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원

  • 등록일
    2006/09/16 14:14
  • 수정일
    2006/09/16 14:14
  • 분류
    다른 운동


이름없는 공연팀이 남산원에서 아이들이랑 연극한 사진과 글을 봤었다.
몇 명의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름없는 공연팀이 또 간다고 했다.
그래서 만화책을 선물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한 번 가는 거 좀 그렇다고 안 가겠다고 했더니 같이 오는 사람은 한 번이라도
이름없는 공연팀이 계속 가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갔다.
남산원은 리라초등학교 안에 있다. 남산원은 보육원이다. 그 땅은 서울시도 아니고 국가땅이랜다. 리라초등학교는 부자학교다. 그 학교의 정문(인지 후문인지)을 통과해야 남산원 입구가 나온다. 미군 후원으로 옛날에 지어진 곳이다.

나는 공연을 준비한 것도 아니고 그냥 구경하러 간 거라서 공연 전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애들 노는 걸 구경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가끔 공원에 가서 애들 뛰어노는 걸 구경하곤 한다, 신승원이랑. 그래서 그 정도의 기분으로 구경했다. 좀 큰 아이들은 공차면서 놀고 작은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완전 예뻐ㅠ_ㅜ

보다가 깨달은 게 참 나 보육원에 온 거지. 얘네들은 다 엄마아빠가 없지하고 살짝 놀랐다. 뭐... 다를 것도 없다. 뛰어노는 건 다들 어찌나 예쁜지 허허

어린아이인데 엄마아빠가 없는 거는 처음 봤다.

공연은 인형극과 퍼포먼스, 마술쇼로 이뤄졌는데 마술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심지어 나까지 안면근육이 풀어진 채로 보았다. 잼있따 마술공연.. 나도 마술 배워야지.
인형극을 할 때 공연하시는 분이 혼자서 두루미춤을 추는 것을 보고 내 뒤에 있던 남자애들이 혼자놀기의 진수라며 큭큭거렸다. =ㅁ=

퍼포먼스는 일상성이 평화라는 것으로 빨래를 널고 걷고 종이접기를 하고 옆에 (동수랑;;;) 얘기하는 흉내내고, 종이집도 만들고... 그러는 것으로 이걸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과연 자거나 조는 아이들이 있었다. 대부분이 이해도 안 되고 재미없지 않았을까.

내가 애들이 이 공연을 과연 이해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이름없는 공연팀이 엄청난 답변을 했다. 메세지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짜여진 평화를 주입하는 게 아닌 거다(실제로 나는 평화행사의 많은 공연에서 평화를 강요하고 주입시킨다는 인상을 받았다).

멋있어ㅠ_ㅜ 멋있어 꺄아

사실 나는 효율성에 저항하는 척 하면서도 실제 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거나 알린다는 건 아무래도 효율적인 편이 낫지 않나?라는 응큼한 생각도 가지고 있다. 효율성에 저항하는 건 효율성이 비효율성의 배제 논리기 때문이다. 매우 싫어한다. 비효율성을 배제하는 예로는 직장에서 장애인 안 뽑는 그런 거

하지만 효율적으로 평화를 사람들에게 전파하겠다니... 그건 이미 평화가 아니거든

나도 공연 중간에 나가서 책장에 만화책을 꽂아넣는 퍼포먼스를 하였다=ㅅ=;;; 푸흐흐 그냥 내가 택배로 보낸 만화를 꽂아넣었다.

나의 선행이다. 만화를 기증했어=ㅂ=!!!!!! 팔면 돈 되는 건데 기증했어!!!!!!
기증한 목록을 슬쩍 올려놓아 나의 선행을 만대 기린다.

슬램덩크 1~24(완전판 완결 조낸 무거)
카멜레온 자일(슬램덩크 작가 단편)
네 멋대로 해라 1~5(애장판 완결)
피터판다 1~2(연재중)
호텔 아프리카 1~5(구판 완결)
피버1~2(4권 완결인데 안 샀음;)
키스 1~8(완결)
블루 헤븐1~3(어른이 보는 만화같지만 청소년이니까; 완결)
신암행어사 1~4(14권인가까지 나왔는데=ㅅ=;;;;;; 안샀거등)
아이의 체온, 그는 화원에서 꿈을 꾼다(요시나가 후미 단편. 야오이 아님~_~)
물에 잠드는 꿈1~2(제목 부정확;;; 받은 건데 안 읽고 선물 완결)
적X흑 상하(완결 격투기)

이게 다인 것 같네. 최근 만화책이 없지만, 최근엔 야오이밖에 안 사는 걸... 야오이를 보내긴 그렇잖아 ㅇ<-<
만화는 보육원이 아니라 아이들 각자가 가지길 원한 건데 그게 잘 됐을지 모르겄다. 예기님이 선물 증정하고 그런 거 싫어서 원래 공연소품으로 쓰고 남겨두고 온다고 하셔서 말이다.

끝나고 밥도 줘서 밥먹었다. 반찬보다 밥을 많이 주셔서ㅜ_ㅡ 반찬은 참 맛있었다. 반찬 리필해 달라기 부끄러워서;;; 그냥 맨밥과 혈투를 벌여 이겼다 다먹었다 ㅇ<-<

선생님들이 애들을 엄청 사랑하셔서 참 좋았다.

이름없는 공연팀의 예기님이 앞으로 시간되면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유인물같은 걸 갖고 와서 공연 끝날 때 공연의 일환으로 사람들한테 나눠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셔서 어제 사람들한테 말했다. 말했듯 이분들의 공연은 상당히 자유로워서 여러 형태로 혼합가공이 가능하다. 참 좋은데 멀리 가실 땐 아마 못 갈 거라고 그랬따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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