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음굴에서 태어나

출처 : 인디다큐페스티발

 

 

캘거타의 홍등가 ‘소나가키’에는 성노동자여성보다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이 살고있다.

 

 

어린이는 나란의 보배라는 말이 있다. '나라'는 웃기지만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나라따위 아무려면 어떠리. '어린이는 지구의 보배' '어린이는 어른의 보배' '어린이는 나의 보배' 아무 말이나 넣어도 된다. 어린이는 보배다. 빛난다. 어린이가 최고다.

 

이곳 인도의 매음굴은 척 봐도 인구밀도가 지나치게 높다. 성노동자여성들은 이 안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매음을 딸에게 물려 주며 살고 있다. 그들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대체 있을까.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 같지만 잘 나가지도 않고, 아무도 잘 다니라고 하지도 않는다. 돈을 벌어오라고 하긴 한다. 어느 사회나 그렇지만 가난은 대물림된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사진 작가 자나 브리스키(감독 중 한 명)는 이 곳에 몇 년간 거주하며 아이들에게 사진찍기를 가르친다. 팔레스타인의 어린이들이 연극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감정을 순화시키듯이 이 아이들은 사진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받아들이고 상상력을 키워 즐거운 생활을 한다. 그리고 기숙 학교에 갈 수 있는, 사진전을 열러 외국에 나갈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잡게 된다. 잘 모르지만 매스컴을 많이 탔으니까 이제 후원을 많이 받지 않을까? 영화 끝날 때 결국 소녀의 입학을 반대하던 어머니가 소녀를 집으로 데리고 돌아오기도 하였으나 그들 중 몇은 학교를 다니며 집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특히 아비지드는 관찰력, 재능을 인정받았다.

 

아비지드의 감수성이나 수준이 너무 높아서 깜짝 놀랐다. 관객들 모두 우와~ 그러면서 봤다. 그 친구들도 다 아비지드가 가장 잘 찍는다고 꼽더라. 어려운 말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많이 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이사람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괴로워도 이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 비슷한 훨씬 멋진 말도 했다. 타고난 통찰력이 뛰어난 것 같고 일찍 철들어 버린 것도 같다. 영화를 찍고 있던 도중 아비지드는 학교에 가고 외국에 나갈 소중한 기회를 잡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포주가 불을 질렀다고.

그래서 아비지드는 비관적인 태도로 사진을 거부하다가 힘든 과정을 거쳐 비자가 통과되자 다시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 아비지드가 어린이라서 다행이다랄까...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솔직하게 기뻐할 수 있는 어린이. 고통에서 완전히는 불가능해도 자유로울 수 있는 어린이.

 

영화가 좋았다.

인디다큐 홈 영화소개란에 걸린 사진이 사진교실 출신의 10명 정도 되는 단체사진이었으면 좋았을 걸. 그 뒤로 그들의 길은 각자 다르지만 사진 속에서 환하고 즐거운 모습은, 그때만은 모두 행복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행복할 수 있는 어린이들. 나는 어린이들이 너무 좋다. 그러나 학교에 못 가고 고모한테 붙들려 결국은 매음을 하게 될 아이와 학교에 갔지만 엄마에 의해 퇴학한 걔네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소나가키의 다른 수많은 어린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벗어나고 싶다는데, 방법이 없다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뻔한 질문을 왜 하고 있냐.


아아 위에 내가 써놓은 사진. 2005년 여성영화제에서 재상영했기에 구해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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