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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9/30
    어색한 질문
    새삼
  2. 2005/09/30
    침묵의 대화
    새삼
  3. 2005/09/30
    처음 미소
    새삼
  4. 2005/09/29
    몸이 불고 있어
    새삼
  5. 2005/09/27
    위선과 사랑(2)
    새삼
  6. 2005/09/27
    구원의 상대
    새삼
  7. 2005/09/27
    오늘(2)
    새삼
  8. 2005/09/25
    앙꼬 없는 빵
    새삼
  9. 2005/09/25
    -
    새삼
  10. 2005/09/23
    아이고 내 발이야(5)
    새삼

달콤한 인생

영화의 처음과 끝은, 제자와 스승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유치하고 뻔한, 이야기지만 어쩐지 뽀다구나는...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르키는 것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 뿐이다.

--------------------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은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어보았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두 시간 여 동안 그야말로 간지가 좔좔 흐른다.

영화를 뒤덮고 있는 검은색, 남자들은 현실 세계의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다.

손동작 볓 번이면 양복에 구김도 가지 않은 채 적들을 해치울 수 있다. 그리고 희고 작은 컵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아가씨가 문을 열어주는 일식집에서 고급회를 먹고 최고급 검은 세단을 타고 다니지.

뒤로 갈 수록 힘이 좀 딸린다는 건 인정하지만, 난 사실 이 영화에 반했다. 이런 뽀대나는 영화가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너무너무 반가웠으니까.ㅎㅎ 이런 내용으로 이런 간지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김지운씨도 멋쟁이.

이병헌이야 뭐 내내 멋있는 척하며 온갖 폼 다 잡으니 그렇다 치고,

이 영화의 진짜 맛은 간간히 나와주시는 다른 남성분들이신데,

특히 에릭의 간지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사라고는 전화 목소리 뿐이지만, 그가 나오는 몇 초간 나는 숨도 쉴 수 없었다. 그리고 가장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등장한 인물이기도 하고.

궁예 아저씨 스타일은 목소리에서 최고봉을 달리시고, 마지막 이병헌이랑 라 돌체 비타 앞에 서 있을 때 아주 간지나신다.

 

 

무엇보다 황정민씨 캐릭터가 제대로인데, 지금까지 봐 온 역할 중 최고로 어울린다. 순박하고 어리숙하고 그런 거 보다 백사장 역할이 진짜 딱. 이다. 그리고 노래도 정말 잘 하신다! ㅠ.ㅠ

노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야 뭐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다 할 수도 있으나, 음악만은 정말 좋다. 특히 황정민상이 부른 노래. 으아~ 직인다. (밑에서 플레이하면 들을 수 있음~ 달콤한 인생, 이라고 노래할 때 내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정말이다.)

 

어쨌든 나로선 간만에 매우 러블리한 영화를 만난 셈이다. 이리 간지 좔좔 흐르는 검은색 느와르를 어찌나 기다렸던가..

 

 

+)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말이 많았었던 것 같다.

개봉 했을 때 보지 못해서 뭐가 뭔지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여기저기 이 영화에 관한 글들을 보니,

영화의 끝에 나오는 이병헌의 쉐도우 복싱 장면을 놓고,

영화 전체는 이병헌의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

오히려 난, 그 장면이 달콤한 꿈 같았는데. 그래서 슬펐는데 말이지...

 

 




A Honeyed Question


 
검은 풍선을 입술에 대고


고갤 떨군 채 스텝을 밟네


해파리처럼 흐느적거리는 음악은


비정한 내 피를 또 다시 흐르게 하네


유혈이 낭자한 밤에 타버린 살의 내음새


햇살이 선명한 낮에 달콤한 너의 살 냄새


벚꽃이 흩날릴 때에 모든 게 멈추면 좋겠네


심장이 터져 근사한 양복 얼룩지면


아무도 모르게 흐르는 강에 띄워줘


유혈이 낭자한 밤에 타버린 살의 내음새


햇살이 선명한 낮에 달콤한 너의 살 냄새


벚꽃이 흩날릴 때에 모든 게 멈추면 좋겠네


달콤한 인생 빛에 바랜 망자의 하루


당신은 기어이 아무런 대답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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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와 버렸네

한 여름처럼 계속 덥더니만,

하루 사이에 갑자기 가을 날씨가 돼 버렸다.

 

조용한 광화문 밤 거리에서,

가만히 서서 담배 한 대를 피는데,

바람이 차다.

긴팔 티에 가디건까지 걸쳐입었는데도, 바람이 차다.

올 여름은 정말 지겨울정도로 더웠는데,

하루 사이 우찌 이리 변했을꼬.

 

난 가을이 좋다.

가을 바람도 가을 하늘도 가을 밤도, 가을이 들어가는 거라면 뭐든 다 좋다.

가을에 태어나 그런가보다.

가을이 와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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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왜곡된 기억의 조각

알엠님의 [잠깐 외출] 에 관련된 글.

 

 

생각해보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을 내 어린 시절을,

나는 늘 한 가닥 그리운 마음으로 기억하곤 한다.

말해선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 답답했고,

뛰노는 대신 동생을 보는 것이 귀찮았는데,

그런데, 그 시절이, 그 골목이, 그 작던 단칸방이,

때로는 정말 애틋하게 그립기만 한 거다.

 

알엠님의 글을 읽다가 애틋한 마음으로 그 시간을 떠올릴 거란 문장을 보고

문득 우리 엄마가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이 생각나 옮겨 본다.

맞아요, 언젠가는 그런 기억들은 한 장면 그림처럼 애틋하게 기억이 나요.

정말, 그래요.

 

 



작년 무슨 촛불집회 때, 우리 가족들 같이 가서 웃고 떠들다 온 적이 있다.

그리고 아마 그 맘 때쯤, 엄마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겼던 글.
----------------------------------------------------------

이 애들 어릴 때 나는 비장한 각오로 거리로 나섰었지요.
봐줄 사람도 없는 아이들만 달랑 남겨둔 채
혹시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연락해 달라고 친정 전화번호만
앞집 아주머니한테 맡겨두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 외롭게 남겨두고,
나 역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간신히 보채서 나갔더랬지요.
그때 나를 버텨준 논리는 단 한가지였어요.
지금 내가 여기서 막아주지 않으면,
너희들이 커서 이 짓을 해야 해.
나는 그 꼴 못 봐.
  
이렇게 단순무식한 엄마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참 외롭고, 고달프게 컸답니다.
밤 늦게 최루탄을 뒤집어 쓴 채 골목길을 접어들면
어두운 골목 안에 불이 켜진 방은 우리 집 뿐이었지요.
아이들은 골목으로 나있는 부엌문을 활짝 열고 잠들어 있다가
(아무리 말해도 그랬어요. 문을 닫고 있는 게 더 무섭다고)
내가 들어서면 매운 냄새에 잠결에 재채기를 하곤 했지요.
당시의 내가 아무리 확고한 무신론자 유물론자였다 할지라도
그럴 때, 어떻게 신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부엌문을 닫고, 세수를 하고,
아이들을 이부자리 위에 제대로 누인 다음,
양팔에 하나씩 아이들을 껴안고 자리에 누우면
그저 온마음은 환하게,
보이지 않는, 내가 그 이름을 모르는 신에게,
내 대신 내 아이들을 돌봐준 그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 뿐이었지요.
이렇게 키웠으니, 우리 아이들, 내가 키웠다고 감히 말 못한답니다.
그저 하늘이 키워주셨으려니, 송구스러울 따름이지요.
그렇게 하늘이 키워준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아름다운 이런 집회의 대열에 함께 있자니,
나는 이번 생을 참 재미있게 살고 있구나,
그런 감회가 사무치더란 말씀입니다.

세상은 아직도 제대로 되려면 멀었지요.
하지만 세상이 거꾸로 갈 때,
적어도  '목숨은 걸지 않아도 되는' ,
'개심심하고 맹숭맹숭한' 데모를 할 수 있는 정도라도
세상을 바꿔냈다면(우리 모두 이만큼 바꿔낸 것이죠. 각자 모든 자리에서)
우리도 꽤 잘 해낸 게 아닌가 싶어요.^^
일상의 한 풍경인 집회에 다녀온 흥분에
주저리주저리 옛날 얘기까지 풀어놓았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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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3개월 간의 기다림은 지하철 열 정거장에 그만 끝나버리고 말았다.

허무해.

기다린만큼의 보답이 아예 없다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기다림에 비해 이건 너무 짧다. 너무...

 

 

 



20세기 소년 19권이 나왔기 때문이다. ㅎㅎㅎ

이제 또 20권은 어느 세월에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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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시스터즈, 그리고 그 밤.

토요일에 스윙 시스터즈의 3주년 파뤼에 갔다.

같이 일하는 언니가^^ 직접 출연하신다고 하시어 후훗.

여성들만의 춤파티라니, 아주 므흣한 기분~~그래서 룰루랄라~ 신나게 갔지~

(물론 그 전에 '첼로'를 보는 바람에 약간 기분이 즐스럽긴 했지만..ㅋㅋ)

열심히 걸어걸어 도착한 그 곳은 그야말로 파티, 축제 분위기였다.

작은 호프집의 가운데를 무대로 만들어 놓고, 사람들은 그 사방에 옹기종기 앉아서 구경하고, 때로는 같이 춤 추고, 놀고.

부러웠다. 그 동안 이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었을 그 시간들이 말이다.

진짜 멋진 건 춤 추는 그 사람들이 정말 즐거워보였다는 거다. 그리고 over the generation이라는 한 팀의 이름처럼, 14세부터 52세까지의 여성들이 모여 함께 춤 출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멋졌다. 엄마와 딸이 함께 와서 춤을 추다니, 이런 브라보 라이프 같으니!

 

난 춤을 추는 게 좋다.

우스운 몸놀림이든 멋진 웨이브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니까.

몸을 움직이는 건 머리가 아니라 본능이니까.

거기 팜플렛에 보니 각자 춤에 대해 정의 내린 게 있었다.

춤은 인생에서 가장 매력적인 놀이 중의 하나,

춤은 마약이다, 이렇게 중독성이 강한데 정부에서는 왜 규제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

춤은 섹스다, 춤은 장어구이다, 춤은 땀이다, 춤은 생활의 쉼표, 춤은 날 것 그대로 팔딱팔딱거리는 것. 그리고 나를 둘러싼 시선에서 진정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 등등.

나에게 춤은 유일하게 나를 놓아주는 시간 같은 거였다. 그리고 몸의 움직임에 대한 끝없는 동경. 그래서 그 파티 속에서 오랜만에 즐거웠다. 몸 상태가 거시기해서 신나게 제너럴 타임에 뛰어놀진 못했지만, 다음 번엔 나도 스윙 시스터즈가 되어 재미나고 신나게 놀아봐야지.    

 



같이 구경갔던 언니랑 배고프다 배고프다 하다가 간단히 한 잔 하기로 결정.

경복궁 앞에서 인사동으로 쭐레쭐레 걸어서 두 군데서 퇴짜(?) 맞고

결국 시원한 바람의 유혹에 이끌려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도 불거니와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소주병이 쌓이고,

간단히 한 잔 하려던 계획은 어디로 갔는지 취생몽사, 발개진 얼굴로 12시를 훌쩍 넘겨버렸다.

이 때 이 도란도란한 밤을 깨뜨리신 분 등장해 주시고,

미안하다며 담배 한 대 빌려가더니만 결국 소주병 들고 우리 테이블로 자리를 잡고 만, 한 남자.

한창 김광석 얘기에 열을 올리던 우리 대화에 자꾸 끼어들더니만,

7급 공무원님인 주제에 자기는 공무원 할 생각은 없고 사업가가 될 거라는 둥, 김우중에게 너무 편견을 갖지 말고 장점을 봐야 한다는 둥의 개소리를 뱉어냈다. 김우중이 돈 챙길 마음이었다면 진작에 대우를 팔아넘기고 돈을 챙겼을 거라며 그런 기업가들의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나...

술도 먹었겠다 개소리도 들었겠다 분노하여 몇 마디 하였더니 돌아오는 말이라곤,

'그렇게 안 생기셔서 욕을 많이 하시네요'

 

-_-;; 분노 게이지가 극에 달했다. 진짜 어째 이리 옴팡지게 상식을 말아드신 놈이 있더냐.

이걸 어쩌케 요리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인사동 거리 악사 할배가 등장했다.

어찌나 취한 밤 이런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하시는지.

김광석을 그리던 우리는 할배에게 김광석을 연주해 달라며 술도 드렸건만,

돌아온 건 사랑의 미로와 봄날은 간다 정도? ㅋㅋ

그 날 밤에는 할배에게 열광하며 신나게 놀았으나, 지금 돌아보면 아주 사기당한 느낌이다. 하하하.

결국 김광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우리는,

명동의 한 술집에 문 닫지 말아달라 전화까지 드리며(당시 시각 세 시..-_-)

소주 사들고 찾아가서, 결국 노부부 이야기를 들어버리고 말았다. ㅋㅋ

아, 용감한 바람부는 밤의 취한 여성 둘.

온갖 난관들!!을 꿋꿋이 다 이겨내고 원하는 바를 성취해 내고 말았으니..

그 다음날 찾아온 숙취가 그 무에 대수란 말이냐. 흐흐흣.

 

+) 어쨌든 우리가 명동 술집으로 유유히 떠난 후 화장실 다녀왔던 그 남자는 어찌 되었을지 좀 궁금하긴 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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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자본주의의 공포다. 이 영환.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엉성했으나,

굉장한 여.운.을 남긴다. - 아, 글로써 이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함이 얼마나 슬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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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아파요

이가 저릿저릿 아프다.

어제부터 간질거리면서 아팠는데,

어제 술 뽀지게 먹고 퍼져 자고 일어나니 오늘은 오른쪽 턱 주위가 다 아프다.

지긋지긋한 놈의 사랑니가 온 이들을 다 밀어낼 심산인가보다.

이가 아파서 잘려고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고 또 눕고 일어나고를 반복하고 있다.

 

으헝으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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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혈액형과 태어난 달로 보는 나.

여기 나와 있어요

 

 

나는...

 

A형 8월
예의바르고 상냥한 편인데 한편으로는 한번 싫어지게 되면 지나치게 냉정해 지는 수가 있는데 그러한 점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원망을 듣게 되거나 때때로 불이익을 스스로 초래하게 되는 원인제공을 하기도 한다.
책임감은 강한 편이지만 결단성이 다소간에 부족한 편에 속하고 남자의 경우 과감한 결정을 하거나 큰 일을 도모(圖謀)하는 데는 다소 간에 모자라는 부분도 있다. 현실적으로 자그마한 성취를 하였을 때 또는 사소한 기쁜 일을 맞이해서 어쩔 줄 몰라할 만큼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가족이나 가깝게 지내는 친구를 지나치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까닭에 중요한 일을 그르치는 수도 있고 뒤에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제력(自制力)이 있는 편이고 언변(言辯)도 보통 이상이다. 무엇보다도 신뢰를 중시하고 폭넓은 만남보다는 오밀 조밀하게 서로의 정을 나누는 사귐을 좀더 선호하는 편이며 강한 유대감을 맺기를 내심 바라는 편에 속한다.
급속하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 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하겠고 명분을 내세우다가 실리(實利)를 얻을 찬스를 놓치는 수가 있으며, 또 모방(模倣)하는데는 남 다른 재주가 있으며 이로 인해서 성공을
하게 되는 사람도 적지가 않다.
대체로 속은 넓은 편이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성의(誠意)를 다하는 경향이 있으나 때로는 '잘난 척'하다가 이로 인해서 예상(豫想)하지 못한 요인이 돌출되어 실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
대개 가정에 진력을 다하기 보다는 사회생활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남다른 경우가 많고, 일단 뜻을 세우면 초지일관 밀고 나가는 뚝심도 있다.
일반적으로 삼십대 중후반부터 제기량을 발휘하는 수가 많다. 이성으로 인한 고난을 일생에 몇 번 겪어야만 하는 암시가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할 것이다.
---------

 

10월인 줄 알았는데, 음력생월로 보는거라고 친절한 누구씨가 덧글로 달면 민망해할까봐 직.접. 나에게 말씀해주셨다. ㅎㅎㅎ

 

그러고보니 8월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다.

하지만 이성으로 인한 고난을 일생에 '몇 번' 이나 겪어야 하다니..이런 젠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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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빠.

라디카 언니를 만난 건 작년 이 맘 때 쯤이었다. 한창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이 진행 될 때였고, 나는 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언니를 만났다. 그 멤버들 안에 여성이 워낙 소수였는데다가, 노는 거 좋아하는 성격이 닮아서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그 때 나는 네팔 분들에게 순더리라는, 네팔 말로는 매우 좋은 뜻이지만 한국어 발음상 매우 토속적인 이름도 선물받았다. 그리고 일 년. 그 사이 나는 종종 언니네 집에 놀러가 밥을 얻어먹었다. 때론 술도 먹었고, 또 때론 춤도 추러 갔고, 가끔은 집회도 같이 갔다. 내가 보기에 언니는 항상 용감한 사람이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대장 같았고.

그리고 언니랑 같이 살던 이무 언니-언니 본명이 람부마리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는 라디카 언니랑은 좀 달랐다. 술 먹고 놀기 좋아하는 라디카 언니와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건 늘 이무언니 몫이었다. 또 그러면서도 묵묵히 다 받아주기도 했고.

언니는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수다떨고 신나게 놀다가도 언니는 열심히 교회에 갔다.

 

목요일에 언니가 잡혀갔단 얘길 들었다. 라디카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몇 명 잡혀가면서 도망친 사람도 있었는데 언니는 도망을 못 쳤다고 한다. 면회 가보라고 하기에 나는 나도 모르게 언니는 언제 갈 건데, 같이 가자고 그랬다. 라디카 언니는 웃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가, 나는 못 가 그랬다. 내가 멍청하게 실수했다. 그랬다, 언니는 그 곳에 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같이 살던 가장 친한 사람이 잡혀갔는데도 얼굴 보러도 갈 수 없는 거였다. 더럽다. 한국이라는데가 참 더럽다.

 

오늘 전화하니 언니는 의외로 또 담담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는 모습을 봤으니 이제 그냥 익숙한 일이 돼버린 걸까.

머리 속이 너무 복잡하단다. 일인 시위도 해야 하고.

라디카 언니는 몇 달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일 그만. 종종 이주 동지들이 찾아와 언니에게 얼마씩얼마씩 돈을 주고 갔다. 병원비 때문에 안 그래도 돈이 많이 들던 때. 언니는 오빠들이 용돈 준다며 웃었다.

 

우리 순더리 맛있는 거 해 줘야지 하면서, 내가 감자 좋아한다고 매번 상에 감자요리를 빼 놓지 않았던 언니들. 방 안에 엎드려 누워서 잡지 보면서 수다 떨던 것도 그립고, 술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하던 언니도 그립다.

 

이주노동자들과 만나면서 제일 속상한 건 인사할 때를 늘 놓치곤 한다는 거다.

어느날 갑자기 잡혀가버리고 나면, ..

마지막 만났던 날도 생각나고. 술 그만 먹으라고 했던 것도 나란히 누워 수다를 떨던 것도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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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독립 영화제,

관련글

썩은돼지늦었지만 정동진영화제 넘 좋았다

홍킹정동진영화제- 플레이 테니스

달군정동진에서의 1박2일

 

뒤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다들 뒤늦게 후기들을 올리시는 지라.

빡시게 놀아서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올 여름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있었던 기회라 매우매우 좋았다. 보고싶었던 영화들도 볼 수 있었고.

젤 궁금했었던 가리베가스는 내가 생각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괘안았고

굉장히 잔잔했는데 제일 오래 기억나는 건 산책. 엄마로 나오는 분이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우리집 칼 잘 든다고 식칼로 배추를 써는 건 아직도 생생. 근데 더욱 서프라이즈인 것은 그게 실제 감독의 어머니라는 것이었다. 오오..

핵분열가족, 호랑이 푸로젝트, 남자들의 수다는 재미있었다. 재미란 말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ㅋ 어쨌든 나는 이렇게 약간 비틀린 영화들이 좋다.

유일한 다큐였던 희망2005-공무원노조 동해시지부의 이야기는 뭐랄까, 굉장히 따뜻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소재 자체는 슬프고 무거운데 보고 나선 따뜻한 느낌이 남아서 참 좋았다.

흡연모녀랑 돌고래.. 안녕은 어쩐지 비슷한 느낌. 근데 난 흡연모녀에 나온 엄마 역할 배우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김윤진이랑 비슷하기도 한데, 하여튼 무지 매력적이다. 돌고래.. 안녕에 나온 꼬맹이는 올리비아 핫세를 닮아서 너무 예뻤다. 그렇게 예쁜 애는 뭘 해도 예쁘더라. 영화보는 내내 그 여자에 예쁘단 얘기만 한 거 같다. ㅋㅋ

양성평등은 짧고 굵은 재미난 아이디어의 영화였고, 플레이 테니스는 보는 내내 저거 만드느라 노가다 좀 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ㅋ

베트남처녀와 결혼하세요는 내 예상과 달리 매우 로맨스스러운 영화였고, 홍시와 종이비행기는 사실 약간 난해,, 했다. ^^;;

아쉽게도 돌 속에 갖힌 말은 보지 못했고.

 

그리고 영화 이외에도 밤 새 이어졌던 술자리와 그 밤 끝자락에 찾아갔던 바다와, 일어나서 끓여먹었던 라면과 실컷 물놀이 했던 해수욕장과 지친 몸을 이끌고가 먹었던 회와 올라오는 길 차 안에서 불러댔던 노래도, 모두모두 즐거운 추억~

 

 

이건 내가 태어나서 만들어 본 가장 큰 모래찜질ㅋㅋ


 


 



내가 카메라 잘못 열어서 빛 들어간 사진. 괴로워하는 삼권기자와 그 뒤의 배트의 손아귀가 인상적.

 

물 속 사진 퍼레이드.

 

스캔하다가 스캐너 오류나서 다 못했다.

초상권 침해 되신 분 연락주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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