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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09
    낮은 곳에 임하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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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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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심 깊은 고양이 해탈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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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 임하신, 영화

결혼하며 구매했던 국산 중소기업의 티비는 볼륨이 12가 넘으면 잡음이 섞여나왔다. 이걸로는 도저히 영화를 볼 수 없었다. 이사하면서 7년간 짜증내며 썼던 티비를 아빠한테 주고 85만원 짜리 거대한 엘지 티비를 샀다. 가로 138cm, 해상도 3840 x 2160 태어나서 집에 둬 본 티비 중에 제일 크다.

나도 언젠가부터 거대한 스크린을 갖는 게 꿈이 됐다. 영화를 막 많이 보던 시기에는 딱히 큰 스크린을 원하진 않았다. 나에게 영화를 본다는 건 (물론 나도 극장에서 시작했지만) 어두운 방구석에 혼자 비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 화면 사이즈에는 구애 받지 않았고, 같이 보는 사람에게 방해 받지 않고 영화랑 나만 있는 것만이 중요했다(하지만 막상 극장에서는 크게 봐야 된다고 앞에서 주로 4번째 자리에 앉아서 봄).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는 변했지만 여전히 그런 부분이 남아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면서부터는 아주 작은 방에 빔과 흰 스크린을 설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빔은 흐려서 원래 좋아하지도 않고 다만 충분히 어둡고 좁은데 한 벽이 스크린으로 가득하고 방음돼서 사운드 귀 터지게 틀을 수 있는 영화방을 갖고 싶어졌다. 그렇게 큰 스크린을 자연히(?) 욕망하게 됐는데 이번에 산 티비 진짜 크네.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집에 설치된 거 보고 너무 좋아서 기겁함 ㅋㅋ

그런데 티비 해상도가 좋아버리니까, 영화들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ㅁ이 표현대로 "영화들이 다 서프라이즈(티비 프로)가 됐"다 ㅋㅋㅋ 영화의 아우라가 사라지고, 외국인들의 어색한 연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 프로그램의 싸구려 질감과 꼭 같아보인다. 마치 콩깍지가 벗겨진 느낌이다. 더이상 영화가 아름답지 않았다. 내가 극장과 집에서 영화를 보며 감탄하고 아름답다고 돌아버리겠다고 했던 것이 불과 해상도의 문제였던가. 내 방에서 영화는 필터가 벗겨진 채 세속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영화가 '세속화'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내가 영화를 '성스럽게' 여겨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를 시네필이라고 절대 부를 수 없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 까짓 게 시네필일 수 없다고 완고하게 부정했던 건 단순히 영화 보기를 게을리하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걸 넘어서 영화를 성스럽게 여겨왔기 때문이었다. 왜 어쩌다가 나는 영화에만 이런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 걸까? (만화광이라고 얘기하는 데는 주저하지 않음) 모름

아무튼 나는 이 거대한 티비를 통해 그 성스러움이 벗겨지고 적나라하게 속세로 '내려온' 영화를 보고 있다. 그래서 그게 싫은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재밌다. 처음엔 정말로 이게 뭐야 서프라이즈야 뭐야 눈이 휘둥그레졌는데(4K도 마찬가지) 저예산 영화의 그 때깔 없음을 보는 익숙함도 있고, 전과는 다른 새로운 영화 보기를 하게 된다는 게 재밌다. 그게 어떤 걸지는 아직 전혀 모르겠지만 너무 기대가 됨. 왠지 영화 보기를 더이상 소홀히 하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아나고? 아마 이건 큰 소리로 틀어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런데 딴 얘기지만 넷플과 왓챠에 <밤과 안개>가 없다. 넷플에선 밤과 안개로 검색하면 아우슈비츠나 히틀러 관련 영화를 추천해 준다. 뭔 영환지 알고 있다는 거잖아. 같은 소재 영화 추천하는 게 더 빡침 아는 사람이 그래?? 사람이 아님 ㄷㄷ 암튼 21세기에도 불다를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게 넘나 귀찮고 자본주의 일 좀 해라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검색했더니 비메오에 뙇 있다.)


우카이 사토시 <저항에의 초대> 쫌밖에 안 읽어서 잡았다가 갑자기 세르주 다네 책 읽고 싶어서 <영화가 보낸 그림엽서> 읽다가 영화 관련 아무거라도 쓰고 싶어서 갑자기 흰소리를 적었는데
본인이 과문한 탓에 세르주 다네가 팔레스타인 영화론을 시도했단 걸 전혀 몰랐다. 넘나 알고 싶은데 일단 읽던 책들 모조리 읽고 찾아보자 참자 나자신이여

옛날에도 영화가 보낸 그림엽서를 이렇게 재밌게 읽었던가? 넘나 재미져서 기절하며 읽는 중

하지만 여전히 시네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드는데, 내가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바라보거나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이 당연히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하는 그런 정도고, 누구나 시네필이 아니듯 그래서 나도 아님

가끔씩 보면서 읽으면서 들으면서 나도 폭발적으로 얘기하고 싶어지는 작품이 있는데 세르주 다네 책이 그런 책이규.. 그만하고 책 읽어 -_-


페북 댓글에 TV의 프레임 보간 기능 때문일 수 있다구 설정 바꿔보라는 조언이 달렸는데 그 기능이 이제는 막혔다. 암튼 그런 문제였다 24프레임으로 찍은 걸 60프레임으로?? 보여주는 거라고?? 잘 모름;; 검색해보니까 그래서 서프라이즈 된 거라고 다들 고통받고 설정 바꾸더라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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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쓰

넌 이선준이고, 난 뎡야핑이야! 꺄아~~ 대사례에 출전하자 성균관 유생들이여 유나이이트 ㅇ<-<

 

티비에서 성균관 스캔들 5, 6회가 한다 꺄아~ 열 일 제치고 보고 있음 위 대사는 김윤식이가 우리< 이선준 상유한테 너 임마 내가 활 못쏘는 건 입구녕에 풀칠하느라 활이나 쏠 시간이 없었다규 항의하면서 이선준 넌 어쩌구저쩌구 하는 데에 우리 겨레<의 명대사 넌 학생이고 난 선생님이야를 접목시켜 나자신이 이선준 상유의 상대역이 돼 보았다교 구구절절

 

선치기지: 격물치징 - 대통<

 

이선준 상유 겁나 진상 민폐 캐릭터였네 ㅋㅋㅋㅋ 아 너무 좋아 나 기절 ㅇ<-< 내 인생 최고 좋아하는 드라마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늘,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굴레를 씌운 고약한 세상이지만 그걸 벗는 건 김윤식 네 몫이다. 꺄아~ 구부러진 화살로는 결코 과녁을 쏠 수 없댘ㅋㅋㅋㅋ 악 넘 좋당 그만 쓰야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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