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위에게;

  • 등록일
    2013/09/09 22:48
  • 수정일
    2013/09/09 22:48
  • 분류
    의식주

일반적으로 몸의 특정 부분에 안 좋거나 좋은 음식들이 있다. 눈에 당근이 좋고, 위에 밀가루가 안 좋고 이런 거. 구체적 몸의 상태에 따라 맞고 안 맞는 음식들이 있기도 하다. 사상의학에 따르면 인간이 8개 범주가 있던가? 잘 모름< 그래서 일반적으로 너무너무 좋은 재료라고 알려진 것도 내 몸에는 안 맞을 수가 있던데.

 

양의학 병원에 가도 체질 검사란 게 있어서 이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검사해 준다. 비싸서 받아본 적은 없다. 나는 몸이 아주 건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실대는 것도 아니고 애매한 상태로 살아 왔는데, 생각해보면 남들 다 나같지 않음?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고, 어제 먹은 굴국밥이 아무래도 의심스러운데, 밤부터 오늘 낮까지 설사를 엄청나게 해댔다. 조금만 어긋났다 싶어도 설사를 잘 하는 편이라서, (대장이 안 좋은데 대장이랑 폐랑 친군지 형젠지; 그렇다는데, 이건 옛날에 침 약간 주기적으로 맞을 때 들었던 말로, 내가 비염이 있고 아토피가 살짝 있는 게 폐가 안 좋아서고 폐의 형제인 대장도 안 좋다고 그랬음) 음식을 좀 조심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몸이 땡기는 게 몸에 좋은 거 아니냐고 하기도 하는데, 나는 몸에 안 좋다는 걸 알아도 땡기는 음식들이 있다. 그거에 대해 써보려는데,

 

그 전에 어른이란 건 정말 놀랍지 아니한가. 설사라는 것은 방구만 뿍 껴도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미 예전에 블로그에 길에서 똥 쌀 뻔(했으나 다행히 세잎-) 했던 일을 글로 적자 무수한 나도 그런 적 있따, 나는 이미 쌌다,는 댓글들이 줄줄 달렸었는데, 암튼 불상사가 없지 아니하나 긴 인생 따져보면 그래도 사고율은 대단 낮은 편이다.

 

아기들은 또랑또랑 깨어있어도 지가 똥을 쌌는지 방구를 끼었는지도 모르는데, 어른은 기절해서 자다가도 똥의를 느끼고 벌떡 일어나 화장실에 달려가게 되는 것이다. 어떨 땐 자면서 싸기도 한다... -_-;; (아마도) 초딩 3학년 때 마지막으로 지도를 그렸던 게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요의도 변의도 왠만하면 참고 잘 자지만 (이 역시 어른의 놀라운 점이다) 견딜 수 없는 설사는 눈이 번쩍 떠지고 막 달려가게 됨 이것은 뇌신경이 자고 있되 꼭 자고 있지만은 않기 때문인가 아니면 요변의계열 뉴런이 쉬지 않고 운동하기 때문인가

 

암튼 어젯밤에 똥싼다고 -_- 잠을 못 자서 오늘 출근도 못 했다 자면서 똥 싸는 거 참 뉴런이 고맙긴 한데 너무 힘듬... 암튼 배가 꾸룩꾸룩 진짜 이렇게 안 좋을 때는 우유가 얼마나 안 좋은지 잘 알고 있는데, 밤에 집에 들어오면서 (그때는 설사끼가 없었음) 우유를 두 개 사왔는데, 오늘 일어나 아무것도 안 먹고 똥이나 찍 찍 싸대는 와중에 안 되는 줄 알면서 우유가 먹고 싶은 거임 바나나 우유... 근데 괜히 바나나망고 우유를 사와서 맛도 없어 웩.. 뜯어서 다 먹으려는데 바로 신호가 왔다 가라, 내 딸아!<

 

오늘 딱 한 끼 먹었는데, 그 한 끼는 죽을 사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걸어다니다보니까 동태탕 집이 뙇... 동태탕 사먹음... 동태탕 짱 좋아함... 이건 좀 아닌데... 냉면 아니면 동태탕 둘 중에 골라라...라는 신경계 명령이 하달됐음 그래서 동태탕으로... 같이 먹을 사람 있으면 냉면도 먹는 건데... -_-

 

그래도 찬 것 보담은 뜨끈한 게 낫지 않음? 다행히 이제 설사는 멈춘 것 같다 원래 24시간까지 간 적은 없다 그렇게 되면 병원에 가야겠지비.. 오늘 너무 피곤해서 팔연대 모임도 일찍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우리집 맞은 편에 까페가 있지 않음? 근데 일찍 왔더니 이게 연 거임...!!!! 들어가서 아이스 화이트 카페모카 생크림 잔뜩 얹어달라고 주문하는 나를 발☆견☆ 먹으면서 이거 씀 마이쪙<

 

아 서설이 길다... 나 모 함? 입이 위에게 말하노라:

 

미안하다... 입에서 땡기는 게 몸에 좋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설사는 24시간 안에 멈출 숙명이다. 우유 먹었을 때 그게 마지막 아니었음? 위의 역습은 없길 바람요

 

위는 뇌에게 말한다:

 

알고 있슴... 맛있어서라기보다 개똥같은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하면 안 되면 더 하고 싶음... 어른이 된 뒤로는 잘 참는 편인데, 아프면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이 관대함이 이상하게 하면 안 되는 걸 하고 싶어하는 응석을 받아주며 위에 안 좋은 음식을 먹는 걸로 귀결된다는 걸 인식하고 있음.. 근데 그렇게 됨... 뭔가 자기조절장치가 망가진 느낌으로? 그정도까진 아늼 =ㅅ= 뇌에서 뭐함? 방어 작전을 짜얄 듯

 

여태까지는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긔. 원래는 대화체로 재밌는 게 생각났으나 집에 오니 기억이 안 남 ㅋ 이대로 관둠 더이상 젊지 않으니 건강관리 하시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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