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9

  • 등록일
    2014/08/19 14:12
  • 수정일
    2014/08/19 15:28
  • 분류
    우울한일기

어느 시점 이후의 내 삶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 내가 맞닥뜨린 문제들, 스트레스 상태를 무화시킬 만큼 가끔은 거센, 거세다는 표현이 이상한데, 갑자기 티비 틀다 별 관심 없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남의 일같은. 개별 사건이 아니라 그냥 지금의 내가 낯설 때가 있다. 그때 내게 절대적이었던 것, 내게 절실했던 것, 너무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없다는 게 나를 압도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압도의 빈도와 격한 정도는 확실히 시간에 따라 매우 천천히 줄고 있다. 어떤 계기도 없이 느닷없이 가슴을 비워버리는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들.. 아직도 내가 충분히 나이 들지 않았다는 거겠지. 영원할 것만 같았던 순간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겪었어도 받아들이는 건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그때의 내가 왜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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