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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09/19
    [시/기형도] 빈집(4)
    간장 오타맨...
  2. 2004/09/18
    사랑은 경작되는 것....
    간장 오타맨...
  3. 2004/09/18
    [시/김용택] 새풀잎
    간장 오타맨...
  4. 2004/09/18
    그린 파파야 향기
    간장 오타맨...
  5. 2004/09/18
    [시/신경림] 너희 사랑
    간장 오타맨...

[시/신경림] 밤비

  • 등록일
    2004/09/20 20:39
  • 수정일
    2004/09/20 20:39

산동네에 오는 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라

골목골목 어두운 데만 찾아다니며

땅 잃고 쫒겨온 늙은이들

한숨으로 잦아들기도 하고

날품팔고 지쳐 누운 자식들

울분이 되어 되맺히기도 한다.

산동네에서 듣는 남도 육자배기는

느린 진양조 밤비 소리라



세월한테 자식 빼앗긴 아낙네

숨죽인 울음이 되어 떠돌기도 하고

그 자식들의 원혼이 되어

빈 나뭇가지에 오는 밤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는

방범등 불빛 얼비치는 골목길

땅바닥에 돌층계에 얼룩진 땅

우리들의 땀 그 땀 피가 되어

벌겋게 살아나게도 하고

슬레이트 지붕에 블록 담벽에 밴

우리들의 한숨 우리들의 울분

함성이 되어 온동네에 퍼지게도 한다.

 

                                                         신경림 집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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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형도] 빈집

  • 등록일
    2004/09/19 08:02
  • 수정일
    2004/09/19 08:02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엷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전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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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경작되는 것....

  • 등록일
    2004/09/18 19:04
  • 수정일
    2004/09/18 19:04

사랑이란 생활의 결과로서 경작되는 것이지 결코 갑자기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한 번도 보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것과 같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까닭도 바로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또 형제를 선택하여 출생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랑도 그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 사랑은 선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사후(事後)에 서서히 경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데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이 평범한 능력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따라서 문화는 이러한 능력을 계발하여야 하며, 문명은 이를 손상함이 없어야 한다.


Das beste sollte das liebste sein.
가장 선한 것은 무릇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어야 한다.

 

                                                                                              감옥으로부터 사색 中...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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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용택] 새풀잎

  • 등록일
    2004/09/18 16:02
  • 수정일
    2004/09/18 16:02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가볍고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그대 맨살같이 고운 봄비가 하루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당신,
당신은 어디 있었는지요.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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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파파야 향기

  • 등록일
    2004/09/18 15:04
  • 수정일
    2004/09/18 15:04

영화를 본다면 아름다운 화면과 절제된 대사속의 심오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린 파파야 향기를 보면 좋을 것이다.

 

헐리우드 액션물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그린 파파야 향기는 다른 향수를 줄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할리우드 영화가 상업술로 판을 치지만 그래도 제3세계와 유럽의 영화는 알 수 없는 무언의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져 주기에 볼만하다.

 

늘 주말 EBS에서 방영되는 옛 명화들.... 원어와 자막이 혼재되어 영어에 약한 나에게 영화를 감흥을 느끼는데 있어 어려움은 다소 있으나 그래도 감동만은 언어가 낳다고 본다.

 

그린파파야 향기같은 풍의 영화는 아름다운 한편의 그림들을 보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화면 자체가 섬세하고 아름답다.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참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무아의 대사없는 행동 그리고 절제된 말들.... 이 속에서 아름다움과 묵언의 절제미를 느껴 보시기를.....

 

EBS 일요명화(오후 3시)는 1950년대와 1970년대의 명화들을 진한 감동으로 즐길 수 있는 아주 보기드문 좋은 프로그램이다. 한번 보시기를....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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