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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amari Union, 1985

category 영화나 드라마 2014/01/01 21:37

동네에서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남자 14(16?)명이 모여 옆동네 에이라(Eira)로 떠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한다. 죽기도 죽이기도 하다가 끗 -ㅅ-;

 

한국어 제목이 '오징어 노동조합'이라서 노동자들 얘긴가? 이럼서 봤는데 아니었다. 얼마 전에 다른 영화들을 검색하다가 제목만 보고 재밌어서 다운받아놨는데, 뭔 영환지도 모르고 진지하게 보다가 개 웃겨서 뿜었다. 에이라에 가기 위해 열 몇 명이 몇 사람씩 무리지어 혹은 각자 다니며 방법을 알아보다 흩어졌다 모였다가 그러는데 실은 대부분이 썬글래스를 끼기도 했고 열 몇 명이나 되니까 누가 누군지 기억이 잘 안 나서 첨엔 좀 헛갈렸는데 보다보니 그런갑다 하고 보게 됨; 검색해보니 핀란드 밴드 멤버들도 나오고 그랬나보네. 마지막쯤에 뜬금 없이 죽은 멤버까지 다같이 무대에서 나쁜 남자 어쩌고란 노래를 부르는데 뭐지 이런 것도 점프컷인가; 점프컷이겠군<

 

첨에 대박 웃은 건, 세 사람이 부두에 앉아 있따가 한 명이 물에 뛰어들어 죽는다. 그러니까 다른 한 명이 다짜고짜 차도로 뛰어들어 달려오는 자동차 범퍼 위로 몸을 던지는데 차가 속력을 줄이니까 그 위에 그냥 올라가게 되었고 사람을 올린 채로 차가 계속 달림 ㅋㅋ 그러다 다른 컷들 다음에 다시 그 차 위에 그 프랭크가 너무 여유롭게 앉아 있고 차가 그냥 계속 달림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봐야 웃긴데;;;; 미친듯이 웃어서 신랑이 뭐냐고 달려왔음;; 나중에 그 차에서 내리는 것도 웃겼다 그러고는 까페에 들어와서 다른 프랭크들에게 저 차가 에이라까지 데려다 줄 줄 알았는데 태우고 계속 달리기만 하더라고 불평을 한다 ㅎ

 

이름이 다 프랭크라는 건 좀 재밌었다. 성을 말하는 일은 한 명이 호텔에서 체크인할 때 딱 한 번 있었는데, "무자비한 프랭크(Frank Merciless)"였다. 프랭크라는 다르게 생긴 다른 여러 사람들이 도시를 배회하며 같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겪는 걸(겪는다는 것도 여러 가지 일이 있따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긴 한데 할튼) 보니 한 인격에 대한 건가 싶기도 하고 중간에 정말 프랭크끼리 모인 건가 싶기도 하고 이게 핀란드에선 그렇게 흔한 이름인 건가 싶기도 했다.

 

각각의 프랭크들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무법자처럼 행동하는가 싶으면 또 법/규칙을 어긴 댓가를 치르기도 한다(너무 쎄게 치르지만). 이를테면 처음 무리를 주도하며 일탈의 시작인 지하철을 운전했던 프랭크는 기관사에게 총 맞아 바로 죽는다. 다들 크게 동요 않고 약간 애도한 뒤 에이라에 가기 위한 현 동네 배회를 계속한다. 그 와중에 버스를 사서 에이라에 가자던 프랭크는 은행에 가서 지점장을 위협하다가 경찰에 끌려가고(끌려가는 폼도 개 웃김) 국회의원의 기사를 트렁크에 넣어버리고 차를 탈취한 프랭크는 차 열쇠를 하수구에 빠뜨린 뒤 상황을 모면하려다 다른 프랭크를 죽이기도 하고, 어떤 프랭크는 목을 매어 자살하고 어떤 프랭크는 돈 있는 여자랑 눈 맞아서 영화 속에서 사라지고, 어떤 프랭크는 예쁜 여자 비서에게 잘난 척 하면서 너의 삶을 찾으라고 훈계하다가 그녀에게 총살당하고, 어떤 프랭크는 미용실 안의 구여친에게 찝쩍대다가 미용실 고객과 일하는 사람들에게 단체로 살해당하고... 걔 중에 한 명은 실제로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에이라에 집이 있다는(하지만 이 프랭크는 에이라엔 집이 없다고 주장한다!) 여자의 차를 타고 에이라로 혼자 떠난다. 동료들을 배신하고.

 

초반에는 갱스터 영화처럼 괜히 키큰 남자들이 우르르 지나가는 거나 도시 전경같은 걸 찍는데, 그리고 무법자적인 행동들도 좀 그래 보였는데 갱스터영화에 대한 뭐가 잇는 건진 모르겠따. 그리고 다 프랭큰데 한 명만 페카라고 영어 쓰는 사람이었는데, 영어도 너무 어색하고 자꾸 "Are you talking to me?" 이래싸서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를 따라하는 건가 싶었는데 검색해도 안 나오네. 막 지 얘기 길게 할 땐 자막이 없어서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들었따 -_- 프랭크가 아니지만 그도 죽는다.

 

영화에 좋은 장면이 몇 번 있었는데 두 개만 쓰자면 택시 타자는 얘기. 대충

 

A: 택시 타자.

B: 너 돈 있어?

A: 없어. 너는 돈 없어?

B: 없어. 택시 타자.

 

그러고는 그냥 탄다< 돈이 없다는 것, 세상에 규칙이 있다는 것에 받아들이거나 무시하거나 둘 중에 하나가 아니고, 두 개가 막 같이 있다. 위에 말한 무법자적이라는 거 - 그게 그래서 딱 무법자 느낌은 아니고 계속 이런 식인데 한 마디로 뭐라 할지 모르겠다.

 

또 다른 하나는 마침 검색하자마자 나와서 깜놀했는데, 다른 사람도 나처럼 좋았나보다. 그냥 아무 맥락 없이 좋았따. 위에 잠깐 부자 여자랑 눈맞아서 카메라에서 사라진 프랭크를 언급했는데, 실은 다른 프랭크가 이렇게 돈 많고 사별한 여자들이 문명화된 걸 좋아하니까 꼬셔 보겠다, 니까 다른 프랭크가 근데 넌 문명화되지 않았잖아, 이러는데도 대충 된다고 다가가 앉아서 말을 건다는 게 뭔 개똥같은 인사를 하고 있고 ㅋㅋㅋ 여자가 벌떡 일어나 다른 프랭크랑 딥키스하고 델고 나가 버리는 것이다. 그 후 뭥미 싶은 남겨진 프랭크가 남의 밴드 무대에 다짜고짜 올라가 기타를 치니까 밴드에서 같이 연주하고 노래해 주는데 이게 가슴에 기냥 스며들었따. 보시라<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영화 처음 봤다. 이게 아마 무슨 시리즈라고 해서 다른 것도 받아놨던데(며칠 전 일인데 벌써 기억이 잘 안 나 -_-) 오늘 너무 재밌게 봐서 조만간 다른 작품도 볼 것 같슴.

 

괜히 부조리극구나 싶으니까 유일하게 아는 부조리극-ㅅ- [고도를 기다리며]가 생각났고, 그래서 에이라도 고도같은 건가보다 싶었는데, 중간중간 다른 사람들도 에이라를 아는 거다. 실제로는 영화의 무대가 된 헬싱키 옆동네. 가깝고 실재하는 갈 수 있는 곳인데도 갈 수 없는, 파라다이스일 것 같은, 하지만 뭐 실제론 아무래도 상관 없는 그런... 느낌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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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1 21:37 2014/01/0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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