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에서 찾기씨네필을 향한 정열의 폭주열차 * 비고 : 시끄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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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숭어의 영화감상)

 98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본 영화.

 나와 펜팔하던 혜화여고 성악하는 여성과 함께 보게 되었다.

 신고나갈 운동화가 너무 볼품없다고 생각한 나는 리틀보이의 신발을 빼앗아 신고 극장을 간다.

 보충 수업을 쨌던 건 당연지사.

 

 고2는 펜팔의 전성시대였다.

 모 한범이라는 사람과 모 현근이라는 사람이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바람에

 나에게도 몇 통의 떡고물이......ㅋㅋㅋ

 

 하긴 이런 적도 있었다.

 ㅅㅈㄴ의 사진. 박광식의 편지내용. 나의 글씨체. 등을 조합한 가상의 고2남학생을 만들어 펜팔을 하기도 했던 것이었던 것이다! 두둥! 

 

 여하간 약속장소는 시내 타워레코드. 음악 얘기 좀 하다가(걔는 클래식 재즈. 나는 헤비메탈 따위)

 영화 얘기 좀 하다가~~ 그 여자애는 영화 겁나게 많이 보는 인간이었는데, 편지에도 노상 영화이야기가 주구줄창 써 있었다. 밥을 사먹고 영화를 보고 노래방에 갔다. 성악부와의 노래방......아아 그것은......

  그 얘는, 모든 노래를 성악으로 부르는 뚝심을 보여주었다. 

  

 만나고 나서 3번 정도 편지가 오갔고, 고3이 되었고, 서로 바쁜 척! 연락이 끊겼다. 아마 영화 봤던 것이 서로에게 큰 심적 타격을 준 것이리라. 그 애 집안이 엄격하여 내 이름 대신 '미정'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생각나네.

 

 영화는 재밌었다. 심은하가 참 예뻤다. 그 때는 마냥 좋았는데 이 영화가. 다음날 두들겨 맞을 것을 싹 잊게 만들만큼.

 

 나이를 먹고 심은하 또래의 여자들을 가만히 살펴보며

 두루두루 접해본 결과.(이상한 뜻 결코 아님)

 저 나이에 심은하처럼 살기란 참말 힘든 것이다. 꿈 같은 것이다. 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빨을 잘 안닦고 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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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가 하도 좋아해서 2001년인가 같이 봤는데 오오 생각과 너무 달랐다.

워낙 로맨스 영화는 안 좋아하는데(로맨스 만화, 드라마는 다 좋아함) 숭어가 추천해 준

해리 샐리랑 미술관은 상당했다. 해리 샐리는 미국영화의 힘을 느끼게 했다. 그 옛날 영화를

나는 티비로도 다 본적이 없는데, 햐~ 음악도 해리코닉쥬니어가 맡구 아니 10년 넘게 흘러도

구성이 탄탄한 것이, 뭔가 훨씬 재미나는 스토리의 다른 영화를 많이 봤는데도 이것이

문화가 축적된다는 것이구나, 하고 확연히 느꼈다. 흡인력이 엄청나다.

미술관은 뭐 전혀 비슷한 건 없구 그 홍선미 맞나? 그 연기자를 아직 기억하는 드라마 모델

때문에 바보라고 알고 있었는데-_-; 와~ 그 분 출연하는 장면장면마다 다 좋았다.

결말은 마음에 안 들었는데 기억은 안 난다. 그 갈림길에서 만나기 전에 뭔가 삐걱했는데-

 

숭어가 처음 사준 씨디가 해리샐리 OST인데 째즈도 거의 스탠다드스러운 것만 좋아하는

나는 특별히 좋지 않았다. 음... 선물받은 거라서 특별히 많이많이 들었어도 그렇게 좋은 줄

몰랐다. 씨디 껍데기에 써있는 감독이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는 좋았지만.

흠.. 근데 얼마 전에 오랜만에 듣다가 정말 화들짝 놀랐다. 너무 좋아서.

해리코닉주니어 얼굴은 별로 맘에 안 든다. 미남이라고 칭찬이 자자하길래 그냥; 

 

아무튼 미술관 옆 동물원도 좋았다는; 그러고보니 거기 소풍갔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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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봉인

----------------------숭어님 감상---------------------------------------------------

 

 수능이 끝나고 성적표를 기다리며 비비적 거리다가

 대구에서 베리만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봤다.

 리틀보이도 아마 함께 갔었지??

 극장이름은 열린공간Q. 지독하게 추운 날이었던 것 같고 극장 안은 그야말로 열린 공간-바람이 숭숭 새어들어왔다. 영화를 본 사람은 세 사람이었다...

 

 십자군 원정에서 한 기사가 돌아온다. 그러나 고향땅은 흑사병으로 핍폐해져 있다.

 때마침 '죽음'의 방문을 받는 이 기사는 '죽음'과 체스 대결을 해서 이겨보리라...고 하지만

 신하고 대결해서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기사는 신을 향해 마지막 기도를 올린다......

 

 영화를 보고 극장 밖에 나오자 나하고 리틀보이말고 함께 영화를 본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머라머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로 일관했던 것 같다-_-

 그 사람은 대학생이었고 베리만을 참 좋아한다고 했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산딸기>이고, 그 얘기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꾸 '색광'이라고 놀린다고 했다.

 

 영화예술의 역사는 오래지 않았지만 만약 계보가 만들어 진다면

 베리만은 어느 한 정점에 있을 감독일 듯 하다.

 그런 거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세계가 예술의 거장을 기다릴 수 있는 세계인지, 흠......

 

 80년대에 <화니와 알렉산더>가 공식 은퇴작이라고 들었는데 

 아직 그의 의식이 살아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기사처럼 죽음의 예감에 휩싸여 있을까.

 

같이 영화 본 그 대학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잉마르 베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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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베르히만을 이해할 수 있겠어? 전혀 이해 못한다.

보통은 이해하지 못한 것에 흥미를 가지니까, 그래서 이 사람이 좋다.

본인은 이 작품보다는 <가을 소나타>와 <화니와 알렉산더>를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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