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빠슌이가 되었는가

  • 등록일
    2016/04/20 14:03
  • 수정일
    2016/04/20 14:28
  • 분류
    쥬쥬 일기

어제 급한 불을 꺼서 오늘 오전에 생리휴가 씀. 두시간은 소설을 쓰고 한 시간은 번역할 거 번역하고 사무실 가서 오후엔 잠깐 일해야지 했는데 내내 쥬쥬 동영상만 보다 출근 중 ㅡㅡ 세상에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생물이 있으며 첨 본 동영상은 왤케 많고 보고 또 봐도 좋은 영상은 또 왤케 많은지 정말 살기가 힘들며 잠도 안 자고 도랐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수면부족해도 아무렇지 않아.. 이상해 ㅡㅡ;;; 난 어릴 때도 그렇고 나중에도 밤 새 본 적이 없다 밤 새면 다음날 엉망진창돼서. 요즘에 밤새는 것까진 아니고 절대적 수면 시간이 부족한데 아침에 눈이 번쩍 떠지며 밤사이 새로 뜬 쥬쥬 사진을 빠짐 없이 감상한다. 도랐다

 

이십년 전에 서태지 빠슌이일 때 그때 정말 엄마가 너무 무섭게 태클 들어와서 ㅜㅜㅜㅜ 마음껏 팬질을 못 해서 마음에 항상 찌꺼기가 남아 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데 뭔가 덕질이랄 만한 걸 시작한 게 그게 첨이었다. 사실은 이십일년전이 피큰데 여튼.. 그때 시대유감 사태에 분노해서 맨날 방송 스케쥴 알랴주던 공식 사서함에서 지령 받고 같은 학년 애들 서명을 받아서 검열기관에 항의 등기우편을 보냈는데, 우체국 여는 시간 맞춰서 발송하고 들어오니 일교시 진행 중이라 못 들어가고 자료실 같은데 친구랑 둘이 앉아서 ㅋㅋㅋ 수업 끝나고 들어갔는데 난리가 나가지고. 태어나서 그렇게 맞아본 거 유일무이하게 두들겨맞고 엄빠 학교 불려오고 ㅡㅡ 그때 담임이 오년쯤 뒤에 사과메일도 보냈다니까. 근데 답장 안 함 ㅡㅡ 그 사건 때문에 초기부터 빠슌이질에 큰 태클이 들어왔던 거 같네. 엄마가 아무것도 못하게 해서ㅜㅜ 불완전연소로 그렇게 별 거도 못 해보고 덕질이 끝.. 생각해보면 서태지 은퇴하고서 만화에 본격 빠진 것 같다. 물론 서태지 좋아할 때도 서태지만 좋아한 건 아니고 현주엽도 좋아하고 기타 요즘 사람들 잘 모르는 아이돌들 계속 좋아했는데 뭔가에 몰두한 게 첨이엇다능.. 그런 몰두는 이후 짝사랑할 때 한 번 ㅁ이한테 한 번< 도합 두 번 했을텐데 ㅋ

 

이번에 쥬쥬한테 덕통사고 당하면서 이걸 진짜 연예인한테 이십년만에 해보는데 내가 생각해도 도른 것 같고 믿기지가 않고 특히 내가 RPS 종자가 되다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루에 두 번 이상하고 있다.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오늘 동영상 보며 가능성을 살짝 엿보았다. 쥬쥬랑 징위랑 듀엣송 부를 때 쥬쥬 노래 중인데 팬카메라가 징위 잡는 거 보고 아니 이거 징위 팬이구만 아무리 징위 팬이래도 쥬쥬 노래하는데 쥬쥬 잡아야지 너무 매너 없다~ 이 지랄 떨다가 다른 팬이 내내 쥬쥬만 찍은 거 보면서는 좋아함...() 왜냐면 징위가 노래 부를 때 쥬쥬가 어떤 표정 짓는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 이런 이기적인 마음이 팬들 사이에 골을 만드나보다 그러지 말아야지 ㅋ 황징위도 너무 좋은데 특히 쥬쥬를 바라볼 때 그 편안한 표정이 넘나 좋은 것 이번에 울 때도...ㅜㅜㅜㅜ 이 얘긴 쓰지도 말아야지 주말에 진짜 현타 와서 등려군 언니 노래 들으면서 계속 울고 길거리 걸으면서 울고 ㅡㅡ 소녀 다 됨 도랐음 ㅋㅋㅋㅋ 우리 어빠 어뜩해여 ㅠㅠㅠㅠ 하던 그 심정 그대로 ㅡㅡ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도랐음 그건 그렇고 진짜 개로워서 태국 영상은 거의 안 봤다 나중에 좋은 시절 오면 그때 볼 듯... ㅜㅜ

 

이 마음이 뭘까.. 이 마음이 뭔지 정말 모르겠다. 7세기에도 이런 마음이 있었을까? 뭔 7세기 개뜬금포 ㅋㅋㅋ 이런 마음에 계보가 잇나여 이름이 잇나여 사회적 동물이니까 학습해서 이런 마음이 생기는 건가여 이 맴찢하고 레알 현타 오는 이걸 도대체 뭐라고 부르는 거야 이게 대체 뭐냐고 이게 뭐라고 내가 왜ㅠㅠㅠㅜ 내가 왜 중국 드라마에 빠져서 ㅠㅠㅠㅠ 아니 난 쥬쥬한테 빠진 거였지 ㅜㅜㅜㅜ 아니 드라마도 좋아하지만 ㅎ 피할 수 없어서 일단 즐기고 잇고 즐기는 것도 선택이 아니라 즐겁지 아니할 수 없어서 즐거운 건데 그만큼 현타도 존나 씨게 오고 아 그러니까 이게 대체 뭐냐고. 너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 싶지 않다. 너에게 20억분의 1이고 싶다. 오직 너만이 의미를 갖는다. (개진지)

 

참< 일요일 밤에 현타 너무 씨게 와서 시팔 다 때려쳐야지 탈덕할라고 했는데 차이지단 다꺼가 만만쥬 미공개 뮤비 풀어줘서 눈물 흘리며 보다가 존나 좋아하다가 존나 깨서 ㅋㅋㅋㅋ 울면서 웃르면서 보다가 현타가 사라지고 탈덕은 개코다 하구 관둠

 

근데 서태지를 열렬히 사랑했던 걸 부정할 길이 없는데 그만큼 몰두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지금은 싫어한다. 나중에 쥬쥬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는 거야? 미리부터 슬프다 그럼 이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어디로 가는 건데...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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