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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21
    그린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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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12/14
    sex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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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12/14
    [간츠] 너네 둘이 외면...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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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12/14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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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힐

아악... 잠깐 앉아 있는 사이에 이토록 시간이 가다니. 7시부터 또 수업. 그전에 밥먹어야 하고 으흑

 

<이나중 탁구부>의 작가 후루야 미노루의 작품 그린 힐은 오토바이 써클의 광기를 통해 현대사회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작품이 아니다. 아 재미없는 말

 

<이나중>은 재미는 있었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워낙 더럽고 야하고 추잡한 얘기는 웃기는 법이라서. 다만 일취월장하는 그림실력에 놀라곤 했다. <두더지>는 뇌에 심각한 손상을 주었을 것같은 충격이었다. <시가테라>는 결말을 내지 않고 부조리하지만 고정되지 않은 인생을 보여줬다. 연출력도 엄청 뛰어나고. 그린 힐은 재미있는 작품인 줄 알고 봤는데, 1권이 되게 재미없다.

 

나는 억지로 이 만화 그렸구나 직감했다. 이 만화는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억지로 그린 거다. 그러니까 이렇게 오바하지. 그런데 2권부터는 너무 웃겨서... 이것 차암... 자학개그... 작가는 어떻게 생겼을지.

 

외모에 대한 것은 가장 얘기하기 껄끄러운 거다. 못생긴 외모 말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성모 마리아님도 사랑해주길 거부하실 것 같은 면상을 몇 몇 알고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서(내 생각엔 돈의 매력인 것 같지만) 애인도 있고 해피해피하게 잘 산다.

 

뭐 그냥 못 생긴 정도면 다른 걸로 커버가 된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못 생긴 경우에는... 섹스 게임에서 완벽히 차단당한다.

 

평범함... 멋있는 아웃사이더들, 스스로 보편성을 거부할 자유가 있는 아웃사이더들은 평범해지는 것이 소원인 이 주인공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날 때부터 울타리 밖에 갇힌 자들의 고통을 알아? 으응?? 아이고... 참말로...

 

못 생긴 것은 여러 종류가 있다. 얼굴... 저번에 지하철에서 지금 회고해도 닭살이 돋는 징그러운 얼굴을 보았다. 으으.. 내가 뭐든지 밀집해 있는 것을 싫어해서.. 여드름이 고밀도로 응축되어 있는 것도 되게 징그러운데 그보다 심한 얼굴을 보았다. 여드름같은 색깔은 없는데 얼굴 전체와 손까지 울룩불룩한 것이 튀어나와 있다. 상처도 없고 피부 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와 있는데 얼굴 일부분이 아니라 얼굴 전체에, 눈에도... 너무너무 무서워서 다시 쳐다보지 못했는데도 닭살이 가시지를 않더라...

 

장애인도 섹스 게임에서 완전 차단당한다. 물론 메르세데스를 모는 다리를 약간 저는 180 훤칠한 키의 양복입은 남자는 신장이 없을지라도 못생긴 게 아니다. 당연히 장애인 전체가 못생긴으로 분류되지 않고 그 중 장애 종류에 따라 많은 장애인이 못생긴으로 분류된다.

 

예전에 읽고 차마 감상문을 쓰지 못한 <섹스 자원봉사>라는 책은 장애인의 성생활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찾는다. 특히 어차피 대부분의 장애인은 정상적(!)인 연애와 섹스가 불가능하므로 제도적으로 섹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섹스 자원봉사를 다룬다. (여러가지 짚을 게 많지만 그냥 넘어가고)

 

지금 얘기하려는 것은 장애인의 성 담론에서의 장애인은 이성애자 남성장애인뿐이라던가, 성은 섹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던가, 섹스는 성기삽입만 섹스가 아니라던가 하는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장애인의 섹스를 얘기하는 경우에 성기삽입 이외의 대안적(?) 섹스에 대해 다시 문제제기하려는 것이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경우, 성기삽입만이 섹스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성애자 장애인들의 성기삽입섹스에 대한 담론을 막을 수 없다.

 

이성애자 비장애인들이 대안적 섹스를 찾으며 성기삽입을 거부하는 것은 자유로운 선택이 되는 반면 이성애자 장애인들은 성기삽입 섹스의 영역에서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어서 자유고 뭐고 없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큰 목적이 된다.

 

이성애자 비장애인인 나로서는 정상개념에 문제제기하는 장애인들이 정상섹스를 욕망하는 것에 비판적이면서도 이런 선천적 운명적 결정론을 마주하면 난감하다.

 

사실 외모로 차별하지 말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하지 말라는 것이지 사랑해 주라는 것은 아니다. 나의 미적 취향은 못생긴 얼굴을 싫어하지만 딱히 차별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정말 자주 존재하지는 않는 이 만화에 나오는 못생긴 소수자들을 과연 사랑할 수 있는가?

 

그래서 섹스 자원봉사를 대하는 나는 곤란한 마음 뿐이었다. 도망치고 싶은 주제다. 이렇게 긴 글을 쓰고 딱히 결론도 못 낸다.

 

최고 못생긴 그린힐의 리더에게는 돈이라는 매력포인트가 있지만 그 돈은 도저히 그의 외양을 상쇄시킬 수 없을 정도로 못 생겼다. 다른 덜 못생긴 주인공들도 리더의 돈은 부러워하지만 리더만큼의 돈을 가진 리더같이 생긴 사내의 지위는 거부한다;; 만화에서는 천만다행으로 비범한 취향을 가진 여성에 의해 리더가 구원받지만.

 

예쁜 것을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차이는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쩜쩜쩜이 남는다. 아이고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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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4


(윽 약간 삐뚤고 가운데는 뭐 저램 스캔 왕 구리3)

 

 

 

나에게 홍콩영화의 추억을 마구 불러일으키는 만화. 밤의 도로, 도로를 질주, 교통사고, 폭력단, 마피아, 총, 피, 젊음, 아름다운 죽음, 두렵지 않은 죽음, 마약, 거래, 썬글라스, 검은 정장 기타 등등.

 

물론 일본 망가 쪽이 훨씬 더 악(?)하고 허무한 맛이 있지만 이 만화를 볼 때마다 나는 홍콩영화에 열광하던 나의 중딩 시절로 마음이 회귀하고 마는 것이다, 홍콩영화는 우리의 로망이었다 딱히 내가 매니아적이었던 게 아니고 거의 모든 같은 반 여자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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