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팔레스타인(미니님)

 

가끔 제게 그런 물음을 던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왜 팔레스타인 운동을 하세요?”
“그냥 뭐 열 받아서 시작했죠 ^^ ”
“아니 그래도 다른 것도 아니고 좀 특별하잖아요.”
“특별하긴요 사람 사는 거 다 마찬가지인데요 뭘 ^^ ”

그래요 사람 사는 건 다 마찬가지지요.
아프면 쉬고 쉽고 배고프면 먹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은 감싸 주고 싶고...
그런 면에서 보면 팔레스타인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특별한 거죠.
100명이 총에 맞아 죽는 것보다는 버스 요금 100원 오르는 것이 더 가깝게 느껴질 때가 많으니깐요.
사람 사는 거 다 마찬가지인데 우리 사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우리가 좀 특별 하지요.
바람은 국경이 없는데...

가끔 제게 그런 물음을 던집니다.
“시작은 그렇게 해서 시작했는데 왜 아직까지 하고 있냐고?”
“같이 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거의 맨날 같은 일하면 재미 없지 않냐?”

그래요 이런 거 한다고 당장에 무슨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왕창 모여서 뭔가 으쌰으쌰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물론 때로는 함께 활동하는 사람이 좀 더 있으면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농부가 여름 한철도 기다리지 못해서야 어떻게 나락을 베겠습니까?
재미요?
재미라는 거야 어차피 서로에게 다른 거겠죠.
재미 있기 위해서 밥을 먹는 거는 아니니깐요.
배가 고프니깐 밥을 먹고, 밥을 먹는 것만으로 행복하니깐 밥을 먹지요.

 


▲얼마전에 어렵게 한국을 방문했던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입니다. 언제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무사히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런 일 하는 사람들이 좀 다르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 안에도 노동, 정치, 환경, 통일, 여성 등등등 많고 많은데 ‘팔레스타인’이란 걸 가지고 운동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끔 다른 사람들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노동, 정치, 환경, 통일, 여성 등등등 그렇게 사람도 돈도 많은데 왜 팔레스타인이나 쿠르드나 콜롬비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남들과 어떻게 입장이 다른지에 대해서 주장합니다. 사회주의니 좌파니 아나키즘이니 통일이니 여성이니 이런 말들로,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글들을 인용해 가면서 자신의 이론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이야기 합니다.
저는 그런 거 잘 몰라서 그런 얘기는 잘 안 합니다. 그저 저를 뭔가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 쓰는 말은 ‘민주노동당원’이라는 거 정도지요.


저의 사상에 대해서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사상은 팔레스타인에서, 쿠르디스탄에서, 콜롬비아에서, 수단에서 억압 받고 짓눌리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면 사회주의자도 좋고 이슬람주의자도 좋고 뭐도 다 좋습니다.
물론 기왕이면 이론이 명확한 사람보다 실천이 명확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제가 언제까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할지는 저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이 일을 하든 아니든 팔레스타인은 제게 ‘자유’나 ‘평등’이란 말과 같이 제 사상의 구성성분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모두가 자유롭지 못하다면 단 한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는 법이니깐요.


 

팔레스타인 평화연대http://intifada.or.kr/tree/ 미니님의 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