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대성당 방문기 + 시스티나

말 그대로 대성당이다. 세상에 이거보다 더 큰 성당 있을까?라고 쓰고 검색해보니 과연 세상에서 제일 큰 성당이긔.

 

바티칸 뮤지엄 반일 투어를 마친 뒤라 (어머니가) 피곤한 상태기도 했지만 그보다 압도적인 위용에 흥미를 잃었다. 모든 것이 너무 거대해서 갑자기 짜게 식었다. 민중의 고혈 운운 레토릭이 식상하다고 여겨왔는데 반사적으로 민중의 고혈이 발려있구나, 하고 짜게 식었다. 고혈도 정도껏 짜내야지 이게 뭐야 진짜

 

25년마다 열린다는 성스러운 문도 통과했다. 죄가 다 씻겨나갔다. 그거면 됐다< 신자인 어머니를 위해 바티칸 자비의 희년 행사 참여를 알아보며 어떤 분께 홀리 도어가 뭐냐고 물어봤는데 그거 통과하면 죄사함 받는다는데 그런 거 믿는 거 이상하다고... ㅋㅋㅋㅋ 그러셔서 아, 어머니한테 말씀드려서 안 가야겠다니깐 그러지 말라고 말리심 주어 빼고 쓰려니 이상하군 여튼

 

여기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성당들이 진짜 막 미친듯이 막 그냥 금 바르고 엄청난 그림들 조각들 수두루 빽빽 빼곡하게 채워놨는데 전혀 조잡하지 않은 게 놀랍다. 아니 뭐 엄청난 예술가들이 몇 백년씩 관여했는데 나 따위가 볼 때 조잡해 보일리가. 좀 억지스럽지만 감동을 1도 못 받고 대충 구경하고 사진도 안 찍고 나와버렸다. 억지 부릴라는 게 아니고 그냥 내가 그렇더라고.

 

시스티나

 

천장화를 한참 감상하다가 가이드가 웬 일로 재촉하지 않고 감상 시간을 이렇게 길게 주지? 하고 수신기를 보니 수신기가 꺼져있... 헐 일행을 놓치는 거야 상관 없는데 성당에 들어오자 앉을 곳을 찾아 떠나신 어머니까지 잃어버린 줄 알고 시껍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갔다가 돌아나와서 다행히 가이드 잘 따라가신 어머니를 발견함 십년 감수함;

 

미켈란젤로가 천장화를 그리게 된 장구한 배경과 그 내용은 입장 전 가이드가 설명해 줬는데, 그림에 대해 자세한 건 못 들어서.. 나중에 찾아봐야지. 정신을 잃고 봤던 건, 9개의 장면은 그림답게 그리고 그걸 감싼 액자 역할을 하는 기둥과 그 아래 신들은 조각처럼 그린 게, 그렇게 느껴지는 게 어떤 효과에 의해서인가 알 수가 없어서 뭐지? 왜지? 그림에도 명암 충분히 있는데.. 빛 때문인가? 근데 거대한 천장을 채우기 위해 기둥이 보이는 면들이 한 시점에서만 진실인 둥 그림들에 어쩔 수 없는 왜곡이 있고 그래서 빛도 일관된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은데.. 그러다가 아뿔싸 개당황해서 이후 생략

 

천장화에 정신 팔려서 정면의 최후의 심판은 잘 보지도 못 했다. 이런 데는 가이드고 동행이고 다 필요 없고 혼자 와서 내 리듬에 맞춰 혼자 봐야된다. 가차운 미래에 그럴 거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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