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디아 하산의 하루

category 팔레스타인, MENA 2006/09/19 11:42


“이 땅에 더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필요 없어!”
- 나디아 하산

어제 난 요르단 아카바에 왔고, 오늘 아침 8시, 국경으로 갔다. 매우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만 동시에 기분이 좋았다. 오랫동안 기대하던 일을 하고 있다니!

요르단 국경을 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고작 15분간의 형식적 절차가 끝난 후 난 다시 가방을 집어 들고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두 명의 총을 든 남자들이 그곳에 기다리고 있었고 여권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분명 내 칠레 여권을 손에 들고 있었음에도 그들은 서로 쳐다보더니 내게 “어느 나라 사람이오?”라고 물었다.

조사실로 들어간 후, 다른 두 명의 지휘관이 더 들어오더니 내게 통상적인 것들을 몇 가지 물어보았다 - 물론 이스라엘의 기준에서 통상적인 질문이지. 그들은 내 성에 대해, 왜 내 이름이 나디아 하산인지, 내가 무슬림인지 물어보았다. 난 아니라고, 기독교인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왜 무슬림 이름을 갖고 있지, 바꾸는 게 어때?” 20여분 동안 더 그런 실랑이를 하다가 그들은 날 보내주었다.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해요,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길 바래요”이라고 말하기까지 하면서.

여권 검사 수속을 밟으러 가니 그곳엔 큰 규모의 관광객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는 5분도 안 걸려 이스라엘 입국 비자를 받았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난 눈에 익은 얼굴을 보았다. 여권 검사실의 여성은 작년에 만났던 그 사람이었다. 작년에 내게 1개월짜리 비자를 주면서, “맘에 안 들면 칠레로 돌아가요. 이 땅에 더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필요 없다구요!”라고 말했던 여자.

이번엔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그녀는 내게 여권을 보여 달라 했고 컴퓨터에서 내 이름을 체크한 후 2분이 넘게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난 내 이름이 컴퓨터상에 떠 있음을 알아차렸으나, 그들이 컴퓨터에 무슨 정보를 저장해 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한 명의 남자, 그리고 다른 여자, 그 후 또 다른 남자를 차례로 불러들였다. 그들 모두는 히브리어로 이야기하면서 이따금씩 나를 흘낏거리기도 하고 컴퓨터상의 무엇인가를 계속 읽었다. 모르겠다, 얼마의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 내 신경은 곤두 서 있었다.

다른 지휘관이 내게 오더니 아랍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난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말했으나 그는 계속해서 아랍어로 이야기했다. 그 후 그는 내게 “굿 럭”이라고 말하더니 조사실로 다시 가라고 요구했다. 물론, 그가 내게 “지금 그리로 가!”처럼 무례한 명령조로 말했던 것은 아니다.

조사실로 들어갔더니 모든 이스라엘 경비병들이 그곳에 있었다. 15명 이상의 군인들이 있었고 그들 모두는 채 22살도 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게임을 하고 있을 터였다. 군으로 입대해서 양손에 권력을 쥐고, 소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항상 직면해 있는. 그들은 그 중 M16 소총을 들고 있던, 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남자로부터 어떤 명령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

그들은 내 가방을 열어젖히더니 가방 안의 모든 것을 하나씩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체크하기 시작했다. 젊은 여성 한 명은 내 몸을 수색해야겠다고 말했고 난 얼굴에 짐짓 미소까지 띄우며 “그래요, 문제없어요”라고 답했다. 그녀가 내 몸을 체크할 때 내게 다가와 “미안해요, 하지만 이게 내 일인걸요, 옷을 다 벗어줄 수 있겠어요?”라고 속삭였을 때도, 난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내 문신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티셔츠 한 장은 걸치고 있길 바랬는데, 그녀는 아랑곳 않고 내 몸 전체를 수색했다. 다리를 벌려요, 다리를 모아요, 여기 앉아요, 일어서요, 다시 다리를 벌려요. 등등. 작년과 똑같이.

작년에 만났던 그 여성이 다가와 전에도 이스라엘에 와 본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난 그렇다고 했다. “왜 다시 왔죠?” 난 여기 친구들이 있어요, “아랍인 친구들?” 아니요, 이스라엘 친구들이요. “이스라엘인들?” 그녀의 얼굴이 변했다. 그래요, 이스라엘 친구들이요. 그녀는 내게 그 친구들의 이름을 물었고 난 알려줬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내게 다른 여권을 보여 달라고 했다. 물론 없었다. 여권이 두 개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녀는 내게 가자 지구, 나블루스, 다른 아랍국가들, 그리고 또 내 이름...이런 것들에 대해 계속 물어보았다.

그런 다음 난 혼자 남겨졌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침 10시 30분이었다. 그때 난 생각했다 팔레스타인에서의 내 미래가 저 여자의 손에 달려 있겠구나. 담배를 피고 싶었지만 물론 그들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거기 잠자코 앉아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

난 계속 기다렸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왔지만 조용히 기다렸다. 작년 내 고향에 가는 것을 거부당한 이후로 이 순간을 간절히 기다려 왔으니. 난 이미 그곳에 한 번 있었고, 다시 그 모든 걸 겪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시간을 확인했다. 낮 12시 15분을 지나고 있었다. 화장실에 갈 수 있겠느냐 물었더니, 안 된다고, 거기 앉아 기다리라는 답변뿐이었다. 10분 후 그 여성이 돌아왔다. 난 울고 싶었다. 그녀가 내 꿈을 자기의 양 손에 쥐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내게 내 여권을 다시 돌려주었고,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모든 물건들을 다시 가방에 싸 넣고 걷기 시작했다.

걸어가면서, 팔레스타인에서 보낸 내 모든 기억들이 내 머리와 가슴에서 흘러넘쳤다. 눈물로 앞을 볼 수가 없었다. 나블루스에서 만난 모든 이들을 생각했다. 얼마나 돌아가고 싶었는데...이렇게 가까이 와 있는데.

한 남자가 날 멈춰 세우더니 내가 전에 들었던, 그러나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을 하고 있었다. “요르단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난 요르단 아카바로 되돌려졌다. 팔레스타인을 코앞에 두고...그러나 그 전보다 더 멀어진 팔레스타인을 바로 코앞에 두고.

요르단 국경을 다시 통과했다. 내 가방이 전보다 더 가벼워진 것 같았다. 눈 속에는 여전히 눈물이 가득 고였지만 내 두 다리는 전보다 더 강해졌다. 저쪽의 이스라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국경에서 나와 같은 팔레스타인인을 거부할 때마다 그것은 곧 팔레스타인인들이 거기에 살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는 걸. 그들은 자신들의 것이 아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저 총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그들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 이렇게 가까이, 또한 앞으로도 이렇게 가까이 있을 거라는 것을 우리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진실은, 팔레스타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나디아 하산은 요르단 암만에 머무르고 있으며, 그곳에서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산은 2005년 9월, 이스라엘에 의해 처음으로 입국을 거부당했으며 이 글은 2006년 3월, 팔레스타인 입국 세 번째 시도가 실패한 후 씌여진 것입니다.

번역 :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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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9 11:42 2006/09/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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