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 등록일
    2006/02/04 15:41
  • 수정일
    2006/02/04 15:41
  • 분류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너무나 재미있었다.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려다 추잡해지는 추태없이 짧은 문장 일색의 담백한 어조라 반가웠다. 옛날 얘기라고 뭐더라 무슨 책의 근거를 대면서 슬쩍 작가가 끼어들어 나레이션하면서 작중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라 게다가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어서 완전 빠져들고 말았..

 

언제나 "주(呪)"에 집중하면서도 서두의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주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를 귀신과 관련된 상황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귀신과도 같은 솜씨였다. 조금은 예측이 가능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작품에 대해 예전부터 알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걸 감안해도 주제가 이야기에 체화(?)된다는 게, 뭐 소설이니까 당연한 건가 싶어도 매력적이다. 나는 주가 묶을 수 있는 부분보다 묶고 남은 부분에 더 관심이 많지만, 그건 어쩌면 앞으로 나올지도 몰라!!!

 

세이메이 캐릭터는 예전에 만화를 살짝 보고 뱀같이 차갑다 싫다는 마음이었는데, 오늘 보니 굴액 신승원 선생과 비슷하다. 어젯밤에 마구 성토한 건데, 외로운데 외로움을 모르는 가냘픈 주인공이 아니고 전혀 외롭지도 않은 정이 없는 인간들, 그래도 일 명 정도에게는 떠들어대고 싶어하는 걸 보면 인간은 인간인 건데. 허허. 나로선 도저히 클리어할 수 없는 인생들이여.

 

만약 내가 히로마사라면 세이메이의 부엌에 가서 식신이 은어를 굽는 모습을 구경할텐데. 귀족이라서 못하는 거냐, 내가 대신 해줄까!!! 부엌에 가서 직접 보란 말이다, 그렇게 궁금하면!!! 나도 궁금하단 말이야, 어떤 자태로 물고기를 굽는 건지.

 

크으.. 글을 한 번 날려서 더 길게 못쓰겠다. 완전 상심했어;ㅁ;

 

 

 

2권

 

추리물로 재미는 있되 새로움은 없었다. 장편을 위한 캐릭터의 초석을 닦는 작업이라서 그렇다고 정리. 다만 1권에서 묘하게 조화를 이루던 작가의 슬쩍슬쩍 개입, 사료, 현재형 문장이 2권에서는 작가의 직접적 캐릭터 설명으로 작가가 전면에 나서 많이 3발이;의 한축이 무너진다. 약간 거북스러웠는데 오히려 작가가 등장하여 이 얘기는 뻥이다, 싶으면서도 꼭 사료에 근거해서만이 아닌 작가의 이럴 것이다같은 추측성 발언이 되려 리얼리티를 살려줬다. 주제나 글쓰는 방식이나 참으로 오묘합니다.

 

(뒷권은 시험 끝나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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