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로 나누지 않으리예...

순이와 함께 공수 놀이를 가끔 하였다.

남자X남자를 커플로 만들어서 누가 공인가, 수인가 정한다.

들뢰즈X가타리인가, 가타리X들뢰즈인가 이런 어려운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다.

 

순이는 이제 이런 건 하지 말자고 했다. 너무 이성애적이라고.

공수 역할이 분명히 나뉜 야오이도 없는 야오이도 좋아하지만, 실물계(?)에서는 자꾸 공/수로 나누는구나.

 

게다가 어떤 말을 해도 결국엔 좀더 남성스러운 인간을 공, 여성스러운 인간을 수로 여기며

공스러운 인간이 애널에 뭔가를 넣게 앙앙 거리는 모습은 상상이 잘 안 되는구나.

 

아 위에 너무 적나라게 썼다. 그렇다고 수가 애널에 뭘 넣고 앙앙거리는 것도 실물계에서는 별로 상상하진 않지만 좀 전제해놓고 있음을 시인한다. 아니라면 공/수 계속 나누겠는데 그러고 있으므로 이제 공/수 나눔놀이는 절대 하지 않겠다.

 

아 글구 위에 예로 든 들뢰즈와 가타리는 참 쉬웠는데, 가타리가 시뻘겋고 들뢰즈가 가타리를 더 좋아했으므로 들뢰즈가 수로구나! 하고 파바박 생각했었다. 그럼 나는 여자가 남자에게 목을 메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분명 이성애적 관계에선 전혀 그렇게 생각 않는다. 그러나 야오이에는 그런 게 많았고, 잦은 야오이 문화와의 접촉으로 내가 무뇌아적으로 관습을 받아들이구 말았구나... 나의 패배다. 앞으로 절대 절대 하지 않겠다.

실은 그냥 야오이에서 한쪽이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목메는 패턴을 무척 좋아한다. 근데 그게 왜 실물계에서 수가 공에게로라고... 물론 공이 수에게 목메는 패턴도 분명 있다만, 실물계에서도. 그런데, 자동적이라는 거야.

 

다만 그냥 커플 놀이는 계속 하겠다. 정사 삼국지... 서점에서 본 순이가 주인공들의 정사장면 어쩌고 그랬다 ㅋㅋㅋ

본좌는 오나라 편 왕기대. 드디어 호모삼국지를 완성시킬 궁극의 원전이 나왔구나!!!!!!!!!!!! 좀 된지 몰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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