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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유일하든 다양하든 신이 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데, 그래도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혼자 생각할 때는 혹시나 하고 면피용으로 난 무신론자라기보단 불가지론자야, 라고 규정해 준다. 심판의 그날이여 오라, 내게로<

 

그래서 나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미친 무신론자면서 마찬가지로 불가지론자 코스프레를 하는 ㅁ이는 나를 보고 학을 떼며 미친 미신 신봉자라고 규정했다. 처음 들을 땐 그냥 니까짓게 뭘 안다고, 싶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생활의 자잘한 부분들은 저새끼는 잘 몰라, 몰라도 너무 몰라. 그래서, 장례식장에 다녀오면 보통 소금 뿌리지 않음? 근데 ㅁ이는 안 뿌리고 좋다고 집구석에 기어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앗차 굵은 소금 뿌리는 걸 잊었네 ㅠㅠ 그랬더니 미친 미신종자라고.. -_- 나에게는 그게 너무 당연해서 그땐 ㅁ이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생각하고 지나갔는데-_- 다른 사람들 물어보니 안 뿌리는 사람들 많네...!!!!!!! ㅋㅋㅋㅋ 문화적 충격이다. 어릴 때 자다가도 엄마 아빠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면 일어나서 소금을 뿌려주거나, 못 일어나도 굵은 소금을 문가에 준비해 놓고 자곤 했는데.. 물론 언니가 했지만<

 

또 집에서 내가 북쪽이나, 물 흐르는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안 된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침대 위치 바꾼 다음부턴 맨날 북쪽이자 화장실인 쪽으로 대가리를 두고 자는 것이다. 말 드럽게 안 들어 쳐먹어. 누워있을 때 자세 바꾸라고 하면 또다시 미신종자라고 툴툴댄다.

 

엊그제는 바리랑 대화하는데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이 같은 묶음별로(예를 들어 과일류) 홀수 개여야 한다는 걸 몰라서 또 문화적 충격이었다 ㅋㅋㅋ 갑자기 소환해서 미안 -ㅅ- 우리 집은 옛부터 제사를 지내왔는데, 나는 조상을 믿어서라기보다 우리 민족 고유의 풍습으로< 별 생각 없이 해왔다. 제사 문제도 그렇다. 18세 때 엄마가 돌아가셨고, 그래서 더더욱 제사 지내는 걸 당연하게 여겨왔다. 그리고 우리 아빠 돌아가셔도 지낼 거고.. 근데 ㅁ이는 우리 엄마 제사 때 가서 절 하는 걸 마치 지가 나를 위해 대단한 걸 하는 것처럼 구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가 죽걸랑 지 제사는 지내지 말라고 한다. 나는 내가 먼저 죽으면 내 제사를 꼭 지내라고 했는데, 왜 그래야 하냐는 것이다. 그럼 말문이 막힌다. 내가 귀신이 되가지구 밥먹으러 와야 항께! 그럴 순 없잖아 왜냐면 제삿날 설날 추석 아니면 그럼 귀신은 내내 배가 고파가지구 어떻게 산단 말인가...< 그러니까 그럴린 없고. 그럼 뭐지? 나를 애도하고 그리워하는 어떤 형식을 갖길 원하면서, 동시에 풍습으로 관습적으로 해오던 일이라 당연하게 여기는 게 섞여서 그런 것 같다. 할튼 난 날 위해 제사를 꼭 꼭 지내야 하고 재혼해도 재혼 배우자랑 꼭 꼭 지내라고 하는데 안 지내줄 것 같다 -_-;

 

성묘 가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함 여기 무덤에 너네 엄마가 있냐고...; ㅋㅋㅋㅋ 아 씨발놈아 ㅋㅋㅋㅋ 얼마 전 우리 아빠랑 대화하면서 내가 아빠를 좀 곤란하게 하면서 한편으로 ㅁ이를 일르려는 양동작전(?)으로 아빠에게 "ㅁ이는 미신 엄~청 싫어"한다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아빠는 아랑곳없이 "아빠의 종교는 미신이다"라고 응했다. 과연 일전에 ㅁ이는 우리 집안의 종교가 미신이 아니냐고 했던 적이 있는데 아빠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아빠는 미신을 믿는다고 ㅋㅋㅋㅋ

 

내가 아빠 정도는 아니지만, 같이 살기 전에는 몰랐는데 낯선 고장, 낯선 문화에서 살아왔던 낯선 남자<랑 살게 되니까 이런 문화적 차이가 보여서 재미롭고 내가 미신을 믿는다는 걸 일정 부분 인정하게 됐다. 뭐 그렇다고 내가 뭐 진짜 그런 걸 완전 믿고 이런 건 아닌데 그런데 굳이 안 하고 무시하고 살 생각은 없는 것이다.. ㅋㅋ 그래도 다 받아들이진 않고 아빠가 부적 주면서 지갑에 넣고 다니라면 펄떡 뛰면서 겁나 싫어했었는데 막상 이 집에 ㅁ이랑 둘이 살라카니 우리집 문에도 입춘대길이랑 알 수 없는 빨간 글자가 새겨진 노란 부적을 붙여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그게 없는 문에서 살아본 일이 이전엔 없었으므로...< 이러니 환경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거냐긔 -ㅁ-

 

아빠 옛날 사진이 보고 싶어서 찾다보니 나의 대학 졸업식 사진이 뙇.. 언니 싸이에서 찾은 거라 쪼그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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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내 졸업식에 오셨었다니... ㄱ-;; 아빠가 원해서 대학을 졸업했었고, 그게 당시엔 미칠듯이 스트레스였는데 지나고보니 뭐.. 아빠한테 해 줄 것도 없는데 대학이라도 졸업하길 잘 했따 싶다-_- 결혼까지 했으니 이제 불효녀 시절은 마감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고 캬캬

 

+ 아 다음날인 오늘은<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아빠 카톡 하나 올려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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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전통적으로 생일 전날 케익을 자르는 풍습이 있는데 아빤 그걸 절단한다고... ㅋㅋㅋㅋㅋ 귀여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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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십일 계명 - 과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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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사돈댁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술이 올라 기분이 좋아진 아빰은 예수쟁이ㅡㅡ;들은 술을 안 마시지만 천주교는 마셔도 된다며 십계명에도 "과음하지 말라"고 써있다고 강조했다. 

 

...

 

어디선가 간음하지 말라를 잘못 본 것 같다 어떤 글씨체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할튼 요즘처럼 과음해대면 모세가 그만 쳐먹어 미친놈들아(©이말년)라며 석판으로 내리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집 가훈 일계명으로 삼는다: "과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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