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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가는 대학로의 생선구이 집은

늘 근방의 배우들로 가득하다.

주로 웃찾사나 개그콘서트의 멤버들인 거 같은데

다들 밥을 잘 먹는다.

와구와구 밥을 먹는 사이

누군가는 쟁반을 빌려가고

누군가는 핸드폰을 두고 갔다.

왁자지껄한 30분.

 

* 요즘 어깨결림이 심해져서 지하철에 털석 앉았다.

통키타 까페의 씨디를 파는 아저씨와

큐빅퍼즐을 파는 아저씨가 차례로 지나간다.

신중현의 노래가 흘러나오다

'그냥 장난감이 아니라 지능지수를 높여주는 장난감'을 외치는 아저씨의 목소리와 섞인다.

맞은 편에 앉은 할머니들의 눈이 반짝반짝한다.

서부극의 대결이라도 보듯 다들 눈이 그들의 만남을 지켜본다.

배경음악은 '미인'

바닥에는 큐빅퍼즐과 함께 팔던 팽이가 빙빙 돈다.

지능지수를 이야기하던 아저씨가 먼저 팽이를 줍는데

지하철은 한강을 건넌다.

철컹거리는 소리에 맞춰 띵띠리링띵띠리띠리링- 하고 미인의 기타 연주가 흐른다.

문득 좋은 날씨라는 게 새삼스럽다.

 

* 이수역에 내려 갈아타려고 걸어가는데

지하철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 흰 머리 할아버지가 뛰어든다.

나도 모르게 놀라서 왁 소리를 질렀는데

할아버지는 마치 로보캅처럼, 투명하게 그 공간을 뛰어넘어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하철 노선표를 보면서.

세상엔 기인들이 많다.

 



* 작업 컴퓨터가 한 개라는 핑계로

미뤘던 병원행을 감행한다.

요즘 가장 힘든 손목과 어깨를 먼저 해결코자 한의원으로.

한의원을 내 발로 찾아가보긴 처음이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매캐한 한약내가 가득하다.

간호사 언니들(언니가 아닐지도 모르겠군, 여하튼)은 드라마를 보며 열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요약하면 '잘 살던 신혼부부한테 웬 년(남자의 고교동창이다)이 들이닥쳐 남자를 꼬여내고 결국에 같이 자는 바람에 이혼을 할지 말지 하고 있다'는 내용인데

한 사람은 그 여자 욕을 해대고

또 한 사람은 뭘 어쨌든 같이 잔 건 그 놈이니 그 남자가 나쁘다 한다.

나도 골똘히 생각해 본다.

역시, 욕하기 쉬운 쪽은 '그 년'이겠지만

역시, 더 미운 건 남자다

요론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대기 시간도 금방 가버린다.

하트모양 머리에 약간 대머리인 의사선생님은

내가 근막통? 뭐 그런 병을 너무 오래 앓고 있어서(알지도 못했는데!)

쉬 고칠 수 없을 거라고 한다.

우선 손목 먼저 치료하자며 침을 열 몇개나 손목에 꽂았다.

아부지 친구에게 연습삼아 침을 맞아본 거 이후로 침을 맞는 것도 처음이다.

따뜻한 침대에 원적외선을 쐬며 누우니 잠이 온다.

옆 침대에 할머니는 아이고아이고를 연발하고 있다.

이 지하철 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며 걸어오느라 얼마나 숨이 찼는지

또 요즘은 왜 그리 무릎이 시큰거리는지를 한참 이야기한다.

커텐을 치고 사람들이 가버리자 조용한가 싶더니 어느새 기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주님.

 

두 번째 병원은 이비인후과였는데

의사 얼굴의 뒷편, 그러니까 내 정면에 보이는 내 목구멍의 영상이 너무 불편해서 혼났다. 숨을 쉴 때마다 영상은 껌벅거린다.

 

세 번째 병원은 피부과였다.

피부과랑 비뇨기과가 같이 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되게 무섭게 생긴 간호사 언니가 있었다.

검버섯으로 고민 상담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그거 원래 노화되면 다 그래요, 선블록 같이 사후관리를 잘 안 하셨나보죠,

하며 차갑게 이야기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혀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궁금함을 해소하려는 아줌마의 호기심어린 표정이 재미있다.

내 상처에는 반창고를 붙여놓으라는 의사샘의 얘기에

옆에 섰던 호리호리한, 순풍 산부인과에 허 간호사 같은 얼굴을 한 간호사는

내가 봐도 웃음이 나게 반창고를 붙여놓았다.

계속 붕대를 흘렸다, 밴드를 흘렸다를 반복하더니

삐뚤빼뚤 겨우 붙인 반창고는 내가 스타킹을 올리는 순간 다 떨어졌다.

그치만 보는 둥 마는 둥.

정말 허 간호사 같다. 주사실 문도 닫지 않고 엉덩이 주사를 놓겠다고 누우란다.

어쩐지 이라부 병원에 온 듯한 기분.

 

약만 두어봉다리가 생겼다.

 

* 졸립다. 봄이라, 새학기 때라 스르르 저절로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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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는 게 참 녹록지가 않다.

화장실 바닥에서 그리 섧게 울던 너도

지금 이러고 있는 나도

 

지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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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블로그

여행 블로그를 따로 하나 만들어보고 있다.

오래전에 여행했던 곳들도 하나하나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하는데

역시 쉽지는 않다.

왜 바쁠때 그런 게 하고 싶냐고?

"아~무 이유 없어"

 

좋았던 기억도 나빴던 기억도 하나하나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물론 너와 함께였단 기억도 잊지 않을 거야.

 

오늘 글을 올리려고 했더니 구워놓은 사진이 말을 듣질 않네!

젠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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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

아오 진짜

승질같아선 한 번 받아버릴까 하다가

그냥 말았다

인간에 대한 포기가 빨라졌다

이젠 화내지 않고 안쳐다본다

 

사람 사이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살면 좋겠다

말은 졸라 뻔지를르르 하게

진보적이고 소통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니뿡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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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2

돕헤드님의 [앨범이 나왔습니다] 에 관련된 글.

 

그제였나,

여하튼 설 연휴 하루 전날,

돕이 자전거를 타고 와 앨범을 건네주었다.

나는 싸인을 하지 않는다는 그에게 싸인을 강요해가며 ㅋ

"아름다운-"

으로 시작되는 멋진 싸인을 받았다. ㅎㅎ

 

그리고 앨범을 들었다.

 

처음에 돕을 봤을 땐

좀 무섭다고 생각했다.

블로그에선 너무 올바른(?) 사람 같아서 무서웠고

공연하는 걸 처음 봤을 땐 표정이 무서웠다. ㅋ

아마 삼성 문화제여서 그랬나...ㅎㅎ

여하튼 그 때 보면서 관객도 많지 않고 노래도 못 부르는데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은 한 거 같다. 크크

 

민중가요 울렁증(?)

이라기보다 장조에 밝은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나의 성향 때문에

돕의 노래 중에서도 아무 것도 아닌 일 같은 노래를 좋아했는데

이번엔 일하면서 씨디를 주-욱 틀어놓았다.

 

근데 이상하게도 어찌나 마음이 좋은지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만땅인 상태인데도

어떤 부분에선 눈물이 방울방울하고

어디선 웃음이 나고

또 어디선 노래를 따라부르게 되면서

이상하게도 마음이 따땃해졌다.

위로가 됐다.

앨범 안에서 말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럴리가 없는데도

다들 나에게 힘내라고, 괜찮다고 어깨를 투닥거려주는 것 같았다.

유치하게도 이렇게 밖에 쓸 수 없는 게 안타깝지만 정말 그랬다.

그래서 성능 떨어지는 내 컴퓨터가 색색거리며 노래를 끊어먹을 때조차

용서가 되더라 이 말이다.

 

노래하고 연주하고 그러고 싶어졌다.

디게 오랜만에.

오래전 꿈들이, 새록새록.

돕에게 따로 메일을 보낼까 하다가

옆집 레이블 홍보요원으로서

앨범 홍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ㅋㅋ

이렇게 써 본다.

돕에게 사실 되게 고맙다고 하고 싶었다.

 

앨범 구입하실 분들은

1. 경기도 수원 부근 '다산인권센터' (031) 213-2105 http://www.rights.or.kr/
2. 경기도 평택 부근 - 대추리로 직접 들어오시면 2007년 3월 31일까지 대추리 찻집에서 판매합니다. http://cafe.daum.net/vigil
3. 전라북도 부안군 - 계화도에 있는 갯벌배움터 '그레'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063) 583-3985 http://nongbalge.or.kr/
4. 대구 부근 '녹색평론사' (053) 742-0663 http://www.greenreview.co.kr/
3. 서울 대학로, 성균관대 부근 '풀무질' 서점 (02) 745-8891
4. 서울 종로3가 부근 '문화연대' (02) 773-7707
http://www.culturalaction.org/
5. 서울 서대문 부근 '피자매연대' (02) 6406-0040 http://bloodsisters.or.kr
6. 서울 합정동, 망원동 부근 '대항지구화행동' (02) 3141-6950 http://cgakorea.org/
7. 서울 충정로 부근 '인권운동사랑방' (예정) (02) 365-5363 http://www.sarangbang.or.kr

위 곳에서 사시거나

dopehead@jinbo.net로 구입메일을 보내셔도 됩니다요~ 후후

 

+) 오른쪽 상단의 배너를 클릭하셔도 알 수 있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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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요즘 나는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의 환자들처럼

알 수 없는 자괴감과 무력감에 휩싸이곤 한다.

길거리에서 퍽 하고 울음이 터지질 않나

지저분한 집을 보고도 폭발하듯 통곡을 하질 않나

애인에게 매일 같이 나는 잘 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고 있다.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연달아 읽고 나니

나와 비슷한 인간들을 만나 반갑고

나도 이라부 선생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어린아이처럼 가볍게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볼 것 없이 재미있게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살면 좋겠다,

고 생각하지만

역시.

 

그래도 그들의 작은 일탈이

내게도 미세하게 퍼졌다.

 

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때로 옮겨 적어놓고 싶기도 한데

그러려면 얘기 전체를 옮겨야 할 것 같다.

난 이야기꾼들이 정말 좋다.

 

다음엔 얀 마텔에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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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입니다.

엄마랑 새해를 보낸 건

거의 13년만이다.

아주 색다를 줄 알았지만 별로 그렇진 않았다.

태어나서 한 번도 명절에 할아버지댁에 안 간 적이 없던,

아주 착실한 나는

그냥 내가 없어도 모든 건 잘 돌아간다,

라는 명쾌한 진실을

또 다시 깨닫는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와 새해를 보냈고

나는 새해 직전에 집으로 기어들어가

늦은 밤까지 엄마와 수다를 떨다 잠들었다.

그리고 새해 직전까지는 그와 함께 있었다.

그랬던 적이 있었나.

문득

새롭다고 생각했다.

 

 



2002년 2월,

설이라고 지방으로 내려가기 하루 전날,

나는 정말 술을 옴팡지게 마셨다.

정말 지겹고 지겨웠던 한 학회의 차장자리를

후배한테 넘겨주던 날이었다.

나이가 졸라게 많던 한 선배가 술을 사겠다며 나와 그 후배를 불렀는데

나에겐 소주를, 그 애에겐 콜라를 주었다.

평소 같음 개기고 안 먹었을 것을 나는 주는대로 족족 잘도 받아 먹었다.

그 때까지만해도 나는 나만의 명절 증후군 같은 게 있었고

그런 방식으로 도망치곤 했다.

후배는 집으로 갔고

나와 그 선배는 소주 4-5병을 마셨다.

그 선배는 갑자기 그를 불러냈다.

그는 내 앞에 앉았고

나는 취했고 그가 내 앞에 보였고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의 마음을 찢어놓았으며

나를 데려다 준다고 나선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는 이후에 내가 되게 무서웠다고 했다..ㅋㅋ)

 

집에 들어간지 한 시간도 안 되어 아부지 차는 할아버지댁으로 향했다.

술냄새를 풍기며

나는 고속도로 휴게실을 3-4번을 들르며 토 해댔고

결국 카키색 쓸개즙까지 토해낸 후에야 잠이 들었다.

 

영화 원더풀라이프처럼

죽을 때 어떤 하나의 기억만 가지고 평생을 가져가야 한다면

난 어쩐지 그 때의 불쌍한 나를 선택할 거 같다고

그 영화를 보며 생각했었다.

엄마에겐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편해졌고

당시 만나던 사람에겐 미안했지만 마음이 들떴던 날.

 

이제 오래된 얘기다.

그는 더이상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엄마도 나도 서로 덜 미안해하며 살고 있다.

나는 그 이후로 명절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었고

어른들에게도 굉장히 싹싹하게 굴고 있다.

그래도 설이 되면 나는

그 날이 떠오른다.

 

이번 설에는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낳은 두 딸,

이렇게 삼대의 네 여자가 함께 앉았다.

아, 우리 또또도 있었으니 다섯 여자로구나.

외할머니는 수다쟁이고

엄마는 그걸 말리느라 바쁘고

나와 동생은 그걸 구경하느라 웃고

또또는 집에 손님이 많아 좋은데 좋은 척 안 하느라 바빴다.

 

외할머니는 일찍간 외할아버지 얘길하다가

외할아버지를 아끼던 외할머니의 엄마 얘기가 나왔고

그러다 그 분이 나를 한 번 보러 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는 산모라 누워있고, 나는 아기라 그 옆에 누워있고

외할머니와 당시 약간 치매기가 있던 외할머니의 엄마는

힘이 들어 그 옆에 잠깐 누웠더란다.

고 와중에 엄마가 생각하니,

아이고, 4 대의 장녀들이 나란히 누웠고나 싶어

그 얘길하니 나 빼고 셋이서 호호 웃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안토니아스 라인 같다고 얘기하고 싶었는지

엄마는 안데라스 라인이란다..ㅋㅋ

이름바꾸기 대마왕.

여하튼 간만에 편안한 설이었다.

 

물론 진짜 못 내려간 이유인 일은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을 누르고 있었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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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_ㅍ

며칠 간이었지만 재미있었고

며칠 간이었지만 몇 달 같았고

 

그랬는데

돌아오고 나니 마치 먼 옛날 얘기 같아.

신나게 자랑할 거리가 많았는데

별로 생각이 안 나네.

그냥 쉬러 간 주제에 욜라 피곤하게 돌아다녔다는 것 정도.

눈이 팅팅 부으셨다.

다시 서울이란 증거.

또렷한 눈매와는 안녕이야~

 

여하튼

너무 욕심내지 않기로

쏟아질 거 같은 별바다 아래서

나에게 충고했다.

이 넓은 우주에 코딱지만큼도 안되게 살면서

멀 그리 아둥바둥하나

그런 되도않는 철학적인 생각을 했으니

이제 좀 넓은 아량으로 살아볼 요량.

 

되는만큼 열심히는 해 봐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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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작업

자막 넣는 건,

나에겐 그닥 힘든 일은 아니다.

다행히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단지 집중도가 낮은 나에게

초집중을 요구한다는 것이 좀 무리지만.

그래도 마치 농활을 갔을 때 김매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일해 놓은 게 티가 나서 내가 참 좋아하는 작업인 것이다. 후후

 

지금 하고 있는 다큐는

이주 여성들, 그러니까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이 나오고

그래서 프리미어 타임라인의 맨 위 트랙이 빽빽해지도록

자막을 넣어야 한다.

지금 대략 650개 정도 넣었는데

3/4쯤 한 거 같다.

물론 그것도 한글자막만이다. ㅎㅎ

영어 자막을 넣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갑갑..

 

650개를 넣으면 휴식을 주기로 나와 약속했으므로

휴식을 취한다는 게 고작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이다.

투덜쟁이.

여행 준비를 해야하는데 일에 치여서 아무것도 못하고

게다가 숙소 예약도 하나가 잘 안 돼서

마음은 불안한데

일도 많고 어떻게든 끝내고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신경과민 상태다.

덕분에 여행의 동행자와 또 다투고 말았다.

 

서운함이라는 것은 상대로부터가 아니라

결국 내 상태때문이라는 걸

지난 번에 보고 듣고 배워놓고도

자꾸만 잊는다.

이러니 어서 2차 워크샵을 해야 해...ㅋ

 

여행준비를 못하니 우선 뭘 준비해야 하나부터 적고 있는데

11번째 적는 게 여권인 걸보니

과연 내 여행이 무사할 것인가를 또 의심하게 하는 구나.

 

어서 자막을 다 치고

내일 사회자 촬영도 마치고

토론회 메일도 보내고 통화도 하고

저녁쯤엔 마음이 좀 편해졌음 좋겠다.

 

자료집을 들고 필리핀에 가고 싶진 않다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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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건너며

매일 한강을 건넌다.

재작년 강남에서 살 때는 주로 강북해서 일을 했다.

매일 같이 한남대교를 건너다니며

그 아래서 뛰어다닐 배두나를 상상했다.

카키색이 나는 한강의 물빛은 왕- 하는 소리를 낼 것 같았다.

강북에 살고 있는 작년과 올해는 강남에 있는 사무실에 주로 간다.

한강대교를 건널 때마다

교정기를 연상시키는 무서운 철난간은

내가 어디론가 유배되어 가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요즘은 더 그렇다.

마음에서 여유가 점점 사라지니

어느날 그랬던 것처럼

다리가 폭삭 내려앉아 한강에 빠져버리는 상상을 하곤 한다.

 

블로그에 덧글 달기도 힘들군.

그래도 다시

힘 내기.

자꾸 도망치지 말기.

그렇게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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