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속에 갇힌 말

현현님의 [드러누워보는상영회-2] 에 관련된 글.

 

영화가 다룬 사건은 87년에 드디어 전두환 임기 끝나고 대통령 선거를 하는데,

대통령 선거 말이다.... 노태우가 당선되는데 나는 그걸 여태까지 국민들 지지로 철떡같이 믿고

철딱서니 없는 국민들이라거나 조낸 무비판적이라거나 조낸 바보 등등으로만 생각했다.

 

그당시에 아무리 군부독재 치하래도 87년 항쟁도 성공하고 그랬는데 성공해서 노태우? 성공은 개뿔 완전 무식 아아 너무 싫어 이런 마음으로 그 이상은 모른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ㅂ=!!! 왜 이렇게 중요한 사건이 안 알려진 거야?! 나는 전혀 몰랐어!

 

그 때의 구로구청 부정투표 사건을 이 영화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사건이긴 하나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니까 이 사건이 궁금하신 분은 영화를 보시라;

 

 

당시 항의농성을 하던 사람들은 구로구청 안에 갇혀 전경과 공권력에게 받은 너무 깊게 베인 상처에서 한발자국도 옴짝달싹 못한 채, 그 시간 안에 갇혀, 그 시간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할 뿐, 공포에 질린 이들은 무기력하다.

 

다시 말도 하기 싫은 끔찍한 과거, 그 과거에 대한 문제제기로 영화를 찍는 감독 역시 자신이 다시 말도 하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 그래서 인터뷰하는 사람들도 감독도 어렵게 입을 열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전혀 하지 못한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조차 모른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영화가 나루의 삶을 더 보여줘야 했다거나 미적지근하다거나 뭐라뭐라 그랬지만, 집에 오면서 생각해보니 나로서도 너무 무서웠다.

 

말하자면 영화가 그 고통을 말로써만 풀어낼 뿐, 사건의 압박감만큼 그 고통의 압박감이 크긴 하지만, 영화에서 인터뷰나 당시 자료보다는 현재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쳐 어떤 식으로 갇혀 있는가를 찍었어야 했다고 말했지만,

 

그래서 나루는 극장에서의 감독과의 대화 시간의 괴로움이나 계단, 대형마켓에 대한 공포를 말해 주었는데 나... 너무 무신경했지요 미안 ㅠ_ㅜ

 

자기 일 아니라고 정말 나 완전 무신경. 왜냐면 나의 끔찍한 어떤 기억에 대해서 나는 죽을 때까지 아무한테도 말 못할 것 같은 그런 게 있는데, 지는 그러면서 다른 사람한테는 ㅠ_ㅜ 으앙

 

하지만 이 영화가 이것으로 끝난다면 어렵게 입을 열었는데도 너무 아깝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나루는 영화를 또 찍을지로 모르겠다고 말했다. 꼭 찍었으면 좋겠다. 왜냐면 나 완전 대리만족 좀 느껴보고-_- 영화가 보여준 것보다 보여주지 못한 얘기가 훨씬 흥미로웠으므로. 입을 열었다는 정도에서 멈추기엔 너무 아까우니깐.

 

 

저 사실은 재미있어서 더 얘기하다 가고 싶었지만, 카카 보러 집에 온 거 맞아요>ㅅ< 카카 알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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