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구에 사는 유대인 소년

James Mollison의 Where Children Sleep 작품이 있다. 전세계의 아이들이 어디에서 자는지, 간단한 소개와 아이 사진과 함께 찍어서 씨리즈로 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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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zvika, nine, lives in an apartment block in Beitar Illit, an Israeli settlement in the West Bank. It is a gated community of 36,000 Haredi (Orthodox) Jews. Televisions and newspapers are banned from the settlement. The average family has nine children, but Tzvika has only one sister and two brothers, with whom he shares his room. He is taken by car to school, a two-minute drive. Sport is banned from the curriculum. Tzvika goes to the library every day and enjoys reading the holy scriptures. He also likes to play religious games on his computer. He wants to become a rabbi, and his favourite food is schnitzel and chips.

 

 

전 세계 아이들이 자는 곳은 얼마나 다를까?에서 소개된 걸 봤는데 위 소년에 대한 한국어 축약 번역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고, 반대로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내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자세히 작성해 봤다.

 

저 소년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서안 지구에 살고 있다. 그런데 팔레스타인인은 아니고 유대인-이스라엘인이다. 그런데 유대인 소년이 왜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살고 있을까? 그의 부모와 그의 동네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안에 이스라엘인들의 마을(점령촌)을 지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년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점령자로서 이스라엘 시민으로서 팔레스타인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에는 아직 소위 말하는 정상 '국가'가 세워지지 않았고 이스라엘 식민 상태에 있지만, 이스라엘과 전혀 다른 땅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을 내쫓고 땅을 빼앗아 불법적인 점령촌을 만들어 그 지역에 살고 있다. 이미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전부터 시작된 일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다만 끊임없이 점령촌이 건설되며 점령촌을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기정사실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자.

 

이 소년이 사는 마을은 베이타르 일릿Beitar Illit이라는 이름으로 1985년에 예루살렘 북쪽 후산Husan(pdf 다운)이란 마을 위에 세워졌다. 이 마을 하나에 모든 이스라엘 점령사와 현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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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 링크한 ARIJ 2009 마을 보고서

 

이렇게 (여느 팔레스타인 마을이 그렇듯) 사람이 살고 있던 땅에 이스라엘인들의 마을이 지어졌다. 무려 점령촌 총 넓이의 67% 이상이 팔레스타인 후산 마을 위에 건설되었다. 

 

후산 마을에 지어진 점령촌 현황
점령촌 건설 연도 점령민 수(2008년) 후산 침범 넓이 점령촌 총 넓이
베타르 일릿 1985 34,700 3,140 4,686
하다르 베타 1978 30 50 58
--- --- 3,190 4,744

*넓이 단위는 두넘(dunum):  1 두넘=1,000 평방미터

*출처: 위 링크한 ARIJ 2009 마을 보고서

 

 

일반적으로 점령민들은 이스라엘 군대를 대동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점령촌을 건설한다. 그들은 군의 무력에만 의지하지 않으며 개인들이 장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점령촌 뿐 아니라 고립장벽도 문제이다.

 

고립장벽은 1948년 제 1 차 중동전쟁 때의 휴전선인 그린 라인 라(Green Line) 을 넘어서 팔레스타인 영토를 크게 침범해 세워다. 길이 720km 가운데 그린 라인 안에 죄어들고 있는 부분의 비율은 90%에 달한다. 이미 불법적으로 건설된 유대인 점령촌과, 이스라엘 군이 지정한 군사 봉쇄 지역, 그리고 요르단 계곡을 이스라엘로 병합시키면서 세워진 고립장벽이 팔레스타인인에게 남긴 땅은 원래의 팔레스타인 전체 면적의 12%에 불과하다. 그 땅조차 유대인 점령민을 위한 도로 때문에 나뉘어져, 마치 섬나라처럼 파편화되어 가고 있다.

 

그 결과 팔레스타인 사회는 동네와 동네, 사람과 사람, 농민과 땅, 집과 우물 등이 분리되었고 또한 크게 파괴되었다. 

 

장벽은 고립장벽, 인종차별장벽, 분리장벽 등 속성에 맞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더 자세한 내용은 작년 '서울에 고립장벽에 세워진다면?!'의 사진과 유인물/성명을 참조

 

다시 위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마을과 같이, 후산 역시 이스라엘에 가서 일하는 노동자가 전체 주민의 60%에 이른다. 후산은 모르겠지만 많은 마을에서 점령촌 건설, 유지에 필요한 노동에 종사하거나 점령촌에 세워진 공장에서 일하는 일도 많다. 

 

다음으로 진짜 서안 지구 주민인 팔레스타인의 도하라는 소녀의 소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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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ha, 10, lives with her parents and 11 siblings in a Palestinian refugee camp in Hebron, in the West Bank. She shares a room with her five sisters. Douha attends a school 10 minutes’ walk away and wants to be a paediatrician. Her brother, Mohammed, killed himself and 23 civilians in a suicide attack against the Israelis in 1996. Afterwards the Israeli military destroyed the family home. Douha has a poster of Mohammed on her wall.

 

이 소녀는 이스라엘에 점령당했고, 특히 점령민들의 횡포가 극악하기로 유명한 헤브론의 난민촌에 살고 있다. 난민촌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과 1967년 이스라엘의 전쟁 후 점령으로 살던 마을에서 쫓겨나거나 피난을 나온 사람들이 만든 임시 공간이지만 점령이 지속되면서 난민촌이 자기네 집이 되었다.

 

도하의 오빠 모함메드는 1996년 이스라엘에 가서 폭탄을 터뜨려 이스라엘인 23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는다. 이스라엘이 자살폭탄테러범이라고 선전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순교자라고 부르며 이들의 사진을 공공장소에 걸고 기린다. 한국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살폭탄테러범이면 윤봉길 의사도 자살폭탄테러범이다 라고 이야기되는 것을 보았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사진이 더 있는 것 같다 베두인 어린이. 거기도 설명이 좀... 라이프지에 실림 원래 살던 집이 허가받지 않은 집이라 이스라엘 당국이 부숴버렸다는데, 너무 불성실한 설명이다. 누가 들으면 불법/무단으로 집 짓고 산 줄 알 거 아닌가? 심지어 불법/무단이라도 세상에 집을 부수는 일이 어디 있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자세히 쓴 기사가 있다. 알 아라킵, 나카브-네게브 사막의 유대화 프로젝트

 

사실 더 쓸 말은 많지만 이미 많은 글을 쓰고 번역해 왔다. 최근에 거의 안 했는데 앞으로 자주 해야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의 어린이들은 어디에서 자나? 이 시리즈 재밌다 약간 지나치게 편향적이거나 만들어진 사진이라는 지적도 있고 그런 사진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재미있게 보았다. 특히 모택동 포스터를 붙여놓은 중국 어린이 ㅋㅋ 모택동의 인자하게 웃는 얼굴을 보고 인자한 웃음 사진 배틀을 떠봐도 괜찮겠다 싶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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