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투 킬(Dressed To Kill,1980)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소개. 길고 잘 썼다


The Shower(메인 테마)


 

 

◁ 그 유명한 엘리베이터 슬로우뱅뱅 씬

 

정말 이 정도면 자꾸 미래에 재평가받을 거란 말만 하지 말고 빨리 재평가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미술관의 우아한 씨퀀스가 눈에 밟혀;ㅁ; 언터처블에서도 생각했지만 스테디 캠 정말 우아하다. 미술관에서의 그 미로같은 에로틱한 씨퀀스가 더더욱 좋은 이유는 그 중요한 장면의 그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땜에. 침실에서 하나씩 옷을 입는 앤지 디킨슨 아줌마도 좋았다. 카메라가 뒤로 물러나면서. 메이킹 필름 보니까 시간내에 순서 맞추느라 너무 힘들었고 하루 종일 찍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유명한 엘리베이터 씬은 별로 감흥 없었다. 물론 너무 무서워서 헤드폰을 내리고 손꼬락으로 눈 언저리를 가리고 보았지만-_- <싸이코>에서처럼 어설프게 면도칼을 든 손을 위로 치켜드는 건 난 그게 좀 웃기고...-_- 볼록 거울에 비친 살인마도 좋았는데 정성들여 찍은 면도칼 떨어뜨리는 장면이 말이지 잘 모르지만 내 생각에 칼을 든 손도 천천히 움직이라 그러고 그거 찍은 걸 슬로우로 더 늘인 것 같은데 미세하게 손이 떨리는 게 길게 포착되어서 웃기잖아? 응??

 

그러나 대단히 잔인하지는 않게 암시적으로 지나가지 않고 공들여 자세히 살인씬을 찍어주는 것은 무척 멋진 일이다. 슬로우로 인해 단순히 시간감이 달라져서일까? 어떤 사람의 죽음이라기보다는 상황으로 인식되는 거. 물론 나는 무섭다만-_-;;;

아니 잘 찍어서 그런 것같다. 그런데 어떤 음악이 나왔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음악은 언터처블이랑 작곡가가 다른데도 거의 비슷한 뻥튀기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찾아봐도 그런 말 한마디없는 것으로 보아 내가 애초에 그런 음악을 허풍스럽게 생각하나봐;ㅁ; 그 부드러움마저 허풍스럽던데... 작곡가들이 감독 엿먹으라고 그렇게 한 건가? 그럴리가 굉장히 꼼꼼하게 작업하던뎅.

허풍스럽게 이해해도 나름대로 좋았다. 쇳소리 섞지 않아도 영화의 분위기때문에 긴장감이 도니까.

 

숭당은 어린이 영화같다고 했는데 본인은 워낙 어린이 모험극을 안 좋아해서 그런 건 뭐... 그 귀여운 아들래미 커서 대머리 됐드라ㅡ_ㅡ 크헉

 

영화 안팎으로 너무 재미있는 것이 1인 2역을 맡은 경관아줌마인데 이 아줌마도 금발이라서 낸시 알렌은 자기를 미행하는 살인 블론드랑 아줌마를 착각한다. 아줌마는 보호하려는 건지 단서를 찾으려는 건지 그런 목적으로 미행하는 거였다. 근데 이 경관아줌마가 그 살인범 연기한 거 맞다. 꺄아아

 

부정을 저지른 여자가 살해된다는 것은 여성혐오적(?)이랬나.. 며칠전에 읽어서 기억은 안나지만 암튼 여성을 억압한달까 그런 비판들이 있었다는데 이 감독 영화에서 한 번도 가부장제가 회복된 적이 없으므로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왜 내가 말하면 유치하지? 저 위에 링크시킨 글에 써있다, 미국의 게이 평론가가 그랬다고. 도대체 게이라는 말은 왜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아무튼-_-. 저 글에 밑줄 긋고 싶은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ㅅ-;; 그리고 숭당은 그게 가부장이 미쳐서 저지른 거라며 가부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 당신들 모두 맞다고라

 

 

 낸시 알렌... 예..예쁘잖아///ㅁ/// 존 트라볼타랑 사귀다가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랑 결혼했다가 이혼했는데 결혼한 기간동안은 거의 남편 영화에만 출연. 무척이나 다이안 키튼이랑 비슷하다. 남편이 천재 감독이었고 그의 영화에 집중적으로 출연했다는 점 외에도 금발에 목소리가!!! 목소리가!!! 너무 향기롭잖아~~ 내가 좋아하는 맑으면서 나른하고 섹시한 목소리///ㅅ/// 지나치게 미녀도 아니고!! 완전 둘다 멋있어~~ 꺄아아

 

그런 영화였다. 엔딩이 좋았다. 낸시 알렌이 너무나 담담해서 당혹스러웠는데 (나같으면 살인마한테 쫓길 때 길가에 사람들한테 도움을 요청할텐뎅... 계속 도망치다니 그리고 별로 개의치도 않고 무척 용감하고 기타등등) 그래서 엔딩이 더욱 자연스러운 것같다. 엔딩이 <캐리>하고 똑같단다. 어릴 때 캐리가 돼지피 뒤집어쓰는 장면을 비디오 소개 프로에서 보고 되게 보고 싶었는데 소설을 읽어서 안 볼라고 했는데 봐야지~~

 

+추가 : 감독은 오프닝을 앤지 아줌마의 샤워씬 말고 남자가 가슴털부터 털을 깨끗하게 미는 걸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초반부 아줌마에 대한 집중과 아줌마 죽는 25분까지와 그 뒤로 두 개로 명확히 나눠지는데 맨 앞에 후반부에 대한 암시(?)같은 걸로 가슴털 미는 걸 넣는 것보다는 제작자의 의견이 더 깔끔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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