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아기 시체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안에 들어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땅을 빼앗아 불법적으로 유대인 마을을 짓고 사는 자들이 있다. 이스라엘 군대는 잘 되든 말든간에 규율이 있고 체계가 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나 국제 활동가들에게 예상치 못한 폭력을 저지르는 일은 별로 없다(고 한다).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대인 정착자들은 이스라엘 군인들보다 위험하다. 작년 16살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해 산채로 불태워 죽였던 자들도 유대인 정착자들이었고 이번에 팔레스타인 사람 집을 태워 1년 6개월 된 아기를 불태워 죽인 것도 유대인 정착자들이다. 이런 짓을 해도 대단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어째서라는 질문도 필요없다.

 

팔레스타인에선 순교자들의 몸을 국기로 곱게 싸서 어깨에 이고 긴 행렬로 장례식을 치룬다. 아기는 완전히 불에 탄 채였기 때문에 얼굴에는 쿠피예를 둘렀다. 그 아기를 이고 행렬을 이룬 것을 봤다. 불탄 아기 시체는 얼마나 가벼웠을까. 운구하는 이들의 어깨는 시체가 미끄러져 떨어질까 조심조심 더 긴장되지 않았을까. 어떤 이가 올린 불탄 아기의 몸을 봤다. 잘못 건드리면 바스라질 것 같은 그 몸을.. 이런 충격적인 장면으로 호소하는 데 반대한다고 줄곧 얘기해왔는데, 누군가 그 사람의 그 사진이 시각적으로 폭력적이란 이유로 신고했다는 글을 보니까 오히려 신고자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나도 반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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