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of world(숭어의 영화감상)

나는 내장이 비칠 듯이 희미해진 상태로 공간의 무늬를 받아내고 있다. 그건 시간이다. 그건 내 옷이다. 미이라의 몸을 감싸는 붕대같은 옷. 붕대를 풀어서 글을 써본다. 멋지구리 하다

남자는 컴퓨터쟁이이고 부자다. 여자는 낮엔 드러머 밤엔 스트리퍼 가난하다.

여자에게 반한 남자가 데이트를 제안한다. 3일동안.

여자는 승낙한다. 단, 키스하지 말 것. 섹스하지 말 것.

남자는 생각한다. 돈이 세상의 중심.

여자는 생각한다. 자궁이 세상의 중심.

참 뻔할 뻔이구나,싶었다. 여기까지 봤을 때. 결국엔 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므로.

 



끝에 한 번 한다. 남자와 여자는. 그리고 '그한번한다는것' 시간에 도달하는 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정치’보다 나는 이 영화가 더 끌렸다. <파리>가 고체의 시간감이라면 <센터>는 액체같은, 정액같은 시간감. 시간감이라는 말이 있는지 없는지 뭔가 더 괜찮은 단어가 있을 법도 한데 도저히 모르겠다.

 



영화의 배경은 라스베가스. 

사랑이 생길 때까지, 돈이 떨어질 때까지 하고 또 하는 라스베가스.

 


웨인 왕 감독

폴 오스터가 각본

배우는 모르겠다. 연기 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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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모르는 영화인데 감상이 좋아서 남겨놨다. 내가 안 남겨놨으면 이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을 숭어의 감상문들. 이 자식이 스러져 가는 것을 스러지게 내버려둘 줄

아는구먼 이 자식 나는 모르는데

폴 오스터 각본이라니 내용이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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