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결말

『秋の日は釣瓶(つるべ)落とし』 (가을 해는 우물에 두레박이 떨어지듯 빨리 진다)

 

이런 제목의... 제목 무슨 뜻인지도 몰랐네 당연하지 내가 이렇게 어려운 말을 어떻게 알아!!!

 

이런 제목의 만화를 봤다. 오카자키 쿄코.

 

몇 작품 못 봤지만 작품들이 엄청 건조하다.

이거 스토리는 뭐... 중요하지 않고< 부친의 부음을 듣고 달려온 남동생은 트랜스젠더, 어딜 봐도 미녀다. 정신을 놓은 건지 무시하는 건지 엄마한테 눈앞의 둘째 아들은 보이지 않고. 가정주부로 열심히 가정사를 보필하는 장남의 부인 하루미(유일하게 이름 기억남;)는 당황해하다가 도련님? 시누이랑 친하게 지내고, 바람 피우던 남편은 바람 상대가 '부인은 사랑에 빠졌어, 여자의 직감이야'라고 말한 데 대해 동생과 부인의 사이를 의심한다. 트랜스젠던데? 그래도 의심하고.. 뭐 여차저차해서 이혼한다.

 

남자는 바람 상대랑 결혼하고, 지금부인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고 가끔 찾아간다. 어느날 갔더니 두 따님이 엄마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가보니까 동생이랑 전부인과 아기와 엄마가 즐겁게 놀고 있다. 전부인이 아기를 낳은 거다.

 

전부인에게서 온 편지를 화장실에서 읽다가 밖에서 부인이 부르자 화들짝 놀래서 편지를 구겨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고 나간다. 남자가 읽지 않은 내용은 이랬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행복하시길 빈다고.

 

나는 아주 쉬운 결말을 원했는데... 하루미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았고, 단지 의무였음을 깨닫고 해방된다면 얼마나 쉽고 좋은가. 그래서 여자끼리 아기랑 행복하게 사는 거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왜 그런 평범하고 평범하고 바람까지 피우고 손찌검까지 한...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거야.

 

이렇게 적고 보니까 꼭 결혼의 결말이 안좋다고 그 결혼생활도 다 안 좋은 거였다는 게 전혀 좋은 일이 아니구나...;; < 얘 뭐래;

 

 

건조한 작품에 세로로 투둑 적어내려가는 기교없는 나레이션이 가슴에 박힌다.(딴소리)

리버스엣지에서 from http://bjkun.egloos.com/

 

 

이런 식으로 백지에 세로로 새긴 나레이션. 투두둑하고 내장에서 뭐가 떨어지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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