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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랑님의 [찜]

[트랙팩 - 제10회서울국제노동영화제]에 관련된 글

 

*2006. 11. 16(목)~19(일)

*홈페이지 http://www.lnp89.org/10th/

*서울상영회 시간표

*장소:고려대학교 4.18 기념관

        (고려대 정문을 바라보고 왼편, 학생회관 옆 건물)

         (교통편, 클릭! - 홈페이지에 안내가 없는 듯...)

*10회 기념 앵콜작 예고편

*노동자와 연대하는 한국의 감독들 예고편

 

 

*보고 싶은 영화들

 

 우리들은 정의파다(이혜란, 105분)

 -  아직 못봤는데 이번에도 금욜이라 못가겠군, 미안...

        

 얼굴들(지혜, 50분)

 - 감독이 인디다큐페스티벌 이후 조금 수정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몹시 궁금

    2001년 이후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은 여성, 주부, 엄마라는 또 다른 이름(역할)을 짊어지고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권력/자본/가부장제와의 대결

 

 명멸하는 불빛(켄 로치)

 - 다시 보고 싶은...

 

 기계여성(마리 앤 뒤니센, 56분, 벨기에)

 - 작품설명이 너무 간략해서 더 궁금..

 

 

2006/11/14 16:30 2006/11/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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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켄 로치에 대한 글 에서 재인용

 

1.

 

역사란 향수가 아니다.
역사는 왜 우리가 지금의 모습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왜 우리가 현재의 상황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역사가 향수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권력을 가진 부르주아들에게 적합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며
따라서 역사를 탐구하여 민중들에게 그들의 역사를 되돌려 주는 것은
감독으로서 갖는 책임 중 하나인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야말로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민중의 과거에 대한 생각을 조절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들의 현재를 재조정할 수 있고
현재를 조정하게 되면 결국 그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대한 민중의 생각을 조정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켄 로치

 

2.

 

인간을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인간적 관계로 생각하라.
그러면 당신은 사랑에는 사랑으로서만, 신뢰에는 신뢰로서만 교환하게 될 것이다.
예술을 감상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예술적 훈련을 받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싶다면,
당신은 실제로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사랑을 일깨우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면,

곧 당신의 사랑이 사랑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만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생명의 표현>에 의해서

당신 자신을 <사랑받는 자>로 만들지 못한다면,

당신의 사랑은 무능한 사랑이고 불행이 아닐 수 없다.  -  칼 마르크스

 

3.

 

그들의 말은 충분히 타당하되 아직 내 가슴을 관통하지 못하고

밑줄 그어서 질문하고 싶은 여지를 몇 군데 남기고 있지만

어쨋건 보러 갑니다, 켄 로치 특별전

 

2006/11/05 12:41 2006/11/0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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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 페스티벌 초대권이 4장 있습니다

11월 2일이 마지막날인데 상영작이 모두 훌륭하군요

저는 10시 40분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 있을거예요

구 헐리우드 극장 4층 마당에서

후줄근한 빨간 자켓에 야구모자를 덮어쓴 채

부산영화제 기념가방을 메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사람이 접니다

초대권 숫자보다 많은 분이 찾아오셔도

상영 전에 만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궁금하면 직접 만나서...

 

11:00am 국내신작전8 <농담같은 이야기…>
<파산의 기술記述>
88분40초
2:00pm 국내신작전4 <우리들은 정의파다> _ 시각장애인용 화면해설
105분
4:30pm 국내신작전10 <얼굴들>
<타워크레인노동자>
66분30초
7:00pm 폐막식 및폐막작 <스위치 오프>
87분

2006/11/01 20:16 2006/11/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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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수원인권영화제

- 상영시간표

(10월 27일~29일)

 

인디다큐페스티벌 2006

- 국내신작전

(10월 27일~11월 2일)

 

메가박스 유로필름페스티벌

(온라인 예매 10월 16일~29일)

(상영기간  10월 25일~29일)

 

제7회 장애인 영화제

(10월 27일~29일)

 

제1회 이주노동자영화제

(10월 1일~11월 19일)

서울아트시네마 10월 14일, 15일

2006/10/25 17:39 2006/10/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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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자서 반쯤 감긴 눈을 억지로 치켜뜨며 갔다

2시에 시작인데 2시가 넘어서야 출발했고

도착해보니 다섯 명이 마당에 모여앉아 끽연중이었다

 

한동안 혼자 방황을 하다가 만나서 그런가

고향친구들처럼 반갑긴 한데

참석률이 낮아서 어쩌나 했더니

어쩌긴 어째요, 그래도 합니다, 라고 총연출자는 단호하게 시작했다

 

아무리 거창하고 절박하고 진지한 문제라고 하더라도

졸린 눈으로 보면 덤덤해진다
두 시간 넘게 각자 돌아가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제법 많은 생각이 오고 간다,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평가회가 좀 늦긴 했다, 9월 전에 했더라면 좀 더 구체적인 의견들이

오고가지 않았을까

 

이번에 발간한 '계간 독립영화'를 보시면

이마리오 감독이 작성한 몹시 깜찍한 제작일지가 수록되어 있다



2006/10/11 22:09 2006/10/1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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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부산은 여러 번 다녀왔지만

영화제 기간에는 다른 일정이 겹쳐서 몇 년동안 못가다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를 상영하게 되어서 갑니다

이제 그곳엔 재워줄 친구도 없고 같이 놀아줄 친구도 드물지만

딱 한 편이라도 멋진 영화를 건지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을거예요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www.piff.org/kor/index.asp

* 와이드 앵글 초청작 리스트

*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소개

  10월 13일 메가박스 3관  저녁 8시

  10월 16일 메가박스 3관  아침 10시 30분

* 상영관 안내

* 해운대로 오는 교통정보의 모든 것 

 

 

 

2006/10/11 21:59 2006/10/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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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연대했을까

-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순회상영회에 관한 단상


2006. 10. 11. 나루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이하 ‘불타는...’) 작업에 참여하면서 나는 이 영화가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담은 기록이자 연대 그 자체이기를 희망했다. 이 때 연대는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사람들(또는 현장)과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연대이자, 지금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영상작업을 해온 연출자들의 연대이면서, 그 결과물을 보는 관객들과의 연대이기도 하다. 현장이 다양할수록, 연출자들의 이력이 다양할수록, 상영하는 공간과 관객층이 다양할수록 더 좋다. 그래야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배급방식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기를 바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을 찾아가 만나고 싶었다. 작업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우리는 과연 제대로 연대했을까. 배급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는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 배급팀에서 준비했으리라 믿고 그동안 진행한 상영회 중 내가 참석했던 총13회의 상영회를 돌아보며 앞으로 조금 더 고민해야할 점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1. 배급에 대한 연출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2005년 12월 19일 이후 3월까지 이어진 기획 모임 당시 연출자들은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공격적인(?) 배급’에 동의했다. 그러나 각자 자신이 촬영하기로 한 현장으로 흩어지면서 작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고 배급에까지 마음을 쓸 여력이 없었다. 연출자들에게는 ‘이 영화를 과연 5월안에 완성할 수 있을 것인가, 단편들은 완성된다 하더라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큰 숙제가 되었다. 

  5.18에서 6.10까지라는 의미심장한 상영 일정을 모토로 전국 각지의 상영 주체들을 조직해야했던 한독협 배급팀에서 이 영화의 배급에 관한 모든 업무를 떠안아야 했던 것이 미안하고 아쉽다. 그런데 총연출자였던 이마리오 감독 외에 다른 연출자들이 전혀 협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시간과 인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원주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상영회가 조직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그간 꾸준히 상영네트워크의 토대를 구축해온 한독협 배급위원회의 노력이 맺은 결실일 것이다. 아직 영화가 완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결과물을 볼 기회를 갖지 못했던 각 상영주체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한 정보만으로도 상영회를 준비하고 평균 30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2. 더 많은 관객과 보다 활기찬 상영회를 함께 만들기 위해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여러 영화제의 경우, 주최 측은 홈페이지와 관련기사 등을 통해 상영작들에 관한 정보를 미리 관객에게 공개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관객들은 그 영화의 제작진과 줄거리, 기획의도 등을 찾아볼 수 있고 연출자가 소속한 단체나 제작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보다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상영작 선정에 참여했던 프로그래머들이 그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견해를 가지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감독과 관객의 소통에도 도움이 된다.

  <불타는...>의 경우 공식블로그가 존재하기는 했으나 연출자들이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역할이 더 강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미리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는 어려웠다. 그 대신 관객들이 자유롭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제작, 공개했던 웹페이지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영화제에서 놓친 독립영화를 특정 기간에 특정사이트로 접근해야 감상할 수 있었던 한시적 온라인 상영회를 넘어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이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감상할 수 있고 자발적인 소규모 상영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운로드'용 웹페이지의 애초 의도였지만 다운로드를 했던 관객들 대부분이 활용이나 감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우리의 의도가 어느 정도나 공유되고 있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피드백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원인을 찾아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그래서 공식상영 이전에 웹페이지를 제작해서 영화관련 정보도 미리 전달하고 관객들과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이 된다면, 앞으로 다른 프로젝트 작업에서는 보다 빠르고 광범위한 배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불타는...>을 상영한 곳에서 이루어진 관객과의 대화는  대부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냈으나 가끔 매끄럽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상영장비를 당일날 대여받는 경우, 상영 도중에 비디오나 사운드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상영 시작시간이 연기되기도 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진행자가 영화에 대해 부적절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고, 진행자가 관객의 입장에서 곤란한 질문을 던져 서로 어색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장비의 문제는 상영회를 시작하기 전에 한 시간 정도 점검할 시간을 가지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지만, 상영작품을 소개하고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준비는 상영회를 기획하는 그 순간부터 상영회 직전까지 보다 치밀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불타는...>은 문제제기를 하는 영화이지 결론을 내리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영화는 아니다. 다양한 소재와 연출자들의 개성이 영화 안에서 서로 충돌하기에 각 단편들마다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어떤 점이 불편하고 무엇이 마음을 움직이는지 더 예민하게 듣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굳이 <불타는...>이 아니더라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중요하다. 거기에는 늘 ‘독립다큐멘터리’ 혹은 ‘독립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이 반드시 있다. 그 자리가 한 인간에게 새로운 가치관과 문화를 접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그 자리에 모인 모두에게 보람있는 시간이 되기 위해서 감독은 물론이고 상영주체나 진행자가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고민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의 어떤 점을 강조하고 무엇부터 소개할 것인지 상영회에 참석할 감독과 사전연락을 취해 확인하거나 보도자료를 숙독해서 진행방향과 질문내용들을 미리 준비한 경우, 망서리던 관객들까지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면서 전체 분위기가 고조되는 곳이 있었기에 이후 더 많은 상영회가 계속 기획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상영회 며칠 전부터 그 지역 온라인 매체와 관련 단체들의 홈페이지에 예고편 동영상을 올리거나 기사 작성도 마다하지 않고, 시내 곳곳을 누비며 포스터를 붙였으며, 보도자료를 인쇄해서 모든 관객들에게 배포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연출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셨던 많은 상영주체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100인의 상영준비위원이 마련한 울산 상영회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자리였다. 그들의 세심한 준비과정과 당시 주최측이 관객을 대상으로 작성, 수집한 설문결과 등을 정리해서 상영네트워크에서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3. 영화에 담긴 현장과 주인공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만나야 했다


  이 영화의 상영료를 지역 상황에 따라 책정하고 그것을 모아서 투쟁기금으로 전달하자는 의견에 모든 연출자가 동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추리와 서울역의 KTX 노동자 농성장, 기륭전자, 새만금 등에 투쟁기금을 전달한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카메라로 연대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집회에 참석해서 기금을 전달하고 지지를 표현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고 소극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기륭전자를 제외하고는 그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그들과 함께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단편을 부분적으로 상영하더라도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서로 격려하는 기회를 가지기를 바랬지만 상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거나 현장에서 영화를 볼 의지가 있었는데도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할 주체가 없어서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카메라가 포착한 장면과 당사자들의 현재 모습 사이에는 간극이 있고 그 간극의 실체는 촬영대상이었던 현장의 당사자들이 직접 확인해야할 것이다. 미처 담지 못한 것, 더 열심히 말해야하는 것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필요도 있고 연출자들이 그곳에서 느끼고 얻은 것을 당사자들에게 직접 전달해야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만나서 서로 조금이라도 힘을 얻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다음에는 꼭 생기기를 바란다.


4. 속편, 혹은 또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희망


  <불타는...>이라는 독립영화의 신생아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은 이 영화를 본 어느 지역의 영상활동가들이 더 실험적이고 더 재미있는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나 뒤풀이 자리에서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이렇게 문제제기만 던지고 끝나면 안되지 않나, 속편은 누가 만드나, 속편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냐고. 그 때 마다 내가 했던 이야기는 ‘지금, 여기서,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해서 같이 속편을 만든다면 이 영화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미흡한 부분을 다른 영화로 채워주세요.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면 어디서나 가능합니다 ’라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 목숨을 걸고 고독하게 공들여 작업하는 독립영화도 필요하고, 어느날 느닷없이 낯선 사람들이 모여 딱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후다닥 펼쳐놓는 이런 영화도 필요하다. 굳이 영화운동의 역사나 80년대 독립영화의 전통같은 것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거창한 뿌리를 의식하지 않아도, 모두를 압도하는 확고한 철학과 미학을 들이밀지 못하더라도, 화면에 담긴 변하지 않는 세상과 여전히 거칠고 흔들리는 카메라와 기술적 단점들이 너무나 익숙해서 쉬워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이런 작업을 서울에서만 하지 말고 어디선가 또 다른 사람들이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시도가 각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공유되기를, <불타는...> 이후 <대추리 전쟁> 과 <쇼킹 패밀리>를 통해서 다시 한번 조직력을 확인한 상영네트워크가 독립영화 배급의 허브일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독립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직접 생산하는 주체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

  카메라를 들고 다가갔던 현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며 이야기하고, 영화에 등장했던 주인공이 상영회에 참석해서 현장을 직접 이야기하며, 카메라 앞에서 울고 웃던 사람들이 스스로 카메라를 잡게 되거나 객석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던 한 사람이 멋진 영화를 들고 나타났을 때 우리가 <불타는...>을 통해 시도하고자 했던 ‘연대’는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참여한 상영회

5월 15일 미디액트를 시작으로 부산대학교,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원주 다큐멘터리 모임 나무, 인천 향촌만수동 철거대책위, 서울아트시네마(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 성남 문화의 집, 카페 빵, 인하대, 대추리 투쟁기금 전달, 수원 다산인권센터, 울산 근로복지회관, KTX 승무원 투쟁기금 전달, 기륭전자 투쟁기금 전달, 서울 신촌상영회(사춘기회복 프로젝트)

2006/10/11 05:11 2006/10/1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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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개편에서 '독립영화관'이 폐지된단다

사과문 을 받느라고 몹시 어색한 면담과정을 추진했던 나는 착잡했다

사석에서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어제 담당피디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엇, 사실이구나...(부디 그 문자 보고나서 울컥하지 않았기를...)

 

*참세상 - 이젠 KBS 독립영화관마저 폐지한다니

*한독협 - KBS 독립영화관은 계속 방영되어야 한다

 

그 누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아무런 후속조치없는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

설마, 나같은 사람은 기뻐할 줄 알았나, 천만에 만만에다

당신은 관심없는 사람한테도 잔소리 하나, 애정이 없으면 비판도 없다

'독립영화관'이 조금 덜 권위적이고 조금 더 유연해지기를 바라면서 움직였던 내게

이번 '폐지'소식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KBS 편성기획팀은 “충분한 기간 방영해 왔다”면서 “폐지라기 보다는 잠시 중단

하는 것이며,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에 내려야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단다

 

충분한 기간이라니, 누가 어떤 근거로 충분하다는 거냐

해마다 새로 제작하고 발표하는 독립영화가 수백편인데 그동안 얼마나 틀었다고 충분하냐

그나마 최근 일 년 동안 제작비가 줄어 다큐멘터리는 틀수도 없었는데 그런 말이 나오냐

 

잠시 중단이라니, 그 시간에 대신 내보낼 프로그램은 어쩌겠다는 거냐

한류를 열렬히 사랑해준 아시아권의 영상들을 '잠시' 틀어주고 생색만 낼거라는 건가

한번 당해봐서 아는데 그걸 '희망고문'이라고 하는 거다, 그러는 거 아니다

폐지한다고 하면 반발할 사람 많으니까 '잠시 중단'이라는 표현만 사용하는 거 누가 모르나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이라니, 조금 더 솔직하게 말씀하시라

월드컵 올림픽처럼 돈 되는 이벤트는 밤새 무제한으로 방송할 수 있지 않은가

'독립영화관'이 돈이 안되니까, 시청률이 낮으니까 내리겠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다양성, 공익성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을, 그것도 새벽 1시에 편성해놓고

광고가 붙기를 기대하는 거 자체가 이상한 거 아닌가, 애초에 그건 포기했어야지

 

KBS '독립영화관' 폐지에 반대한다 

확대를 해도 시원찮을 지금,  누구 맘대로 폐지를 거론하는가

'독립영화관'은 방영시간을 확대해서 60분 이상의 장편 다큐멘터리도 방영할 수 있어야 하며

제작비 예산을 확충해서 보다 합리적인 방영료를 지급해야 한다

방영관련 계약조건과 계약서 내용을 수정해서 불필요한 갈등이나 오해를 줄여야 하며

고정시간대를 확보해서 시청자들이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DVD 공동제작 등 지난 5년간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사업의 규모도 더 커져야한다

왜냐구?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KBS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 - 개요, 연혁, 2006년 대기획

 

   KBS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

  공정한 보도와 공익적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여론을 형성하고

  민족 문화를 창달하며 국가적 비전 제시와 국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략)

   KBS는 TV수신료와 광고 수입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영성 강화를 위해 제1TV, 제1라디오 등은 광고 방송을 하지 않고,
  제2TV, 2라디오, 2FM에서만 광고 방송을 하고 있다.

  (중략)

  국내 외부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KBS는 지난 2001년 이후 5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로 인정받고 있다 

 

 

그들이 과연 얼마나 공정하게 공익적으로 국민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지 모르겠고

민족문화창달과 국가적 비전제시와 국민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건 말건 거기에는 관심없다

내가 관심있는 건 다른 문제다

KBS가 매달 꼬박꼬박 TV 수신료를 납부하는 전국의 시청자들과

조금이라도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는 지

근거 희박하고 개념 모호한 다수의 의견, 으로 보이는 국민여론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의 시청자 의견이라도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아시아의 창'이 반드시 '독립영화관' 시간에 배치되어야 할 이유가 있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라도 했나, 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나

아시아를 대표하겠다는 명예욕과 광고수익과 시청률 확보와 시장 개척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시청자들 앞에서 약속한 일을 제대로 진행하고 제대로 끝맺는 것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라고 스스로 밝힌 사람들이 해야할 도리라고 본다

 

'독립영화관' 홈페이지에서 제작진은 아래와 같이 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전략)

 

  독립영화관은 궁극적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것입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독립영화관
은 다양한 영화상영의 공간으로 꿋꿋이 성장하고,
   더 나아가 한국영화 발전에 알찬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후략)

 

윗 글은 제작진 한 사람의 개인의견이 아닐 것이다

KBS를 대표해서 '독립영화관 ' 시청자를 대상으로 작성한 글이다

그렇다면 이 글에 대해 KBS 편성기획팀을 비롯한 관련자 모두가 공동의 책임이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각 시도에 독립영화전용관이 생기고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분들이 언제든 집에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상영관이 생길 때까지

눈으로 보기 힘든 분들이 해설을 통해 소리로도 독립영화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그 날까지

그리고 다른 방송사에서도 경쟁적으로 독립영화를 방영할 때까지

그래서 (편성기획팀이 아니라)시청자들이 이제 충분하다고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더 해라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방송사에서 이쯤으로 만족하면 곤란하지 않나

내가 보기에 한참은 더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개편해도 늦지 않다

이번 개편에 대한 발언을 보니 '독립영화관'이 시청자의 것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아직은 할 일이 더 많다, 편성기획팀은 엉뚱한 소리 그만하고 폐지 계획을 철회해라

 

*조용히 편집 좀 하고 싶건만 왜케 자꾸 심란한 일들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 나도 일 좀 하자!

  국방부나 KBS나 니들이 그렇게 위한다는 국민이 과연 뭘 원하는 지 생각을 좀 해라, 생각을...

 

 

 

 

2006/09/16 11:35 2006/09/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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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국가폭력을 얘기하고 싶다
"돌 속에 갇힌 말" 울산상영회 준비돼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을 기록하고 그 투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기억을 되새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돌 속에 갇힌 말’ 울산상영회가 준비되고 있다.

▲사진 : 박용수 사진집 [민중의 길] / 출처 : 나루 감독 블로그 http://blog.jinbo.net/hyunhyun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울산상영회에 참석해 관객들과의 대화시간을 함께 했던 나루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는 87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나루 감독의 개인적 기억의 연장 속에서 당시 영상과 관련자들의 인터뷰 등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99년 기획을 시작해 5년 동안 관련자들을 수소문하고 입을 열기까지 무수한 대화를 나누면서 힘겹게 만들어진 이 영화는 2004년 완성된 이후 40여 차례 크고 작은 영화제 등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나루 감독은 99년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비디오저널리스트과정을 배우며 첫 작품으로 구로구청사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87년 12월 17일~18일 동안 공정선거감시단의 일원으로 현장에 있었던 것이 주요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 오랜 기간이 지난 사건이어서 당시 농성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99년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영화제작에 대한 의견이 공식적으로 나가고, 프리첼 커뮤니티를 만들어 제작일지를 공개적으로 작성해나가면서 조금씩 관련된 사람들과 연락이 닿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비디오를 입수하게 되면서 영화제작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오래된 상처를 끄집어내면서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이 쉽지 나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일일이 찾아가서 만나고 설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상처가 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고, 더욱 그 상처를 얘기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아 있는 얘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당시 기록을 확보하고 얘기들을 나누면서 좀 더 당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당시 화면이 편집과정에서 많이 들어가게 됐어요.”

2004년 10월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멘타리분과에서 주최하는 인티다큐페스티발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후 인권영화제, 인디포럼영화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등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그리고 구로를 비롯해 수원, 인천, 대전 등 지역에서도 상영회가 계속 이어졌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했던 분들은 그 사건의 진상을 밝히거나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없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있었어요. 힘든 기억들이었기 때문에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상영장에 오시는 분들은 많지 않았어요. 반면 집단적 폭력상황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경험했던 관객분들은 공감대를 표하기도 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었어요.”

얼마 전에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에서 진행된 상영회에서는 극도의 공포상황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고 한다.

울산에서의 상영회를 통해 나루 감독은 변하지 않는 국가폭력의 문제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울산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노동운동이 활발히 진행됐고, 그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이 사건에 대해서도 연관된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87년 이후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폭력을 행사하는 권력의 본질은 바뀌지 않은 점에 대해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번 ‘돌 속에 갇힌 말’ 울산상영회는 9월 19일(화)에 진행되는데 특별한 단체나 주최모임이 없이 영화를 보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자 하는 이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게 된다.


나루 감독의 글

주춤거리는 객관성, 혹은 경계에 선 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
다큐멘터리는 흔히 객관적인 기록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모호하다.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 강요한 자와 순종한 자, 능동적인 사람들과 수동적인 사람들, 그 사이 어디쯤에 객관성이 존재하는가. 나는, 당신은, 우리는 언제나 그 경계 어디쯤에 서성대거나 양쪽을 모두 밟고 선 채 당황하는 존재는 아닌가. 이 작품은 개인적인 감상과 기억을 ‘활자’로 중얼거리는 화자, 즉 목소리를 감춘 감독의 나레이션과 1987년 12월 16일에서 18일까지 농성에 참여했던 여러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인터뷰, 그리고 감독의 인터뷰가 서로 조금씩 엇갈린 채로 조립된 기록이며 모호한 것에 대해 모호하게 말하는, ‘객관성’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이다.

1987년 12월 16일, 우리는 괴물과 동거하기 시작했다
87년 민주화 항쟁을 통해 얻어낸 대통령 직선제, 그리고 우리 손으로 선출한 위대한 보통사람 노태우, 그러나 그 과정이 민주적이었는가에 대해 나는 회의한다. 87년 당시 국민운동본부 산하 공정선거감시단의 활동으로 전국적인 불법적인 선거운동 사례가 집계되었고 투.개표 과정의 부정 비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어이없는 상황의 단면이 서울 구로구에서 ‘부정투표함 누출사건’으로 표출되었으며 꾹꾹 눌러참아왔던 국민들의 분노가 ‘구로구청 점거’를 통한 항의농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농성 과정에서 당시 재야 운동권 세력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었고, 입장의 차이는 진압에 대한 대안없는 철수로 이어진다. 부정의 현장을 끝까지 지킨 사람들은 힘없는 민중이었고 증거물은 사라졌다.
형식적인 민주주의로 정권을 장악한 세력도, 비극적인 현장에서 급히 등을 돌려버린 재야도 나에겐 괴물로 다가온다. 17년동안 농성참가자들의 꿈자리까지 지배해온 괴물과의 동거, 우리는 지금 누구를 어떻게 지지하거나 비판해야하는가. 해소할 수 없었던 분노와 좌절이 가위눌린 신음으로 남은 그 해 겨울...







사진 : 박용수 사진집 [민중의 길] (1988/분도출판사)
(출처 : 나루 감독 블로그 http://blog.jinbo.net/hyunhyun)

김성민 기자 / 2006-09-05 오후 9:13:57
 

2006/09/06 16:39 2006/09/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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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속에 '인간'은 있는가?
 초청포럼'중구난방' 후기

현장에서 미래를  제123호
초보좌파

우리의 투쟁 속에 
명분과 당위가 아닌 ‘인간’은 있는가...?

초보좌파


8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
한국노동정책이론연구소(한노정연)에서 ‘열린포럼 중구난방’ 두 번째를 연다기에 땡볕을 뚫고 혈혈단신으로 찾아 갔다.
 
왜 갔냐구? 중구난방이라길래....
참고로 아는 척하면^^
중구난방 (衆 : 무리 중  口 : 입 구  難 : 어려울 난  防 : 막을 방)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소공(召公)이 주여왕(周勵王)의 탄압 정책에 반대하며 이렇게 충언(衷言)하였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개천을 막는 것보다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川]. 개천이 막혔다가 터지면 사람이 많이 상하게 되는데, 백성들 역시 이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내를 막는 사람은 물이 흘러내리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이 같은 충언을 따르지 않았다. 결국 백성들은 난을 일으켰고, 여왕은 도망하여 평생을 갇혀 살게 되었다고 한다. 즉 대중의 말길[言路]과 자유로운 생각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맘껏 떠들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없는, 거침없는 상상력이 이야기될 수 있는 자리라길래 갔던 것이다. 난 그동안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입에 걸치고 다녔다. 난 ‘남’의 이야기가 마치 ‘나’의 이야기인 양 또 다른 ‘남’들에게 떠들고 있었다. ‘나’의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 사이의 깊은 골은 그다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왜냐면 ‘남’의 이야기가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점점 ‘나’의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고 ‘남’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스스로 착각하며 지내왔다. 그것은 편했다. ‘남’의 이야기를 내 것으로 편집하는 것도 쉬웠고, 내 속의 나를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힘들어 할 필요도 없었다. ‘남’의 이야기가 맞으면 그냥 내 속으로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사실 내 이야기를 하려고 갔다기보다는 그러한 상상력과 이야기들이 흘러넘치는 소리에 목이 말라서 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게다. ‘나’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기에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럽고 어딘지 모자라고 자신 없었다. ‘자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다른 자리들보다 더 큰 기대를 가지고 갔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중구난방에 초청된 사람은 다큐영화 ‘돌 속에 갇힌 말(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 농성 사건)’의 감독인 ‘나루’님이다. 이 다큐영화는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각된 부정투표함에 시민, 학생 등이 항의하며 시작된 농성이 국가의 폭력으로 짓밟히게 된 사건을 다룬 것이다. 당시 상황을 찍었던, 유일하게 남아있는 영상과 당시 참여했던 사람들의 증언과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민중의 열망에 대해 폭력으로 답하는 지배계급과 국가의 모습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민중들에게 무차별 행해지는 폭력의 모습은 볼 때마나 울화가 치밀고 가슴은 먹먹하며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살인폭력 자행하는 국가권력 해체하자!! [고 하중근 열사를 추모하며]
 
영화 상영을 끝내고 중구난방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으레 그렇듯이 처음에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이기에 무언가 말문을 연다는 것이 쉽지 않은 법이다. 나루감독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구난방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내 마음 속에는 ‘아무리 중구난방이라지만 그래도 이야기 자리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 중심을 잡고 이야기가 오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직도 나는 내 이야기가 자유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 어색해서 무언가의 틀거리가 주어지고 그 속에서 그것에 맞게 이야기하는 것에 여지껏 익숙해져 있는 것이었다. 한 번 물이 들면 그 물이 빠지기는 무척 어려운가 보다.
 
건방지지만 시건방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돌 속에 갇힌 말’이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좋았다. 그것도 역사로 불리우는 투쟁 속에 그 투쟁의 역사적 의미 등등에 대해 재조명 어쩌구저쩌구가 아니라 그 투쟁 과정과 이후의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다큐영화는 끝에 이런 말을 남긴다. “역사에 대한 예의 그러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우선이다.”
 
감히 말하건대 우리는 인간을 위해 투쟁해야지 투쟁을 위해 인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돌 속에 갇힌 말’에 보면 당시 그 사건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관망하고 지시하는 사람 부류’와 ‘직접 뛰어들어 행동하는 사람 부류’이다. 관망하고 지시하던 사람들은 공권력의 폭력이 자행되던 그 순간에 아무도 구로구청 현장에 남아 있지 않았다. 부정투표함의 사수가 민주주의의 사수라는 그 하나의 믿음으로 모여 들었던, 직접 뛰어들어 행동했던 시민, 학생 등 민중들만이 국가의 폭력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역사의 뒷켠으로 밀려나 있는 동안, 그 투쟁과 폭력 그리고 그 이후를 오직 한 개인으로 감당해야 했던 그들은 역사의 그늘 속으로 배제되고 소외되어 있었다. 역사라고 할 것까지 없다. 바로 우리에 의해 배제되고 소외되어 있었다.
‘적과 싸우면서 적을 닮아 간다.’고 했던가. 역사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결의를 요구하지만, 결국 그것은 개인의 희생으로 정리될 뿐인 것 말이다. 우리의 투쟁 속에 명분과 당위가 아닌 ‘인간’은 있는가? 명분과 당위 속에 ‘인간’은 희생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투쟁과 조직의 이름 앞에 ‘인간’은 배제되어 있지는 않은가? 국가든, 민족이든, 학교든, 가정이든, 조직이든 그 명분과 당위 앞에서 ‘인간’은 고려되고 있는가? 나 역시 적을 닮아 가고 있지는 않은가?
 
중구난방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우리’라는 속의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무도 ‘누가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강변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그 다음을 요구하지 않았다.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자신의 덜익은 생각과 떨리는 가슴과 부끄러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의 잣대를 갖고 듣지 않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위해 내 스스로 노력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충분히 공감했다.(적어도 내 생각에^^;)
그래서 그랬는지 세꼬시 집으로 옮겨서 계속된 뒷풀이 자리는 나머지 아쉬운 여운을 남길 만큼 즐거운 자리였다. 나만 그랬나?^^; 중구난방...담에도 꼭 가야지...ㅋㅋㅋ
 
여전히 나의 머릿 속에는, 가슴 속에는 그 말이 남아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우선이다”

 

2006/09/03 16:30 2006/09/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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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이 지나도, 돌 속에선....
 초청포럼'중구난방' 후기

현장에서 미래를  제123호
김경환

19년이 지나도, 돌 속에선 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독립영화 <돌 속에 갇힌 말>
- 폭력과 억압이 독재를 표한다면, 대한민국은 아직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

김경환


이번에 기회가 되어 본 ‘돌 속에 갇힌 말’은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본 독립영화였다. 이전에 본 독립영화라고 해봤자 고작 ‘화씨 911’같은 마이클무어감독의 영화 몇 편 본 것 외에 그다지 많이는 접해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돌 속에 갇힌 말’이라는 영화는 나에게 많은 느낀 점과 고민지점을 던져준 영화이다. 특히나 마이클무어감독의 독립영화들은 미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돌 속의 갇힌 말’같은 경우 남한에서 일어난 이야기라서 그런지 많은 관심과 흥미를 형성해 준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우선 얼마나 많은 이들이 87년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가에 대한 기억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내가 태어나고 바로 다음해였으며, 나에겐 좀 생소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87년도에 살았던 분들은 어떨까? 간단하게 가장 가까이 있는 어머니께 이 이야기를 해보았다. 내가 아는 이야기랑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88올림픽준비, 노태우 정권 출범, 나의 돌잔치(?)” 그리고 민주주의운동의 절정인 “6월 항쟁” 정도가 나의 어머님이 기억하는 87년도였다. 나도 그렇고, 아마 거의 대부분의 이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돌 속에 갇힌 말’의 ‘나루’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바로 87년 12월 16일 대통령직선제 선거 당시 노태우 전대통령의 불법선거와 이에 대항한 민중의 이야기이다. 구로구청에서 진행된 이 사건은 투표함 안에 있던 불법 선거의 증거들과 이 사건의 현행범을 찾아내지만, 결국 노태우정권은 성립되고 그 과정에서 민중의 목소리는 돌 속에 갇혀버리는 사건을 역추적하는 이야기이다. 당시의 구로구청에서 싸운 사람들과의 취재, 그리고 말을 꺼리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제작기간이 왜 5년인지를 나름 짐작 할 수 있었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평택’이 기억났다. 군부대와 전투경찰, 용역까지 진압에 뛰어들어 평택의 주민과 각 시민단체들의 목소릴 현재 붕괴된 대추 초등학교 안으로 가두어 버렸다. 난 당시 현장에 있지는 않았으며, 군부대의 투입 2일전 대추리를 빠져나왔었다. 그리고 수업도중 대추 초등학교가 붕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벽부터 군부대와 전투경찰, 용역들이 밀어 닥쳐선 주민과 학생, 시민단체를 무력진압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투쟁”이란 문구가 있는 곳에 그런 무력진압 없는 곳이 어디인가? 그렇다. 없다. 하지만 87년 12월 16일, 민주화투쟁, 진정한 국민으로써 투표권 쟁취라는 궐기 아래 맞선 민중들에게도 이 무력진압이란 것이 적용되었다. 또한 19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달라졌다면 현제 정부는 아주 약간 세련되어 졌다는 부분 외에는 전혀 바뀐 것이 없다. 여기서 세련이란 의미는 얍삽하다는 것이다. 말로는 “민주주의의 사회에서 서로 화해와 평화, 사랑을 실천하...”라고 자신들에게 믿으라고, 따라오라면서 뒤통수(?)를 치는, 국민과의 배신을 서슴지 않고 있다. 단지 그 차일뿐이다.
당시 노태우가 누군지 민중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노무현은 우리가 누군지 몰랐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노무현인 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가? 난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며, 이러한 행동은 국민들이 아직은 남한사회에서 주인으로써 살아가지 못하는, 겉모습만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독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기에 아직 남한의 민주주의는 멀었다고 말하고 싶다

2006-09-03 13:23:43

2006/09/03 16:24 2006/09/03 16:24

배너 달자

from SHOUT! 2006/08/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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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노래를 들어라] 배너를 달자

옆에 보면 이뿐 배너가 보인다

 

다는 방법은 http://blog.jinbo.net/shout/?pid=68 에 자세히 적혀있다

 

*7월 28일 저녁 7시경에 작성했고 8월 말까지 블로그 맨 앞에 올립니다

2006/08/30 00:45 2006/08/3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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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세계가 보인다

 

 

우리가 잠시 만난 그 순간

너와 내가 나눈 표정과 말이

각자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를,

내가 촬영하고 구성하고 편집한 영화를,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고 함께 작업하고 후원해준 영화를

낯선 사람들 앞에서 같이 본다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관객으로서도 연출자로서도 만족할 수 없는 기술적인 숱한 헛점과

내가 고민했던 것이 지금도 앞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과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덜 익어서 의도한 만큼 누군가에게 닿지 못하는 것과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을 '또' 봐야하는 것과

쏟아부을 곳을 찾지 못해 여전히 가슴 한 구석에 맴돌던 분노를 응시해야하는 것을 견디며

아직 말이 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우웅우웅 떠도는 머리를 비우면서

어서 영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에서 마련한 '중구난방 토론회' 가 두번째 열리는 자리였다

 

빔프로젝터를 빌리고 스피커도 잘 싸서 들고 갔는데

DV 데크에 필요한 리모컨을 안챙겼더니 화면에 타임코드가 뜬다

00:00:00  부터 70분 동안 계속 화면 오른쪽 상담에 프레임, 초, 분단위의 숫자가 표기된다

노트북을 급구해서 디비디로 틀어봤지만 중간에 멈추더니 꼼짝도 않는다

식은 땀을 흘리면서 하는 수 없이 타임코드가 뜨는 채로 상영을 했다

죄송해서 할 말이 없다 (그걸 70분 동안 암말없이 지켜보신 관객들, 감솨!)

 

한 십 분,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는 걸 보다가 옆방에 가서 맥없이 앉아있었다

부끄럽고 속상하고 한심하고...오늘은 불편한 감정이 몇 배로 늘어난다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 빵집에서 빵을 몇 개 사들고 들어와 우적우적 삼켜보지만

별다른 진정효과는 없다

 

드디어 영화가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되었는데

'오늘은 좀...영화에 대한 질의응답보다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해주었으면...'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 마음이 서로 통했는지

중구난방 토론회라는 자리가 원래 그런 취지여서 그랬는지

 간단한 질문과 답변 이후에

모인 분들이 저마다 자기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서 좋았다

슬슬 불편했던 마음이 펴졌다

다리미같은 사람들, 다시 한번 감사!

 

초보좌파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해서 3개월 정직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한겨레 21에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리우스는 운동을 하다가 어느날 잠적(?)하고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은 적이 있다

그러다 지금은 강의도 하고 책도 만들고 연구도 하고 싸움도 한다

한노정연의 한 연구원은 인천에서 문화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토론회를 진행한 다른 연구원은 한때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지금은 접어두고 있다

그 연구원의 학교후배들 중 하나는 현재 학내 한 건물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점거농성을 취재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제일 나중에 온 분은 얼마전에 석사논문을 마쳤다

 

그들이 각자 영화를 보고 나서, 혹은 늦게 와서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의 제목이나 내용에서 연상되는 어떤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모습, 내가 말하는 모습, 그들과 내가 누군가의 말에 반응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겨우 두 세번 만난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그래서 긴장되기도 하지만 그래서 즐거운 거라고

 

'나'라는 한 개인이

'돌 속에 갇힌 말'이라는 영화로, 혹은 그 영화의 연출자로

주목받거나 대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모인 사람들 중의 하나로 존재할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다

영화는 그저 동기를 제공한 다음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멀찌기 떨어져있고

'감독 나루'였다가 스무살 학생이었다가 철없이 나이만 먹은 선배였다가

그렇게 오락가락하면서 털어내고 뒤집고 내지르고 수용하는

다양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손님, 혹은 초대한 자

조직, 혹은 개인

진실, 혹은 거짓

옳거나 그르거나

이분법의 경계에서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것에 익숙했던 시간을 넘어가서

저마다 나름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구나

할 이야기를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할 걸 그랬나, 후회도 하면서 다시 그 시간을 돌아본다

 

두 시간 전에 미리 차를 몰고와서 짐을 실어주고 점심을 먹이고 데려다 주고

마음쓰고 돈까지 쓰면서 모임을 준비하신

리우스와 진행자에게도 감사를

 

또 놀러갈께요

 

 

 

2006/08/24 23:03 2006/08/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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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워보는상영회2 에 관련된 글


 

돌 속에 갇힌 말, 을 보고 나서

나는 뒷머리를 득득 긁으면서 이 짓을 했다

방영취소 1주년 기념 케잌자르기!

 

초를 안챙겼더니

리우스가 담배를 꽂았던 거 같은데...

그 날 찾아와서 같이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격려도 아끼지 않았던 친구들, 이 무더위를 잘 견디고 있는지?

 

보고 싶소

가을이 오면 '팝의 여전사'로 3차 상영회를 합시다레

 

 

 

2006/08/24 00:06 2006/08/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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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17:12 2006/08/22 17:12

영화 스틸

from 돌속에갇힌말 2006/08/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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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2 14:58 2006/08/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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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움직여야 한다]

[네트워크 홈페이지 시안-2]

[3.1절 겉과 속]

[절망의 바이러스를 경계한다]

[홈페이지 오픈 임박]

[6월 1일 오늘]    에 관련된 글

 

 

'열려라, 독립영화'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던 홈페이지,

독립영화 감독들이 서로 자발적인 상영/배급을 돕고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만들려던 프로젝트를 일단 접어두어야겠다

 

홈페이지는 거의 완성되었고

김환태 감독과 내가 작품등록도 해놓았지만

다른 친구들이 시간을 내기 힘든 상황인 듯 하다

디자인 해주신 분과 그동안 여러 모로 조언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

모여서 맛있는 밥이라도 한번 먹으려고 했는데...

 

3월 1일, 4월 1일, 5월 1일, 6월 25일, 그리고 오늘 8월 15일은

그 홈페이지를 개통하겠다고 큰소리쳤거나 혼자 마음먹었던 날

그 숫자들과 그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접었던 마음을 펼쳐서 활짝 날려보낼 때까지

 

 

 

 

2006/08/15 20:17 2006/08/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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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 '돌속에갇힌말'  방영취소 1주년(1)]

[방영취소 1주년(2) 이제 어떻게 할까요?]

[방영취소 1주년(3) 전화가 중요하구나] 

[방영취소 1주년(4) 공식적인 사과를 원한다]

[방영취소 1주년(5) 관련일지와 성명서]

[방영취소 1주년(6) 사과촉구 성명에 동참하신 분들]

[방영취소 1주년(7) KBS 현 제작진의 입장]

[방영취소 1주년(8) 담당PD와 통화했습니다]

[방영취소 1주년(9) 면담을 위한 사전점검]

[방영취소 1주년(10) 오늘 면담합니다]

[방영취소 1주년(11) 면담했어요]

[방영취소 1주년(12) KBS 독립영화관의 사과문 초안]

[방영취소 1주년(13) 사과문 초안에 대한 의견]

[방영취소 1주년(14) KBS 독립영화관, 사과문 발표]에 관련된 글

 

KBS 독립영화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낸 일은

축하받을 일이나 기뻐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라에서 독립영화는 제가 겪은 일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집요한 제도적 폭력과 야만적 횡포를 견뎌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정부가 원하지 않는,

자본과 주류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조금 다른 생각을 담은 영화 한 편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발표하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했던 군부독재의 시대를 지나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시대에 이르러서도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아직 온전한 우리 것이 아닙니다

 

규명하지 못한 많은 사건들,

아직도 말이 되지 못한 많은 장면들,

우리는 여전히 '돌 속에 갇힌 말'의 시대를 살아갑니다

 

 



공정한 선거문화를 관리하고 조직해야할 '선거관리위원회'라는 기관이

국민의 볼 권리와 알 권리보다 조직의 명예실추 가능성에 더 연연하며

방송가능한 영화를 방영취소하도록 위협하는 공문을 통해

'선거관리'보다 '이미지 관리'에 더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는 현실에서

1년전의 방영취소 사건에 관해 공식적인 사과를 받는 것이 받지 못하는 것 보다는 낫고

아예 사과받을 권리를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하지만 개운하거나 홀가분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오래 고민하고 너무 늦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 제 나약함에 대해

작년 6월부터 1년동안 어깨에 걸쳐져 있던 자책감이

조금은 덜어진 듯 해서 다행입니다

서로 오해하고 벽을 쌓았던 사람들끼리 마주 앉아

속내를 내보일 수 있었던 것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 단 한번의 만남이

'방송'과 '독립영화(혹은 대안적 영상활동)' 사이에 켜켜이 쌓인 앙금과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언제쯤이면 자신의 입장과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날이 올까요

얼마나 더 지나야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세상이 될까요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어떤 해프닝,

단지 개인적인 갈등으로 비치는 어떤 상황의 이면에서

자본과 권력과 뿌리깊은 성별분업으로 인한 차별이나 소외를 감지할 수 있어야

우리가 원하는 '다른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예민하다고, 너무 앞서나간다고 누군가의 조금 다른 감수성을 지적하기 전에

그 누군가가 왜 날카롭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지를 듣고 이해하려는 감수성도

조금 더 예민해지고 조금 더 풍부해졌으면 합니다 

 

1987년 12월 16일 서울 구로구청에서

부정의혹을 가진 대통령 선거 투표함 밀반출에 항의하며

참여한 동기는 저마다 달랐을지라도 자발적으로 농성에 참여했던 그 분들

불합리한 현실을 고발하고 진실을 규명하고자 했던 수많은 주민들, 학생들의 함성과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며 저항하던 장면을 잊지 않겠습니다

 

절대로 구호 외쳤다는 말 하지 마라, 농성하러 왔다는 말 하지 마라,

화염병에 불 붙였다는 말 하지 마라, 공정선거감시단이라고 말하지 마라

구청에 들어온 시간과 들어온 방법과 잡힌 시간에 대한 시나리오를 짜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진술서를 쓰게 할테니 알리바이를 정확하게 기억해라...

악몽같은 진압이 끝나고

등짝에 군화자국을 업고 줄줄이 복도에 꿇어앉아 앞 사람 엉덩이에 얼굴을 묻고 있을 때

진압봉으로 맞아가면서도 저를 보호하기 위해 끈질기게 속삭이던 그 분의 목소리

잊지 않겠습니다

 

그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을 왜곡하던 사람들과

술기운을 빌지 않고서는 입을 열 수 없었던 한 노동자와

2년동안 거절하던 인터뷰를 승락하며 눈물 글썽이던 또 다른 노동자와

오랫동안 잊고 싶었던 기억을 되살리느라 고통스러워했던 양원태님과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꼭 완성해달라고, 혼자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던 그 분들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 노동력을 기꺼이 제공해준 여러 동료들과

5년 동안 완성을 못하고 쩔쩔매는 초보감독에게 후원금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과

여러 가지 결함에도 불구하고 상영작으로 선정해준 여러 독립영화제 심사위원들과

제가 미처 정리하지도 발견하지도 못한 의미를 부여하고 널리 알려준 친구들과

작년 6월 방영취소 이후 즉각 기사를 쓰고 해당 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렸던 분들

잊지 않겠습니다

 

문자를 받자마자 선뜻 변호사를 소개해준 보라돌이

두서없는 이야기를 꼼꼼하게 읽고 조언해주신 문건영 변호사님

대책없이 일을 벌였는데도 곧바로 동참해준 '돌속' 스탭들과 '우리의 노래를 들어라'의 주인공들

한 달 동안 꾸준히 동참해준 그 많은 진보넷 블로거들과 네이버의 사토와 명제와 성희언니

직장동료를 35명이나 설득해서 지지자 명단을 만들어온 그 친구

게시판에 관련글을 올리자마자 그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했던 '울산노동뉴스'

울산에서 수고했던 연정씨와 미희, 대전에서 수고했던 도끼님, 그리고 여해연 친구들

메일 한 통을 받자마자 단체명의로 동참하신 '인권운동사랑방'

구로지역에서 신속하게 연대서명을 조직했던 수정씨와 경동 선배

빨간눈사람 홈페이지에 관련글을 올리고 쇼킹한 스탭들을 모았던 경순

반드시 방영해야한다는 조언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던 '망각의 삶'

태준식, 이마리오, 슈아, 알엠, 노치를 비롯한 여러 독립영화 감독님들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말아야할 그 장면들, 잊을 수 없는 그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동안

저는 아마도 조금 더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 

조금 덜 부끄럽게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KBS 독립영화관의 '돌 속에 갇힌 말' 방영취소 1주년을 맞아

관련일지와 항의성명을 읽어주시고 연대서명하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사과문은

제가 받아낸 것이 아니라 여러분 모두가 받아낸 것입니다

 

이 일이 단지 누구를 돕고 누구를 지지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누구를 질책하고 누구를 책임추궁하며 몰아세우는 일이 아니라

관련되었고 관심가졌던 모두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이자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이기를 바랍니다

저마다 한가지씩 의미를 가지는 일이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2006/08/03 11:21 2006/08/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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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사과문 초안에 대한 의견] 에 관련된 글. 

오늘(8월 1일) 오전 11시경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계약서 내용에 대해 빠진 부분이 있어서

그 점에 대해 보완하기로 했고, 오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과문이 발표되면 그 내용을 다시 이 곳에 올리겠습니다

 

KBS 독립영화관에서 다시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업무관행과 조직논리보다 작품과 감독과 시청자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조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후 2시경,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멘터리 마당 게시판과 자유게시판

 KBS 독립영화관 공지게시판에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추가된 내용은 아래 본문 중에서 진한 글씨로 표기했습니다

 게시판으로 직접 가시려면 사과문 제목을 클릭하세요

 

 

<돌 속에 갇힌 말> 불방 건에 대한 사과문

 

 

KBS독립영화관은 2005년 6월에 독립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을 방송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돌 속에 갇힌 말>은 방송되지 않았고, 이후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 및 시청자들의 방송 불방에 따른 항의와 해명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KBS독립영화관은 이에 대해 명쾌하고 성의 있는 답변이나 해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시청자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아울러 이제라도 <돌 속에 갇힌 말> 방송 불방과 관련한 당시 상황과 이후 과정에 대해 가감 없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KBS독립영화관은 2005년 6월을 국내외 다큐특집으로 기획했습니다. 이미 당시 담당 피디가 해외영화제 출장에서 세 나라, 세 편의 작품을 구두로 가계약한 상태여서, 한국 독립다큐 한 편만 정하면 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작품을 찾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시 담당 피디는 <돌 속에 갇힌 말>을 보고, 방송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간에 쫓겼던 만큼 실무도 급히 진행됐습니다. 더구나 방송 1주일 여를 앞두고 당시 담당 피디가 급히 노조로 자리를 옮기면서 해당 업무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발생하며 실무에 혼선과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그 결과, <돌 속에 갇힌 말> 계약 당사자인 나루감독이 여러 차례 계약서를 요구했음에도 응하지 못했고, 구두로라도 계약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한 채 방송 하루 전에 계약서 사본을 보내고 방송 당일 담당피디와 나루감독이 만나게 됐습니다.


당시 후임피디가 결정되기 전에 임시로 영화만화팀의 다른 피디가 KBS독립영화관을 맡았고,  업무 중복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계약서 진행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계약서를 늦게 받아 본 나루감독과 급히 업무를 떠맡게 된 임시 피디 사이에 계약조건과 관련해 충분한 입장표명과 토의가 이루어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오히려 이견만 대립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견의 핵심은 부가권리인 VOD(인터넷 한시 사용권)권에 대한 입장 차이였습니다.

당시 독립다큐의 계약조건은 여타의 극영화와는 다른 계약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의 단가표의 적용에 의하면, 국내독립다큐가 투입한 제작기간이나 제작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은 방송권료의 적용을 받기에 독립다큐에 한해서 6mm 테입도 극영화의 35mm 필름 수준에 준하는 방송권료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고 방송단가를 상향조정하기 위한 기본조건으로서 VOD권과 KBS world 방영권이 포함된 상태였습니다. 이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임의로 조정 가능한 사항이 아닌 내부결재를 통한 공식적인 계약조건이었고 그러한 계약안을 만든 것은 KBS 독립영화관이 국내 독립다큐진영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의 발로였습니다.


이런 계약조건의 전제 상황에서 나루감독은 출연한 분들께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얼굴을 공개해도 좋다는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한 영화이고, 방송일정이 23일에서 9일로 앞당겨지면서 출연자들과 그 부분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VOD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우려, VOD 조절 가능을 타진했습니다. 물론 다큐를 만드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이런 저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또한 방송이 임박해서야 계약서를 보낸 제작진의 실수 때문에 방송 전날에서야 계약조건에 대한 얘기들이 오고가는 상황을 만든 독립영화관 측의 잘못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계약조건 불충분 상황에서 방송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프로그램 제작진 측의 현실적 고충도 있었음을 밝힙니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 측은 긴급편성된 축구중계로 방송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KBS독립영화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다음과 같이 공지했고 이후 방송 가능성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6월9일 밤 12시 55분 방송 예정이었던

독립영화관 방송은 축구 방송 관계로 한 주 쉬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TV 시청하시는 것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난 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KBS독립영화관 앞으로 공문을 접수시켰습니다. 해당 작품, 즉 <돌 속에 갇힌 말> 방영 시 본 기관의 명예가 심각히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그 근거로서 89년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적시된 공문이었습니다. 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가 예정대로 방송을 할 경우 법원에 해당 물건(방송테이프)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내용을 전화로 알려왔습니다.


이에 당시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주체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입장 조율이 있기 전에는 해당 작품의 방송이 어렵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공문접수 사실과 독립영화관의 입장을 <돌 속에 갇힌 말> 나루감독에게 알렸습니다. 나루감독은 공문의 열람을 요구했으나, 당시 임시피디는 기관 대 기관의 공문인 관계로 열람 및 유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습니다.


사실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돌 속에 갇힌 말>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의 경우 언제라도  초상권 침해, 사실 관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방송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것도 제작진의 일입니다. 이는 독립영화관이 지상파 공영방송사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돌 속에 갇힌 말>이 시간에 쫓겨 급히 결정되는 바람에,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제대로 못 보거나, 꼼꼼히 살펴보지 못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기한 사안에 미리미리 대처하지를 못했습니다. 미리미리 대처를 했더라면, 방송 여부를 떠나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은 없었을 겁니다.


이후 KBS독립영화관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서울시 선관위의 공문접수 사실과 이에 따라 <돌 속에 갇힌 말>이 이번 다큐특집에서 제외된다고 고지를 했습니다. 이후 게시판엔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송을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졌으나, 독립영화관은 더 이상 입장표명을 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돌 속에 갇힌 말> 나루감독과의 만남이나 대화 또는 전화통화를 시도하지 않았고, 이후의 의견교환은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의 중재 하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KBS독립영화관은 일체의 대화나 만남을 한독협 사무국에 미룬 채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돌 속에 갇힌 말>의 추후 방송과 관련한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한 채 현 담당 피디로 교체됐고,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상이 <돌 속에 갇힌 말> 방송 불방과 관련한 당시 상황과 이후 전개과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객관적으로 설명했다고는 하지만, KBS독립영화관의 입장이 더 반영됐을 지도 모릅니다. 또한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들이나 관련 당사자들이 봤을 때 모자란 부분이나 견해가 다른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KBS독립영화관의 자체 사정이야 어찌됐든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계약과 관련 정확하고 구체적인 고지를 하지 못했고, 계약서 작성도 지연되고 말았습니다. 방송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상대방을 사려 깊게 대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하지 못한 채 방송 제작에만 일관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 속에 갇힌 말>의 불방 통고를 구체적인 해명 없이 고지했고, 이후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대화나 만남을 시도하지 않는 등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1년여의 시간을 흘렀습니다. 동시에 시청자들의 항의와 의견에도 성실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점 깊이 반성하고,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방송을 기다린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돌 속에 갇힌 말>들의 추후 방송과 관련해선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습니다.

다만 현 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은 또 다시 다큐특집이 기획이 되면 우선적으로 <돌속에 갇힌 말>을 검토하겠습니다. 물론 방영에 앞서 <돌 속에 갇힌 말> 방영에 대한 선관위의 결론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해결이 되어야만 방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물론 이러한 답변이 독립다큐 감독 여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는 명확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영여부를 놓고 나루 감독을 비롯해 독립다큐 관계자 여러분께 단순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된 사실을 말할 수 없기에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KBS 독립영화관은 계약진행시 계약조건(VOD,DMB 등 부가권리 포함)에 대한 해당 감독 및 배급사와의 사전논의를 충분히 하는 등 앞으로 이와 같은 일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방영여부에 영향을 미칠 외부의 상황이 발생하였을 시 해당 작품의 감독 및 배급사와 충분히 그 내용을 공유하며 긍정적 결과를 위해 보다 성의있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


또한, <돌속에 갇힌 말>을 둘러싼 일련의 현상에 대한 저희 제작진은 이것이 KBS 독립영화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돌 속에 갇힌 말> 제작진, 독립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며 언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KBS 독립영화관 올림


2006/08/01 11:38 2006/08/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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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사과문에 대한 의견

 

KBS 독립영화관의 사과문 초안은

예상보다 솔직하고 구체적이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재발 방지에 대한 내용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 제시한 제 의견이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7월 28일(금) 낮 12시경 처음 작성하고 나서 한번 수정했고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독립영화관 제작진 내부에서 이 의견을 검토한 다음

다음주에 최종적인 사과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그 때까지 이 글을 블로그 맨 앞으로 올립니다

 

*  *  *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어떤 작품을 방영하기 위해 필름이나 테잎을 제공받아서

심의를 거치는 동안, 아직 그 작품은 방영이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해당 작품의 제작자나 배급사는 이 작품을  방송으로 공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그 책임소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독립영화 제작자들이 작품을 완성하기 이전에

구체적인 배급원칙을 세울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립영화의 배급방식이 영화제를 통한 극장 상영과

각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주최하는 상영회, 비디오 및 DVD 배급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KBS 열린 채널'이나 시민방송 'R-TV', 민중언론 참세상, 'KBS 독립영화관' 등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한 배급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영화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 없었던 작품의 경우,

제작과정에서 방송심의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므로 방영제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방송사 내부의 심의를 통과하리라는 기대심리가 없습니다.

때문에 심의를 통해 '방영할 수 있다'는 결론을 통보받은 이후에 비로소

'방송'과 '인터넷'이라는 배급형식이 가져올 예측가능한 문제와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돌 속에 갇힌 말'의 경우처럼,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애초에 예정했던

방영일정을 23일에서 9일로 일방적으로 앞당긴 점,

심의결과에 대한 통보와 계약서 발송이 늦어진 점 등은

해당 작품의 제작자 입장에서

'방송'과 '인터넷'으로 배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미처 예측하지 못했으나 충분히 발생가능한 문제들에 관한

 대책을 마련할만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독립영화관' 제작진이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일을 진행한 상황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방영할 작품의 제작자나 배급사가

'독립영화관' 제작진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해 문제제기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그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자신의 작품내용과 등장인물을 보호할만한 장치를

마련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방영일정에 맞춰 움직이다가

결국 방영할 기회마저 놓치는 사례는 앞으로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방영가능한 작품에 대한

섭외 -> 작품 확보 -> 심의 -> 방영일정 확정'에 이르는 과정이

보다 합리적이길 바라며 서로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 방영일정이 확정되면

  즉시 작품의 제작자나 배급사에게 계약서가 발송되어야 합니다.

  방영 하루 전에 그 내용을 공유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계약서 내용 중

  'VOD'와 KBS world(DMB) 방영권을 기본전제로 한 방송단가의 문제는

  각 작품의 제작자나 배급사의 배급원칙과 의견수렴을 거쳐 계약과정에서

  조정이 가능해야 합니다. 차라리 방영료를 조금 덜 받더라도 그 두 가지 방영권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도 분명히 있습니다.

 

* 방영하기로 한 작품에 관해 외부기관에서 방영여부에 영향을 미칠만한 공문을

  '독립영화관' 제작진에 전달할 경우, 그 내용을 해당 작품의 배급사와 감독에게

  구체적으로 알리고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독립영화관' 제작진 내부에서만 공문내용을 열람하고,

   방영여부도 전적으로 제작진의 판단에 의해서만 결정할 수 있다는 현실은

   해당 작품의 제작자나 배급사의 의견이 전혀 개입할 수 없기에 불합리합니다.

   이 현실이 불변의 원칙으로 계속 유지된다면 '돌 속에 갇힌 말'과 같은 사례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방송사의 내부 원칙과 입장만을 고수하지 말고

   반드시 개선해야합니다.

 


2006/07/31 16:02 2006/07/31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