천연 화장품 모임에서 농사짓는 기분으로 자신의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보세요! 여성환경연대에서도 4-6월에 걸쳐 ‘대안화장품 만들기’ 워크샵이 열립니다. (www.ecofem.or.kr)



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한다는 것

 

 

 

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한다는 것, 은 얼굴에 지구본을 그리거나 지구별을 닮은 푸른색 아이쉐도우를 동그랗게 바르는 것은 아니다. 화장을 하면서 이 화장품에 뭐가 들어있는지, 이 화장품 용기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남은 화장품들은 땅 속에서 얼마 만에 썩는지, 실험실 토끼는 화장품 실험으로 얼마나 괴로웠을지, 등의 생각으로 나와 타자, 그리고 지구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다.

 

‘여성이 화장을 할 때의 행복한 기분과 남을 사랑하는 기분은 어떤 약보다도 효과가 있고 면역력을 높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성의 91.4퍼센트가 화장을 하고 화장품 사용량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이다. 또한 2006년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대 한국 여성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5만 원 이상 화장품을 구매하고, 15개 화장품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하는 센스로 넓어져야 한다.

 

일반 화장품을 비롯해 비누, 샴푸, 염색약, 파마약, 베이비오일, 치약, 데오트란트 같은 제품에는 ‘방부제와 항산화제, 계면활성제, 색소, 향료’ 등이 들어있다.

 

계면활성제는 로션, 스킨 등에는 10%, 클린징 폼에는 20%, 합성세제에는 50% 정도가 들어있는데, 세탁세제를 물이 가득 찬 분무기에 몇 방울 떨어뜨린 후 멀쩡한 모기에게 쓱 뿌리면 모기가 바로 쓰러질 만큼 독하다.

그 독한 것이 든 폼 클린싱, 샴푸, 바디워시로 씻은 후 스킨, 로션, 크림을 바르고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등으로 색조화장을 하면 피부장막은 온종일 허물어진다.

미백이나 주름개선 등을 자랑하는 화장품은 첨가제가 피부에 스며들도록 더 많은 계면활성제을 써서 피부장막을 팍팍 녹인다. 이렇게 되면 피부는 더 빨리 늙고 탄력을 잃는다.

그 뿐 아니라 계면활성제는 다른 화학물질과 쉽게 반응해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된다.

강에 흘러들어가거나 땅에 묻혀 강물과 땅을 오염시키는 것은 기본 상식.

 

화장품에는 환경호르몬과 관련된 물질도 버젓이 쓰인다.

사람들은 납, 카드뮴이 들어있는 화장품은 당연히 안사겠지만, 그것만큼 무서운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는 화장품은 날마다 뿌리고 바른다.

우리나라에서 2003년 향수, 헤어무스, 스프레이, 두발 염색제, 매니큐어 같은 24개 제품을 조사했는데 100퍼센트 모두 프탈레이트라는 환경호르몬이 들어있었다.

이놈들은 몸속에서 뭉치면 더 무서운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이렇게 ‘응집된’ 노출에 대해서는 손도 못 대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정자 수의 감소, 여성 생식암 증가, 유전자 손상과 같은 무서운 작용을 하는 놈들로, ‘오염된 지역에서 수컷의 암컷화 진행’같은 기사에 종종 등장한다.

 

먹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화장품 속의 유해성분 역시 혈관을 통해 몸속으로 전달되고 지방에 잘 녹는다.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들의 경우 그래서 더욱 유해물질에 취약하고 모유에도 유해물질이 전달된다.

2002년 미국 환경청(EPA)에서 시행한 인체 혈액검사에서는 평균 400여 가지의 합성화학물질이 발견되었으며 그 가운데 50여 가지는 발암물질이었다.

사일런트 스프링 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도 유방암과 화학물질이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들은 “뭐 이런 것들이야 다 알지만, 남들도 다 사용하고, 지금도 끄떡없이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고, 또 대신 쓸 것도 없잖아” 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아’라는 말은 정확히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이다.

유방암은 30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화장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속 유해화학물질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날마다 몸속에 쌓인다.

싼 재료를 써서 눈에 보이는 효과를 주려면 화학물질이 남용되어야 하고 사람들은 독한 화장품에 길들여져야 한다.

그래야 돈 번다. 비싼 화장품의 기본성분도 거기서 거기다.

생텍쥐베리를 따라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을 위해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을 팔기 위해 인간이 생산되는 곳이다.

따라서 비싼 화장품에 ‘돈지랄’을 하기보다는 유기농 재료로 알뜰히 요리해 먹고 삼삼한 봄 시절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등의 에코 라이프가 피부와 내 몸을 호사시키는 길이다.

 

 

 

샤워시간을 줄이고(제니퍼 애니스톤)

채식을 하고(나탈리 포트만)

환경 다큐멘터리를 찍거나 친환경호텔을 짓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할리우드의 ‘에코 셀러브리티’는 참으로 쌈박하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화장을 하면서 지구를 생각한다면’ 우리 역시 구메구메 쌈박해질 수 있다.

화장품 용기는 작년까지 재활용품목이 아닌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있어서 화장품 성분과 용기 모두 지구에 해를 입혔다.

또한 이것은 플라스틱과 유리의 복합 재료로 만들어져 재활용하기도 어렵다.

실험실에서 토끼를 기계에 끼워 넣고 화장품에 쓰이는 유해화학물질을 집어넣는 것은 어떤가?

나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에 혹 해서 화장품을 고르는 여자들을 존경한다. 그런 여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직하게 자기 몸을 사랑해주고 이 지구와 여린 생명과 작은 것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여자들이,

쌈박하게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안다. ’환경주의자‘의 입바른 소리는 왠지 ’7박 8일‘ 한물간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 든다는 것을.

그래도 이 입바른 소리가 에코 셀러브리티가 사랑해 마지않는 지구에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우리의 작은 예의가 되기를, 그리고 일상 속 유해물질이 판을 치는 시대에 나 스스로를 보살펴주는 소박한 자기 사랑법이 되기를. :)

 

 

p.s 점점 많아지고 있는 천연비누, 천연 화장품 모임에서 농사짓는 기분으로 자신의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보세요! 여성환경연대에서도 4-6월에 걸쳐 ‘대안화장품 만들기’ 워크샵이 열립니다. (www.eco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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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1.5평 청춘기』를 ‘88만원 세대’가 읽다

와세다 1.5평 청춘기』를 ‘88만원 세대’가 읽다

-여성환경연대 소식지 "문화공감-이 달의 책' 코너에 쓴 글

 

   스스로도 ‘나는 입을 꼬매야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금자가 솔솔 흘린 스포일러들이 SMK의 비혼녀들을 사로잡았다.
[SMK_ 여성환경연대 ‘사무국’의 영어 이니셜, 허나 활동가 모모양이 ‘여성어쩌고’ 단체(외부인들은 ‘여성환경연대’를 이렇게 발음한다-_-;;;;)에서 일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갈 마음도 없었던 선 자리에서 두 번 퇴짜를 맞은 후 비혼 활동가들이 여성환경연대를 ‘환경전문컨설팅업체 SM, Korea’로 탈바꿈시켰다.]

1.5평’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남의 일 같지 않은 ‘도시빈민’ 비혼 활동가들에게 이 책의 주인공 다카노가 8년 동안 1.5평에서 2평 하숙방으로 승격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가슴에 찌르르한 감동과 동병상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카노는 학점과 졸업에는 관심 없으며, 하루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은 하지 않는다. 낮 12시에 일어나 동네 문화센터에서 수영을 하거나 헌책방을 기웃거리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일본악기 샤미센을 연주하고, 그리고 잔다.
열거한 것들이 많다고 헷갈리면 안 된다.
하나면 하나지 둘은 아니다(‘영심이’ 노래버전).

오늘은 수영, 내일은 헌책방, 다음 날은 샤미센 연주다.

관심분야는 오지탐험과 신종 마약 인체실험, 환경문제(두둥!), 프로레슬링 등.

그의 친구들도 거의 다 와세다 대학 탐험부 출신들로 탐험부라는 이름이 풍기는 ‘똘(아이)끼’에 부합한다. 그들은 신종 마약 인체실험을 감행하고 전설의 여전사 아마조네스에 관심을 쏟고, 세상에서 이보다 나을 수 없는 친환경 생활양식 ‘영구수면법’을 연구한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즉 주인공이 스물두 살 때부터 서른셋이 될 때까지, 거품이 부풀대로 부풀다가 마침내 터지고 나서 만성불황에 접어드는 일본에서 그들의 1.5평 하숙방 ‘노노무라’는 12,000엔의 방세(약 96,000원)를 그대로 유지한다.

집주인 아줌마는 말 그대로 마이웨이 스타일이라서 탐험부 학생들이 지 멋대로 나가 콩고의 밀림지역에서 미스터리 동물 무벤베를 찾든지, 동남아의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반군과 기거하며『미얀마 아편왕국 잠입기』라는 책을 잉태하던지, 신경 쓰지 않는다.

특히 이 소설의 핵심 뽀인트는 소설이 자전적 일화를 옮겨 놓은 것이며 소설 주인공 ’다카노‘는 바로 이 소설의 작가 ’다카노 히데유키‘라는 점이다. 

    이 책을 돌려 읽고  SMK 회의실에 모인 비혼 활동가들은 자기들 입에 거품경제가 한창인 것처럼 입에 거품을 물었다. ‘거품경기’가 지나간 후 ‘청빈’을 컨셉으로 삼은 ‘가난 르네상스’라는 TV 코너에 소개된 1.5평 하숙방 ‘노노무라’하며, ‘일본 타면당’(惰眠當:게으르게 잠만 자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단체의 존재하며, 또 당의 공식활동을 ‘영구수면’으로 정하고 ‘타면의 소리’라는 기관지를 발행하는 모습이라니.

그런가하면 그들은 환경문제에 침을 튀기면서, “경제 활성화=환경파괴”라거나 “노동이 미덕이라는 인식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라고 선언한다. 경제 비활성화의 구체적인 행동 지침은 ‘알바를 하지 않는다’ , ‘돈을 쓰지 않는다’ 등이다. 물욕, 식욕, 성욕을 없애고 ‘영구수면’을 지향한 결과 “도통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되는데 “이러다 죽겠다” 싶은 순간 ‘경제 비활성화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도통한다’라는 메이저 프로젝트를 마감한다.

‘플러그를 뽑고 한 박자 천천히’를 모토로 ‘캔들나이트’ 행사를 해마다 펼치지만 날마다 ‘플러그를 꽂고 두 박자 빨랑빨랑’의 삶을 이어가야 하는 SMK 활동가들에게 이러한 일화들은 언행일치되지 않는 삶을 뼈저리게 자성케 하였다(아흐~).

 그러나 ‘88만원’ 세대의 최전선에 서서 본인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비혼 활동가들에게 다카노를 비롯한 탐험부 친구들의 ‘프리터 생활’은 ‘귓구멍에 파를 끼운다고 해도’ 곧이들리지 않을 만큼 딴 세상 이야기였다. 일본의 프리터들은 다카노처럼 하루 한 가지만 해도 “최저 수준의 생활이긴 하지만 어쨌든 먹고는 살 수 있는(p298)" 것이다. 한국의 ‘88만원’ 세대는 ‘최소한 벌어먹고 살아남기’ 위해 몸뚱아리를 아등바등 놀려야한다. 이는 ‘소수자 노동’을 위해 인위적으로 알바의 시간당 임금을 상당히 높인 일본사회와 ”누가 먼저 잡아먹힐까”라는 절망적 결말 이외의 다른 선택지가 없는 ‘개미지옥’에 빠진 한국의 ‘88만원’세대의 차이이다.

[우석훈(2007),『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88만원 세대』서울:레디앙, p198.

명주잠자릿과의 애벌레를 ‘개미귀신’이라 부르는데, 이 개미귀신은 모래땅에 개미지옥을 파놓고 숨어 있다가그 곳에 미끄러진 개미 등의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이는 개미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누구를 밀어 넣느냐, 즉 “누가 가장 먼저 잡아먹힐지”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

 

 “우리도 하루에 한 가지만 하고 싶다, 헉헉” 하고 생각할 틈도 없다. 일본 프리터를 요로코롬 부러워하는 줄도 모르고, 남들이 다 넥타이를 차고 ‘참인간’이 되어가자 다카노는 갑자기 인생의 ‘막막증’에 걸린다.

이 ‘막막증’이란 신문기사체로 정리하면 ‘장래에 대한 불안’이다(240).

우리가 암만 ‘88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한 생태형 인간과 그런 사회를 지향하는 운동을 한다고 위로한들, SMK 비혼 활동가들이 느끼는 ‘막막증’은 다카노의 그것보다 훨씬 복잡애매하고 처연할 것이다.

더군다나 다카노가 ‘노노무라 생활’을 청산하는 강력한 계기인 ‘8년 만에 여자친구 생기기’도 없는 우리네 인생은 더욱 츱츱할 수밖에 없다(우리가 짠~한가? 단체 후원금 환영).

이렇듯 SMK 비혼 활동가들의 지탄을 마구 받으며 소설의 결말은 ‘연애 지상주의’로 치닫는다. 소설은 마지막 10쪽에 이르러 탐험 버라이어티 소설에서 하이틴 로맨스 소설로 급변하며 연애를 통해 구원받고 ‘참인간’이 되는 다카노의 모습을 그린다. 그는 공동하숙방 ‘노노무라’에서 나오는데 우리는 입에 침을 튀기며 혼자 사는 삶은 ‘완전 반환경적’이라고 열을 올렸다. (혼자 ‘인간적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는 냉장고, 세탁기, 화장실, 부엌도구 등등 모든 것을 다 하나씩 갖추어야 한다. 모두가 혼자 산다면 크나큰 공간이 낭비되기도 한다. 스웨덴의 스톡홀롬에는 60% 이상의 독신자 가구가 살고 있는데, 이러한 주거환경이 반환경적이고 자원낭비적이며 개인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결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또 같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필요하다.)

 

우린 도통 모더니즘적 세련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생시골’형 공동체 정서하고는 이미 굿바이 해버린 도시형 자식들이지만 ‘따로 또 같이’가 함께하는 업그레이드된 개인주의적 공동체가 좋다, 그렇게 정치적으로, 생태적으로 올바른 결말이기를 바랬다(가령 비혼자 공동주택 같은거 말이쥐).

  어쩌면 우리에게 여성환경연대는 우리만의 ‘노노무라’일지도 모른다. SMK 비혼들은 이 안에서 '88만원‘세대로 평생을 살아야할 것 같은 막막증을 느끼고, 그리고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이틴 로맨스도 없는 이 시절을 서로 위로한다. 지금보다는 더 많은 생태적 고려가, 지금보다는 더 많은 인간적 고려가, 그리고 지금보다는 더 따스한 사회가 되기를 오매불망하면서 우리는 지금, 여기서 여자 탐험부 ’노노무라‘의 삶을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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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야기가 연애이야기로 깔때기 되는 순간

며칠 전 내 연애에 위기를 불어놓은 것은 집주인 아줌마의 푼수 짓 때문이었다. 느닷없이 집주인으로부터 "전화주세요"라는 메모를 받고, 이유도 없이 1년 2개월의 계약이 남은 집을 밑도 끝도 없는 '이삿돈'과 '복비'라는 명목 아래 '합법'하게 쫓게나게 되었을 때,갑자기 '막막증'이 뇌수에서 콜라가 터지듯이 펑펑, 흘러넘쳤다. 그냥 나 하고싶은 데로 살았고 그래서 스스로에게 젠체했고, 후회해도 할 수 없다고 마음먹고, 팔자가 그래, 라고 마음 굳히기 한 번까지 했지만 이럴 때는 막막증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갑자기 "'여성환경연대' 다닌다고 하니까 선 들어온 데서 두 번 다 퇴짜맞았어, 볼 생각도 어차피 없었지만 굴욕스러버"라는 은진과 함께 목 놓고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은진은 요새 꿈에서 마구 쫓기는 꿈을 꾼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가 목구멍으로 차마 끌어올리지 못한 말이었을 것이다. (막막증의 정체는 '와세다 1.5평 청춘기에서 훔쳐온 말이다. 아래를 참고하삼 :) 스물다섯 고개를 넘으면 바로 이 ‘막막증’에 걸려버린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막막한 건 사실인데 뭐에 그렇게 막막한지를 모르겠다”라는 것이다. 백번 옳은 말이다. 나도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나 하고픈 대로 하고 살았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면 현재에 이렇다 할 불만은 없다. 하지만 뭔가 내 주위에 먹구름이 덮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것을 신문기사체로 정리하면 ‘장래에 대한 불안’이 되겠지만 당사자의 느낌은 훨씬 더 복잡 미묘하고 애매하다. (240) 1년 동안 상근가로 일했는데 막상 집을 빼라고 하자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버린 듯했다. 어디 갈 만한 곳이 없었다. 아, 지금도 반지하방인데 쪽방에 기거할 수는 없다고 -_- 나의 룰메양은 한때 방송작가를 오매불망 꿈꾼적도 있어서 그런지 '발리에서 생긴 일' 꿈까지 꿨다고 이실직고 했다. "언니, 키는 조인성보다 작아도 암튼 조인성 같운 스탈의 전무님이 나타나서 하지원한테 오피스텔 사 준 것처럼 나한테 오피스텔 하나 척, 사 준 거 있지" 란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조인성이 아니라 난장이 똥자루라도 오피스텔이면 좋다, 라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언설을 마구마구 부르짖었다. 윗집 아저씨는 여기 대흥동 17동 토박이인데 2001년에 오천 만원 하던 11평 짜리 집을 안 사고 좀 더 큰 집에 전세로 들어앉았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윗 집 아저씨 나이에 비하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룰메양과 나, 둘이 사는 집의 평수에 4가족이 사는데 그래서 5천만원이어도 11평 집 대신 그보다 딱 맛밤만큼만 큰 집에 전세를 든 것이다. 암암, 이게 집을 거주권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일반 상식 아니겠삼? 신문사 시험 볼 때 나오는 일반상식보다 더욱 근본을 아는 의미에서의 일반상식이랄까 -_- 그런데 막상 집주인이 집 나가라고 용이 입에서 불을 내 뿜듯이 몰아치고(크헉~~)그 11평 집은 대흥동 전체가 재개발 어쩌고에 걸리자 헹가리치듯 뛰어올라 2억 5천에 육박하니 그 집 안 산게 서러워서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나는 그 옆에서 슴슴하고 물렁한 무나물마냥 "긍께요"만 말했다. 실은 아저씨 나이에 집 걱정하면서 밤에 잠이 안 오는 인생이 되면 상근가로 활동해서 선에서 두번이나 미끌어지는 젊은 날을 왕창 후회하게 될까봐, 그런 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연애가 이렇게 절박해지는 지도 몰라. 하루하루 날은 가고,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인 33살이 다 되어가고, 뭔가 둘러봐도 뭘 했는지 머릿 속이 새하얗게 되면 달달한 위로가 필요하니까.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 속으로, 상처와 틈새 사이로 뭉클하게 들어오는 진득한 냄새마냥 내 삶을 스캔해주는, 애지중지해주는 관계가 없이는 반짝일 수가 없으니까. 니가 집을 빼라는 집주인도 아닌데 며칠 간 왕 꼬라지를 부리고 니가 제일 싫어하는 밥 먹을 때 화내기를 자행한 것은 너무 미안한데, 그리고 왜 집 이야기가 다시 연애 이야기로 이렇게 깔때기 효과를 발휘하는지 나도 영 거시기한데, 그러고 나니 웬지 니가 정말 뭉클뭉클한 존재가 되었어, 나에게. 그리고 며칠 후 우리 집주인 아줌마는 재계약은 안 할거지만 남은 1년 2개월은 그냥 살으라고 전화가 왔다. 흠, 푼수 같으니라고. "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심각한 일들에 비하면 작가의 고민 따위는 모래알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사라진대도 상관없다. 바람에 날려가도 괜찮다. 그때그때 한순간만이라도 반짝일 수만 있다면. " (공중그네 305쪽)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룰메양과는 '오피스텔 사주는 전무님' 말고 NGO활동가를 위한 귀농자금이나 농업공무원,혹은 NGO활동가 비혼여성을 위해 장기임대주택 우선권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꿈을 부풀리며 이 반지하방에서 맛나게 밥을 해 먹었다. 바람에 날려가도 괜찮아, 사라진대도 상관없어,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라고 읊조렸다. 니가 있어서 내 인생에 있어서 이 순간만은 마구 반짝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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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함께, 그린 발렌타인 데이

지구를 살리는 착한 발렌타인 데이 착한 발렌타인 데이를 보내는 7가지 방법 1. (비싼 외식)대신 (나눔의 기부카드)를 선물한다. 2. (꽃다발)대신 (작은 화분)을 선물한다. 3. (고열랑 초콜릿)대신 (달콤한 키스)를 선물한다. 4. (과대포장) 대신 (재사용 포장 -작은 리본) 으로 선물한다. 5. (고가의 선물)대신 (직접 만든 물건-천연비누, 밀랍초 등)을 선물한다. 6. (새로 산 카드)대신 (직접 만든 카드나 편지)에 마음을 전한다. 7. (나쁜 초콜릿)대신 (착한 초콜릿)을 선물한다. 보통 시중에 판매되는 초콜릿은 아동노동착취와 화학비료를 쓴 코코아에서 나온다. 여기서 ‘착한 초콜릿’이라 함은 아동노동을 착취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코코아로 만든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것을 말한다. 공정무역 초콜릿을 구입할 수 있는 곳 한국생협연대: http://icoop.or.kr 공정무역연합 울림 : http://fairtradekorea.com 카페데베르 : http://cafedesverts.com 페어트레이드코리아: http://ecofairtrade.co.kr


나름 나도 그린발렌타이 데이 흉내 :D 지금 선물 줄라고 기다리면서 불질중, 같이 따땃한 핸드드리핑 커피와 월남쌈 해 먹어야지. 왕 자랑질이삼 ^^ 아래 선물은 금자 손맛이 달달이 들어간 밀납초(꿀초)와 살구가루 비누, 돌아댕기는 엽서 뒤에 손으로 쓴 편지 (내용은 닭살 작렬-_-), 박스는 배달 온 박스 주소 부분에 라벨지 붙여서 다시 재활용. 꿀초를 선물한 이유는 고걸 켜고 불은 모두 끄고 서로에게 집중하여 로맨틱해지자,라는 모토.(덕분에 지구온난화도 덜 시키고 애정은 더 달달해지고 시간은 호박엿 늘어나듯 천천히, 늘어지게 즐길 수 있어!) 새로 산 것은 없고 그 동안 손으로 꼼지락 만든 것들과 핸드드리핑 커피, 그리고 유기농 야채들로 준비한 월남쌈 선물. 흠, 난 후리(free) 안마 대략 100회 쿠폰 정도는 받아야 쓰겄다. ㅎㅎ 일본 <백만인의 캔들나이트 2007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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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이주여성

태안에 다녀왔다. 우주복 입고 꽁꽁 언 기름을 닦는 방제활동이 아니라 태안의료보건원과 함께 산모/영유아 기름유출사고 건강피해 조사를 위해 설문지 테스트를 하러 간 것이다. 방제활동을 하면서 피해지역 주민들 건강조사 설문과 소변 채취 등을 진행했는데 이리저리 되어서 초등학생과 지역주민들 건강문제는 시민환경연구소에서 하고 (거긴 큰 단체잖혀 T_T) 우리 여성환경연대는 민감 계층인 산모와 영유아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기로 했다. 나는 화요일부터 추워지길래 어떤 꼼수를 부려서라도 수요일엔 따땃한 사무실에서 이어폰을 꼽고 요새 척, 하고 4년만에 등장한 잭 존슨(Jack Johson)님을 들음시롱 버텨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러다간 이번 주말에 다시 방제활동에 투입-_-된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더 무서운 꼼수 아래 자진해서 태안에 내려가게 되었다. 시민들은 자진해서 태안에 가는데 실무자로서 "느자구읍다"고 해도 토욜 새벽1시에 출발해서 버스에서 자고 새벽 6시에 눈물 겨운 아침밥을 먹고 통통통 배를 타고 들어가 우주복 입고 바닷바람에 얼굴 빨갛게 트면서 왠 종일 앉은 자리 돌도 다 못 닦을만큼 점점이 깔린 기름덩어리를 보고 나오는 것...이번 달 말고 좀 따땃해지는 다음달에 하면 안 될깡? -//////- (아아, 난 인쟈 겨울바다 이런 거는 수십년간 안 갈겨 ToT) 달랑 디지털 체온계 하나 주면서 5장짜리 설문을 하고 채혈과 소변 채취를 하는 것도 좀 거시기하고 미안하고 민망했다. 난 <공중그네>의 바다표범과 하마같이 생긴 이라부 의사가 아니라서 남이 주사맞는 장면을 눈 반짝 +_+하면서 감상하는 취미는 읍다.사실 내 피도 잘 못 보고 피 나면 듁는다고 오두방정을 떠는 것이 취미이자 특징이다. 그래서 채혈 양이 부족해서 두 번이나 피 뽑고 혈관이 가는 여성 대상자가 나타나 피가 잘 안 나오는 걸 옆에서 지켜볼 때는 죄 짓는 기분이 마구 들었다. 그런데 피를 뽑고 나오면서 같이 다니시는 분이 "시골에서 살고 우리 말을 잘 못해서 순박하게 말도 참 듣늗다"고 그랬다. 그 분들이 나쁜 뜻 있어서 그런 말 한 것도 아니고 같은 지역민으로서 지역경제와 지역민들을 얼마나 챙기던지 감동먹었던 차였다. 게다가 시민단체 일임에도 협조차원이 아니라 아조 일을 을매나 도맡아 해불던지, 내가 국가 공무원이 꼬옥,많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였음에도 불구하고(이메가 씨, 참고해주333) 맴이 츱츱해지고 스산해졌다. 그래서 후에 이대 예방의학과에서 진행하는 모자보건사업에 참여하라는 동의서를 들고 갔는데도 동의를 안 받고 그냥 나왔다. 의료윤리고 뭐시고 간에 그냥 사기꾼같은 생각이 들었다. 성함이나 임신이라는 단어로 물으면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그들의 남편이나 "형님", 혹은 "어머니"가 "이름이 뭐냐고" "아이 가졌을 때"라고 풀어 말해준다. 오늘 만난 세 분은 한국에 온지 1년도 채 못 된 이주여성들, 이었다.


피해 지역을 돌면서 했던 조사의 세 가구 모두 '우연히' 이주여성이 국제결혼한 경우였다. 요새 '시골'에서 애 가진 새댁은 그렇지, 라는 말도 들었다. 조사 끝나고 나오면서 "요새 같이 바쁜 철에 다덜 집에서 놀고 시집 잘 왔다"라는 요지도 말도 들었다. 그러니까 설문지에 쓰여진 "마음이 답답하다, 불안하다, 속이 더부룩하다" 등의 말을 못 알아듣고 다른 사람이 나서서 그들의 입을 대신하는 것을 판단하고,결혼한지 일 개월도 안 되서 모두들 임신해버린 것을 머리로 계산하면서 그들과 인터뷰 한 것은 시건방질지도 모른다. 그들 집에 있는 큰 김치냉장고나 식기세척기, 디오스 냉장고를 보고 "아니, 나같은 도시빈민보다 잘 살아"라는 생각은 또 뭐고. 이주여성과 결혼한 가정은 디오스 냉장고 큰 거 있으면 놀라운 거야? 한 분은 베트남에서 왔고 두 분은 중국에서 왔다. 모두들 이 조사에 동의했다고는 했으나 그건 그들이 아니라 그들의 남편이거나 시댁 가족들이었다. 기분을 묻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묻는 문제는 건너뛰었다. 의사소통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첫 번째 가정에서 해 본 결과 그런 건 본인이 알아듣기 전에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서' 대답해주었기 때문이다. 것도 그들이 구린 의도가 있거나 잘 사는 것처럼 꾸미려고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못 알아듣고 우리는 자꾸 묻고 옆에서 갑갑하고 같은 집에 사니까 잘 안다고 생각하고, 그러니 친절하게 시간 빼서 옆에 앉아서 '편의'를 제공한 거였다.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에 서툴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연애하는 건,나 자신을 가장 이해받고 싶은 타인에게 언어와 몸으로 정직하고 달달하게 표현하는 것을 배우고, 그러다가 좌절하면서 다시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애에 많이 디면 디일수록 알게 되는 것이 내가 팔자 드런 년이거나, 썩을 것들만 만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타인에게 납득시키고 이해받고자 하는 언어에 너무 잼병이라는 거였다. 실제로 연애하면서 '내가 나이지 않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 그런 연애는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기회는 되었지만(쿨럭, 차라리 서정시를 쓸깡? ^^), 결과적으로 환멸스럽게 끝이났다. 그런 연애는 빨리 끝낼수록 좋았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고독을 극복한 것이다"라는 패터 한트케의 말, 좋아라 했다. 나의 시건방지고 멋 모르고 들썩이는 판단에 비해 그들은 실제로 훨씬 행복하고 안정적이고 정말 "시집 잘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그 놈의 이주여성 관련 논문과 글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뻔해서" 잼없다고 시건방진 판단을 했었고 (난 논문도 못 썼어, 흐엉 T0T) 그들을 희생자화하는 것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어느 정도 불편했다. 오늘은,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 불편한 감이 더 많았다. 이주여성이 결혼하고 애 낳고 시부모 모시는 것이 존재의 의무가 되느 듯 보여 그냥 구조적으로 찜찜했다. 서발턴이 말할 수 있는가?,그럴 수도 있겠지. 어느 상황에서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어로 자기를 피괄적으로 그려내는 것'도 어려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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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핸드메이드라이프(밀랍초)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하면서 얻은 소소한 즐거움,핸드메이드 라이프. 밀랍초를 만들어서 금요일 저녁 8시부터 불을 끄고 초를 켜서 시간을 느끼는 것, 본래 잡스러운 것과 사랑스러운 것은 시간이 많이 많이 필요한 것이니까. 사랑은 본디 시간이 필요한 일인 것처럼. 관계가 끝나면 갑자가 불질이 하고 싶어진다. 뭔가 쓰고 싶어진다. '원스'의 남자 주인공은 언젠가 잡지에서 "당신 생각에 그 영화 속 인물이 영국에 돌아간 뒤 성공했을 것 같냐"라는 질문에 "난 그가 더 이상 노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는 스스로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노래했지 (for broken heart) 다른 이유로 노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에 가서 전 여자친구를 만나고 생활에 정착하면 더 이상 노래할 이유가 없다"로 대답했다. 좀 민망하지만, 나도 그런 것 같다.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온통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내 스스로 가장 호사하는 방법인 "스타벅스 가서 오늘의 커피 마심시롱 긁적긁적"였던 것들이 거의 다였다. 난 단순하고 솔직하고, 그래서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서 일기를 썼었다. 밀랍초를 만들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게 (내가 일하는 곳은 공정무역 캠페인을 한다고!) 스타벅스 가서 혼자 놀기 하지 말고, 집에서 플러그를 다 뽑고 내가 만든 "꿀초"아래에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렇게 된게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나는 박복한 팔자일까, 이런 것일랑 생각하지 않고 꿀초의 꿀 내음을 킁킁 맡기로 했다. 꿀보다 더 달달한 관계도 오겠지. 아래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작년에 진행한 초록살림터의 한 꼭지인 밀랍초 만들기 강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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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삼성의 무한책임 요구

흠, 이거 찍으면서 나름 재밌었다. 활동가라는 직업, 나름 매력있어~~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찍기도 하고 편집도 하고 -_-;;; 아주 쇼를 혀부러. 이거 찍으면서 하도 추워서 핫초쿄 사다가 홀짝홀짝 마시고 계속 말장난하고 씨부렁거리고, 서로 어리부리한 동작에 반해불고 -_-^ 뭐 그런 것들이 생각에 남는다. 일하는 사람들과 뭘 하든 척척 맞고 서로 챙겨준다는 것을 느끼고 일하는 과정이 놀이같고, 그래서 하는 일이 참 좋다. 이 동영상은 보령 장고도에서 방제활동 중 돌 닦음시롱 우리끼리 삼성 본관 앞에 이 기름 걸레 다 널어놓고 "돌은 니가 닦아요"라고 외치자고 마구 장난질 하고,삼성 욕 하다가 시작된 것. 많이 엉성하고 어설프지만 흐흐흐, 내가 어디있는지 찾을 수 없을테니 즐감해주삼 :D
♪ 삼성의 무한책임 욕구 ♪ 태안 -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삼성의 대국민 사과와 책임보상을 촉구하는 어머나 아카펠라 패러디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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