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삼국지 5 - 적벽대전

나중에 쓸려고 했지만.. 그냥 지금 쓴다-_-;;

 

신승원은 장정일 삼국지 1권을 읽고 관뒀다, 별로라고. 이 사람은 이문열 삼국지 20회독하신 보수적인 분 캬하하

 

나도 장정일 삼국지가 별로라 마음 아프다. 중국 이야기는 어마어마한 뻥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는 게 매력적인데 과장된 수사를 재고하다보니 이야기 굴곡을 깎아 평평하게 만들어 밋밋한 얘기가 되고 말았다, 특히 적벽대전!

 

그런데 왜 이제와서 5권 감상을 쓸 생각이 들었냐면, 무려 제목도 <삼국지가 울고 있네>라는 책에서 알아낸 사실, 현존하는 최초의 삼국 소설인 원나라 시대의 <전상삼국지평화>에서는 주유가 주동적으로 화살을 얻는다고 묘사되었다..고 한다!!! 적벽 싸움 전후로 제갈량은 주유를 끊임없이 엿먹이는데 그 중 하나가 화살 얻어오기였다. 근데 그거 주유가 한 거래 왠일이야

 

암튼 이 적벽대전을 너무 허술하게 기술하고 넘어가 나의 마음 끝 간 곳 없이 허허로웠다. 몇 년만의 재회였는데... 물론 관공과 조공의 재회였다구우 이 마음 시린 장면을 흑흑 대강 그려내다니 흑흑 대실망! 게다가 죽은 곽가만 있었어도!라는 조공의 피를 토하는 외침 부분도 너무 약했어. 쫓기는 조공의 비참한 아름다운 모습=ㅂ=도 없었엉.

 

그리고 중딩 때 읽은 이문열 삼국지 중에 또렷이 기억하는 게 제갈공명이 사방신(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한테 제사를 지내 남동풍을 불러와 적벽을 불로 물들이는 장면인데, 과학적인 제갈을 강조한 장정일 삼국지는 역시 밍밍했다. 신의 능력을 보여달라는 게 아니라, 차라리 저렇게 쓰는 게 더 재미있었다구.

 

아앙.. 적벽대전..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는 것을..

 

그쯤 해 두고 뒷편에는 유비가 마랑(그 유명한 '백미'->하얀 눈썹)을 얻어 그의 권유(?)대로 영릉, 무릉, 장사, 계양 지방을 정복하는 재수없는 얘기가 나온다. 조낸 지도 정복자라니까? 조조 욕하지 말라니까? 니는 위선자라니까? 니가 시러어어

 

그리고 장정일 씨는 정말 오나라를 중심으로 쓴 거 맞는겨? 태사자는 한 일도 없이 금세 죽음-_-;; 슬펌

 

5권에서 가장 화났던 건 노숙은 바보인가, 주유의 제갈에 대한 계책은 왜 다 실패인가, 차라리 나같으면 유비는 세력도 약하니까 제갈공명을 바로 쳐죽였겠다. 정말 그렇게 죽이고 싶었으면 말이다. 제갈공명은 약속도 안 지키고, 나는 제갈공명보다 안 똑똑해도 그 어디더라 형주성인가 암튼 그거 되찾아올 수 있다. 노숙은 바보냐? 그것도 못 하고 어이고.. 게다가 방통을 유비측에 넘기기까지! 당신 아군이야 적군이야!!

 

지금 내 마음을 정리해 보니 유비측 촉나라는 원래 싫어하고 조조는 응원하되 손권의 오나라를 제일 좋아하는구나... 그건 오나라가 외진 곳이라서 그런 것 같다 웁쓰

 

키히히 그리고 5권 말미에 210년 봄, 조조의 마음에 들기 위해 휘하 군사들과 친척무리들이 활쏘기 대회에 참가해 그가 내린 옷을 받으려고 미친듯이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내 마음 무척 흐뭇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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