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 주홍글씨

앞으로는 재미없으면 안쓰겠다고 예전부터 생각했다. 그래서 저번에 한국영화를 엄청나게 봤는데 다 재미없어서 안 썼다. 그래도 한 가지씩 뭐든 예쁜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없었다. 그보다 요전엔 굉장한 영화를 봤다. 영화의 굴레를 벗어난, 정말 쇼킹한 편집이었다. 앞뒤 설명도 없이 그냥 조각의 나열 - 그것도 요약이 제대로 됐냐면 그것도 아니다. 공감이나 이해같은 거엔 관심도 없고 완전 컬트... 한 100년 뒤에는 엄청난 영화로 평가받을지도. 아직 이 영화를 컬트로 인정하는 건 나 하나뿐이지만 100년 뒤에 나도 같이 선각자로 평가받을지도. 그 영화는 여고생 시집가기. 차마 보다보다 끝까지 보지 못하고 꺼버리고 말았네. 난 무슨 영화프로그램에서 컷해서 보여주는 줄 알고 뭐 저렇게 지루하게 길게 보여주나하면서 보고 있었을 정도.

 

사랑니는 신승원이 옛날부터 보고 싶어해서. 정말이지 디비디방의 화면이 너무 커서 핸들링이 진짜 짜증났다. 예전에 어둠 속의 댄서 볼 때도 맨 앞에 둘째줄에 앉아서, 정말이지 뮤지컬 외에는 전부다 핸들링이랏허 내내 속으로 왕짜증이었다 어질어질. 그 영화는 뮤지컬만 좋았다고 냉혹하게 기억함. 언제나처럼 신승원은 지가 고른 영화를 만족스럽게 보았으나 나는 지난번에 배용준이랑 그.. 아 이름 몰라 포카리스웨트 상큼한 배우가 찍은 그 영화를 볼 때처럼 계속 장난만 쳤다.

 

그래서 오랜만에 눈치챘는데 나는 원래 멜로물을 싫어한다. 재미있는 게 많아서 많이 좋아할 뿐이지 원래는 싫어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잘 보지도 않았다. 그나저나 이 영화는 "조인영"이란 캐릭터가 되게 싫었다. 그 표정... 우리 언니랑 나만 아는 그 표정 - 순풍 산부인과에서 오지명 원장에게 계속 혼나는 표인봉 간호사가 너무너무 화가 나서 냉정하게;; 오지명 원장을 바라보던 그 표정. 그 표정이 자주 나왔다(같은 상황은 아님). 캐릭터도 그렇지만 조인영 역의 두 배우가 전혀 안 예쁘게 나와서, 그 점은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이기도 하지만 집중이 잘 안 됐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알겠다, 굉장히 이상한 상황인데도 김정은은 고민하지 않고 얽메이지 않는다. 그리고 조인영 등 이름에 대한 트릭도 괜찮았다. 다만 김정은 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화 전체가 마음에 안 들게 되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주홍글씨는 그.. 뭐지 지진희 나오는 영화를 보려다가 앞부분의 뮤지컬이 음악이 완전 꽈과꽝이라서 티비를 본 건데, 나는 스토리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화면이 굉장히 별로였다. 그리고 사실 영화 자체보다는 이은주가 너무 불쌍해서 자꾸 이은주 생각만 났다. 성현아 씨 부분은 그냥 그랬다. 오직 이은주..ㅠ_ㅜ 불쌍해... 슬프다.

 

예전에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에 쨉이 안 된다는 걸 만화계에서 인정하며 그건 일본만화의 전통과 만화에 대한 국민적 인식, 예술로서 인정되며 돈벌이도 잘 되는 일본적 상황 기타 등등 일본에 만화가 그렇게 많은데 엄청나게 좋은 만화도 많은 건 당연한 거며 한국만화를 더욱 사랑해서 그렇게 되도록 풍토도 조성하고 더욱 발전시켜야하지 않겠냐는 논조의 글을 많이 봤다.

 

그렇다는 것은 일단 한국만화의 기량이 일본만화에 전혀 안 된다는 건가~~?? 왜 국가로 싸잡아서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크다. 다양성의 면에서도. 뭘 얘기하려는 거냐면 특히 나는 외국 영화들은 고전이나 명작 위주로 전세계의 정평난 영화 중에서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고 있다. 그러니까 많은 한국 영화들이 성에 안 차는 것은 나도 어쩔 수가 없다. 뭐 그런 변명을 하고 싶었나보다 한국 영화 보고 자꾸 별로라고 하는 것은 한국 영화 탓도 내 탓도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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