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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1/14
    석별의 정(2)
    간장 오타맨...
  2. 2005/01/14
    방향잃은 참여복지, 남미로 가는가
    간장 오타맨...
  3. 2005/01/13
    조용히 뭍히는 구나...(7)
    간장 오타맨...
  4. 2005/01/13
    붕어아줌마 와 백원(2)
    간장 오타맨...
  5. 2005/01/13
    평생 빈곤에 시달리는 '엄마 노동자'(4)
    간장 오타맨...

석별의 정

  • 등록일
    2005/01/14 08:47
  • 수정일
    2005/01/14 08:47
다솜공부방 아이들이 한해 들어 나이가 먹는 것을 실감한다. 내려온지 4개월하고도 10일을 조금 넘긴 지금 아이들이 오늘따라 대견해 보인다. 캠프기간 동안 이화여대에서 온 선생님들과 정이 들었는지....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전체 울음바다가 되었다. 정이란 이런 것이구나.... 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다. 조그마한 관심에도 마음을 내주는 다솜공부방 아이들이 참 대견스럽다. 난 어제 하루종이 무엇이 허전했는지... 혼자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 이 광경을 놓쳤다. 부디 내려온 선생님들이 다솜공부방 아이들의 맑은 마음... 이 곳 아이들이 어려운 이웃이 아니라 친구요 동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웃음지으며 삶의 공간에서 늘 이곳을 떠올려 주기를 바램한다. 오늘 아이들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마음한켠 아이들 마음 한곳 한곳을 훔쳐보는게 못내 서운하다. 아이들이 이제 세상과의 대화법 그리고 세상을 하나둘 배워가고 있다. 그래 어른이 되는데 이만큼 아픔이 없다면 얼마나 재미 없겠니... 다 세상은 이렇게 하나둘 가슴아픈 사연, 기쁜 사연... 들의 알갱이 하나둘이 모여 마음이 풍성해지는 거야... 얼굴이 외형이 변한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 마음도 함께 커가야 하는거야... 이 마음 부디 잃지마라... 오늘 캠프 끝난다. 신나는 공부방 즐거웠니....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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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잃은 참여복지, 남미로 가는가

  • 등록일
    2005/01/14 07:47
  • 수정일
    2005/01/14 07:47
노무현 시대의 레미제라블… 참여복지의 실상 박권일 기자 kipark@digitalmal.com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확실히 해 두어야할 게 있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복지국가'에 대한 선입견이다. 주로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경제신문 등을 통해 유포되어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논리는 '복지국가=사회주의'라는 등식이다. 그러나 한국 우파들만 모르고 전세계 우파들이 동의하는 '상식'이 있으니, 바로 복지는 다름 아닌 자본주의를 '위한' 제도라는 점이다. 오죽하면 IMF가 "한국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라"고 특별히 요구했을까. 그러나 2005년 정부예산안이 발표되자마자 『조선일보』는 복지예산 증액을 들어 "무늬만 경제성장용"이라 쌍심지를 켰고, 『문화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보수언론들도 "성장보다 분배만 중시하는 행태"라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급기야 10월 26일 이정우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이 나서서 "한국의 사회보장지출액은 OECD 국가 평균에 훨씬 못미치며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진다"고 해명한다. 다시 말해 그는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야 한국의 자본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익적 '모범답안'에 대해 한국의 '자칭 보수'들은 (칭찬은커녕) '좌파'라고 공격하고 있다. 한국의 현실은 이렇게 '피아구분'조차 안될 정도로 혼미하다.


현실은 '희극적'이지만, 그래도 지적할 것은 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정권 출범 3년차를 맞아 심각한 문제들을 노출시키고 있으며, 그에 따라 빈곤층과 서민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통제권 싸움 본격화 각종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한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사회보험 역사는 일천하다. 1999년에 비로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통합시행 6년 만에 국민연금은 엄청난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바로 '국민연금의 8가지 비밀'이라는 한 네티즌의 글이 불러온 파장이 그것. 논란은 도미노처럼 이어져 연금 조기고갈론에서 국민연금 폐지론으로, 그리고 끝내 칠레식 연금민영화 주장으로까지 비화되고 만다. 국민들의 노후생활에 보탬이 되기위한 일종의 사회보장제도가 '민간보험업자 배불리자'는 신자유주의적 논리로 엉뚱하게 변질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실의 오건호 보좌관은 "국민연금은 5년마다 재정추계를 하기 때문에 고갈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고 "그보다 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국민연금 운용권을 국민들이 가져오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한 바 있다.(월간 『말』 2004년 7월호 참조) 그런데 이번엔 국민연금의 운용처를 두고 본격적으로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미 연기금 주식투자확대 등의 여당의 연금개혁안이 상정되어 국회에서 야당과 한바탕 '싸움'을 벌였다. 지난 12월 14일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정책자료집을 내고 "주식투자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파생금융상품에까지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진영과 시민단체들은 일관되게 연기금 주식투자에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연기금 주식투자에 반대하고 있는데, 진보진영과는 사뭇 속내가 다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12월 5일 "공정거래법의 경우처럼 정부여당이 연기금의 의결권을 행사, 기업자체를 직접 지배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으며 이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는 "연금사회주의"를 언급해 일각에서 "또 색깔론이냐"라고 반발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그러나 연금 사회주의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미국의 연금제도를 묘사하면서 붙인 조어로, '좌파'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다.) 열린우리당은 "주식투자를 하는 이상 의결권 행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진보진영은 국민연금의 안정성 때문에 연기금 주식투자를 반대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경우는 '구린 속내'가 뻔히 들여다 보인다"고 꼬집었다. 즉 국민들의 공적 기금을 보호하려는 것보다는 주식시장에서 재벌들의 경영권을 방어해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진주산업대 송원근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연기금은 국가가 최종책임을 지는 것"이라 못박았다. 또 송 교수는 "100조의 돈이 민노당 주장대로 채권시장 투자, 사회적 책임투자 등으로 간다면, 안정적일지는 모르지만 기금운용의 효율성은 극히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측 입장에도 비판적이었다. "연금민영화만큼 위험한 재경부 개입" "재경부가 주식시장에 안정적 기관투자가를 육성해서 기업경영권을 외국인투자자로부터 방어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금운용이 민주화되고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구조로 독립됐을 경우라면, 이 말에 흔쾌히 동의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날 주식시장을 투기자본에 노출시킨 주범들이 이제와서 뻔뻔하게 그런 자가당착적 주장을 하는 걸 보면 기가 찬다. 재경부가 연기금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경우다." 송 교수의 주장은 요컨대, 연기금 주식투자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그에 앞서 (재경부가 아닌) 책임있는 운용주체를 국가에서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매체에서 선동했던 칠레식 연금 민영화는 욕먹어 마땅한 주장이지만, 연금통제권을 재경부가 장악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재경부가 국민연금이라는 큼직한 먹잇감에 침흘리는 건 '모피아'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그는 "재경부야 거대한 기금을 주무르는데 만족할지 모르지만,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투입될 경우, 빠져나올 기회만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탈출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제하고 "결국 한번 투입된 연기금은 비좁은 한국주식시장에 끼어서 발도 빼지 못한 채 외국인들 손실만 보전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기금운용의 독립성과 민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은 이미 그곳에서 멀어진 듯 보인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민연금을 경기부양수단으로 쓰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른 것은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정안을 보면 연기금이라는 먹음직스런 고깃덩이에 달려든 '사냥개들'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개정안은 국민연금정책협의회에 국무총리를 의장, 재경부 장관을 부의장, 복지부 장관을 간사로 하여 별도로 설치, 운용 방향을 결정하고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시민단체와 가입자대표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는 오히려 '여유자금'에 대한 업무로 역할이 대폭 축소되었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국민연금정책협의회를 장악하고, 보건복지부는 기금운용위 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부처간 '나눠먹기 빅딜'이 성사됐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결국 과거와 비교해보면 국가책임이 담보되거나 국민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기는커녕 특정부처, 즉 재경부의 발언권만 강화된 셈이다. 참여정부의 '연금개혁'은 이렇게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는 형태로 착착 진행중이다. 국민들과 진보진영은 또 한번 '닭 ㅤㅉㅗㅈ던 개'가 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의료의 공공성 사실상 포기한 정부" 지금 한국의 의료복지를 둘러싼 상황은 복마전을 방불케 한다. 노무현 정부의 야심찬 기획들인 경제자유구역법에 의료시장 개방 문제가 맞물리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감자넝쿨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나온다. 지난 해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병원을 유치하려는 정부방침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의료시장 개방의 전초단계"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건강보험 민영화 논의에 직결된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은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리법인으로서 병원의 설립을 허용하면 국내법과 필연적으로 충돌하게 된다. 진료비를 영리법인 마음대로 매길 경우 건강보험법에서 지정해놓은 급여기준을 어기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1국가에 2가지 상충하는 법이 공존하게 되는 셈"이라 말했다. 문제는 이들 영리법인병원들이 자연스럽게 건강보험체계에서 탈퇴하게 되는 경우다. 현재 한국에서 맹장수술 진료비는 40만원인데, 만일 외국병원이 들어오게 되면 순수 진료비는 GDP를 고려할 경우 자그마치 1400만원으로 뛴다. 그러므로 영리법인들은 따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상당수 부유층은 비싸더라도 이런 외국병원으로 가려할 것이고 이들 역시 결국 민간의료보험에 편입할 수밖에 없다. 강제가입을 의무화한 국가의 사회보험체계는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국내의 민영대형병원들 역시 경쟁과 고급진료를 핑계삼아 진료비를 올려 받길 원하게 되고 이들 병원 역시 국가보험시스템에서 탈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쟁적인 진료비 상승과 건강보험에서의 탈출이 일어나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국민들은 진료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역시 민간의료보험 쪽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 결과는 뻔하다. 건강보험의 완전한 붕괴와 공공의료기관의 동반몰락, 그리고 의료시장 완전민영화다. 우석균 정책국장은 "이미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경제자유구역법 관련 태스크포스팀들이 속속 구성되고 있다"고 귀띔하면서 "의사협회 등 민간병원 측은 오히려 의료시장 개방에 찬성하고 있다. '역차별'을 운운하면서 진료비를 상승시킬 좋은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 밝혔다. 한편 우 국장은 칠레의 예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칠레는 피노체트 정권이 들어서면서 강도 높은 신자유주의개혁을 단행하는데, 연금개혁과 의료보험 개혁도 그중 하나였다. 신자유주의 개혁은 사회보험에서 '가입의 강제성'을 삭제했고, 따라서 부유층은 모두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빈곤층을 비롯한 대다수 서민들은 공적보험체계에 가입했다. 기본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취약한데다 부유층 13%가 빠져나가버린 의료보험, 게다가 질병발생율까지 높은 빈곤층이기에 보험재정은 급속히 악화되었다. 얼마가지 않아 칠레의 공적 의료보험체계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치솟는 진료비와 민간 보험료는 대다수 서민들을 고통에 빠뜨렸다. 우 국장은 "최근 참여정부의 행태를 보면 이 정부가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사실상 포기해버린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칠레가 걸었던 길을 고스란히 답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김철웅 연구원은 "의료의 공공성을 각 나라가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는 공공의료기관 비율만 봐도 드러난다"고 말한다. OECD 선진국들의 공공의료기관비율은 평균 75%, 민간의료기관보다 최소 3배 이상 많다. 그러나 한국은 고작 8%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의료복지분야에 다른 모든 나라 의료비를 합친 것 보다 많은 돈(GDP의 15%)을 쏟아부으면서도 국민의 건강수준은 상당히 열악하다"고 말한다. 영아사망률은 쿠바보다 높다. 이런 미국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의료보험이 완전히 민영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의 '왼쪽 깜박이' 깨진지 오래" 국민들의 노후와 건강이라는 사회복지의 두 가지 중대한 축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그러나 국민연금은 살펴본 것처럼 재경부와 보건복지부가 '사이좋게' 권한을 나눠갖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칠레식 민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참여정부의 연금개혁이 국내주식시장의 외국자본과 재경부에게는 '윈윈게임'일지 몰라도, 국민들은 연기금 운용에서 더욱 소외당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보건의료 쪽은 더욱 심각하다. 참여정부는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서민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칠레의 건강보험 개혁과정을 쏙 빼닮았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료공공성 강화 공약은 글자그대로 공약(空約)이 되었다.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의 공공의료마저 다 팔아치우려 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왼쪽깜박이'는 이미 깨어진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에 대한 '종합평가'는 어떨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남찬섭 위원은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의 방향은 대체로 옳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불행한 시기에 등장해서 DJ정부가 저질러놓은 찌꺼기를 다 떠안아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졌다"고 우려했다. 누가 집권해도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남 위원은 "사안별로 일관성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2002년 DJ정부의 복지개혁, 즉 '생산적 복지'에 대해 '신자유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는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조영훈 교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정부이고, 아직까지 정책방향에서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동질성을 먼저 언급했다. "(참여정부 들어) 복지예산이 늘어나고 국가의 개입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신자유주의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의 과거와 비교할 게 아니라, 다른 나라가 한국 정도의 규모였을 때 복지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그 경우 한국의 사회복지지출은 아직 다른 나라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조 교수는 "생산적 복지와 이를 계승한 참여복지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가 주장한 노동연계복지(welfare to work)를 그대로 따온 것"이라 설명한다. 그는 그러나"노동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계층에게까지 일을 강요하고, "일하지 않으면 복지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회보장의 근본에서 벗어난 얘기"라고 말했다. 한국은 남미로 가고 있는가 보수언론들은 노무현 정부를 '좌파'로 몰아가면서 "경제가 어려운데 무슨 복지냐"며 성장제일주의를 아직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고려대 고세훈 교수는 그의 저서 『국가와 복지』에서 "자본주의가 수 차례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복지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복지는 자본주의에 대립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존속과 발전을 촉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우니 복지는 나중으로 미루자'는 논리에 대한 또 하나의 반증은 '사회보장의 바이블'이라는 『베버리지 보고서』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윌리엄 베버리지는 세계대공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최악의 경제상황, 그리고 런던이 매일 밤 공습을 당하던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도 "최소한의 소비적 복지야말로 정부가 마땅히 떠안아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선언했고 영국정부는 이 '양심적 자유주의자의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어떤가. 경기를 부양한다면서 부유층의 세금을 깎아주면서도 고통받는 서민들에게는 "일하라, 더욱 열심히 일하라"라고 채찍질할 뿐이다. 그러나 그 독려 속에는 '비정규직으로'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 비정규직으로라도 일단 '고용'이 되면 국가는 복지의 책임이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참여복지'의 실상이다. 이는 1980년대 남미에서 진행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엄청난 증가를 연상케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의료시장을 개방해 부자들에게는 질 높은 치료와 민간보험을, 서민들에게는 공공의료의 붕괴와 건강보험의 재정파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 이렇게 남미로 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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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뭍히는 구나...

  • 등록일
    2005/01/13 19:03
  • 수정일
    2005/01/13 19:03
사안의 중요성에 노동자의 죽음은 조용히 뭍히는 구나.... 오늘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하던 지율스님.... 청와대 민정수석의 만류로 단식을 풀었다가 다시금 천정산으로 가서 80일이라는 단식... 의사소견 몸은 이미 죽어있다는 말이 충격이지만... 내 일이 아니기에.... 사안의 급박성으로 그렇게 그렇게 우리내 무심들은 모든 소소하고 중요한 사안을 조용히 뭍히는 구나... 그래 작년 말에 벌어진 마산 한진중공업 열사의 죽음... 열사라 안붙혀도 좋다. 그건 그느들 판단이니까... 난 열사라 명명하련다. 이 죽음 또한 조용히 뭍혀버렸다. 아니 사안을 끝내는데 급급하였던 것 같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전국이 꽁꽁 얼어버리는 작금의 시대를 난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아니 바라보지도 못하지 난 서울이라는 곳을 떠났고 언제나 언저리에서 운동이라는 끈을 안놓칠려고 전전긍긍한 사람에 불과하니... 노동운동을 책임지고 정치운동을 책임지는 사람들 처럼 잘나지 않았고, 그런 배짱도 없이 살아온 터라 내가 생각한 것들은 내 생각에 지나지 않겠지... 그런데 너무 속이 상한다. 사람이 죽었고, 또 죽어나갈 것이 뻔하고, 또 언젠가 우리의 무관심으로 아니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렇게 무수히 사라지거나 뭍혀버린 것들이 이후에도 계속된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를 가누질 못하겠다. 이 부메랑 고스란히 우리에게 다 돌아올 것이 뻔하다는 것을 잘알지만... 지금 나의 일이 아니기에 멈춰버린 행동과 실천들.... 그래서 사람은 잘나고 봐야 하나보다. 그래서 사람은 권력을 움켜줘야 하나보다. 아무리 내 공간에서 충실히 열심히 살아도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도래하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감만 감돈다. 세상에 대고 욕을 하고 싶지만, 다 내 무능력이란 생각을 하니 마음한켠 참 갑갑하다. 올바름은 명확한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해깔리고, 사안의 급박성에 전전긍긍하게 만드는지 마음이 무겁다 못해 쓰리다. 나 또한 아무런 저항도 아무런 행동도 아무런 것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뭍혀지는 것들을 우두커니 지켜 보기만 하고 있는구나..... 이후에도 그럴꺼라는 생각... 지난 시간 그렇게 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온몸을 감싼다. 망각이라는 강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난 망각을 하기 이전... 사라지는 것들 조차 부여잡지 못하는 운동언저리에 기생하는 한낮 인간에 불과하다. 남들은 다들 운동의 희망을 갖고 혁명의 고장에 간다는 포부와 그리고 해외견학을 통해 높은 기상을 협력하고자 하지만 난 아무런 바램도 없다. 다만 나도 이를 회피하고 싶어 어디론가 힘들기 위해 충전한다 말하며 여행을 떠나는 것도 분명 사치를 부려본다. 아 속이 쓰리다. 나에겐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마음적 여유가 없는가 보다. 늘 불안감만 감돈다. 초조함은 극에 달하고 있고, 이러다 어찌되려는지.... 내가 미치는게 더 편할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세상...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 회색의 도시에서 암흑의 도시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무수한 투쟁과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지만 우리내 너무 무덤덤해진다. 텔레비젼으로 전쟁이 다큐멘터리 처럼 흘러가는 필름들에 우리내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너무나 조용하다. 그래서 너무나 이상하다. 그래서 나를 책망해 본다. 왜 잘나지 못해서 그렇게 지켜보고만 있냐고 나에게 답해보았다. 못난 것도 죄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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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아줌마 와 백원

  • 등록일
    2005/01/13 18:13
  • 수정일
    2005/01/13 18:13
길가에서 채 한 평도 안된 공간이 그 일터이다 붕어, 햄스터, 토끼도 팔고 여름이면 파충류 도마뱀도 판다 언제나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북적거리고 아이들과 싸우는 것이 하루일과다 벌써 길가에서 살아 온지가 30년의 긴 세월이 흘렀고, 고단한 세월 속에서도 언제나 씩씩하고 부지런함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 아줌마를 우리 이웃들은 붕어아줌마 라 부른다 그 붕어아줌마가 목련이 필쯤이었던가? 새봄 어느 날부터 하루에 무조건 백원씩만 내라는 것이다 "무엇하시게요' "앗따 참말로 말이 많네 내 라면 내야지" " 그래도 어디에 쓸것인지는 알아야지요?" " 나중에 쓸 때 말 헐 것 인께 무조건 내씨요" "....."


날마다 노점 하는 이웃들에게 돌아다니며 돈 백원씩을 수금했다 도대체 백원을 모아 무엇에 쓸 것 이든가? 로또 을 살려고 할까? 아니면 관광을 가려고 할까? 당시에는 약간의 의문도 있었지만, 받으로 다니는 붕어아줌마보다 내가 귀찮아서 오백원, 천원씩을 주면 그 어두운 눈으로 꼬박, 꼬박 치부책에 기록을 하는 것 이였다 세상에 거지도 백원 주면 받지도 않는 세상인데 발 품이나 나올까? 그러고 잊어버렸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고 년 말이라고 세 및은 부산스럽기만 한다 지독한 불경기에다 노점에서도 하루 몇 만원 벌기가 한마디로 전쟁이다 며칠 전, 붕어 아줌마가 백원씩 모인 돈이 27만원이라고 하면서 3만원 자기가 보태어 30만원 보육원에 보내자고 한다 세상에...... 백원씩 모인 돈이 27만원...... 몇 사람에게 몇 달을 모은 돈이던가? 실패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노점상들이라고 하지만 이런 내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고맙고 눈물이 핑 돈다 국가 유공자 남편은 일직 사별하고 네 자녀 휼륭히 키워 다 시집장가 보내고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붕어 아줌마, 더 산만큼 몸으로 배워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조금 이나마 보태드리려고 하는 아름다운 실천..... 겨울이라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포근할 듯 하다 아름다운 붕어아줌마 곁에 내가 서 있으니.... 출처 : 해방글터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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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빈곤에 시달리는 '엄마 노동자'

  • 등록일
    2005/01/13 15:02
  • 수정일
    2005/01/13 15:02
노무현 시대의 레미제라블… 고연령 여성노동자 이정은 기자 leeche2001@hotmail.com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남편을 조용히 따라 걷던 아내가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 아들은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을 예찬하고, 친구는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며 재롱을 피운다. 2004년 한 해 광고계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살려내자'는 이른바 '아빠 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교보생명의 '마음에 힘이 되는 시하나, 노래 하나' 시리즈는 아빠를 응원하는 아들, 친구, 아내의 노래자락에 힘입어 2004 대한민국광고대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대의 거울'이라는 광고계는 '아빠 편 응원하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도무지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어디 있을까. 아빠가 그렇게 힘들다는데 엄마들은 그저 캔디 노래만 부르며 살고 있는 것일까.


57세의 김연자씨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아니 "울고 앉아 있을 시간이 어딨냐"고 되묻는다. 두 아이를 둔 평벙한 가정주부였던 김씨는 서너 해전 남편이 실직한 후 "정말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하러 뛰어다"니는 처지로 전락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매일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일거리를 구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 수 있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아침에 시장에 가면 그날그날 일을 준다고. 앉아서 비닐만 붙이는 건데, 요즘엔 불경기라고 일자리가 많이 줄었어. 그 나마도 젊은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나는 밀려난 거지 뭐." 비닐 붙이기, 목재소, 식당 등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했다는 그는 지금은 한 대학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어디서 뭘 하겠어. 평생 살림만 했으니 뭐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맨 청소나 빨래 같은 거 하는 거지." 그는 연신 마른손을 비벼댔다. 한낮이었지만 역시 겨울답게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다. 한창 학교에서 일을 할 시간, 김연자씨는 오전 일을 마치고 비정규직 집회가 한창인 여의도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보다 이틀 앞선 11월 24일, 연단에 선 비정규노조 간부들은 "비정규직 개악 안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었다. 김연자씨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순간에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노조 간부들의 삭발식이 진행될 때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 맺혔고, 스피커에서 단결투쟁가가 흘러나오자 박자에 맞춰 팔뚝질이 아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가 이 날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단 하나. "지금 하는 일이라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학 내 교수실, 강의실 등을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게 김씨의 '지금 하는 일'이란다. 김씨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위에 있던 동료들이 출근 시간을 "5시" "5시"라고 정정한다. "학생들이 오기 전에 강의실을 다 치우라고 하는데 6시부터 시작하면 다 할 수가 없거든. 그래서 아줌마들이 미리 5시쯤 와서 청소를 한다고. 한 사람이 강의실 6개를 맡아 치우거든. 학생들이 다 수업 들어가면 그때부터 교수실, 화장실, 복도를 치우는 거지." 요즘 김연자씨는 하루에 10시간, 아니 11시간을 추위와 싸우고 있다. 한번 허리를 펼 여유도 없이 일을 해 버는 돈은 한 달 66만원. 그나마 노조라는 것에 가입하고 나서 몇 만원이 더 오른 것이라며 "아줌마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고맙다"고 짧게 덧붙였다. 김연자씨는 월급을 공개하며 "반찬값이라도 벌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집안에서 그는 "이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막막"한 가장이었다. 인터뷰 말미 그가 가만이 되물었다. "우리가 정규직인가 뭔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이냐"고. "불공평한 것 아니냐" '아줌마 구함' 공고가 작게 나붙은 한 식당. 가게문을 조심스레 밀고 들어 온 한 여성이 주인에게 이것저것을 묻고 꾸벅 인사를 하더니 금새 나간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모양이었다. "여기 식당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들어 가봤죠. 요즘에는 식당 일자리도 얼마나 구하기 힘들다고요. 연락 준다고 하니까 기다려 보는 거죠." 최숙희(가명·55)씨는 벌써 십 년 가까이 이렇게 일자리를 구해왔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길 만도 한데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는 건 참 힘들다. "식당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 경력이 있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 직장에 비해 이런 식당이 "일 구하기는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한다. 주로 야채를 다듬고, 설거지를 하고, 음식을 나르는데 월급은 평균 70만원 정도라고 짧게 일렀다. "힘들지 않느냐"고 괜한 질문을 던졌더니, 최숙희씨는 학교에서 급식 일을 하는 것 보단 백 배 낫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씨는 지난 2년 간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주방 보조로 일을 했단다. "식당 일은 너무 늦게 끝나(평균 오후 9시) 아이들을 돌볼 수 없어 힘들었는데 급식은 일찍 끝나서 좋았다"고 했다. 최숙희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1200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의 점심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간당 3700원을 받았다. 매달 40∼50만원 정도가 고정적인 수입이었다. 그나마도 주말이나 방학 때는 소득이 없어 "먹고살기 참 힘들구나" 생각이 들었다. 최씨는 "선생님들은 방학 때도 월급을 주는데 왜 우리는 그런 게 없는 지 모르겠다"며 "불공평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학교나 용역 회사측에 내놓고 물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몸이 불편해 하루 쉬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야 아쉬울 게 없잖아. 내가 나가면 또 다른 아줌마를 쓰면 되는 거니까. 힘든 사람이 나가야지. 그래도 그 급식 일이란 게 얼마나 힘든 지 몰라. 밥솥은 또 얼마나 무거운지. 아줌마 몇 명이서 들어 나르기엔 정말 무겁다고. 겨울엔 좀 낫지만 여름엔 또 얼마나 덥다고. 설거지 할 땐 무조건 뜨거운 물로 하라고 하지, 밥솥에서는 김은 계속 나오지 겨울이라도 조리실 안에서 일하다 보면 땀이 줄줄 날 정도야. 난 그 일하면서 골병 다 들었어." 최숙희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도 일을 하지만, 사실 수년 전 다단계 사업에 빠져들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었다. 그는 내내 "내가 너무 순진했다"고 반복했다. 몇 번 교육을 받아보니 금새 돈을 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100만원을 넣으면 200만원이 돼서 나올 거라고 철썩 같이 믿었는데 얼마후 정신을 차려보니 그에게 남겨진 것은 1000만원 가량의 빛뿐이었다. "사회생활의 경험이 없어서, 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그런 일도 있었다"며 말을 줄인다. 김연자씨나 최숙희씨는 공통적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살진 못했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여파로 남편들이 일자리를 잃고 주 수입원이 끊기면서 노동시장에 뛰어 들게 되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이들처럼 임시·일용직을 전전하는 여성 가구주 중 무려 61.3%가 100만원 미만의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류정순, '여성과 빈곤' 2004). 외환위기 이후 여성 가구주의 폭발적인 증가와 이에 반비례하는 노동조건의 악화는 여성의 빈곤화는 물론 한국의 빈곤계층이 확대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구소비실태조사' 결과, 1980년 15.1%였던 여성 가구주 비율은 1990년 15.7%에서 2000년 18.5%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같은 기간, 여성가구주의 빈곤율이 8.3%에서 16.9%로 두 배 이상 뛰어 올랐다는 것이다. 석재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성가구주가 증가하는 동시에 여성 가구주 중 빈곤 여성가구주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빈곤의 여성화를 보여주는 중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성가구주 가구의 경우 빈곤율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된 것으로 드러난 반면, 여성가구주 가구의 경우 경제위기 이전보다 거의 3% 높은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위기 이전의 2/3 수준으로만 회복된 것"이라며 "여성 빈곤의 고착화 현상이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65세 정희 할머니의 아기 돌보기 더욱 시급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 이들의 연령이 높아질 수록 여성의 빈곤 정도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빈곤 여성가구주 중 65세 이상의 여성가구주가 절반에 이르는 53.2%를 차지하고 있다. 1996년의 34.3%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여성노인가구가 7.2%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여성노인가구주 사이에 빈곤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한낮, 잠시 햇살이 난 놀이터에 서너살바기 아이 손을 이끈 엄마들이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모여 놀이기구 타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조금 떨어진 나무 의자에 몇몇 엄마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들 사이에 머리가 희끗한 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할머니는 '지우 할머니'라고 불렀다. "친손자처럼 생각하고 보살피면 친손자 아니야." 지우 할머니가 데리고 온 아이는 친손자가 아니라고 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몸이라도 뉘일 곳을 찾다가 이 곳 까지 오게됐다"는 할머니는 가정집에 들어가 아이를 봐주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묻자 지우 할머니는 입을 꼭 다물었다. 지우 할머니의 말을 거들던 정희 할머니(53)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가계에 보태려고" 아이 돌보기를 시작한 정희 할머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아이를 본다고 했다. 하루에 무려 11시간 동안 일을 하지만 한 달 수입은 70만원 선. "무엇이 가장 힘드냐"고 묻자 정희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꺼냈다. "아주 잠깐이었어. 아주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애가 다리미를 만졌나봐. 종아리에 작게 화상을 입었어. 다리미가 그렇게 뜨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겁이 덜컥 나더라고. 애를 업고 병원에 달려가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병원에서는 나중에 흉터는 안 남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치료비? 내 돈으로 다 했지. 애 엄마는 병원비 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내 실수니까. TV보니까 그러데, 6살 미만은 보호자의 책임이라고. 그래도 애 엄마가 착해서 별 말은 없더라고. 고맙지 뭐." 정희 할머니는 좀더 젊었더라면, 좀더 여유가 있다면 인테리어 공부를 해서 전문직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한 투자가 영 어색하기만 한 정희 할머니는 평생 가사노동은 물론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지우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의 모습이 보였다. 평생 일해 온 이들, 도대체 이들은 노인이 되어서까지 별반 다를 것 없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여성의 노동은 주로 가사노동에 국한된다. 사회에서 일을 해도 대부분이 가사에 관련된 임시직, 또는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4대 보험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따로 돈을 저축하기도 힘들만큼 저임금에 시달려 온 터라 노년을 대비할 겨를도 없었다. 노년에 안정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정규직으로 일을 했다 하더라도 제 몫의 연금을 찾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사회는 사별한 남편 연금의 절반 정도를 유족연금으로 남기고 있는데 여성이 이 연금을 타기 위해서는 자신의 연금과 비교해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남편의 임금이 높았기 때문에 유족연금을 타게 된다. 평생 자신이 일한 부분에 대한 대가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것이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여성이 일을 하나 안 하나 노후는 똑같이 빈곤할 수 밖에 없다." 유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남성부양자모델을 중심으로 한 현행 국민연금 제도에서 여성의 노동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여성 노동의 주를 차지하는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미 몇 몇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을 여성 빈곤 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했다. 석재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금수급권이 노동시장에서의 경제활동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의 돌봄노동 기간을 연금기여기간으로 간주하는 연금 크레딧 제도를 도입하거나(독일, 일본 등),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제도를 도입하거나(북유럽, 영국, 아일랜드 등)하는 등 무급의 가족 돌봄노동을 사회적 현금보상을 통해 유급 노동으로 전환시키는 정책방안도 궁극적으로 빈곤의 성적격차를 해소하고 '빈곤의 여성화'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 정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가사노동의 사회화 어떻게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마지막으로 만나 본 서금순(47)씨는 일반 가정집을 돌아다니며 가사노동을 돕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파출부라 불렸을 일이지만 지금은 '가정관리사'라는 그럴듯한 명칭도 생겨났다. 서씨는 한 주에 네 집을 돌며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 하루에 4시간 정도씩 일하고 평균 2만 5천 원을 받는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중간에 포기한 둘째 딸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해 돈을 모아야 하지만, 이젠 이 일마저 자리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서씨에게 얼마 전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생겼다." 서금순씨와 같은 가정관리사는 전국에 15만여 명 정도. 이들을 위한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지난 11월 25일 출범식을 열고 △가사도우미의 전문 직업화 △가사, 간병,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재평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선포했다. 이 협회 소속인 서금순씨는 아직은 저녁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으며 위로하는 수준이지만 그 것 만으로도 "집에 가기 싫을 만큼" 재미있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협회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또 일하다 다쳤을 때도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에는 어디서 치료비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아까워 아프다는 소리 한 번 못하고 혼자 응급처치를 하고 끝냈는데…. 나 혼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일을 구하고 할 때는 이런 것들이 가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쩌면 꿈만 꿔왔던 일들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다." 물론 협회가 만들어 졌다고 당장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과 만나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더 열악한 조건에 처한 것 같아 속상할 때도 있다. 아직까지는 그저 "서로 참으라고 토닥"이는 정도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전문 직업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경희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총무국장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주부들이 가정관리사를 통해 일을 시작해 왔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분 때문에 불이익을 많이 당했었다. 협회가 만들어지면서 가정관리사라는 명칭이 폭넓게 쓰여지고, 더불어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직업인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와 함께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는 작업도 진행될 것이다." 그는 가사노동의 사회화가 그렇게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어려운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하는 여성의 직장·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함은 물론 더 많은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관리사가 집안 일을 하고 가면 이에 대한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는 여성에게 그 요금만큼 세금공제정책을 실시하는 건 어떤가. 일을 하는 여성에게는 가사 부담에서 벗어나 직장·가정 생활을 양립하는데 도움되어 좋고, 가사 일을 하는 가정관리사로서는 더 많은 일자리 확보해 수입이 보장되니 좋아 이중·삼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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