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는 문명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기 때문에 정신이 빛나는 삶을 사는 분들이 많다. "강아지똥"의 저자 권정생 선생님, 아동문학가 이오덕 선생님, 이현주 목사님, 대학교소직을 버리고 농사꾼이 된 윤구병 선생님, 박달재 밑에서 농사를 지으며 판화를 하는 이철수 화백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일찍이 스콧 니어링은 자신이 서구 문명에 작별을 고한 이유가 첫째는, 서구 문명의 위선적 태도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요. 둘째는, 그것이 경쟁을 으뜸 원리로 삼아 세워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쟁은 분열을 일으키는 사회적 힘이며, 따라서 결국은 파괴를 가져오고 대립과 적대를 일삼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도박을 일삼는 군대의 모험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탐욕과 경쟁의 원리는 반드시 전쟁으로 귀결된다. 그런 이유로 그는 모든 전쟁을 경제 전쟁이라 했다.
수십 년 간 학자로서 대학교수로서 전망을 모색하고 진보를 기대하며 노력해 왔건만, 그가 발견한 것은 황폐함과 이기주의, 부정과 부패, 타성과 무관심, 권태 등이었고, 세계는 혼란스럽고 뒤숭숭하며 비극적이어서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상은 그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이었으며 모순과 무지, 편견과 분노,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등을 지켜보면서 그는 서구 문명을 위험한 고객으로 간주하고 그의 장부에서 지워버린다.
사실 그가 선택한 시골생활이었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쟁을 통해 기업을 살찌우고 경제를 일으켜 세우려는 거대한 광기에 휩싸인 미국 주류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되고 내쫓긴 것이었다. 버몬트의 숲 속으로 들어간 스콧 니어링 부부는 자연과 접하면서 하루에 생계를 위한 노동 네 시간, 지적 활동 네시간, 좋은 사람과 친교하며 보내는 시간 네 시간으로 완벽하게 하루를 보내는 생활을 한다. 마을 사람들과 서로 도우며 살되 소유욕을 억제하고, 절대로 돈을 꾸는 일이 없으며,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지냈다. 이렇게 농사를 지으며 사는 동안 경쟁적이고 공업화된 사회양식에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네 가지 해악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 네 가지 해악이 란(돈과 가재도구를 비롯한) 물질에 대한 탐욕에 물든 인간들을 괴롭히는 권력, 다른 사람보다 출세하고 싶은 충동과 관련된 조급함과 시끄러움, 부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에 반드시 수반되는 근심과 두려움, 많은 사람이 좁은 지역으로 몰려드는 데서 생기는 복잡함과 혼란을 말한다.
언제부턴가 내가 가장 부러워하기 시작한 그의 좌우명은 다음과 같다.
.....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할 것. 미리 계획을 세울 것. 일관성을 유지할 것.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그날그날 자연과 사람 사이의 가치 있는 만남을 이루어가고, 노동으로 생계를 세울 것..... 쓰로 강연하고 가르칠 것. 원초적이고 우주적인 힘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 잡힌 인격체를 완성할 것....
실제로 그는 그렇게 살다가 100세가 되던 해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래서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지금까지도 그를 존경한다.
도종환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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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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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연의 일치가... 대학동기의 국어선생님이 정희성 시인이었대요. 그래서 그 애는 누가 생일맞거나 그러면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와 같은 시집들을 선물하곤 했지요. 이 두 시가 트랙백되어있고 또 한 면에 있는 게 뭔가 의미깊은 우연같다는....부가 정보
kanjang_gong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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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알엠님 공간에 딱 맞는 시 같아서 꼭 한번 트랙백할려고 했는데...하은이 글과 알엠님 어머니라는 글에 트랙백할려고 벼르고 벼르던 글입니다...
이것도 우연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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