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from 토론토 2013/08/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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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서 지하철 타고 30분, 이웃들 차를 얻어타고 또 40분 정도 가면 만나는 숲.

아이들 둘, 어른 여덟이 두 시간쯤 걸었다.

모기가 하도 덤벼서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었더니 실험맨이 된 기분.

(숲날은 사진을 보더니 사우스파크에 나오는 캐릭터 같다고.)

머리가 이마에 딱 붙었길래, '바보같죠?' 물었더니,

'항상 바보 같잖아요' 하셨다.

우와, 이미 본질을 꿰뚫고 계셔, 너무 서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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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부끄러워서 반쪽만, 흐흐.

 

 

2013/08/27 07:40 2013/08/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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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미리 올렸어야 하는데

몇 달 잠자던 Twitter 에 올리고 어쩌고 하느라 그만 이제사.

부정선거, 라는 단어를 이 나이 되도록 되풀이 사용할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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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8 10:51 2013/07/08 10:51

Pride Toronto 2013

from 토론토 2013/07/02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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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30, 2013. (등 뒤에 보이는 분들은 다른 모임. 친구들은 사진에서 안보임)

 

행진을 바로 앞에서 본 것은 10년,

같이 행진한 것은 6년,

직접 참가신청하고 간 것은 처음.

 

같이 준비하고 걷고 뒤풀이까지 함께하신 분들,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와서 더 신나게  걸어요.

혹 제가 없더라도 제 몫까지.

 

 

Pride 2013 관련 사진들

- BlogTO

- Toronto Srar

2013/07/02 07:49 2013/07/02 07:49

Get the Most Out of Hot Docs

from 토론토 2013/03/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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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올해의 Hot Docs 영화제를 미리 소개하는 행사

[Get the Most Out of Hot Docs]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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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프로그램별 담당자들.

올해는 상영작을 들고온 감독들과 영화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 그리고 영화를 사고 파는 사람들이

서로 더 자주 만나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새로 생긴 행사들이 재미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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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하우스를 약간 닮은 거 같은 이 분,

아 침에 눈 뜨면 바로 패스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한다, 귀찮다고 가방에 넣어두고 입장할 때 마다 꺼내느라 뒤적거리는 사람들 많은데 그러지들 마라, 이게 명함도 되고 남의 명함 받았을 때 넣어둘 수 있는 주머니도 되고 여러 모로 쓰임새가 많다. 그리고 이 영화제에서 니 영화나 니 얼굴을 알릴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명함만 들고 오지 말고 이런 전자제품들 (특정 브랜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겠지) 적극 사용해서 현장에서 바로 바로 니 영화의 홍보동영상을 틀어줘라. 볼펜 꼭 들고 다니고, 어제 인사해놓고 다음날 만나서 또 새 명함 주는 실수 안하려면 메모 잘 해놓고...등등 농담 섞어가며 바람직한 영화제 매너에 관해 세심하게 잔소리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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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영화제 혹은 영화를 사고 파는 행사에 참석해서 자신이 프로듀싱하고 있는, 혹은 배급을 맡은 영화를 홍보하는 일을 하는 두 분. 각자의 경험담과 북미 대륙에서 다큐멘터리를 매력적으로 알리려면 이런 점들을 좀 더 신경쓰라며 여러 가지를 강조했는데 졸려서 절반은 놓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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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DOCS는 2004년에 비해 상영작 편수와 관객수가 3배 이상 5배 가까이 늘었다.

파워포인트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면서 자부심을 표현하는데 조금 부럽기도 하고 심드렁하기도 하고

씁슬하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해서 다 마치기 전에 조금 일찍 귀가.

2013/03/05 16:52 2013/03/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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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http://national.ballet.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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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Green 의 Community Connections Program 중 하나로

한 달에 적어도 한 번, 캐나다의 다양한 일터를 방문하는 모임에서 자원활동 중.

 

마침 촬영중이길래  옆에서 슬쩍 몇 장 같이 찍었는데

이분들은 아직 단원이 아니고 여기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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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하러 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안내데스크 벽면에

해마다 포스터용으로 촬영했던 주인공들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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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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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명한 분의 발레슈즈, 옆에 살짝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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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당 일 년에 몇 켤레나 바꿔신나요? 누가 질문했는데

사람마다 달라요, 어떤 분은 한 달 평균 두 세 켤레가 필요하기도 하고, 라고 가이드하신 분이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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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발레슈즈에 관련된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와서

복도에 한참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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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세트를 디자인하는 분들의 작업실

일단 스케치가 통과되면 그 다음에는 이런 모형을 만들어서 여러번 수정을 거치고

세트 디자인이 확정된 이후에도 무대 위에서 또 수정을 하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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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의 배경이었는지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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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제작실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의상까지 공연에 필요한 옷은 모두 제작한다고.

 

마지막으로 연습장면을 몇 분 공개했는데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걸 찍고 싶어서 따라왔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공연 실황 비디오 중 일부 장면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다:  http://bcove.me/2txjuwo2

 

 

 

 

2013/02/24 05:49 2013/02/2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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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인님의 이름은 로즈, 어색하지만 '장미'라고 불러봤다.

올 연말에도 카드를 줄 수 있게 된다면, 꼭 한글 이름을 적어줘야지.

카드를 쓰기 전에는 생각하고 있다가 몇 마디 적으면서 늘 까먹더라.

 

오늘 똑딱이가 본 것은,

작년 11월말부터 한 달 넘게 건물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장미씨의 솜씨.

덕분에 다소 칙칙하던 연말 기분이 조금은 밝아진 거 같기도 하고.

해마다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그이의 의욕과 실력에 박수를.

 

성탄절 전날 저녁에는 엘리베이터 앞에 테이블을 마련해

과자를 가득 담아놓고 '맛있게 드세요, 즐거운 휴일 되시길' 이라고 써놨던데

그건 그만 놓쳐버렸네

 

작년 가을,

세입자들 중 한 할머니가 70년 동안 같이 살아온 할아버지를 잃었다

그런데 정부가 생색내며 조금씩 입금해주는 생계보조비로 살아가던 터라

(이웃들 중 30%가 비슷한 상황) 납골당으로 모실 비용이 없어 쩔쩔맸단다

 

출 퇴근 시간이 다 다른 세입자들을 일일이 따로 만나

'돈을 모으자, 1불도 좋다, 니 식구가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해봐' 하고 설득해

천 불에 가까운 성금을 그 할머니에게 전달한 이가 바로 장미씨다.

긴가 민가, 찝찝한 얼굴로 돈을 내던 사람들도

며칠 뒤 엘리베이터 앞에 할머니가 손으로 쓴 감사카드를 보고

입이 쑥 들어갔다나 어쨋다나

 

암튼, 사, 사...존경합니다, 장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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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9 11:39 2013/01/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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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하루, 519센터 (이제 링크 안해도 되겠지용?) 의 회원관리팀에서 일한다

새로 가입한 회원들 정보를 입력하면서 후원감사카드와 생일축하카드를 발송하는 것이 주요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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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후원감사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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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생일축하카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손으로 써서 보낸다

 

10월에는 풍선 (그건 사진을 안찍었는데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용?)

11월에는 할로윈 호박 마법사

(12월에는 다른 분이 대신 하셨고)

내년 1월에는 눈사람을 그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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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얀 네모상자가 사진에 자주 보이냐는 질문이 있던데...그건 제 실명을 가리느라...흐흐)

 

9월부터 매달 수 백 장씩 카드를 쓰고 보내고 하다 보니 문득

내 친구들한테는 일 년에 엽서 한 장 보낼까 말까 하는데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정성을 들이고 있구나, 하는

이상한 심술이 스멀스멀 온 몸을 채웠다, 그래서

어제 그제는 이메일 주소가 남아있는 몇 몇 친구들에게

얼른 주소를 말하라고 (이게 벌써 몇번째냐...미안해서 못물어보겠는 사람이 더 많....) 독촉했다

친구들, 귀찮더라두 답장 좀 빨리 빨리 해주고

이메일 못받은 친구들은, 니들이 알아서들 좀 연락해줘용

docunaru 쥐메일 닷 컴

반 값 세일 할 때 마다 하나씩 몇 년 동안 사서 모은 카드들, 올해 다 풀거야 ^^;;;

 

 

올 한 해, 잘 마무리하고 계십니까?

 

 

 

 

 

 

 

 

2012/12/05 00:46 2012/12/05 00:46

위조지폐?

from 토론토 2012/11/2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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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어느날, 모처럼 학교에 들렀더니 중간고사 기간이라 도서관에도 커피가게 앞에도 사람이 가득했다. 한참 줄을 서 있다가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마침 현금이 있어서 건네줬더니, 종업원 언니께서 몹시 불쾌한 표정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욱 훑어보셨다.

 

- 너, 이 돈 가짜라는 거 몰랐어?

 

방금 지불한 돈을 코 앞에서 마구 흔들었다.

 

- 진짜돈은 여기에 금속줄이 보이거든? 다른 돈 없어?

 

서둘러 지갑을 뒤져봤지만 동전 한 푼 보이지 않았다

 

- 아, 이 커피 가져갈거야, 말거야?

 

한 마디 대답도 못하고 자켓, 셔츠, 바지, 가방에 달린 모든 주머니를 묵묵히 뒤지고 있자니 급기야 이 분이 버럭 짜증을 냈다. 아, 다행히 5불짜리 지폐가 하나 더 나와서 계산을 마쳤고 가짜 돈은 돌려받았다. 이럴 땐 어떡해야 하나. 너무 어이가 없으니 말도 안나오고 가슴만 콩닥콩닥했다.

 

저녁에 집에서 방친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지폐를 보여줬더니 다음날 바로 은행에 가서 물어봤단다. 그 돈은 오랫동안 사용하던 것이고 지금도 많이 쓰고 있다는데, 아마도 그 커피가게 직원이 실수한 거 같다고.

 

휴.

 

그 직원한테 다시 찾아가서 여차 저차 설명할 시간은 없고, 혹시 또 다른 사람들이 이런 억울한 일을 겪을 지도 모르니까 사진이라도 올려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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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아래, 어느 쪽이 가짜처럼 보이나요?

 

아래쪽이 오해받은 돈.

 

 

 

 

 

 

 

2012/11/27 03:24 2012/11/27 03:24

Halloween 2012

from 토론토 2012/11/1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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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수요일 저녁.

 

고향에선 이런 게 있는지도 몰랐고, 서울선 신문기사로만 봤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사진 몇 장으로 살풋 스쳐간 할로윈 Halloween. 언젠가 직접 호박등 (Jack O lantern) 을 만들기도 했지만, 속을 다 파내 그냥 버린다는 걸 알고 멈칫했다. '호박죽을 끓이면 적어도 다섯은 실컷 먹을 수 있는데...' 싶어서, 하하.

 

해마다 이날, 출근 버스에서 동물 분장 혹은 영화/소설의 주인공 분장을 하고 얌전히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을 발견하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과 올해,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519 센터 (The 519 Church Street Community Centre) 에서 새 친구들을 만나서 그렇기도 하고 (이들 중 몇은 여기서 태어났지만 대부분은 저마다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할로윈을 대하는 태도가 다 다르다), 우리 풍습 중에도 비슷한 게 있었지 않나, 싶어서다. (예를 들면, 가면극, 달집태우기,다양한 귀신설화 등등...근데, 어린이들에게 단 것을 주는 날은 따로 없었... ^^;;)

 

물론 상업적인 행사가 많다. 맥주집이나 레스토랑 운영자들이 주축이 된 모임들에서 무슨 무슨 거리, 무슨 무슨 마을에 연중 행사를 기획하고 공들여 광고한다. 누가 누가 멋진가 대회를 열어서 부상도 듬뿍 안겨준다. 하지만 그런 공개행사에 참가하거나, 적어도 친구들과 함께 어깨 힘주고 그 날을 신나게 보내려면 돈이 많이 든다. 당연히 소외되는 이들이 있고, 그늘진 이야기가 쏟아진다. 많이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더 가졌다고 뽐내는 날이 되고 말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원래 그런 날이었을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만 같은 세상, 오히려 뒤로 가는 것 같은 어른들, 답답한 일상과 의미없는 삶을 게워내던 인간들이 하루 날을 잡아 거리로 뛰쳐나오고 싶었던 아닐까. 눈치 보느라 못입던 것, 못먹던것, 말못하던 것을 다 쏟아낼수 있는 날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아이도 어른도, 여자도 남자도, 이반도 일반도, 이날만큼은 서로 경계를 짓지 않고 떼를 지어 우루루 몰려다니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거다. 특히 LGBTQ 들에게 이 날은 한여름의 행진 Pride Parade 만큼 기다려지는 명절일 지도 모른다.

 

하루쯤 어때, 하는 마음으로 들떠있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아주 가까이 다가갔다. 지난달부터 3-4명의 자원활동가들이 같이 진행하고 있는 수요일 저녁 그룹 (같이 사진을 찍고 보여주고 이야기하면서 영어공부를 하는 이민자들) 에서 할로윈 풍경을 촬영한 것. 내년에는 뭔가 재밌는 장난을 꾸며보자.

 

웹사이트

블럭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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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5 01:21 2012/11/15 01:21

아버지 기일

from 토론토 2012/10/1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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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올해로 아버지 떠난 지 10년

처음으로 상을 차렸는데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제삿상 한번 차려볼까, 했더니

교회 열심히 다니는 방친구가 선뜻 그러자고 해서

말 꺼낸 사람이 오히려 당황하고 말았다

 

 

당신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게 보내서 죄송해요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얼마나 외로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덕분에 저도 잘 먹었습니다

 

 

 

 

 

 

 

 

 

2012/10/17 04:33 2012/10/1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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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10월 1일

 

커뮤니티 안에서 커뮤니티와 함께, 라는 주제로 지역 (문화) 공동체의 건강을 강조하는 연간 행사.

의료보험 및 각종 공중보건 관련 정책이 서서히 방어적이랄까 보수적이랄까, 암튼 미지근하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관련 단체들이 온타리오 주의회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따라 갔다.

추석 연휴라 사람을 못구한...건 아니고, 사진 찍을 사람이 없다고 갑자기 연락이 와서.

 

관련 웹사이트:

Community Health Week 2012

Ontario's Community Health Cent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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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카메라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어서 DSLR 같은 건 안샀다.

어떤 물건이 좋은지도 자세히 찾아본 적 없어 전혀 모른다.

암튼 몇 년째 주먹만한 똑딱이를 들고 다니다가 이런 사진을 찍어야하는 순간이 오면

저절로 한숨이 나오지만 이 날도 무사히 할 일을 다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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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분이 간단한 연설을 할 계획이었는데 안되겠다고 취소해서 같이 간 분들은 서운한 표정이었다. 사진 찍기 전에 잠시, 몹시 다정하게 인삿말을 전하는 높으신 분.

 

영주권자, 시민권자들 뿐만 아니라 난민신청을 하고 대기중인 사람들과 유학생, 이주노동자, 그리고 불법체류자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 발을 딯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플 때 의사를 만나고 약을 처방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그 권리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방문한 여러 단체들의 구체적인 입장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을텐데, 간담회도 아니고 토론회도 아니고 잠깐 사진찍는 시간 밖에 허락하지 않는 공무원들. 기자회견 같은 건 이미 했으려나. 자세한 사정을 몰라서 묵묵히 사진만 찍고 있으려니 답답했다.

 

모여든 인간들의 마음이야 복잡하건 그늘지건 말건, 둘러본 건물 내부는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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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하러 간 게 아닌데, 신분증 내고 (가슴에 하나씩 달고 있는) 패스를 받으면 일단 시간 맞춰 투어에 참여해야 한다. 가이드께서 친절하고 명쾌하게 설명하시는 이 건물과 캐나다 의회의 역사, 재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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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농 같은 거 하려면 천 명은 모아야겠다, 까딱하면 길 잃어버리겠네, 어쩌고 저쩌고 꿍얼꿍얼하면서

맡은 바 임무를 마침.

 

로비에 기념품 가게도 있었는데 어서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 박제된 모든 것들, 안녕.

 

 

 

 

 

 

 

 

 

2012/10/12 09:23 2012/10/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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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Queen'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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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봤을 땐 한국인 사물놀이패가 공연하러 온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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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북이 그 북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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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소리도 그  소리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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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행사를 하고 있나요? 무슨 날인가요?

몇 몇 어르신들께 여쭤봤지만 고개만 젓거나 '우리 딸한테 물어봐, 그애는 영어를 잘해'라는 대답을 듣다가,

답을 알았을 즈음에는 마칠 시간이 되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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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캐나다의 국가를 차례로 들으면서 국기를 펄럭이는 것으로 끝.

 

 

 

 

2012/10/12 08:43 2012/10/12 08:43

[사진] 음식 2012

from 토론토 2012/09/1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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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커피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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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는 절대 뽑을 수 없지만

전기세가 안나가는 훌륭한 제품으로 방친구의 윗분께서 선물하다.

 

방친구는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을 하나씩 사귀는 기술과 복을 타고 났다. 

그이가 1학년 실습을 마치고 윗분을 일터 밖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자, 어디서 만나서 뭘 먹을지 설왕설래하다가 그만 우리집에 커피메이커가 없다는 사실을 고백했으니. 윗분께서 밥은 다음에 먹고 커피나 한 잔씩 하자고 제안하자, 그냥 집으로 오세요 커피라면 집 앞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사서 식기 전에 배달할 수 있어요 한국 과자랑 같이 먹어요, 아니오 우리 동네에는 팀홀튼도 없고 스타벅스도 없어요  하지만 맥도날드 커피가 제일 맛있잖아요... 라는 둥 대답을 하다가 결국 집으로 초대한 다음, 저 빨간 손잡이가 달린 유리그룻을 선물로 받게 된 것이다. 필터와 깔대기는 방친구가 구입.

 

 

부록: 혼자 마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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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음식'이라고 해놓고 웬 커피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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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실습했던 단체에서 작년 여름부터 진행했던  '건강회복 실천계획 Welness Recovery Action Plan ' 교육을 마치고 윗분이 준비해와서 참가자들과 같이 나눠먹은 케잌.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저마다 사연도 많고 설움도 많아서 어느 분은 한 입 베어물다 눈이 빨개졌다. 어느 분은 수료증을 자랑스럽게 치켜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이 날 그 분이 환하게 웃어준 덕분에 옆에서 울먹울먹하던 나도 간신히 진정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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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쪄서 볶고, 고추장과 된장에 마늘과 참기름을 넣고 비빈 쌈장을 만들어서 상추쌈 먹었다.

봄에는 한동안 거의 매일 귀가길에 채소를 한아름 사다가 싱싱한 푸성귀를 우거우걱 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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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김치에 어묵과 두부를 넣고 맵게 끓인 김치찜은 가을부터 봄까지 자주 먹던 반찬.

저 노란 냄비는 오랫동안 요긴하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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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봉지로 파는 놈을 사다가 채소와 새우를 넣고 중국집 주방장처럼 끓인 짬뽕.

손이 많이 가서 3월 이후로는 한번도 못얻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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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느려터진 방친구를 만난 덕분에 날마다 고생이 많으신 분을 위한 심야 생신 잔치.

생일날 아침 미역국은 커녕 물 한 모금 못얻어먹고 밤11시까지 일한 방친구님을 생각하며 어기적 어기적 가게에 가서 사온 것들. 내 손으로 만든 건 콩나물국과 구운 생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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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박을 얄팍하게 썰어 볶고, 양배추에 굴비를 곁들여 쌈싸먹기.

작년 가을 어머니가 방문했을 때 구워드리고 남은 것을 삼계탕 대신 한여름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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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나물과 나박김치를 쫑쫑 썰어 얹은 비빔밥

손목이 조금만 덜 힘들어도 무나물을 해먹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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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와 오이, 신김치를 얹은 잔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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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면 먹고 싶다고 했더니 고생하는 방친구.

한가닥씩 일일이 뜯어서 조심조심 갈무리해야 맛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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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어느날, 번데기탕 생각이 나서 양파와 파를 썰어넣고 고춧가루를 잔뜩 뿌려서 만들었다. 술생각은 거의 안나는데 안주는 반찬거리보다 더 자주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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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마늘도 쓰긴 쓰는데 통마늘을 더 좋아한다

볶음요리를 할 때 툭툭 썰어서 팬에 미리 볶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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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거르고 나가야 할 때, 저녁이 너무 늦어져서 출출할 때

볶은콩, 아몬드, 땅콩이나 호두같은 견과류를 먹으려고 애를 썼는데

최근 몇 달 전혀 못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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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불 앞에 서서 굽거나 끓이지 않아서 좋다고 방친구가 예뻐라하는 월남쌈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어서 더 좋다

 

해마다 직접 해먹는 음식의 가짓수가 줄고 집에서 밥먹는 횟수도 줄어든다.

아침에 급히 만들어 들고간 커피에 수퍼마켓에서 산 빵 한 조각으로도

얼마든지 점심을 해결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이렇게 대충 살지 않으려고, 좀 더 건강해지려고 이 먼 곳까지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을 볼 때도

어쩌다 식당에 들어가서도

가격표만 뚫어져라 보다가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먹고 있나

 

나, 잘 살고 있나

 

가끔 진지하게 물어볼 일

 

 

 

 

 

2012/09/17 02:04 2012/09/1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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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ite: Kensington

 

 

Photo by N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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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4 07:34 2012/09/14 07:34

Pride 2012

from 토론토 2012/07/1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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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2011]

[Pride 2010-1]

[Pride 2010-2]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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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Naru

 

행진으로 시작한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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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The 519 centre

 

작년과 마찬가지로 Green Space on Church 에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연속으로 일하고

일요일은 깃발을 들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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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Naru

 

출발하기 전에 만난 분

올해도  팥죽 땀을 흘리며 걷느라 사진은 거의 못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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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Taras

 

일년 반 동안 한달에 한번 만나던 Refugee 모임 친구들, 올해는 각자 국기를 들고 참여했다. 낯이 익을만 하면 이사하거나 연락이 끊어지고 올 봄부터는 모임에 나가지 못해서 낯선 얼굴이 더 많았다. 출발할 때는 긴장한 탓인지 대부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마칠 즈음에 돌아보니 눈물이 번진 얼굴로 다들 웃고 있었다.

 

내년에 또 만나자, 더 씩씩하게.

 

 

2012/07/17 07:43 2012/07/17 07:43

오늘 졸업합니다

from 토론토 2012/06/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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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참석하게 되면 동생 식구들에게 주려고 초대장을 몇 장 미리 예약해뒀는데

결국 안가기로 했다

 

거기 서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라치면, 정말 울지도 몰라.

다 잊어버렸는데도 몇 가지, 여전히 가슴 한복판을 콕콕 찌르는 장면들이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그래도 나를 아프게 한 사람보다 도움을 준 분들이 더 많았다

 

이토록 느리게 자라는

도대체 언제 사람이 될 지 알 수 없는 이런 나를

지금까지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블로그에 가끔 방문하시는 당신께도 인사 전합니다

오늘 졸업해요

 

 

 

2012/06/14 01:32 2012/06/14 01:32

Pride 2011

from 토론토 2011/07/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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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Pride in Toronto 2010-1

Pride in Toronto 2010-2

 

 

2009년까지는 사진을 찍으러 간 사람처럼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행렬을 뒤따른 적도 있지만 구경꾼에 불과했다

작년에는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행진에 참여한 이들 바로 옆에 종일 서 있었지만

역시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처럼 움직였다.

올해는 두 달 전부터 준비해서 이틀 동안 자원활동을 했고

거리예배에 참여했고 행진도 함께 했다.

그래서 사진은 거의 찍지 못했지만 참 좋았다

 

혹시 행진이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한 곳으로.

 

The Globe and Mail

 

blogTO

 

 

 

2011/07/08 08:07 2011/07/08 08:07

The Admirable Crichton

from 토론토 2010/11/2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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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간에 휴식 시간, 롬백작 일가의 섬생활을 보여주는 세트.

 

 

학생들이 준비하고 공연한 훌륭한 크라이턴 (The Admirable Crichton).

 

 

 

피터팬의 작가 J.M 배리 (J. M. Barrie) 가  희곡을 썼고 1902년에 초연되었다고. 분명히 주인공이지만 크라이턴에 가려 공연 내내 조연으로 머물고 말 운명에 처한 롬백작은 설득력 부족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며 주변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경박한 인물. 어찌보면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다. 티파티에 느닷없이 집안 하인들을 불러들여, 귀족들과 같이 서로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라고 권하는 초반부는 가관이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분들이 떨떠름한 얼굴로 하인들에게 차를 건네고 케잌을 권하지만, 하인들과 한번 악수를 할 때마다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을 문지르는 분이 있는가 하면, 그들과 같은 의자에 앉는 것도 불편해서 주위를 빙빙 돌며 난처해하는 분도 있다. 평소에 원하던 일이 아니었기에 그저 명령에 충실할 뿐인 하인들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다.

 

먹 고 사는 것에 관련된 모든 험한 일을 하인들이 묵묵히 수행한 덕분에 우아하게 살 수 있었던 백작은, 섬에 난파된 이후 생존을 위해 해야할 일들 중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 (평소 백작일가보다 더 현명하고 우아해보였던) 크라이턴에게 복종한다. 크라이턴이 거기서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며 가족같은 공동체를 건설한다면 재미없는 코미디가 되었을텐데, 지금까지 자기가 당한 그대로 톡톡히 백작일가에게 되돌려준다. 하인들 사이에 서열을 정해 조금씩 권한을 늘여 서로 경쟁하게 하는 것도 똑같다. 여기까지만 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 곳곳에 숨어있는데 이들이 구조되어서 다시 상류사회에 복귀하는 후반부에선 크라이턴이 아니라 작가의 입김이 기어이 관객들의 코 앞으로 다가와 다그친다. 너희들, 제법 책도 많이 읽었고 학교도 길게 다녀서 세상을 좀 안다고 착각하는 너희들 말이야, 이 백작 일가랑 다를 게 뭐 있어? 귀찮은 일은 과묵하고 헌신적인 부모나 집사람이나 누나나  오빠나 언니나 동생들, 혹은 후배나 제자들이 다 처리해주길 바라면서 다 미룬 다음에, 자기만 어떻게든 멋지게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지 않아?  평등? 네가 정말 평등을 원해? 이 포장지만 바뀐 신분 사회가 영원히 계속되길 바라는 게 아니고?  

 

공연이 끝나자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다. 등줄기에 쭈욱 돋은 소름을 애써 털어버리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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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마치고, 무대 사진 찍어도 되냐고 안내하시는 분께 물었더니, 원래 못찍게 하는데 그날은 학생공연이라 괜찮다고. 위 사진은 백작 일가의 거실 세트 중 일부.

 

 

 

 

 

 

 

2010/11/21 03:36 2010/11/21 03:36

마음의 당면

from 토론토 2010/08/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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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말이를 만들었다.

이 음식의 묘미는 만드는 과정에 있지 않다. 지나가다 눈에 들어왔는데 마침 출출해서 들어선 노점에서,  '떡볶이에 묻혀주랴 그냥주랴' 하는 질문에 미처 대답하기도 전, 옷소매에 간장 한점 흘려가며 먹는데에 있으련만. 이걸 집에서 직접 만들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다. 부지런한 친구 덕분에 어떻게 하는지 배웠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이미 다 먹어 없앤 이 김말이의 이름이 '마음의 당면'이라는 ㅋ.

 

 

여름이 간다.  

마음이 어수선했던 모든 이들에게  선선하고 따뜻한 가을이 어서 오기를.

 

 

 

 

 

 

 

 

2010/08/20 00:23 2010/08/20 00:23

International Slowness Day

from 토론토 2010/06/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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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두 시를 갓 넘긴 시각, 시내 중심가의 한 광장에서 뙤약볕 아래 서른 명 조금 넘는 사람들이 함께 요가를 하고 있었다. 왜 하필 이렇게 더운 시간에? 그래서 혹시나 하고 검색해보니. 

 

6월 21일 월요일은 세계 느림의 날이었다.  이 날을 기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호흡을 하거나 지나가는 구름을 그저 바라보는 것.  " 즐기세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  CBC 뉴스 (몬트리올)  기사 중에서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커뮤니티 워커로 일하는 Clemence Boucher는 2001년 6월 21일 - 일년 중 가장 낮이 긴 날, '하지' - 을 '모든 활동을 천천히, 서둘지 않고 하는 날'로 정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휴대폰을 접고 대신에 요가 매트를 펴자.

-  Winnipeg Free Press 기사 중에서

 

- CTV.ca (THE CANADIAN PRESS / Graham Hughes) 기사 중에서

 

몇 몇 언론의 지역 뉴스에서만 짧게 다루고 있는 걸 보니 아직 국제적인 기념일은 아닌가 보다.  하긴 그 어떤 정치인, 그 어떤 기업이 다 멈춘 나라, 더 느린 세상을 원할까. 그러니까 이 재밌는 날에 붙은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어는,  지구 위를 너무 급하게 내달리는 모든 인간들이 이 날 하루 만이라도 일손을 놓은 채 드러누워 음악을 듣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길 간절히 원해서 이런 날을 정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몇 몇 사람들의 바람을 담고 있을 것이다.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다다다다 자기 할 말만 쏟아놓는 사람들, 극장 매표소나 정류장에선 일단 새치기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 분 단위 초 단위로 스마트폰을 체크하면서도 뭐 하나 놓칠까봐 초조해하는 사람들에게도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날이겠다. 

 

 

2010/06/23 07:42 2010/06/23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