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메라기 나츠키



운수 좋게 이 분 만화책 3권 샀다. 현재 정발판 모두 절판상태

정말 그림이 심하게 예쁘다. 한 폭 한 폭 살집있고 눈썹 진한 미인들이 살포시 쌓인다
근데 그림이 너무 예뻐서 원고가 죽는다. 그림 환상에 연출도 나쁘지 않은데 한 컷 한 컷 힘이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않다.

스메라기 나츠키와 카사이 아유미, 둘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는 데에 단연 손꼽히지만 만화원고에서는 압박감이... 한 컷이 자기 자체로 존재하는데 이야기에서 분리될 정도로 압박스럽다< 그게 뭔가 새로운 걸 창출해내기보다 그림은 이쁜데... 싶다.

그래도 그림이 너무 예쁘다. 흑백대비가 선명하게... 내가 이 분 작품을 보면서 나의 만화미학을 깨달았다. 미학이라고 멋지고 좋은 게 아니다. 내가 만화를 좋아하고 만화 일러스트를 화가의 그림보다 좋아하는 것은 먹으로 그린 세상은 누구나 피부가 곱고 냄새도 안 나고 털도 없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한다.

그니까, 아침에 일어나도 입냄새가 아닌 향긋한 냄새가 나서 막 키스해도 되고, 엄청난 클로즈업 씬에서도 피부에 땀구멍이나 지저분한 자국 없는 게 좋다. 먼지가 쌓이지 않는 순백의 공간이 좋다.

나의 만화미학은 겨우 이정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스메라기 나츠키의 그림을 보기만 해도 황홀하고 무지하게 좋다. 더더군다나 나는 컬러그림도 좋아하지만 만화는 역시 흑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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