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삼국지 7~9

몰라몰라 그냥 한 번에 쓸램

 

7권에서 관우가 죽고, 조조님이 죽는 그 중요한 장면이 나오나 별로 감흥이 없었다. 조조님 불쌍햄;ㅁ; 바보바보 바아보오오오 난 바보같은 당신이 좋아효

 

그보다 7권에서 아주 중요한.. 크흑.. 내가 이 얘기만 기억하고 누구 얘긴지 몰랐던 너무 좋아하는 얘기... 황제가 된 형님 조비셰끼가 동생 조식을 불러서 니가 시를 그렇게 잘 짓는대매 내가 시제 내는 걸로 즉석시 지어바바 못하면 콱 그냥!

 

이 대목.. 시제는 소(소싸움이었나-ㅁ-?), 이 때 7걸음 걸으며 7언시를 만드는 동생님 조식;ㅁ;

조비셰끼가 한 번 더 형제로 형제 글자 없이 지으라니까 그 유명한 한 콩깎지에서 났는데 뭐이래?라는 시를 읊어주시는.. 크흑;ㅁ; 멋있어

 

이 비극적이고 압박 센 장면을 어릴 때 누구한테 듣고 너무너무 좋아했는데, 이게 조조님의 아들 두 놈의 얘기였어!!! (조비 개셰끼) 이 조비때문에 막내동생 조웅이 죽기까정.. 세 형제(둘째 조충은 왕따)의 슬픈 부조리엇갈려극.. 왕좋삼좋삼 (조웅은 조비를 좋아하고 나머지 감정은 뒤얽히는 게 핵심임)

 

어.. 글구 중요한 게 뭐더라? 제갈량님에 대해서 아주아주 많은 생각을 하고 심지어 집에 있는 그지같은 책도 찾아서 읽었다. 중국고전의 인간학인가? 제갈량편이 있는데. 그건 현대 기업경영에 인간 어떻게 쓸지 말하자면 용병술(?) 중심 분석이라서 그지같다는 거다. 그지같긴 하지만 나름대로 제갈량님이 쓴 책을 잘 정리해 놓아서 도움이 되었다.

 

제갈량 생각할수록 좋다. 처음에는 한족의 정통성 운운하는 모습이 역겨웠는데, 그건 난세라고는 하지만 대대로 한황실의 봉록을 받아먹은 유교형 신하들이 한황실 배신하고 조조님께 붙어먹은 것을, 그 당사자들이 죄책감을 갖고 있으니까 거기를 공략한 것일 뿐. 그러니까 그거 운운한다고 싫지 않다고라.

 

이 사람은 모든 사람의 자(字)를 알았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당대에 이름을 조금이라도 날리는 자는 모두 알았다는 거겠지. 여기서 이 사람이 얼마나 섬세한지 엿보인다. 이 사람은 천재같은 게 아니다. 치밀하게 모든 정보를 모아서 분석하는 거다. 어릴 때는 왜 제갈량은 항상 한 수 앞서서 상대방의 계책을 꿰뚫는가 의문스러웠다. 그건 적장의 성품, 행동패턴같은 걸 모두 데이터화해서 이용하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다. 아니 뭐 다 내 추측이지만, 사실일 거라는;;;

 

중국고전의 인간학인지에 나오는 걸 보면 엄청 치밀하다. 자기 머리속은 더 치밀했을 거야. 작전짜는 거나 조직통제하는 거나 수신하는 모습까지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이 완벽주의자!!! 이 결벽증!!! 너무 심각하게 잘나서, 백성한테까지 손을 쓴 사람! 모든 백성이 사랑했다. 제갈량에게는 어떨까 이 냉혹한 남자는 백성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름 짚이는 구석이 있으나 억측인 듯도 하여 때려침.

 

바둑을 둘 때는 세 수를 앞질러야 이긴댔나? 바둑은 안 둬서 잘 모르지만, 제갈량은 바둑을 엄청 잘 뒀겠지. 근데 혹시 네 수 앞질러서 지고 그러는 거 아냐? ㅋ 전쟁에서는 거의 승리. 왜 다섯번이나 북벌을 감행했는가, 약소국으로서 최선이었을 그걸 맨날 고민하고 계획했을 제갈량을 생각하면 물론 지는 재밌어서 한 것도 크겠지만, 그래도 불쌍하다.

 

그렇게 말하자면 일단 제갈량이 남벌하는 바람에 죽어버린 약소국 사람들은 얼마나 불쌍하냐. 처음에는 남벌해서 한 번에 3만명을 불태워 죽이고 자기가 너무 심했다고 우는 제갈량을 보며 죽여버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문열을 찾아보니, 정사에는 남벌을 해서 성공했다고만 나온다고. 휴우... 다 옛날 사람들이 지어낸 얘기였어 다행이야;ㅁ;

 

잔인함때문에 죽여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위선적인 모습에 죽여버리고 싶은 거다. 그건 그렇고 사후대책도 잘 안해놓고 죽다니 그 점에 집중. 병권을 두고 양의랑 위연이 다투고 둘다 씁쓸하게 죽잖아? 에이.. 제갈량은 너무나 뛰어난 사람이지만, 역시 이런 사람이 있는 집단은 위험하다. 그 카리스마 리더가 사라지면 끝장이다. 너무 안 좋은 시스템이얌.

 

지금 세상에 살아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신승원이랑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신승원 + 호승심. 호승심? 음.. 승부사기질. 걔는 그런 게 없어서. 끙~ 그러니까 제갈량은 역시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을까나. 좌파 카리스마 보좌관으로 명성을..

 

사마의랑 제갈량이랑 병법으로 승부하는 장면들은 너무나 재미있었다. 아마도 제갈량은 기존의 진을 약간씩 변형해서 펼쳐서 사마의의 장군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 평소에 진을 만들고 병사들을 훈련시켰을 모습을 생각하면,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지휘자처럼, 제갈량의 손짓 하나에 병사들이 좌로 우로 신비로운 진을 펼칠 걸 생각하면, 아으.. 좋아라;

 

위나라가 사마의 아들들한테 넘어가며 9권이 끝난다. 죽써서 개줬네라는 속담이 적확히 들어맞는 씬이다. 아 그리고 읍참마속이라는 고사성어는 제갈량 말을 안 들어 패전한 마속, 친동생같은 마속을 군기강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제갈량이 죽인데서 유래한 거였구나. 몰랐.. 마속 불쌍..

 

그리고 사마의랑 제갈량을 보며 라이벌의 사랑,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어도 사랑이다'라든가 '서로 도발하는 것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한 사랑도 있다'같은 느끼한 생각을 좀 했는데 강유 등장으로 완전 무산. 강유X제갈량입니다요.

 

요즘 삼국지에서 내 초미의 관심사라면 역시 손책과 주유, 태사자와 손책, 손책 사후 태사자와 주유의 이야기이다. 완전 너무 좋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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