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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3시를 넘기고 있다.
밤이 되면 도통 잠이 들지 않는다.
마음도 좋지 않고.
막힌 코도 뚫리지 않고.
생리기간에 오는 급우울증때문인지 별안간에 눈물을 뚝뚝 흘려버렸다.
나도 당황했고 아마 그도 당황했을 것이다.
별 거 아닌 일들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싫다.
과도한 의미부여들, 그게 내 병이라는 것도 알지만
고치기 힘든 오랜 습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새 블로그가 생겼다.
여기서 도망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무데도 오래 붙어있지 못했던 내 성격때문이기도 하고
비밀스럽게 소통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습관처럼 이 곳에 와서 글을 쓰고 있다.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나면
마음도 코도 좀 풀릴 거 같았는데
눈만 똘망해져서 잠만 더 안 온다.
일찍 일어나서 할 일들이 많은데...
대체 이런 투덜거림들은 누구를 향한 걸까.
다시 게임중독자라도 되어야 하나..
+) 노래는 얼마전 어느 술집에서 들었던 이지상 선배의 노래. 이상하게 그 날은 이 노래가 참 좋았다.
나는 정말 소심한 것 같다.
작은 마음을 가진 것은 사람 많은 세상에서 살기에 적합치 못한, 장애요인이 된다.
쉽게 상처받고 디지게 오래 기억한다.
내가 상처를 준건 더 디지게 오래 기억한다. 기억하고 곱씹으면서 그에게 주었던 상처는 때로 나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여하튼 툭툭 털고 일어나는 걸 잘 못하니,
끊임없이 날 괴롭히기만 하는 것 같다.
근데 그러면 뭐 이렇게 후회하고 이러면 성장도 해야하는데 별로 그러지도 않고.
새벽이 되면 왜 이런 생각들이 더 깊어지는 걸까.
좋아하는 엘피홈에서 이런 글을 봤다.
뒤죽박죽 새벽 2006/07/31
모든 것이 뒤죽박죽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고,
나조차도 모르겠지만,
옳다고 믿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하지만,
내가 그걸 믿는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100% 믿지 못한다는게 슬퍼요.
나도 슬프다.
한 시간 전쯤 너무 화가 나고 섭섭한 마음에
차가운 포스팅을 했다.
며칠 간 밤샘편집에 생활 패턴이 뒤바뀌어 잠도 안 오고
잠깐 누웠다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니,
바람이 분다.
조용한 동네.
오랜만에 남양주집에 오니 이런 여유가 있다.
창가로 솔솔히 불어오는 바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줬다.
차가운 포스팅은 비공개로 두고
나는 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한 시간 전 내가
바람덕분에 조금 여유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일이겠지만. ^^
바람이 참 부드럽다.
어제 인터뷰 하면서 들은 얘기 중에 좋았던 거,
리듬을 타는 거.
어제 집에서 나오는 길에 보니까 집 앞 화분에 처음 고추가 생겼다.
한 며칠 돌보지도 못하고,
키 클라면 대도 세워줘야 하고 화분도 크고 깊은 걸로 갈아줘야 하는데
계속 다음에 시간나면 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고추 하나가 길다랗게 났다.
그것도 모르고 돌아다닌 꼴이라니. 쳇.
상추는 벌써 두 포기나 죽었고, 로즈마리도 죽었다.
집도 엉망이고 잠도 편히 못 자고.
일이 안되고 집중이 안 된다고 투덜거릴 때가 아니다.
우선 리듬을 타기 위해선 기본적인 생활을 잘 해 놓아야 한다는 생각.
오늘은 집에가서 엄마를 보고,
내일은 시간내서 방을 뒤집고.
그래야겠다.
오늘 원래 연구실 가서 같이 산책시위하려고 했는데...
교육 편집이 아직도 안 끝나고 있다.
저녁도 안 먹었는데 세상에 10시가 넘었네... 으흑흑.
리듬을 위해선 식사시간부터 규칙적으로!
꿈자리도 영 뒤숭숭하니, 몸이 참 말도 안 듣고 집중도도 떨어진다.
생리 기간은 한참 지났는데 생리도 안하고
몸은 생리때처럼 무겁다.
조급한 마음만 한 가득이다.
안되겠다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여행지 검색을 한다.
이틀 정도라도 어디 혼자 가서 쳐박혀 있고 싶단 생각을 하다가
집에 밀린 빨래와 습한 날씨와 버리지 않은 쓰레기봉투 같은 게 떠올라 다시 울적해지고.
주변 사람들이 자꾸 아픈 게 신경쓰인다.
아무나 좋으니 탓할 사람이 필요하다.
며칠 바짝 긴장하고 있던 게 한번에 풀린 듯한 느낌.
기차를 타고 대추리에서 올라오면서 30분 정도 잠깐 졸았는데
일어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마음도 몸도 노곤하니, 오히려 편안하다.
다큐강좌의 수료작도 만들어야 하고,
아기 엄마가 된 슈아언니의 작업도 돌봐야 하고
황보출 할머니의 다큐멘터리도 완성해야 하고
황새울 방송국 들소리의 한 꼭지도 만들어야 한다.
이주여성 교육도 해야 하고
방도 치워야 하고
그리고 몇 가지 더 있었던 고민들.
며칠 간 그 모든 게 스트레스였다.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힘만 들었다.
이거 하는 동안 다른 거 생각하고, 다른 거 하는 동안 또 다른 거 생각하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무엇 하나 싫어서 하는 일이 없는데, (앗 방 치우는 것은 아니로군;;)
다 내가 좋아 하는 일이고, 하고 싶어서,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상하게 힘이 들었다.
수료작은 무엇을 찍을 지 고민했다.
FTA와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많은 자료를 읽고 영상물들을 보았다.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고, 막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어쩐지 나의 일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진도가 안 나갔다.
매일 같은 고민만 반복됐다.
대추리 들어가기까지, 평택역에서부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하루종일 굶다 저녁 때 평택에 도착했는데 이것들이 무조건 못 들여보내준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왜 느그들 따위 허락맞고 들어가야 되나 싶은데
그 땐 정말 너무 배가 고파서 밥 좀 먹게 들어가게 해 달라고 했다.
느그들은 밥 먹었지, 나쁜 놈들 나도 밥 좀 먹자.
그런 걸로 싸우는 게 참 어이가 없는데도 거기 그러고 차에 탄 채로,
어두워질 때까지 수천마리의 날파리 떼와 함께 싸웠다.
'어떤 정정당당한 이유'를 대도 안된다던 그 지휘관 놈의 면상을 날려주고 싶었다.
화장실 가겠다는 여성들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가
함께 화를 내니 경찰 동행하고 한 명씩 다녀오란다.
허허벌판 논길에서 그렇게 어이없는 상황을 겪으며 세 시간을 있었다.
결국 돌고 돌아 마을분 차를 얻어타고 들어가면서 바보 소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다. 더 화냈어야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못 냈다.
배고프다고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소리쳐도 들어올 수 없는게 대추리, 도두리였다.
일요일 아침의 대추리는 평화로웠다.
전경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보면서 웃음을 애써 참고 있는 전경들의 얼굴을 봤을 때 나도 피식 웃음이 났다.
아침부터 종일 여전히 익숙치 않은 카메라를 메고 돌아다니려니
몸은 이미 맛이 간 것 같았는데
그래도 용케 돌아다녔다.
다리가 아파 그늘에 앉아계신 할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도
전경들이 다 밟아놓은 상추밭을 보다가도
보리밭 따라 춤추며 행진하는 지킴이들을 보다가도
자꾸만 마음이 춤을 추었다.
오히려 더, 나와 먼 일인데도, 내 마음은 동해서 덩실덩실 움직였다.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
잠깐 잠든 사이 나는 짧지만 긴 꿈을 꾸었다.
마음도 몸도 춤을 추었다.
진실한 것처럼 보이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
정말 움직이는 내 마음을 만났어야 하는데.
여전히 진도는 많이 못 나갔지만 마음이 평온해졌다.
평화는 참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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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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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가사가 내게도 쏙쏙 들어온다. 나도 우울 모드. 우리 둘 다 힘내자.부가 정보
R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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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많이 힘 났음. 낼은 더 힘내야지. 예쁘게 차려입고 나갈 예정.ㅎㅎ부가 정보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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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어디에 블로그를 열었을까..^^부가 정보
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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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만놨지 아무것도 안 쓰고 있어. 그냥 어쩌다 티스토리에 분양받은 거야..ㅎㅎ 요즘은 왜 이리 무기력한지 모르겠다.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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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날 보러 와!! ㅋ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