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엑스트라(영화)

category 팔레스타인, MENA 2004/11/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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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현실에 대해 팔레스타인들 스스로가 기록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던
팔레스타인 미디어 본부의 필름들이 1982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침공 때 사라졌다.
팔레스타인에서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에 이르는 여정동안, 감독은
잃어버린 필름들을 찾아 모순되고 혼란스러운 단서들을 추적해간다.
점점 혼란스러워만지는 추적과정 끝에 감독은 필름들이 묻혀있다는
한 순교자의 무덤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무덤을 파려 하지 않는다.
잃어버린 이미지에 대한 그녀의 추적은 막다른 길에 도달하지만,
그녀는 새로운 단서를 직면하게 되고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실패한 혁명과 아랍 인접국가와의 불편한 관계 등,
오늘날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오늘날 중동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감독은 신화와 삶의 이야기들과
거짓과 패배와 상실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 공감하면서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 지역의 비극적인 상황을 때로는 작은 유머와 함께 제시하기도 한다

출처 : 인디다큐페스티발

 

20년 전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인들의 모습을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찍었는지, 이스라엘이 침공했을 때 전쟁 와중에 에어컨을 설치한 비밀방을 만들면서까지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아카이브는 어떤 내용인지. 나도 자못 궁금했다.

 

감독은 그 아카이브를 찾아가며 여러 사람을 만난다. 그 영화를 직접 제작했던 사람은 "전쟁 후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며 비관론을 제시한다. 결과적으로는 그의 말이 맞았다. 그러나 중간에 그 필름들을 끝까지 지켜낸 사람을 만난다. 우와~ 흥분됐다. 이제 드디어 아카이브의 행방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지키다가 감옥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그에게 도저히 추억하고 싶지 않은 괴로움이었다. 그래서 흔쾌히 인터뷰해 준 처음과 달리 마지막엔 침묵으로 괴롭게 끝났다.

 

그러다가 나름대로 필름의 행방을 연구하던 낙관론자를 만나 필름이 무덤에 묻혀 있을 거라는 이론-_-을 듣고 함께 누군지 안 밝혀진, 혹시 관 안이 비었을 수도 있는 순교자의 무덤을 찾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파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기억나는 점은 각 나라의 시민들에게 아카이브 관련해 짧게 인터뷰를 할 때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지금 아카이브가 무슨 상관이냐"는 듯한 태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쑥쓰러워서 내지는 뭐 여러 감정으로 웃으며 호의적으로 답하는 다른 나라의 인터뷰이들과 달리 화난 듯한 굳은 얼굴로, 당신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는 듯이, 지금 이 시점에서 아카이브 얘기가 나오냐는. 무서운 얼굴들.

 

그러나 사라진 필름들을 찾는 것은 영화애호가의 취미 생활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리아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을 소재로 이란인이 만드는 극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처럼 팔레스타인들은 자신의 역사쓰기에서 ‘엑스트라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사라진 아카이브의 종적을 추적하는 엘 하산 감독의 여행은 전쟁으로 인해 개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끊임없이 환기하게 만든다. 또한 패배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웠던 사람들을 이미지에 담는 영화 활동의 의미를 음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삶과 역사쓰기에서 ‘왕’이 되는 경험인 것이다.(출처 同前)

 

영화가 좀 어려웠다. 다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왕' 얘기는 마지막에 정신질환자인 거지라 추측되는 아저씨가 날아가면서 한 거였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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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5 22:16 2004/11/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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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억하지 않는 자만이 왕이 될 수 있다

    기억에 대한 영화, 라고 말하면 사치일 수밖에 없음을 알지만 '왕과 엑스트라-팔레스타인의 이미지를 찾아서'는 기억에 대한 영화다. 감독이 '잃어버린 아카이브'를 찾아가는 여정은 팔레스타 2004/11/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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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니 2004/11/06 01:08

    어라 인디다큐페스티발 폐막식에 오셨었나봐요. 나도 그 때 갔었는데.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
    이 영화. 저도 좀 어려웠어요. 감독이 말하려고 한 것이 잘 잡히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계속 대체 왕은 언제 나오는거야. 하면서 봤었는데. 마지막의 장면을 보고 약간 허무해진 흐흐.

  2. 뎡야핑 2004/11/06 05:41

    레니님 저는 토요일날 <매음굴에서 태어나>와 같은 시간대에 하는 영화를 봤어요^^ 저는 이 영화가 <왕과 엑스트라>라는 사라진 팔레스타인 영화를 추적하는 내용인 줄 알고 내심 기대했었죠 ㅋㅋ 왜 그렇게 생각했는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