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잡담 2

제갈공명의 부인 황아추씨의 이름이 왜 남았나했더니 醜 <- 하도 못생긴 추녀라서 남았다고 한다. 아니 세상에 어떻게 태어난 아기가 못생겼다고 이름에 더러울 추자를 넣냐 이름으로는 다른 뜻인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정말 못된 영감이로군, 황승언!!!

 

삼국지가 울고 있네, 라는 책의 저자는 재중동포(?) 작가 '리동혁'

이문열 삼국지가 허접해서 참지 못하고 보정하는 이런 책을 쓴 것인데 머리말에 이문열 등 삼국지의 번역이 엉망임을 개탄하며 이 책을 쓴다고 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드디어, 본인이 직접 번역했다 <本삼국지>

 

본삼국지는 가장 많은 판본을 대조해(12갠가 13개) 번역한 책이다. 슬쩍 3권의 백미 부분, 관공과 조공의 만남편만 읽어보니 뭐 대략.. 문장이 그냥 그렇다=ㅁ=;;; 하지만 자세한 지도와 해설 구성이 괜찮다. 그렇지만, 모종강본을 중심으로 모종강이 생략한 나관중본을 괄호처리한 것까진 좋으나 자신의 해설, 각주처리해야 할 것들을 다른 모양의 괄호로 묶어 넣은 것은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이건 뭐 별 거 아니지만.

 

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지금은 김구용의 삼국지를 최고로 뽑는다. 각 작가의 특징은 다 읽어보고 기술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삼국지는 하드보일드!라고 보므로, 거기서 벗어나면 대략 맘에 안 든다. 뭐 그건 그렇고

 

여기서 관우의 청룡도가 82근이라는 게 왜 나오는지 설명이 나온다. 허저와 함께 조조의 호위장군인 전위에 대해서 유일하게 그가 쌍극을 쓰며 그 무게가 80근이라는 무기얘기가 정사에 나온다고 한다. 적인 전위가 그러니까 주인공인 관우에게 2근 붙여서 나관중이 지어낸 얘기...=ㅂ=;;;

 

책에 나온 적벽의 모습 스캔>ㅅ<

가운데 하얗게 한문으로 赤壁이라고 쓴 부분이 추해 보인다;;

 

그리고 제갈공명이 사마의에게 공성계를 써 15만대군을 2500의 군사로 이긴 게 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보다 마오쩌둥도 공성계를 쓴 일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국민당의 기습 정보를 들었으나 중국 공산당 중앙인 시바이퍼에는 소수 경호부대만 있어 대략 싸우면 지는 건데 마오쩌둥은 유사시에 대피할 차비를 하는 동시에 라디오를 통해 '올 테면 오라, 오는 족족 몰살시키겠다'고 허장성세를 부려 국민당이 못 쳐들어왔다는.. 현대전에도 이렇게 쓰일 수 있구나, 신기햄'ㅁ'

 

도서관 삼국지란에 가면 별별 책이 다 있고, 특히 흥미위주의 잡서들이 많은데 이 책은 제목은 잡서에 필적하지만-_-;; 내용은 디게 재미있고 유용하다. 제목만 훑어봐도 완전 소중한 정보들!

 

그런데 이 작가가 결국 참지 못하고 뭔지 모를 진짜 삼국지에 가장 부합하는 번역을 해냈는지 어쨌는지, 암튼 그걸 중시하는 것에 별로 동감이 안 간다. 이 책에서 이문열의 오역을 미친듯이 지적하는데, 많은 오역이 잘못된 줄은 알겠으나 이 사람은 너무 '진실은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만약 정사가 진실이라면 어차피 나관중 모종강 기타 등등 연의는 다 거짓말이 더 많다. 거짓말에 더 화려하게 거짓말을 보태어 10권짜리 장편이 된 것 아닌가. 게다가 정사가 진짜라는 것도, 정사의 저자 진수가 촉나라 사람이고 나중에 태어났으면서 뭘 이것저것 다 알리가 없잖은가.(커억 검색해보니 233년생, 완전 애기-_-)

 

그래서 마음껏 대뻥을 쳐도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다만 자기가 아는 것만이 진짜라고 우기는 가여운 짓만은 해서는 안 되겠지. 정사도 모르는 얘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호모 삼국지이며 내가 추구하는 이야기는 정사가 모르는 호모 얘기이다(미안~)

 

아 그리고 책을 읽을 때는 문체와 리듬감, 속도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뭐가 진실이냐보다). 삼국지 자체의 특성상 워낙 속도감이 있긴 한데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속도가 뚝 떨어지기도 하지.

 

요새는 1900년대에 태어나서 참 다행이라고 느끼고 있다. 갑자까정 삼국지 시대인 서기 100년과 똑같다! 전에 밝힌바 나는 제갈량과 동갑. 캐릭터 나이 생각하기가 너무너무 쉬워서 완전 감사~ 1900년대 만세~~ 정사의 저자 진수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2033년생이다=ㅁ= 완전 미래의 애기~~잖아!

 

이 책을 다 읽으면 반드시 뭐 어쩌고저쩌고 써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