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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1/11
    아침 식사를 하며...(4)
    간장 오타맨...
  2. 2005/01/10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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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푸쉬킨]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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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1/10
    [시/프로스트] 가지 못한 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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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1/10
    [시/박정만] 작은 戀歌(2)
    간장 오타맨...

LCD 작업장 타이노동자 집단 ‘앉은뱅이병’

  • 등록일
    2005/01/12 22:08
  • 수정일
    2005/01/12 22:08
화성 제조업체 5명 유해용제에 중독 경기 화성시의 한 엘시디·디브이디 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타이 여성노동자 5명이 세척제로 쓰이는 유기용제에 무더기 중독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들과 같은 증세를 보인 타이 여성노동자 3명은 발병 뒤 타이로 돌아갔으나, 현지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상반신으로 마비증세가 확대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 조해룡 원장은 12일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여 입원한 파타라완(30·여) 추언총(29·여) 등 타이 여성노동자 5명에 대한 근전도 및 신경조직 검사 결과, 이들 5명의 증상이 ‘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노말헥산(n-Hexane)은 냄새와 색깔은 없지만 독성을 지닌 유기용제로 세척제나 다른 공업용 접착제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호장비 없이 신체가 노말헥산에 직접 노출될 경우 호흡기를 통해 신경조직으로 독성이 침투해 신경장애의 원인이 된다. 이번에 집단으로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이들은 경기 화성시 향남면 요리에 있는 엘시디·디브이디업체 ㄷ사의 밀폐된 검사실에서 하루평균 15시간씩 마스크나 장갑·안경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7개월~3년 동안 출하 직전 제품을 유기용제로 세척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초기에 근육무력증과 사지지각 상실 증세에 이어 거동이 불편한 하반신 마비를 거쳐 상반신 마비 등 전신마비로 이어진다”며 “최근 국내에서는 시화공단에서 재중동포 3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인 적이 있으나, 이렇게 집단적으로 노말헥산에 중독된 국내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타이 여성 노동자들이 집단 발병한 것은 지난해 11월 초다. 이들은 “검사실에서 작업을 하던 중 무릎이 아프고 저리다가 점점 다리에 힘어 없어져 일어나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파타라완은 “아침 8시30분부터 밤 10~11시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며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쉬기가 어려웠지만 한 달 월급은 68만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가운데 씨리난(37·여) 등 3명은 거동이 어려워 동료들이 가져다준 음식을 먹는 등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12월11일 회사 쪽이 마련해준 비행기표로 타이로 되돌아갔다. 타이인 근로자선교회 김남숙 선교사는 “씨리난 등 3명과 통화해 보니 상반신으로 마비 증세가 확대된 상태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ㄷ사는 “세척용제로 노말헥산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며, 노말헥산이 신체에 이런 악영향을 주는지 사전에 몰랐다”며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일단 이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조처했으나, 정확한 진단 결과가 나왔으니 회사에서 치료비를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박천응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장비도 없이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내몬 결과”라며 “현재 전신마비로 확대되고 있는 3명의 타이 여성 노동자들도 데려와 치료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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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양] 토막말

  • 등록일
    2005/01/12 21:40
  • 수정일
    2005/01/12 21:40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 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파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암도 없는 가을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김융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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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빈곤화에 대한 기사를 읽고

  • 등록일
    2005/01/12 19:24
  • 수정일
    2005/01/12 19:24
유의선, "사회복지제도의 미비에서 비롯된 결과" 김혜진, 안정적 고용보장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사례 최인기,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가정으로 전가" 위 말들은 구조적 문제 진단과 사회분석적으로 바라봤을때 맞는 말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이를 뜯어 고치지 않고 집행하지 않는다면 이 진단들은 의의와 방향성 찾는데서 안주하고 마는 문제로 치부되고, 다른 문제가 붉어질때 이슈로서 대두었다 생명력이 소멸되고 마는데 그치고 말 것이다. 지난한 논의만 무성한채....


자본은 사회적 합의(아일랜드를 부각시키며 모델)를 도출해야 2만불 시대를 이끌 수 있다고 한다. 노무현의 경제발언에서 2만불시대로 경제를 이끌어 올리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유한킴벌리 사장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합의를 힘 높여 이야기를 한다. 자본의 일방적 사회적 합의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서 우린 어떠한 대항 논리를 만드는 것에 따라 운동진영의 투쟁방향성은 세워지겠으나 이 투쟁의 여하를 불문하고 당사자들은 계속해 불안한 생활과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현실적 대안을 만들기에는 우리에게 인력과 재원은 너무나 어렵다. 간혹 노동사목을 하였던 목사님, 신부님 들이 민간 차원에서의 사회적 안정망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시빈민선교활동과 노동자선교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인프라에 지나지 않는다. 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 대한 결식아동급식지원과 영세민 수급자에 대한 지원, 여성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영육아 보호법과 성폭력 아동 피해구제 등 한계를 갖고 있지만 공공 사회 안전망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과 면밀한 국가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가정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곤의 문제를 확대방안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있어 집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사회복지노조에 대한 지난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대구에서 건설일용직노동자 4살짜리 아이가 장롱속에서 죽었다. 신용카드 문제로 자식과 함께 투신 자살하였다는 이야기는 엊그제 일이 아니며, 아직도 죽음을 마지막 비상구로 생각하며 이 밤에 번민의 화염에 쌓여 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우리 너무 비겁하지 않은가? 국가의 공공망을 확충하는 방안 지금의 제도 시행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를 통한 안전망을 국가적 사업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수급자에 대한 대책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또한 부분적으로 있을 수 있다. 운동적으로 아직은 어렵지만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만들어 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개발한 모델을 민간화 시켜 이를 공공화로 가는 교두보로 삼는 실천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의문만 던지지만 난 자세히 모르겠다. 그나마 내가 있는 공간은 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결식아동 무료급식을 지역아동센터(공부방) 급식으로 그나마 이용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개별적 수준의 지역아동센터들의 물적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사업방안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소모성 예산에 대한 집행을 공공적 복지정책으로 편입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한 현재 진행되어지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을 이런 공공적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사업으로 전환하여 고용, 복지, 사회적 복지제도의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나서면 어떨가? 운동적으로 너무 원칙이 없는 운동인가? 그래도 운동 이전 공공 복지를 위해서 우리 사람을 살리고 보는게 올바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늘 논의에 있어 원칙은 명확하나 무엇하나 시행되는 것은 공염불인 것 같아 글이 눈에 안들어온다. 보육노조 대표의 말 처럼 말과 글보다 행동(실천)이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잘못되었는지... 운동을 이야기 하기전 우리 공공복지를 위한 그 어떠한 노력에 있어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지 부터 그리고 사회적 이슈가 아닌 장기적 계획에 우리 열심히 했다 하지만 우리 너무 쉽게 사안마다 손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운동적으로나 사회변혁적으로 위 토론자들 처럼 치열하거나 운동으로서 승화시키지 못하지만 낮은 곳에서 자본주의 모순을 지탱해 준다는 비난을 받으며 하루하루 밥을 나누어주고 찬물에 설거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난 이 토론이 토론이 아니라 사업비젼이라도 투쟁방향과 행동이라도 지침이라도 내려 주었으면 속이 후련하ㅤㄱㅖㅆ다. 이럴때 난 양비론자가 되어간다. 회색으로 기울고 있지는 않을지....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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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만들기...

  • 등록일
    2005/01/12 18:45
  • 수정일
    2005/01/12 18:45
썰매 만들기를 구경해본지 언 몇십년 만인가? 잊고 살았던 썰매만들기를 오늘 다솜 공부방 아이들이 만들었다. 아 신기하고도 재미있다. 난 다른 일정이 있어 처음 만드는 것만 구경하고 갔는데... 어느새 썰매는 다 만들어져 있다. 야 신나겠다. 요즘 눈썰매장에 가는 아이들 비닐부대를 타고 뒷동산을 온통 눈썰매장으로 만들었던 기억을 알고 있을까? 모르겠지...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겠지만 그 남해화학 비닐 포대의 성능에 대해선 직접 시험해 본적이 없어 모를 것이다.(그 당시 우리 읍내에 이발소가 하나 있었지만 시골 전역을 돌며 이발을 해주는 아저씨가 있어 이발은 한달에 한번 이 아저씨에 의해 동네 아이들 전체가 통일적으로 이발을 하였던 기억이 난다. 머리에 하얀 분말가루 무엇인지 모르지만 부모님이 좋다고 하기에 이발하고 나서 뿌렷던 그 약품이 DDT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학 입학한 후 좀 지나서이다.)


사담으로 우리는 주로 비료포대를 남해화학(밭농사 지을때 질소비료를 많이 뿌리는데 남해화학이 인근에 인접해 있어 전라도에서는 많이 사용하였던 기억이..) 비닐 봄에는 아이스케키(일명 하드) 10원짜리와 교환해서 먹던 기억.... 동네 엿장수가 오면 엿과 바꾸어 먹던 아주 휼륭한 재활용품이었다. 이 남해화학 비닐포대는 겨울엔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눈썰매였다. 앞에 눈을 조금 넣으면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속력)을 더 가속시킬 수 있었고, 안전 범퍼역활을 휼륭히 수행하였다. 어린 나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터득하였을까? 처음 이 남해화학 비닐포대로 눈썰매를 탓던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그 다음으로는 썰매이다. 논바닥에 얼음이 얼면 아이들과 나무 막대기를 짤라 아이스하키도 하고 널판지를 구해와 썰매를 만들어 타던 기억... 쇠가 귀하였지만 다들 썰매를 만들기 위한 쇠를 부모님들이 장터에 나가면 하나둘 사온다. 그러면 망치를 갖고 우린 연실 겨울놀이를 위한 준비를 한다. 지금 눈이 소복히 쌓이면 산에 올라 토끼잡이를 한다. 토끼는 뒷다리가 길어 위에서 아래로 몰아서 잡는다. 그래야 토끼가 도망을 치지 못하고 뒷다리 추진력을 잃고 중심을 잡지 못해 잡히고 만다. 겨울에 하였던 오징어 찜, 구슬까기, 딱지치기, 비석까기, 자치기, 깡통차기, 술레잡기, 얼음놀이, 땅따먹기, 말뚝박기, 제기차기, 닭싸움, 나무타기 등등 여러가지 놀이들이 우리 생활발전과 교육열로 사라져 가고 있다. 이 정겹던 공동체 놀이... 모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너나할 것없이 무엇하자 합의보고 하였던 놀이... 바닥만 있으면 노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공이 없으면 공을 만들어 놀았고, 기구가 없으면 기구를 만들어 놀았던 그 당시... 겨울 해가 짧은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 겨울 기나긴 겨울날 화롯불에 앉아 군밤을 구워먹거나 아니면 뒷마당에 있는 감을 따서 먹었던 기억... 동치미 국물에 콩고물에 쑥떡을 뭍혀 먹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런 먹거리를 먹고 싶어도 쉽게 찾기 힘들다. 오늘 아이들이 썰매를 만들고 놀이를 준비하는 것을 보는데 아이들이 한편으로 대견스러웠으나 놀이문화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쉽게 다가온다. 청소년들이 쉴 공간과 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전 골목길은 다 우리들의 유용한 놀이터 였다. 골목길에서도 얼마나 재미나게 축구를 하였던가... 그런데 그 자리는 도로를 넓혀 차들에게 내어주고 나서 아이들이 놀 자리를 하나둘 잃어버리더니 지금은 아예 콘도나 웰빙이라는 상품으로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놀 공간을 돈주고 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가 그만큼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고, 뒤보다는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 세월의 그림자가 아닐까? 오늘따라 가로등 밑에서 동무들과 다방구를 하였던 중학생 시절 나를 회상해 본다. 참 산동네에서 재미나게 놀았는데... 달도 밝았고 나무 전봇대에 백열등의 환한 불빛이 우리는 반기며 동네 여기저기 아무개를 외치는 정겨운 우리 동네 아저씨 아주머님 목소리는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이 정겨운 소리는 차의 경적소리로 다 바뀐지 너무 오래되었다. 아 그때는 다시 올수 없는 것인가??.....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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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살 할머니모델…모든 여성은 아름다운가?

  • 등록일
    2005/01/11 23:32
  • 수정일
    2005/01/11 23:32
△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에 등장한 아이린 싱클레어(96). [분석] 도브 ‘진짜미인’광고에 실린 정치적 함의와 마케팅 바야흐로 ‘얼짱’과 ‘몸짱’이 남녀노소를 막론한 모두의 선망대상이 된 외모지상주의(Lookism) 시대다.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세태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은 냉혹하다. 날씬함을 경쟁하던 여성들의 몸매는 이제 건강한 날씬함을 넘어 ‘바비인형’ 이라는, 인간에게 적용되기 어려운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만 외모지상주의에 젖어 있지 않다. 영국 여성들은 20%만이 자신들이 매력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8~13살까지의 영국 소녀들중 4분의 3은 자신의 외모를 바꾸고 싶어한다. 세계적 생활용품 회사가 자사의 비누광고에 96살 할머니를 모델로 등장시켜 소비자에게 물으며 세계적 화제거리이자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쭈글쭈글한가?” “멋지게 아름다운가?”


획일적 아름다움을 향한 맹목적 추구에 맞서 다양한 가치를 전파하기 위한 도전인가? 베네통처럼 지배적 가치에 대한 전복을 통해 논쟁을 불러일으키려는 상업마케팅의 치밀한 전략인가? 96살 할머니 모델 기용으로 미에 대한 논의를 촉발한 도브의 ‘진짜 미인’ 마케팅을 분석해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모든 여성은 아름다울 수 있는가? 그렇다 vs 아니다 “미인은 너무 오랫동안 편협하고 딱딱하게 규정되어 왔다. 이제는 바뀌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진짜 미인은 나이대와 크기, 모습에서 다양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이 왜 우리가 ’진짜 미인을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real beauty)’을 시작한 이유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의 참여를 바란다.”( www.campaignforrealbeauty.com ) △ 싱클레어 “나는 젊은 시절 단 한 번도 아름답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영국에 사는 96살의 주름 가득한 할머니가 세계적인 생활용품 회사인 도브 비누의 간판 모델로 나섰다. ‘예쁘고, 날씬하고, 세련되어야만’ 화장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깬 화제인물인 까닭에 연초에 전세계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주인공은 런던 북부 스토크 뉴잉튼의 한 양로원에 살고 있는 올해 96살의 아이린 싱클레어 할머니. 최근 도브 비누의 ‘새 얼굴’로 선택된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21m짜리 옥외광고물에 어깨를 훤히 드러낸 채 스카프를 쓰고 미소를 지으며, “나이든 것이 아름다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회가 받아들일까요?”라고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는 ‘진짜 미인을 위한 캠페인 사이트’(campaignforrealbeauty.com)에서 싱클레어의 광고를 보고 “쭈글쭈글하다(wrinkles)” 또는 “멋지다(gorgeous)” 가운데 선택을 하도록 요구받는다.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 ‘자신과 같은 평범한 진짜(?)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여성들은 ‘환호’한다. ‘도브’로 잘 알려진 다국적기업 유니레버가 노린 것 역시 이러한 ‘동질감’이었다. 이 때문인지 2003년 28만개 매출에 그쳤던 퍼밍크림(Dove Firming)은 2004년 샤워젤과 바디젤까지 라인을 확대하고 상반기에만 무려 230만개라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3년 도브는‘진짜 미인’ 광고 덕에 700%의 판매신장을 기록하면서 서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미용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싱클레어 “젊은 시절 한번도 아름답다는 말 못들었다” 8~13살 영국소녀 97% “늙은 여자는 아름다울 수 없다” 양로원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던 90대 노인 싱클레어가 도버의 마케팅 도구가 되는 것에 동의한 것은 이 회사가 ‘진짜’ 여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모델은 ‘젊고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 타파를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도브가 진짜 여성을 소재로 광고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은 모회사인 유니레버가 최근 10개국 소비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기폭제가 됐다. 여성 10명 중 1명꼴로 기존 광고에서 제시하는 미의 기준이 비현실적이라고 답한 것이 계기였다. 또 56%의 여성들이 화장품 광고를 하는 모델들이 그들 자신과 몸매가 비슷한 여성이 등장하는 경우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 것에 착안했다. 이 조사에서 8~13세 소녀들 가운데 97%가 ‘늙은 여자는 아름다울 수 없다’고 답했고, 73%는 ‘미인은 날씬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도브 광고를 기획한 오길비앤마더(Ogilvy&Mather)는 이런 조사 결과를 고려해 5명의 ‘진짜’ 여성모델을 찾았다. 이들은 모두 ‘바비인형’ 모형의 금발 미인과는 거리가 먼 ‘진짜 여자’들이었다. 검은 머리에 빈약한 가슴의 에스더(35), 뚱뚱한 몸매의 타바사(34), 주근깨투성이 레아(22), 회색머리의 멀린(45) 등 완벽하지 못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이들 ‘진짜 여성’을 두고 광고는 묻는다. 타바사 로맨(34) 뚱뚱한가(oversized)? 탁월한가(outstanding)? 에스더 포이어(35) 반쯤 채워졌는가?(Half Full) 반쯤 비워졌는가?(Half Empty) 이 ’진짜 미인’ 광고에 등장한 모델 여자들은 모두 건강하고 활기에 넘치고 만족해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시리즈 중 다섯번째 모델이다. 도브는 ‘늙은 여성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런던 인근의 양로원을 헤집고 다닌 끝에 싱클레어 할머니를 ‘발굴’했다. 도브가 내세운 목표는 아름다움의 고정관념 타파다. 싱클레어 할머니는 “나는 젊은 시절 단 한 번도 아름답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노인들도 기여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려고 광고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신문의 사설에까지 등장한 광고, 세계적 화제로 성공한 마케팅 △ 영국 유니레버사의 브랜드 도브가 진행하는 ' 진짜 미인' 캠페인광고에 등장한 5명의 여성들. 진짜미인 캠페인은 이들의 모습에 대해 이용자들로 하여금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내리게끔 홈페이지를 구성해 놓고 의견을 받고 있다. “우리는 여성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그들과 대화했어요.” 도브의 브랜드 매니저는 ‘진짜 미인’의 성공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도브는 여성의 45%가 뷰티상품 광고에서 ‘현실적인 이미지를 보고 싶다’고 응답한 것에 착안해 소비자 밀착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여성들의 자존심을 높이고 지갑을 열게 하는 성공적인 광고를 만들었다. 90년대 중반 베네통이나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사가 다양한 인종, 큰 사이즈의 여성을 의류모델로 내세웠던 시도는 있었다. 그러나 미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화장품 분야에서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한 사례는 도브가 이례적인 것이어서 도브의 마케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의 <굿 하우스키핑> 편집자 린제이 니컬슨은 “도브사의 광고는 광고 지면으로부터 광고계의 성배(聖盃)라고 하는 신문사설에 언급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도브의 성공적 마케팅을 극찬한다. 그렇지만 도브의 ‘진짜 미인’ 마케팅은 화장품업계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할까”라는 질문에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대형스타의 이미지에 의존하는 국내 화장품업계가 관심을 가질 부분임은 분명해 보인다. “있는 그대로의 진짜 미를 말했다” vs “노인까지 상품화했다” ‘96살 할머니’를 모델로 기용한 도브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업계는 논쟁중이다. “소비자들조차 감히 말하지 않던, 있는 그대로의 진짜 미를 말했다”는 찬사에서, “노인까지 상품화했다”는 비난까지 반응은 극과 극이다. 한국에서도 박경림, 노사연, 김미화씨 등이 화장품 모델이 된 적이 있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유니레버코리아 홍보팀 김희정씨는 “영국에서 진행되는 ‘진짜 미인’광고는 도브 브랜드에 대한 전세계적 캠페인이지만 한국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유니레버코리아는 지금까지 샴푸와 바디샤워 분야에서 20~30대의 순수한 이미지를 가진 소비자모델을 활용해 왔고,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며 ‘진짜 미인’ 캠페인과 별도로 소비자 모델을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일반인을 모델로 한 ‘삼성생명’ 이미지 광고를 기획했던 김시래 제일기획 광고5팀 국장은 “‘도브’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는 빅모델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실제 사용하는 일반인들을 활용하는 것이 광고효과가 더 높다”며 “‘real beauty’ 캠페인 역시 ‘도브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이며, 96세 할머니를 모델로 활용했다는 것은 신뢰성 외에 ‘충격’ 효과를 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모차별주의자가 인종차별주의자와 같은 대접을 받는 그 날이 오길” 도브의 광고는 상품에 대한 광고효과를 넘어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9일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리즈 호가드는 “왜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가”라는 글을 실어 도브의 ‘진짜 미인 캠페인’에 대한 의미를 짚었다.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를 제작한 오길비앤마더사의 대릴 필딩은 “상업적 효과로 이어진 광고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번 광고를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고 털어놓았다. 필딩은 “우리는 단지 외모산업이 좀더 현실적이 되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키크고 날씬한 금발의 젊은 여성만을 유일한 미인 모델로 삼는 세태가 가속화하는데 우리는 우리의 딸들이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지 않았을 따름”이라고 광고 제작동기를 밝혔다. <굿 하우스키핑>의 린제이 니컬슨은 “도브의 광고 이미지들은 놀라운 에너지를 주지만, 이것이 나이 차별이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칠 수는 없다”며 이는 “단지 광고일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도브의 ‘진짜 미인’는 아름다움과 차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자극한다. <가디언>의 호가드가 매리라는 여성의 말로 그 희망을 전달한다. “나는 ‘진짜 미인’ 광고가 실제적인 정치적 운동으로 전환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나는 누군가 ‘외모에 맞서는 그룹’(looks pressure group)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언젠가는 외모차별주의자(lookist)가 지금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비난받는 날이 올것이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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