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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21
    아빰 생신 맞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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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5/07/15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미끄럼 타고 그네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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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4/05
    너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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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빰 생신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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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아빠 환갑 때 이런 현수막을 만들었는데 내 블로그에 안 써놨었네. 그래가지구 올리는데 이게 실제로 어떻게 매달려 있었던 건지 사진을 찾아봤다가 ㅜㅜㅜㅜ 단체 사진은 차마 못 올리구 그래도 하나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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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보호를 위해 아빠랑 나 말고는 얼굴에 블러 처리를... ㅜㅜㅜㅜㅜㅜㅜㅜ

단체 사진에는 더이상 우리 가족이 아닌 얼굴들이 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와, 그리고... -ㅁ- 아빠의 재혼을 통해 성립됐던 가족들은 아빠의 재혼이 끝나면서 아주 쉽게 가족이 아니게 됐는데... 뭔가 사진으로 보니까 엄청 당황스럽네 -ㅁ-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래도 2012년이면 상견례도 안 했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던 땐데도 떡하니 단체사진을 같이 찍고 새로운 가족이 된 ㅁ이가 있다 ㅋㅋㅋㅋ 얘네 어머니는 우리 결혼 전에도 사촌 결혼식에서 나 사진 찍지 말라셨었는데. 그 정도는 서로 조심해 줘야징. 여튼 슬프다 이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

 

현수막 만들어서 아빠가 엄청 기뻐하시고 집에다가도 한동안 걸어놨었는데 지금은 어디 쳐박혀 있을꺄.. 막 환갑잔치를 잔치답게 할 생각은 없었고 2년 전부터 언니랑 매달 10만원씩 모아서 간단히 식사하고 아빠 해외여행 보내주고 뭐 그런 코스였는데, 알래스카라는 부페집<의 작은 방 같은 데를 잡고 고모부가 사회를 보겠다고 하시면서 대충 잔치 비슷한 것이 되었었다. '알래스카(미국 아님)'이라고 쓴 것은 아빠 친구분들께 대호평이었다 재밌다고 ㅋㅋㅋㅋ 그게 뭐가 재밌엌ㅋㅋㅋㅋ 근데 막 엄청 좋아하심ㅋ 언니가 만든 문구였긔.

 

이번 생신 전에 아빠가 텔레비전 사달라고 했다. 마루에 크다란 게 있는데, 안방에서 보고 싶다고. 안방에 있던 티비는 아빠의 기존... 뭐라고 불러야 돼 -ㅁ- 암튼 그분이 가져가심 그래서 안방에서 사용할 티비를 사달라심. 티비를 사주고 생일선물도 사드리면 쩜 그럼< 그래서 생일선물이랑 티비를 퉁치려는데 아직 방에 티비 넣을 여건이 안 돼서 맨손으로 가려니까 언니가 맨손으로 오지 말고 쿠폰이라도 만들어 오라고...;;; 그래서 쿠폰 만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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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카톡에 화상 통화 기능이 생겨서 아빠가 엄청 좋아하는 걸 캡쳐했었는데 ㅋㅋㅋㅋ 오늘도 또 전화옴 -ㅁ- 그냥 전화를 걸지;;;; 일하다 말고 뭐함? 뭔가 생각나는 계기가 있었는데 기억 안 나네 아무 상관 없어 늦게까지 일할 거야<

 

암튼 나는 효녀 로드를 착실히 걷고 있는 것 같다. 아빠도 내게 이런저런 프로파간다 카톡을 보내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국정원 해킹 파문 뉴스를 보내봄. JTBC 정도면 아빠가 좀 들으실라나 싶었지만 안 들음ㅋ 사람이 죽었는데 다들 너무한다심 다 빨갱이 놈들이라구... 아휴... 그리고 원래 아빠 생신 때는 연평해전인지 뭔지 그지같은 영화 보자고 ㅋㅋㅋㅋ 아놔 올초에도 그 이상한 영화 뭐지 황정민 나온 거. 그거 보러 가자고 그래서 아빠가 생애 최초로 영화 보러 가자길래 갔는데 아오 짱나 아무리 아빠라도 똥같은 영화 두 번은 볼 수 없어서 거절ㅋ 접때 아빠는 아빠 사위가 빨갱인지도 모르고 사위보고 (날 가리키며) 얘는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동의를 구하심 아옼ㅋㅋㅋ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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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미끄럼 타고 그네도 타고

제목은 옛날에 좋아했던 씨비매스 노래 후렴군데 어린이들의 떼창이 제법 귀엽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하고 밥먹고 똥누고 씻고 설거지했더니 여느 때처럼 지각이다. 어젯밤에도 여느 때처럼 잠이 안 와서ㅜㅜ 쌀도 씻어놓고 쌀뜨물 뚝배기에 넣어놨는데.. 올들어 거의 요리 안 하고 내내 사먹고 또 군것질을 많이 해서 피부가 엄청 안 좋아졌다. 피부회복 겸 요리도 다시 땡기고 팔이 다치셨던 어머니께서 반치(?) 상태셔서 요리할 거리도 정성스레 다듬어서 보내주시구.. 요리할 만한 상황인 것이다. 아 아빰이 시골에서 올갱이 십킬론가 사와서 언니랑 삶아서(언니를 올갱이랑 같이 넣고 삶았다는 말로도 들리는군..;) 껍질 다 까서 주시기도 했규. 짱맛있쪙!!! 올갱이!!! 짱!!! 앗 그럼 시어머니가 보내주신 것도 써야지 문어숙회랑 소라 삶아서 껍데기 벗겨서 먹기 좋게 썰어주신 거랑 내가 먹어본 중 쩰 크고 달콤하기까지 한 왕새우 12마리랑 생물고등어! 생물고등어는 두 번 꾸워 먹고 한번은 고등어 스파게티해 먹었다 킹오브킹왕짱 맛있어 기타 김치들이랑.. 가끔 언니가 해줬던 반찬이랑... 나는 반찬을 별로 못 만들어서 아빠가 세 번 만나면 한번씩 요리학원 다니라구 잔소리다. 여튼 먹을 거랑 요리할 거 천지삐까리라. 시어머니께서 심지어 당근이랑 양파 마늘 깻잎 오이 등 소라무침해 먹을 재료들도 씻어서 보내주셨다. 암튼 그래서 깨끗한 양파 + 고등어 스파게티용으로 사다놓고 씻어놨던 귀여운 버섯 이름 뭐더라 아 양송이를 꺼내서 썰고 감자 작은 거 벗겨서 썰고 그렇게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면서 문어다리 한 짝을 잘랐더니 밥이 다 됐어...-ㅁ- 나도 성격이 급한 편인데 요리가 아직도 손에 익지 않은 건지 겁나 느리다. 설거지도 엄청 느리다. 그래서 아직도 언니랑 어머니가 밥을 차려주신 뒤에 설거지도 직접 하심 내가 하는 거 답답하다고. 일단 ㅁ이랑 같이 하려고 하니까 더 느려진다 나보다 ㅜ더 못해 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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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스파게티 >ㅅ< 사실 고등어는 이전 끼니 밥먹을 때 구워놨던 거를 잠시 후추랑 생강으로 마리네이드해놨다가 살코기만 뿌샤가지구 넣음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재삼 느낀다. ㅁ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집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했던지라 존나 생활무능력자 난 내가 이상하단 걸 20대 중반에 깨달았음 헐 그전엔 하숙하거나 식권 끊고 자취해서 잘 몰랐음 엄마 계실 땐 외숙모가 엄마 돌아가신 뒤엔 외할머니가 밥하고 설거지하고 다 하심 우리 언니는 외지에 살았었고.. 여튼 우리 언니는 멀쩡하게 잘 자랐는데.. 어릴 때도 언니가 가끔 엄마아빠 바쁘시다고 집청소를 한번씩 시켰는데 종니 하기 싫었엌ㅋㅋㅋ -ㅅ-;;; 됐어 했던 얘기 또 하지 맘

 

재료가 거의 준비된 상태에서도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내가 대가리 속에서 비쥬얼라이징한 거랑 넘 달라서.. 앞으로 아침에 걍 요리하지도 말아야지 ㅁ이는 뭐 먹고 나갔을까...ㅜㅜ 맨날 야근하는 불쌍한 인생 아침에 삼각김밥 따위나 사먹고... 그렇다고 밤에 집에 들어가서 밥하긴 나도 힘들고 ㅁ이는 넘 일찍 출근해야 해서ㅜ 아휴 암튼 아침엔 더 안 돼 밤에 요리하고 자야지 그래서 ㅁ이 먹을 것도 만들어놓고. 우리 아빰이 왜 나보고 너희는 결혼이 아니구 소꿉놀이하는 거라고 했는지 객관화가 되는군 결론은 아침에 요리하지 말자 당분간 수년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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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내기

3개월 동안 5킬로+뱃살을 뺄 경우 600만원 상당의 사일런트 피아노를 사주겠다는 딜을 제안 받았다.

대신 못 뺄 경우 올해 생일선물로 해 주기로 했던 120만원 상당의 신디사이저조차도 사주지 않는 것이다.

 

원래 결혼할 때부터 ㅁ이가 피아노를 사주기로 했는데, 내가 피아노를 고르다 고르다 고르다 고르다 못 골라서 여태 안 샀다. 집구석에 놓을 데도 없고.. 여러 기능 있는 거 갖고 싶고.. 엄청 고려 사항이 많음 남들 잘 때도 칠 수 있어야 되구 여튼 그래서 여태 못 샀는데, 올해 생일을 맞아 원래 사주기로 했던 신딘지 키보든지를 내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내가,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널 생각해서! 물론 씬디 가격을 올려서 120만원 상당으로 해달라고 했지 ㅋㅋㅋ< 내 처지에 뭐 한다고 비싼 피아노를 소유할라구 그래... 그래도 있으면 왠지 이디오테입 같은 음악도 만들 수 있...을리는 없지만 그런 걸 나도 해보고 싶은 것이다. 무엇보다 키보드~~ 컴퓨터 키보드 말고 키감, 해머감이 묵직묵직한 피아노 레알 피아노가 너무 치고 싶어 ㅜㅜㅜㅜ 슬프다 벌써 몇 년 째 이러고 있다. 이번엔 진짜 살라는데..

 

최근 사일런트 피아노란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바라마지 않는 그냥 피아논데 무음 모드가 있어서 소리 안 나게 칠 수 있따는.. 언제 과학기술이 이렇게 발달했댜!! 감탄하며 찾아보니 원래 옛날옛적에 개발된 거였따 나만 몰랐어 -ㅁ- 근데 어차피 너무 비싸서 나로선 엄두도 낼 수 없는데.. 

 

이번 딜을 받을 것인가.. 일단 고민해 보기로 했는데.. 승리하면 살도 빼고 피아노도 얻으니 내 인생 최고의 딜이 될 것이고 실패하면 남는 게 뭐야... 남는 것은 생일과 무관하게 원래 피아노를 사주기로 했던 너의 그 약속?! ㅋㅋ 그리고 이 새끼는 옛날에도 내기해서 내가 이겨도 절대 지키는 법이 없어가지구 신용도가 떨어짐. 하치비로코우라는 1미터 50센티 되는 새가 있다니까 안 믿고 당시 지 전재산 7만원을 걸음ㅋㅋㅋㅋ 그리고 절대 안 줌 그 돈 없으면 살 수가 없다고-_- 그리고 작년에.. 아 이건 좀 활자로 적어두기 그렇다 ㅁ이의 인권보호를 위해 그만 써야지

 

암튼 세기의 내기다 어쩌징 난 원래 안전제일주읜데 한 번 이 길을 가보고 싶어지는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규나.. 근데 너 육백만원 있긴 있냐? -_-

 


7kg vs 350만원 이하 피아노로 타결됨. 결전의 그 날은 7월 9일로....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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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할머니

작년에 마지막으로 뵀을 때 아 ㅁ이네 외할머니도 곧 돌아가시겠구나.. 그런 느낌이 있었다. 반가워해주시며 손을 꽉 쥐어주실 때 그 악력은 여전했지만, 걷지를 못 하셔서, 불효막심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올해 돌아가실 것 같으니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찾아봬야지. 그 생각을 비췄더니 어머니가 우리 내려오는 때에 맞춰 할머님을 집에 모시고 오셔서(원래 모시고 오실 예정이었는데 더 일찍 모셔오심) 며칠 같이 지내봤다. 이번에 봬니 다행히 몸상태가 더 좋아지신 것 같아서 올해 돌아가실 걱정은 없어졌다.

 

얘네 할머니는 91세시다. 내가 만나본 인간 중에 가장 나이가 많으시다. 어릴 때부터 우리 외할머니랑 동네에, 같은 집에 살아왔고 다 커서는 우리 친할머니랑 같은 집에서 몇 년 살았다. 내가 가진 할머니라는 존재들, 노인 일반에 대한 경험과 이미지가 있는데, 보통은 몸이 안 좋고, 안 좋은 몸만큼 기억력도 사고력도 감퇴한다. 약간 어린애 대하듯 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에 짜증날 때가 있다.

 

얘네 할머니는 전혀 우리 할머니들 같지 않으시다. 처음 뵀을 때도 너무 깜짝 놀랐다. 정신이 정정하시다,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몸은 정말 안 좋으신데, 사고력도 기억력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본인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좀 떨어지실 수도 있다. 다만 노인같지 않은 점들... 했던 말 무한반복하거나, 사건이 언제 일어났던 것인지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그냥 그런 것들이 전혀 없으시다. 그냥 평범한 대화가 된다! 내가, 우리 외할머니를 엄청 사랑하면서도 그 노인의 전형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그런 전형성을 가진 우리 할머니들을 무시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나이대에 으례 갖게 될 물리적 특징들을 존중한 게 아니고, 그냥 무시했던 거란 걸 알게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건 전혀 양립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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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

 

내가 미친듯이 즐겨신는 크록스 신발이 있다. 그거 신고 다니면 발이 저렇게 탄다 ㅎ 겨울에도 따뜻한 나라 갈 때 저거 신고다녀서 발이 여전히 타있다. 어머니가 발을 보시고는 막 이게 뭐냐고 그 신발 그만 신으라고;; ㅋㅋㅋ 하셨다. 마침 할머니께서도 자기도 물어볼 참이었다고, 이상하다 여름도 아닌데 저렇게 탔을 리는 없고, 때가 낀 거면 위아래만 하얄 수도 없고, 뭘까.. 싶었다고 두 분이서 막 웃으심. 눈도 좋으시구나! 귀는 잘 안 들리시는데, 누구에게든 폐 끼치는 걸 정말 싫어하셔서.. 내가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하고 보시죠, 그랬는데 그럼 동네 사람들한테 다 들려서 안 된다고, 본인은 혼자 있을 때 보통 소리 꺼놓고 화면만 본다고, 근데 재미도 없다신다.

 

그런데 귀가 잘 안 들리시니까 나는 무슨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좀 잘 모르겠더라고.. 어제 한 시간 정도 둘이 있는데 나는 좀 어색했는데. 시어머니 앞에서야 바닥에 막 드러눕지만, 할머니 앞에서 드러눕기도 그렇고...(결국 드러누웠다-_-;;) 자세도 불편하고.. 뭐 간단한 말을 해도 잘 못 들으시니까. 그러다가 할머니가 그냥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냥 평범한 대화였다, 텔레비전 소리 얘기밖에 기억도 안 남; 같이 티비를 보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눴다. 일상적인 소리는 거의 못 들으시는데도, 목소리가 전혀 커지지 않았다. 힘이 없어서라기보다, 그냥 이 정도 볼륨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싶었다.

 

원래 반구대에 갈 계획이었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모두 원하지 않지만 갔다 ㅋㅋㅋ 하지만 할머님은 몸이 정말 편찮으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집에서 반구대까지 너무 멀어서ㅜㅜ 차 탄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원하는 만큼 구경하지 못하고 서둘러나왔다. 할머니는 휠체어 타고 다니셔야 하는데, 길이 휠체어 다닐만한 길들도 아니고...ㅜㅜ 그리고 처음 천전리에 딱 도착했는데 할머니 식사를 하셔야 하는 거라.. 쪼금씩 드시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꼭 뭘 드셔야 하는데 나는 그런 건 상상조차 못 했고ㅜㅜ 어머니도 아 내가 왜 간식 안 챙겨나왔을까.. 그러심 그래서 천전리 공룡발자국은 못 보고 주변에 식당을 급하게 찾아가서 밥을 먹고 반구대 가서 좀 보고 돌아옴. 할머님은 "공룡 발자국 실컷 보고 왔나?" ㅋㅋ 그러심. 구경하는 데 방해될까봐 너무 저어하셔서 나도 구경하기가 저어됐다. 할머님은 반구대로 이동하며 "여물게 보고 오라"셨다. 대충 구경하고 돌아오는 동안 너무 피곤해서 차 안에서 주무셨단다 ;ㅅ; 돌아온 나를 보고 "한도 원도 없이 보고 왔나?"하고 물으셨다. 우와.. 뭔가 이렇게 쓰니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ㅜㅜㅜ 그냥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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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원도 없이 구경하러 가는 모습. 어먼 ㅣ유럽 여행 가신대서 이것저것 선물을 챙겨놨는데(언니가 전부 챙겨줬는데 내가 챙긴 척 함-ㅅ-) 셀카봉을 가장 좋아하심 ㅋ 이 사진 보여드리며 이런 구도가 가능하다고 알랴드리니 좋아하심

 

할머니는 차 안에서, 그리고 집에서도 가끔 손가락으로 톡 톡 손잡이를 두드리며 리듬을 타고 계신다. 어떤 리듬인 걸까? 할머니랑 나는 깊은 관계가 되지 못하겠지만, 그 만큼 시간을 공유하지 못할테니까, 안타깝지만. 할머니가 가고 싶은 곳은 단 한 곳 저승이란다. 이 얘기도 나한테 직접 하신 건 아니고 어머니가 해 주심.. 마치 우리 아빠처럼-ㅁ- 우리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할머니께 "엄마, 엄마가 가고 싶은 데가 어디야아?"하고 물으시니 할머니께서 나는 가고 싶은 데가 한 군데밖에 없다, 하시니 "어디? 저승?" 그러시는 거임-ㅁ- 우리 아빠가 할머니한테 자주 치던 드립인데ㅜㅜㅜ 그때마다 아빠한테 하지 좀 말라고 그랬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어찌 이런..-ㅁ- 하고 깜놀해서 어머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랬더니 으응 할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라고. 가고 싶은 데는 한 군데밖에 없다고, 저승이라고 그런다고. 노인들이 아프다, 아프니까 빨리 죽어야지, 이렇게 말하는 거야 수도 없이 들어봤지만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라서. 일단 나한텐 그런 말씀도 안 하셨고. 사리분별 정확하고, 진짜 자기 딸에게조차 조금의 폐도 끼치지 않으시려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왠지 부럽고 우리 할머니들이랑 비교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맴매하다.

 

그러면서도, 저렇게 온전한 정신으로 육체의 감옥에 갇힌 그 기분이 어떠실지.. 괜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노인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외할머니 보고 싶네ㅜㅜ 돌아가면 만나러 가야지 진인옥 여사. 기승전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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