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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18
    돈과 영어
    뎡야핑

돈과 영어

오슬로 협정 이후 팔레스타인 특히 라말라를 중심으로 하는 서안지구에 해외 펀드가 쏟아져 들어왔다고 한다. 그 폐해에 대해 지적하는 글들이 있었는데, 대충 예상 가능한 바 부패한 정치권의 축재로 이어지거나, 풀뿌리 조직의 자주성을 위태롭게 하거나 등등등.

 

큰 돈이 들어오는 만큼 사회에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지만 부동산 투기나 사업화된 NGO 활동으로 부수 효과라고만 하기엔 난감한 일들이 있는 한편, 그 많은 콩고물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지역, 사업 영역들도 있다. 일단 영어 문제가 떠오르는데.

 

사실 많이 본 건 아니고, 동남아시아 활동가들을 몇 번 만났을 때 다들 영어를 엄청나게 잘 해서 깜짝 놀랐었다. 물론 국제 회의 있으면 보통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이 대표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지. 그런 것보다는 자체 시민사회 내에서 후원금 조직하는 기반이 없기 때문에 해외 펀드에 활동을 의지할 수밖에 없고, 그러자니 활동을 현지어로 진행하더라도 영어로 시작부터 끝까지 문서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돈을 계속 받을 수 있다(당연).

 

팔레스타인에서 본 훌륭한 한 조직은 일회에 100만원 정도 한도를 정하고 후원을 받는다고 했다. 활동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 조직의 수장이 성추행-_- 사건 등으로 파문 당하면서 조직이 갈라지고.. 지금 활동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음...ㅜㅜㅠㅠ 여기는 국제 활동가가 많은 정도가 아니라 조직 자체가 해외에도 지부 있고.. 특이한 형태였는데. 암튼 여기는 지역 이름을 말하면 딱 한 개 조직이 특정되기 때문에 -_- 지역 이름은 안 쓰겠;; 여기는 학교 설립이 금지된 지역에 학교를 짓는 활동을 하면서 여러 지역의 학생들을 통학시킬 버스 기금을 모집 중이었다. 한국에 돌아오면 기금을 좀 마련해 볼 생각이었으나, 위의 불미스런 작자 때문에 활동이 파행이 되고.. 나중에 갔을 때도 정상화 안 되고 학교도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봤는데 알 수 없었다...ㅠㅠ 다음에 가면 찾아가봐야지.

 

여긴 정말 후원이 절실하구나 느꼈던 또 다른 곳은 서안지구 북부의 '제닌'이란 마을의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였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동생이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건물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고 해서 우연히 방문했다. 교장 선생님과 어떤 대화를 나눴더라.. 기억이 안 난다-_- 아마 학교의 형편 얘기 같은 걸 해줬겠지. 자치정부가 일 푼도 주지 않아 오직 팔레스타인+아랍 사람들의 후원만으로 유지하는 학교. 그래서 열악했다. 무엇보다 특수학교란 것 자체가 수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제닌이라는 넓은 지역을 다 커버해야 하는데, 그래서 스쿨 버스와 그 운영비가 매우 필요했다.

 

수업 중인 교실도 잠시 견학했다. 그냥 외국인;들 왔다고 바로 견학시켜 줌;; 내가 장애 교육에 무지한지라 시각 장애인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게 흥미로웠다. 학교를 둘러보고.. 그 흔한 영어 팸플릿은 커녕 아랍어 팸플릿도 없어서 ㅠㅠ 나중에 친구한테 물어서 페이스북 아랍어 페이지를 찾긴 했는데 이젠 어느 페이진지도 기억도 안 나고.. 나중에 가면 다시 알아봐야지. 아마 그 때엔 내가 아랍어를 능숙...<까진 아니고 간단한 의사소통이 될 수 있을테니..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후원금 조직하는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데, 적은 돈이라도 집행하려면 후원자들에게 여러가지 보여줘야 하지 않는가.. 대충 영어로 된 자료가 결국 필요한 것이다. 현지에서 돈을 어떻게 집행했는지도 정확하게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이고.. 하지만 후원할 곳 탐색 및 전달 요청을 받고 몇 번 전달했는데, 내가 관여한 건들은 다 교육 관련이었다. 뒤늦게 알아차렸다...;; 교육에 대해 1도 모르고 사실 크게 관심도 없고 관점도 없는데... 물론 후원자들이 교육 쪽을 원했던 게 크지만. 우리가 컨택하려고 해도 보통 영문 홈페이지 있는 단체를 찾게 되고... 사실 마지막으로 전달한 기금은 가자 쪽으로 보내길 바라셨고, 우리가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 때문에 가자에 들어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연락해서 보냈는데.. 영문으로 자료를 달라는데 영문으로 자료를 안 주셔서... 이해는 가는데 중간에서 난처했다. 나중에 가서 꼭 만나야지< 일해야 돼서 급결론; 여기는 팔레스타인 친구가 소개해 준 곳이고, 영문 홈피가 있긴 한데 열심히 운영하진 않는 듯 했다.. 아 갑자기 슬프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이 많은 학교였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물론 팔레스타인에도, 그리고 많은 아랍 국가에도 펀드들이 많다. 부자 개인들이 후원도 많이 한다. 2년 전 방문했던 라말라의 비르자잇 대학은 새로 지어지는 건물마다 그 건물 지을 만큼 후원해 준 부자의 이름으로 그 건물 이름을 짓고 있었다. 이건 대학의 기업화와 상관 있을 것 같지만.. (대학 이슈 잘 모름-_-)

 

다시 제닌 학교 같은 경우, 영어로 팸플릿 만들기보다 이런 학교 자체를 자치정부가 체계적으로 운영비를 책임질 수 있게 하는 활동이 필요할텐데.. 자치정부 아무리 일을 개빻게 한다고 해도 거기도 멀쩡한 공무원들도 있을 거구. 다음에 가면 이런 것도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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