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회의를 느낄 때

  • 등록일
    2011/11/29 01:23
  • 수정일
    2011/11/29 01:24
  • 분류
    마우스일기

운동에 회의를 느낄 때는 내가 마치 엘리트주의자인 양 사람들을 갑갑해 할 때다 난 안 돼 난 운동이랑 안 맞아 난 안 돼 이런 생각에 빠질 때 생각나는 글이 있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글인데 저장해 놓고 오랜만에 꺼내 읽어보니 여전히 너무너무 좋다. 작자미상,,,은 훼이크고; 예전에 진보불로거였다가 사라진 작자의 글임

 

내가 경험이 일천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걸음마를 시작하자마자 주요 투쟁 현장을 순회하며 옹알이를하면서 발언을 준비하며 자란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자란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오히려 업계에서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초주의자, 파시스트(혹은 자유주의자) 생활을 하다가 변절한 사람들이다. 그것은 사람 개개인이 선천적으로 사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억압자들의 이데올로기이고 피지배 계급들은 의식이 형성하는 시기부터 이 영향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난 어릴 때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공장 노동자 신세를 면한다는 것을 인생의 신조로 배워왔고 신문에서 이런불황기에/호황기에/홍수에/가뭄에/월드컵에 파업은 무슨 놈의 파업이냐는 논설을 읽으며 글을 배웠으며 포르노와 음담패설과 함께 이성에 눈을 떴다. 학교에서 언론에서 일상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이 이데올로기의 압력에서 누가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들이 후진적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배당하고 억압당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 지배당하고 억압당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 계급의 후진적 정서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식은 피지배 계급이 일상적으로 발 딛고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허상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피억압자들은 가끔 이 의식과 자신들이 발 딛고 있는 현실과의 괴리를 느끼게 되고 투쟁에 나서게 되며 그 행동 속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수정하고 연대의 경험을 통해 다른 피억압자의 상황을 공감하며 점점 지배적 이데올로기에서 탈출하게 된다. (사실 탈출하려고 늪에서 버둥버둥 거리고 있는게 솔직한 모습이긴 하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올바르지도 선량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이들을 경멸하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것은 대상을 고정불변의 것으로 보는 형이상학이며 그야말로 관념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주목해야는 것은 세상은 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순을 품고 있다는 것이고 이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우리를 둘러싼 일반적이고 평범한 풍경들이 답답하고 질식할 것 같지만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너무 좋다 딱 한 개 싫은 건 형이상학 디스하는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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