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프롬 헤븐>

줄리안 무어 언니의 연기.

사실 외국어는 특별히 연기를 못 하지 않는 이상 연기를 잘 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가끔 마음을 후려치는 연기자들이 있다.

목소리도 이쁘고 아줌마 몸매도 예쁘신, 줄리안 무어 언니도 그 중 한 명이다.

 

이 영화는 내 생일이라고-_- 신림동에서 숭당이랑 비됴 한 편 때린 건데

나는 전혀 모르는 영화였고 숭당이 보자고 해서..

1950년대 미국 중산층(사실 중산층 나오면 나는 흥미 뚝 떨어진다. 나랑 개뿔딱지 만큼만

상관 있잖아-) 가정에 대한 폭로, 약간의 아주 약간의 여성주의,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기존의 중산층 영화들과 다르려는 노력.

대기업 중역인 남편은 동성애자였고 아내는 치료 가능하다 여겼으나 결국 둘의 사이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때 마음의 의지가 됐던 사람이 정원사 일을 하는 흑인 남잔데 지금이나 그 때나

인종차별은 심했고(하긴 그 때가 표면적으로는 더 심하구나. 흑인 하인들이라니-_-) 둘의 우정은

백인 사회와 흑인 사회 모두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다신 안 만나려 했건만.. 보고 싶은 마음 억누를 길 없어라. 마침(?) 남편이랑 헤어지기도

한 마당에 무어 언니는 이 정원사를 만나러 가지만, 그는 따스하게 딸의 미래를 더 소중히

여기겠노라며 그녀의 어깨를 어루만진다(딸이 아빠가 백인 여자와 사귄다는 이유로 머리에

돌을 맞아 중상을 입었었다). 거부하는 방법이 많이 해 본 솜씨로다-_-

그래서 혼자가 된 무어 언니. 도와주겠다던 친구도 흑인을 그리워하자 돌변하고-

 

언니는 마지막에 이사가는 정원사를 기차역에 배웅나가는데 그 때의 그 말 못하는 표정이--

아 뭐라고 쓸지 생각해 놨어야 하는데. 제길쓴~~ 그 장면만 영화에서 좋았다.

 

영화가 미적미적한 것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애쓴 건 알겠는데.

다루지 말든가. 뭐야, 쏘쓰도 아니고.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좀더 진지하게 하든가

가볍게 넘기는 것도 아니고 아우 어정쩡하다. 특히 "여기 흑인이 어디 있어?" 했을 때

시중 들던 흑인 하인이 째려본다던가...

 

그다지 칭찬할 것도 타박할 것도 없는 범작. 그냥 생일기념으로 봤기에 써본다.

무어 언니는 좋다♡

 

2004/04/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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